파상공세
2021년 2월 22일 14:00,
일본 혼슈 아이치현 오가키시 남서단 12km.
18전차대대 전차 전체가 합류하고 포병지원과 기갑부대의 천적이라 볼 수 있는 공격헬기인 FAH-91SP 송골매 4기 적진 한복판에서 지상을 향해 화력을 퍼부었다.
횡대 대형으로 비행하는 FAH-91SP 송골매 4기는 양 날개에 달린 50mm 발사관에서 플라즈마 활성탄이 연이어 지상 곳곳으로 날아갔다. 정확히 날아가 M4 워독 전차 포탑 상부를 강타했다. 착탄과 동시에 빈틈없이 덕지덕지 붙어 있던 반응장갑이 폭발하며 플라즈마 활성탄의 위력을 감소시켰다.
대한민국 5.5세대급인 백호 전차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플라즈마 활성탄의 폭발 위력을 버틸 수 있는 전차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미 해병대의 M4 워독 전차는 반응장갑으로 폭발 위력을 감소시키며 버텨내고 있었다.
세라믹 복합 장갑보다 2배 이상의 방호력을 자랑하는 베가티늄 복합 장갑으로 전면을 감싼 M4 워독 전차의 포탑은 무인 포탑 시스템으로 공간 제약을 받지 않아 정면 장갑에 버금가는 강력한 방호력을 자랑했고 더불어 빈틈없이 장착된 반응장갑으로 인해 방호력이 한층 더 강화되었다. 이처럼 16MJ급 레일건의 강력한 공격력은 물론 방호력까지 두루 갖춘 M4 워독 전차는 5세대급으로 분류했다.
FAH-91SP 송골매 4기에 지상의 워독 전차에 쏟아부은 플라즈마 활성탄은 총 160발이었다. 기존 타 전차였다면 전차대대 3개 정도는 괴멸시킬 수 있는 수량이었으나 지금 백호 전차를 향해 레일건 쏘면 기동 중인 전차는 50여 대가 넘고 있었다. 백호 전차의 광자포에 피격한 30여 대를 제외하면 플라즈마 활성탄에 피격되어 기동이 중지된 워독 전차는 10여 대뿐이라는 얘기였다.
결론은 플라즈마 활성탄으로는 베가티늄 복합 장갑에 반응장갑을 갖춘 워독 전차를 피격하는 건 무리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160발의 플라즈마 활성탄을 모두 소진한 FAH-91SP 송골매 4기는 고도를 올리고는 연속으로 S-AGM-20 맥궁 단거리 미사일을 모두 날리고는 복귀하기 위해 선회 기동에 들어갔다.
기갑 전용으로 개발된 맥궁 단거리 미사일은 그대로 워독 전차를 향해 날아가 포탑 상부를 강타했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워독 전차의 포탑이 갈라지며 폭발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활성탄을 맞아 반응장갑이 소모된 부위에 맞은 듯했다.
기동하던 몇 대의 워독 전차는 레일건을 축 늘어진 채 검붉은 화염을 뿜어내며 기동을 멈췄다. 총 16기의 맥궁 미사일로 9대의 워독 전차를 저승으로 보냈다.
현재 나고야를 비롯해 주쿄 방어 임무에 전개된 미국의 MEAB(해병원기동여단)은 올리버스미스여단으로 625 당시 장진호에서 혹독한 추위를 버티며 중국의 인해전술로 좁혀오는 포위망을 뚫고 흥남에서 후퇴한 미 해병 제1사단 사단장 이름이기도 했다.
잠시 후 공중에서 워독 전차를 괴롭히던 FAH-91SP 송골매 4기가 사라진 후 이번에는 남단에서 올리버스미스여단의 헬기항공대 소속의 AH-66 코만치 스텔스 공격헬기 24기가 특유의 헬기 엔진 소리를 내며 남단 상공에서 고속으로 날아왔다. 기존 헬기와 다르게 완전한 스텔스 형태로 설계된 AH-66 코만치는 생김새가 심플하니 날쌔 보였다. 대부분이 검은색 계통으로 도색된 AH-66 코만치는 100m 고도에서 빠르게 북단으로 날아갔다.
