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반격!
이에 김용현 중장은 통신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아폴론 2호로부터 영상자료 요청하도록.”
“네, 명령 하달하겠습니다.”
잠시 후 2번 스크린에는 48기의 F-35C 라이트닝II가 편대 단위로 해수면을 스치듯 저공으로 비행 중이었다. 그 장면은 마치 대함미사일이 씨 스키밍 모드로 비행하는 듯한 장면과 같았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대공 레이더를 피하고자 한 듯했다.
“현재 이동 방향을 봐서는 현재 대한해협을 항해 중인 상륙 원정군의 수상함이 목표인 듯합니다.”
“그래, 예상했던 일이야. 계획했던 대로 방어 작전 시작하도록.”
“네, 먼저 38전비단의 111전비대로 1차 방어 작전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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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0일 08:10,
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상공.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명령을 받은 공군작전사령부는 현재 규슈와 혼슈 북쪽 해안선을 따라 비행하던 제38전투비행단의 제111전투비행대대 주작 24기에 현재 북상하는 F-35C 라이트닝II에 대한 요격 명령을 내렸다.
남단 상공으로 기수를 돌린 제111전투비행대대 소속 CF-21P 주작 24기는 아폴론 2호로부터 데이터 링크를 받아 F-35C 라이트닝II에 관한 표적을 할당받았다. 이에 비행대대장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S-AAM-500 코브라 미사일을 각각 2기씩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내부 무장실에서 튀어나온 사거리 500km의 S-AAM-500 코브라 48기는 푸른빛을 발산하여 마하 10에 달하는 속도까지 끌어올리며 남단 상공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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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0일 08:10,
일본 오이타현 구로시마섬 서단 146km 상공.
삐빅! 삐빅! 삑빅! 삐빅!
제럴드 R. 포드함(CVN-78)에서 이함해 규슈 방향으로 비행하던 F-35C 라이트닝II의 조종실에 레이더 경보음이 일제히 울리더니 이내 미사일 발사 경보음으로 바꿨다.
현재 표적과의 거리 495km, 대략적인 적 표적에 대한 위치는 파악된 상태였지만 무장한 공대함 미사일을 발사하기엔 아직 정확한 레이더 탐지정보가 필요했다. 이에 표적에 대한 접근이 더 필요했던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공대공 미사일 공격에 당황했다. 이에 VFA-510 비행대대 선임 비행대대장인 베론 조세프 중령은 제럴드 R. 포드함(CVN-78)에 요청했다.
- 여기는 VFA-510 골리앗 원! 현재 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다. 표적에 대한 레이더 탐지정보가 필요하다. 급하다. 이상.
- 여기는 베이스 원! 잠시만 기다려달라! 이상.
- 급하다. 적 미사일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잠시 후 괌 상공 정지궤도에서 필요할 때마다 운용하던 군사위성인 지오(GEO) 8호를 가동하면서 F-35C 라이트닝II에 탐지정보를 데이터 링크했다. 이에 F-35C 라이트닝II의 레이더 디스플레이에 목표로 했던 수상함이 하나둘씩 표현되기 시작했다.
“대대장이다. 표적 할당 완료되었으면 공대함 미사일 발사 후 회피기동 후 최대한 접근한다. 적기에 대해 탐지가 되는 데로 편대장의 판단하에 공격하라 이상.”
선임 비행대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4개 비행대대로 이뤄진 F-35C 라이트닝II 48기는 즉시 내부 무장실을 개방하고 사거리 800km에 달하는 차세대 공대함 미사일인 AGM-158D LRASM 2기를 발사했다. 이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적 미사일에 대한 회피기동을 펼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AGM-158D LRASM 하푼은 다중 모드 센서장치 및 무기 데이터 링크 외에도 디지털 항 재밍 능력이 강화된 GPS를 이용하여 함정 집단에서 특정 표적을 탐지 및 파괴하는 미사일이었다. 기존 미 해군에서 운용하던 AGM-84 하푼을 대체하기 위해 국방부 산하의 고등연구 계획국(DARPA)과 협력하여 록히드마틴에서 개발한 차세대 대함 미사일이다.
