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불꽃
핵폭탄 중 방사능 방출은 미미하면서도 폭풍 파괴력은 엄청난 4세대 핵폭탄인 양성자 폭탄은 특히, 물속에서 폭발할 경우 10kt만으로도 반경 5km에 달하는 해심은 엄청난 폭압력으로 인해 잠항 중인 잠수함과 수상함은 살아남을 수 없다. 이런 파괴력으로 인해 미 국방성은 해심에서 사용 시 전술 핵무기가 아닌 전략급 핵무기로 분류했다.
이렇게 전략급 핵무기로 분류된 MK-110 양성자 어뢰를 펜타곤에서 사용하기로 함에 따라 2019년 후반부터 취역한 버지니아급(Block IV) 잠수함 4척에 발사 명령을 내렸다. 버지니아급(Block IV) 핵잠수함의 함수 상단 수직발사관 2곳에는 MK-110 양성자 어뢰 6기를 탑재한 사거리 15,000km에 달하는 SLBM LGM-30F 미니트맨 IV 탄도탄 미사일이 장착되어 있었다. 처음 개발 당시 해군 군사력을 증강하는 중국 해군을 상대하기 위해 개발된 무기였지만 지금은 그 중국과 전쟁에서 승리한 한국에 사용하게 되었다.
비핵국가를 상대로 전쟁 수행 시 핵무기 사용이 제한된 내부 법규가 미국 국방성은 이번 기습공격에 무려 178억 달러를 쏟아붓고도 실패로 돌아가자 한국 원정군의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핵무기 사용을 결정했다. 사실 USSC가 뒤에서 조정한 부분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기존 핵무기 사용 방침을 무시하고 전략급 핵무기 사용이 결정된 상황에서 펜타곤은 제3함대 사령관에게 LGM-30F 미니트맨 IV의 최종 발사 명령을 내렸다.
잠시 후 수직발사관 해치를 열고 대기 중이던 4척의 버지니아급(Block IV) 핵잠수함에서 발사 명령 코드가 입력되었고 이내 물기둥이 솟구쳐 오르며 거대한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냈고 이내 해수면을 박차고 오른 4기의 LGM-30F 미니트맨 IV 미사일은 자체 추진력이 터지자 순간 엄청난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로 솟구쳐 날아갔다.
푸억! 푸억! 푸억! 푸억!
4발의 LGM-30F 미니트맨 IV 미사일은 순식간에 하얀 구름을 뚫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사정거리가 15,000km였지만 타격 지점이 520km밖에 떨어지지 않았기에 초고고도로 날아간 LGM-30F 미니트맨 IV 미사일 4기는 어느샌가 마하 35에 달하는 속도로 대기권을 돌파했고 이내 외기권에 진입하며 계속해서 고도는 상승하며 올라갔다.
잠시 후 2분 만에 외기권까지 도달한 LGM-30F 미니트맨 IV 미사일 4기는 서서히 포물선을 그으며 고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한가지 LGM-30F 미니트맨 IV는 미사일 자체에 강력한 ECM 시스템이 장착되어 적 레이더의 탐지를 방해하는 최첨단 기능이 장착되어 있었다.
★ ★ ★
2021년 2월 20일 18:20,
서울시 용산 CC 탱커(정찰위성 아폴론 2호 관제실).
이틀 전, 홍규태 이병의 활약 덕분에 F-22SR 슈퍼랩터의 정체를 탐지할 수 있었던 정찰위성 아폴론 2호 관제실은 오늘도 어김없이 팽팽한 김장감 속에서 만에 하나 있을 적의 동향을 탐지하느라 36명의 탐지담당 오퍼레이터들은 숨죽인 상태에서 모니터만 뚫어지라 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게 탐지되면 속으로 생각하지 말고 즉시 보고해라. 다들 알지? 3소대 홍태규 일병, 1계급 특진에 5박 6일 포상 휴가를 받은 거 말이야. 너희들도 할 수 있다. 두 눈 부릅뜨고 확실히 확인하도록.”
1소대장이자 전탐관인 하태현 중위는 사기 증진을 위해 떡밥을 늘어놓으며 사병들을 격려했다. 이에 사병들도 전쟁 기간에도 바로 휴가를 보내주는 사실에 고무되었는지 두 눈이 뻘겋게 충혈될 정도로 각종 비전 필터를 전환하며 임무에 충실했다.
1소대 최고선임인 신호윤 병장도 전용 모니터를 보며 컴퓨터가 찾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 확대하거나 아니면 각종 비전 필터를 적용해 정찰 모니터링에 열중했다. 원래 지난달이 전역이었지만 전쟁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복무 기간이 3개월이나 연장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직업군인으로 전향할까 고민하는 중이었다.