한편 FAH-91SP 송골매 4기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수도기갑사단 본부는 예상보다 강력한 방호력으로 버텨내는 M4 워독 전차를 한 차례 더 공격하기 위해 추가로 FAH-91SP 송골매를 12기를 출격시켰다. 이렇게 추가로 출격한 12기의 FAH-91SP 송골매도 빠른 기동으로 남단을 향해 날아갔다.
지상에서 치열한 기갑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상공에서는 헬기 간의 공중전이 펼쳐질 판이었다. 저번 규슈 시가시 북단 상공에서 치러진 AH-64 아파치 가디언과의 공중전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지는 헬기 간의 공중전이 이곳 주쿄 상공에서 또다시 펼쳐졌다.
양 측의 공격헬기가 거리가 좁혀지는 가운데 서로를 탐지하자 지상공격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헬기 공중전에 돌입했다. 선방 공격은 AH-66 코만치였다. 하단 내부 무장실에 탑재된 AIM-9R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을 발사했다. 기존 적외선 유도 방식에 능동 레이더 유도 방식이 추가된 AIM-9R 사이드와인더 24기가 일제히 하얀 항적을 그으며 FAH-91SP 송골매를 노렸다. 각기 2발의 사이드와인드에 표적이 된 FAH-91SP 송골매는 대한민국 최신예 공격헬기답게 즉시 S-ALAM 60 흑룡 미사일을 발사하여 보복 공격을 가하고는 이내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며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전투기처럼 스피드하고 박진감 나는 공중전은 아니었지만, 헬기 특유의 움직임을 보이며 아기자기한 공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지상에서는 1km까지 좁혀진 양 국가 전차들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다.
강력한 플라즈마 활성탄도 막아내는 워독 전차는 광자포의 광물질 입자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반응장갑 역시 고열의 광자포 입자에 그대로 녹아났고 베가티늄 합금 장갑 역시 그대로 뚫리며 포탑 내부는 고열의 입자에 휩싸이며 녹아내렸다. 운이 좋게도 포탑만 날아간 워독 전차 중에는 살아남은 승조원도 있었다.
올리버스미스 여단의 워독 전차 중 기동이 가능한 전차는 30여 대뿐이었다. 교전 전 88대에 달했던 워독 전차는 이제 1개 전차대대급도 안되는 규모로 바뀌어 있었다. 수도기갑사단(맹호)의 제18전차대대 역시 지금까지 한중전을 통틀어 수많은 교전을 해왔지만, 오늘만큼 피해가 큰 적은 없었다.
다행히 승조원 사상자는 없었지만, 교전 불능에 빠진 백호 전차가 무려 18대였다. 지금까지 몇 배나 많은 적 전차와 교전을 해왔어도 기껏 두 세대였고 많게는 대여섯대만이 기동 불능이나 광학장비 손상으로 교전 불능이 최대였다. 하지만 지금 18대 백호 전차는 외부의 모든 광학장비가 손상을 당해 정비창에 입고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그만큼 워독 전차의 16MJ급 레일건의 화력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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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2일 18:00,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가노야시 남동단 18km 호요시 산.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한 탐색격멸작전은 온종일 진행되었고 이제 서서히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금일 수색작전으로 현재까지 400여 명에 달하는 특수과여단 소속의 특수병을 사살하거나 체포했다. 아군의 피해는 8명만이 부상을 당한 정도였다. 그리고 생포한 포로를 통해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특수과여단 소속의 특수병은 30여 명도 남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까치독사 연대장은 금일 안으로 탐색격멸작전을 마무리를 짓고자 야간 수색을 진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보통 수색작전은 밤에는 쥐약이었다. 특히나 울창한 숲을 이룬 산지 내에서는 아군 간의 오인사격이 심각했다. 과거 1998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아군 간 오인사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알려진 것만 3명이나 되었다. 하지만 지금 군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얘기였다. 현재 대한민국 군인에게 보급한 최첨단 장비들이 즐비했다. 이중 군인의 생명을 책임지는 보호 슈트와 실드 글라스가 장착된 헬멧, 왼팔에 장착된 작은 액정 모니터의 컨트롤 X-K01 단말기 그리고 레이저 라이플 등 20여 가지가 넘었다.