사정거리가 800km가 넘는 이 차세대 공대함 미사일은 다른 일반적인 대함 미사일과는 달리 GPS와 전술 데이터 링크 같은 외부로부터 얻는 위치 정보와 유도 시스템과 연결이 끊긴 상태에서도 미사일 탄체 내부에 설치된 위치 측정 시스템을 통해 자율적으로 공격을 수행할 수 있으며, 개발 계획 초기 이 시스템이 개발의 핵심이었다. 또한, 플레어와 채프 같은 기만 수단에 속지 않는 명확한 표적 식별, 이동 목표에 대한 정밀 공격, ECM 같은 적대적인 환경에서도 초기 목표 설정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 더하여 높은 수준의 스텔스 처리가 된 이 미사일은 적함으로부터 적극적인 요격 수단인 하드 킬 대응방안까지 설계되어 개발되었다. 쉽게 말해서 발사된 AGM-158D LRASM 하푼은 자체 회피 시스템에 의해 자동 회피기동은 물론 강력한 항 재밍을 방출하며 끝까지 표적을 추적해 공격한다.
96기에 달하는 AGM-158D LRASM 하푼은 좌우에서 튀어나온 날개를 펴고는 유동적인 자체 비행을 하며 마하 4에 달하는 속도로 대한해협을 막 통과한 제2차 상륙 원정군 수상함을 노렸고 반대로 마하 10에 달하는 S-AAM-500 코브라 미사일은 몇십 초 만에 50km 이내까지 접근해 회피기동을 하며 흩어지는 F-35C 라이트닝II를 따라 사방으로 갈라지며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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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0일 08:10,
일본 혼슈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 남단 80km 해상.
전날 가장 먼저 요코스카항에 정박해 각종 전쟁물자 하역작업을 마친 제3항모전단은 요코스카항으로부터 남서단 80km 해상까지 나와 저속 기동으로 항해해 나갔다. 그리고 축구장 몇 개 넓이의 존스테니스함(CVN-74)의 비행갑판에는 여러 색의 조끼를 입은 승조원들이 각가지 손 신호를 보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활주로 라인이 그려진 비행갑판에는 F-35C 라이트닝II가 이함 하기 위해 캐터펄트 증기압 사출장치에 연결된 상태로 대기했다. 바닥에 설치된 캐터펄트로 함재기를 사출하게 되면 불과 100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함재기의 속도를 200km/h까지 올려줘 이함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항공모함에서는 없어선 안 될 장치였다.
슈우우웅.
첫 번째 F-35C 라이트닝II가 짧은 거리를 도약한 후 하늘로 솟구쳐 오르자 다른 쪽 활주로에서도 차례대로 이함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함한 항공기들은 항공모함 존스테니스함(CVN-74) 뿐만 아니라 제9항모전단의 루즈벨트함(CVN-71)과 제1항모전단의 칼빈스함(CVN-70)에서도 동시에 이뤄졌다.
이렇게 3개 항공모함에서 이함한 항공기는 총 162기로 F/A-18E/F 슈퍼호넷 72기와 F-35C 라이트닝 II 72기, 그리고 EA-18G 그라울러18기였다. 항공모함마다 항공 전력 반 이상이 이함한 꼴이었다.
또한, 항공자위군 중부항공방면대 제7항공단의 야쿠니 기지에 착륙했던 F-22SR 슈퍼랩터 44기 역시 이륙을 마치고 혼슈 내륙 깊숙이 저공비행을 하며 대한해협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B-1R 아처 4기가 F-22SR 슈퍼랩터 후방에서 조용히 뒤따라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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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0일 08:10,
제주도 남동단 70km 해상(제7기동전단 제71기동전대).
CF-21P 주작에서 발사한 S-AAM-500 코브라 미사일에 F-35C 라이트닝II가 격추되는 가운데, 자율비행 모드로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AGM-158D LRASM을 요격하기 위해 제주도 남동단 70km 해상에서 대기 중이던 3척의 호큘라 구축함의 수직발사대에서 GTAS-150 해궁 함대공 미사일이 연거푸 하얀 연기를 흩날리며 하늘로 솟구쳤다.
“구축함 3척에서 총 96기 해궁 미사일 모두 발사 완료! 충돌까지 앞으로 55초!”