신호윤 병장이 할당받은 구역은 요코스카 상공이었다.
콘솔 키보드를 두드리며 각종 비전 필터를 적용하며 곳곳을 살피던 신호윤 병장의 눈이 커졌다.
“느낌이 싸한데?”
모니터 화면에 잔상이 틀어진 뭔가가 빠른 속도로 고도를 높이며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거 잘하면 로또 당첨인데?’
순간 이런 생각이 든 신호윤 병장은 헤드셋을 통해 보고했다.
“2-21 구역! 뭔가 잡았습니다.”
“그래? 2번 스크린에 올려!”
“네, 알겠습니다.”
1번 스크린에 신호윤 병장이 할당받은 구역의 화면이 보였다. 이에 하태연 탐지관은 상기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오 병장! 자기장 모드로 전환해봐!”
“알겠습니다.”
화면 전체가 한번 깜빡이더니 이네 자기장 비전 모드로 전환되었다.
요코스카항으로부터 150km 해상의 상공에서 뭔가의 물체 4기가 흐릿하게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속도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에 하태연 탐지관은 관제장을 대신해 현재 관제실을 총지휘하는 통제관에게 황급히 다가가 보고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아폴론 2호의 초정밀 광학렌즈가 작동하며 수상한 물체에 대한 장면을 포착했다. 초정밀 광학렌즈로 촬영되어 보이는 3번 스크린에는 대략 8m 크기에 직경 1.5m에 달하는 거대한 미사일 4기가 대기권을 돌파하는 장면이었다.
“정보통신관! 즉시 항우사와 합참에 즉시 정보 공유하고 제우스 1호와 2호에 데이터 링크 걸도록.”
“네, 알겠습니다.”
“정탐관! 미사일 스캔하여 피아식별 DB에 대조, 저놈이 뭔지 바로 확인해봐.”
“네.”
“통신관 즉시 관제장님도 비상 호출해!”
운용통제관인 전태권 중령은 신속하면서도 차분하게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1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처음과는 다르게 조급해진 운용통제관은 정보탐색관을 재촉했다.
“정탐관! 아직 정체 파악이 안 되나?”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현재 피아식별 DB와 대조 중입니다. 통제관님, 미사일 정체 확인되었습니다.”
“서둘러!”
“알겠습니다.”
정보탐색관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인식하여 찾질 못하자 수동으로 전환하여 일일이 DB 정보와 대조 중이었다. 전 세계 국가에서 운용 중인 모두 미사일과 대조 중이었다. 다시 1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정보탐색관이 소리쳤다.
“찾았습니다.”
“뭔가?”
“3번 스크린에 띄웁니다.”
3번 스크린에 미사일 사진과 함께 상세 제원이 나왔다. 미사일 이름은 LGM-30F 미니트맨 IV로 운용체제는 SLBM으로 2019년부터 버지니아급(Block IV) 핵잠수함에서 운용하는 최신예 다탄두 형식의 대륙간탄도 미사일이었다.
“설마 저것들이 핵미사일을?”
상세 제원을 읽은 운용통제관은 자기도 모르게 두 눈을 크게 뜨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때 나태현 관제장이 관제실에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충성! 관제장님, 3번 스크린을 봐주십시오. 아무래도 미국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한 듯합니다.”
“뭐야?”
★ ★ ★
2021년 2월 20일 18:25,
일본 혼슈 시마네현 오키섬 남단 12km 해상.
“제독님, 현재 본 함대를 목표로 미국 핵잠에서 핵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탄 미사일이 4기가 발사되었다는 보고입니다. 현재 호위함대에 데이터링크 중입니다.”
부관의 보고에 제10상륙함대의 함대장인 오승환 소장의 얼굴은 심각하게 일그러졌고 즉시 함대 수화기를 들었다.
“각 상륙전단과 민간선박에 알린다. 현재 본 함대에 핵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탄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이에 지금부터 분산 대형으로 전환한다. 제53상륙전단은 오키섬 방향으로 급속전개, 제56상륙전단은 혼슈 해안 쪽으로 급속전개한다. 그리고 민간선박 A조는 B조는 현재 위치에서 기동 중지 후 대기, 민간선박 C조와 D조는 각각 방위각 2-1-0과 3-3-0으로 방향 전환하여 급속 기동에 들어간다. 나머지 민간선박 E조부터 G조는 현 속도 유지한 채 기동한다.”