이중 야간 교전 시 가장 필요한 장비는 헬멧에 장착되어 사용하는 TAR(Tactical Augmented Reality)이 기능이 실드 글라스였다. 3가지 비전 모드 중 적외선 모드로 야간도 낮처럼 볼 수가 있고 비트에 숨어있어도 인버터 모드로 찾아낼 수 있었다. 또한, 자기장 모드로 중화기 이상의 물체에 대해서 탐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군 간의 오인사격을 방지하기 위해 실드 글라스 화면에는 아군일 때 생체표기를 파란색으로 표기되었고 X-K01 단말기 액정 화면에는 최대 500m까지 모든 생물체에 대해서 아군과 적군이 구분되어 표기되었다. 마지막으로 레이저 라이플 역시 아군에 대해선 사격이 작동하지 않았다.
- 분대장님! 전방 280m 생명체 10개 탐지됩니다.
강연호 상병은 할당받은 방향을 주시하며 수색 중이던 가운데 실드 글라스에 여러 가지 발열 색상으로 표기되자 분대장에게 알렸다.
- 정말이야? 분대 이동 멈춰!
이에 분대장도 강연호 상병이 가리킨 방향을 바라봤다. 분명하게 실드 글라스에 표기되는 방열 색상 모양이 인간으로 보였다.
- 확실하군! 저놈들은 우리 분대가 치운다. 나 일병은 저격 준비하고 나머지는 사격 준비! 일제 사격으로 한 번에 없앤다.-
분대장의 지시에 따라 분대원 7명은 각자 안정적인 사격 자세를 잡았다.
- 오 일병은 가운데 있는 놈을 표적으로 삼는다. 나머지 왼쪽부터 강 상병, 홍 이병, 송 병장, 윤 상병, 그리고 다시 오른쪽에서 조 일병, 그리고 나와 나 일병이 처리한다. 사격 후 살아남는 놈이 있으면 나 상병이 확실히 처리해.
특수과여단 특수병 10명은 어두워진 틈을 타 울창한 숲속을 조심스럽게 이동 중이었다.
- 셋에 사격한다. 하나! 둘! 셋!
한발의 30mm 스마트 유탄과 7개의 빛줄기가 날아갔다.
7개의 빛줄기는 정확히 특수병 몸을 관통했고 뒤이어 스마트 유탄이 폭발했다. 딱 한 번의 공격에 추가 사격 없이 특수병 10명은 모두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스마트 유탄 한 발에 가운데 있던 3명이 파편을 뒤집어썼다.
실드 글라스로 모드 쓰러진 것을 확인 김일호 분대는 조심스럽게 사격 자세를 취하고는 다가갔다. 예상대로 10명 모두 사살되었다. 이에 분대원들은 시신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김 병장님, 우리 분대 모두 일 계급 특진하는 거 아닙니까? 오늘 우리분대가 해치운 게 저놈들 합치면 40명이 넘는데요?”
“병장이 일 계급 특진해서 뭐하냐? 사병 병장이 최고야. 하사되면 하사관에서 막내 되는 거라고.”
“그래도 월급 오르지 않습니까?”
“조용! 보고해야겠다.”
“여기는 여섯째 사위, 장인어른 확인 바람.”
- 여기는 장인어른 귀소 감도 좋다. 이상.
“여기는 여섯째 사위, 원숭이 열 마리 확보 이상.”
- 여기는 장인어른, 첫째 딸이 좋아한다. 이상.
“여기는 여섯째 사위, 계속 수행하겠다. 확인 바람.”
- 여기는 장인어른, 퇴근 시간이다. 귀소 정해진 루트로 이동해라 이상.
“여기는 여섯째 사위, 당소 확인 이상.”
“작전 끝났단다. 저놈들이 마지막인가보다, 조 일병.”
“네.”
“위치 정보 깃발 꽂아라.”
“알겠습니다.”
이후 일본 특수병들의 시신들을 수습하기 위해 GPS 칩이 삽입된 깃발을 꽂았다.
“퇴근한다. 우리 구역이 어디였더라?”
“여깁니다. A1-3-2입니다.”
윤홍길 상병이 단말기에 지도에서 한 지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서 가자!”
일본열도를 구성하는 4대 섬 중 하나인 규슈는 대한민국 해병대가 일본 상륙한 지 11일 만인 2021년 2월 22일 18시 41분부로 대한민국에 정식으로 완전히 점령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