광해군함(DDG-1001)의 전투지휘실로부터 함교에 보고가 이어지자 제71기동전대 전대장이자 광해군함(DDG-1001)의 함장인 안형균 대령은 즉시 명령을 내렸다.
- 사격통제관! 2차 요격 준비! 1차 요격 실패 시 자동으로 2차 요격 들어간다.
- 알겠습니다. 함장님!
AGM-158D LRASM은 자신을 향한 레이더를 감지하자 강력한 항 재밍을 방출했고 회피 시스템이 작동하자 자율비행 모드로 규슈 내륙으로 기수를 돌려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1번 표적, 충돌까지 12초!”
800km에 달하는 사거리를 자랑하지만, 속도가 마하 4밖에 되지 않은 AGM-158D LRASM 96기는 서서히 GTAS-150 해궁 미사일에 따라잡히며 충돌했다.
콰앙! 콰앙!
“총 96기 중 44기 격추! 살아남은 52기에 대해 표적 재설정 후 자동 발사합니다.”
규슈 내륙 상공에서 사십여 개의 섬광이 일어났다. 하지만 60여 기가 살아남아 내륙 지형을 이용하며 계속해서 북으로 날아갔다. 이에 1차 요격이 실패한 미사일에 대해 2차 표적 설정을 하고 연이어 3척의 호큘라 구축함에서 다시 해궁(GTAS-150) 미사일이 발사됐다.
몇 분 후 2차 요격을 위해 발사한 해궁(GTAS-150) 미사일 52기가 하얀 항적을 그으며 AGM-158D LRASM의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한편 S-AAM-500 코브라 공대공 미사일과 충돌하여 공중산화한 19기를 제외한 F-35C 라이트닝 29기는 지오(GEO) 군사위성의 도움을 받으며 주작 전투기와 75km 거리까지 좁혀지자 중거리 미사일인 AIM-120C 알람 미사일을 2기씩 발사하며 적극적인 공중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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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0일 08:15,
서울시 용산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호큘라 구축함과 주작 전투기의 교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합동참모본부 상황실에 듣고 싶지 않은 보고가 연이어 올라왔다.
“북위 34°41'25.04" 동경 136° 132°58'59.14"에 또 다른 항공기 다수 출현!”
“항공기는 총 162기로 슈퍼호넷 72기, 라이트닝 72기, EA-18G 전자전 공격기 18기입니다. 메인 전술 스크린에 정보 입력합니다.”
상황실 메인 스크린에 새롭게 탐지한 적 항공기가 붉은 점으로 표기가 되었다. 이에 김용현 중장이 서둘러 물었다.
“원정군과 거리는 얼마인가?”
“340km입니다.”
“뭐야? 그 거리까지 날아오는 동안 대체 레이더 운용 부대는 뭘 한 거야?”
여기서 김용현 중장이 말하는 레이더 운용 부대란, 정찰위성 아폴론 2호와 3호, 해상에서 항해 중인 각종 이지스 구축함과 호큘라 구축함, 그리고 남해 내륙에서 비행 중인 E-737 공중조기경보기를 말했다. 몇 겹의 대공 레이더를 운용하는 상황에서 340km까지 접근한 후 탐지했다는 것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EA-18G 전자전 공격기의 강력한 전파 교란으로 탐지가 늦어진 듯합니다.”
전술통제관은 자기한테 화낸 것도 아닌데 괜히 잘못한 사람처럼 주눅든 목소리로 대답했다.
“작전본부장!”
“네, 의장님!”
“110전비대와 근접호위 중인 23전비단의 159와 162전비대 모두 요격 임무에 투입하고 11전비단과 제1전비단에도 즉시 출격해 원정군 수상함에 대한 호위 임무에 투입한다.”
“즉시 명령 하달하겠습니다.”
“그리고 제우스 1호와 2호도 요격 준비시키도록.”
“알겠습니다.”
하지만 합참본부 상황실에서는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바로 중부항공방면대 제7항공단의 야쿠니 기지에 출격한 44기의 F-22SR 슈퍼랩터와 4기의 B-1R 아처뿐만 아니라 오키나와 가나데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65기의 F-22SR 슈퍼랩터와 8기의 B-1R 아처였다. 더불어 대기권 밖에는 우주 폭격기 B-3 타란툴라(Tarantula) 4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유유히 비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