현재 150여 척에 달하는 수상함에 핵미사일 한두 방만 맞아도 몰살에 가까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었기에 오승환 준장은 주저 없이 분산 대형 명령을 내렸고 호위함대에도 현재 전개 상황을 전달했다.
오승환 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상함들은 서서히 각자의 방향으로 전환하며 분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주 상공에서는 외기권까지 도달한 후 서서히 고도를 내리며 비스듬한 상태로 낙하 운동에 들어간 LGM-30F 미니트맨 IV를 향해 아폴론 2호로부터 데이터 링크를 받은 제우스 1호와 2호에서 요격 절차에 들어갔다.
★ ★ ★
2021년 2월 20일 18:30,
서울시 용산 CC 벙커(전략요격위성 CS-AD 제우스 2호 관제실).
2월 9일 실전 배치된 전략요격위성 CS-AD 제우스 2호의 관제실은 아폴론 2호로부터 데이터 링크를 받고 있었지만, 현재 요격 대상인 탄도탄 미사일로부터 방출되는 강력한 ECM에 정확한 요격 조준점이 잡히지 않았다.
“락 온이 계속 풀립니다. 통제관님!”
요격담당 오퍼레이터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1번 표적인 LGM-30F 미니트맨 IV 1기가 반복적으로 조준점에서 락온이 되었다가 풀리자 요격담당 오퍼레이터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1번 스크린 200% 줌 인! 요격담당관 정신 집중하고 계속 시도해.”
현재 LGM-30F 미니트맨 IV 4기는 외기권에서 포물선을 그으며 타격 지점을 향해 날아갔고 서서히 낙하 운동에너지의 힘을 받으며 지구를 향해 떨어지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탄도탄 미사일에 대한 탐지도 늦었을뿐더러 요격까지 생각지 못한 난항에 빠지자 지켜보고 있던 관제장인 임수호 대령이 직접 지시를 내렸다.
“요격통제관! 락온되면 즉시 발사해! 빗나가도 일단 시도를 하란 말이야. 알았나?”
“알겠습니다!”
잠시 후 조준점에 LGM-30F 미니트맨 IV 미사일이 정확히 락온이 되자 요격담당 오퍼레이터는 즉시 발사 버튼을 당겼다.
50mm 레이저 포에서 강력한 레이저 빔이 지구를 향해 날아갔다. 빛 속도로 날아간 하얀 레이저 빛은 LGM-30F 미니트맨 IV의 측면을 살짝 빗나갔다.
“1차 요격 실패!”
“2차 요격 바로 시행해!”
“락 온 들어갑니다.”
그 시간 제우스 1호에서도 또 다른 LGM-30F 미니트맨 IV을 향해 레이저 빔을 발사했다.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도 제우스 1호와 2호기는 쉬지 않고 요격을 가했고 드디어 LGM-30F 미니트맨 IV 2기를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1번 표적 요격 성공!”
“제우스 1호에서 표적 3번 요격 성공했습니다.”
엔진 부위에 요격을 당한 LGM-30F 미니트맨 IV 2기는 작은 폭발과 함께 파편들이 사방으로 날아갔고 미사일 동체는 불규칙하게 회전하며 서서히 불에 달군 불덩어리도 변하며 산화했다.
요격 보고에 제우스 2호 관제실에 잠시나마 환호성이 들렸지만, 아직 남아있는데 2기의 탄도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집중했다.
중력과 낙하 운동에너지의 힘을 얻은 2기의 LGM-30F 미니트맨 IV는 70도의 각도를 유지하며 엄청난 속도로 떨어졌다. 이에 시간이 갈수록 요격 성공률은 낮아졌다.
그 시각, 해상에서도 호큘라 구축함 2척과 호큘라 순양함인 충무공이순신함(CG-1101)에서도 요격 절차에 들어갔다. 초고고도 요격 미사일인 S-SSM-500S 트라이아나 탄도탄 요격 미사일 6기가 마하 40에 달하는 속도로 하늘을 향해 솟구치고 있었다.
우주 상공에서는 레이저 빔으로 해상에서는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이 요격을 위해 날아가는 가운데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제우스 2호에 새로운 임무가 하달되었다. 탄도탄 미사일에 대한 요격 임무가 끝나는 대로 요코스카항 근해에서 항해 중인 제3함대 3개 항모전단을 향해 C-SE 에피루스(슈퍼 EMP탄) 6발을 발사하라는 명령이었다. 이처럼 합동참모본부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식의 공격적 개념의 작전 안으로 바뀐 것을 바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