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8화 (218/605)

일본 상륙!

- F-35B 라이트닝II! 두 번째 해궁 미사일에 날개 부위 명중! 완전 명중은 아니나 현재 추락 중입니다.

- 적 대함 미사일은?

- 현재 22기 모두 정상적으로 날아옵니다. 본 함 착탄까지 322초!

중심을 잃고 회전하며 추락하는 와중에도 F-35B 라이트닝II는 끝까지 탐지 정보를 아사기리함(DDG-178)에게 발신하고 있었다. 이에 조종사는 엄청난 중력을 이겨내며 최대한 시간을 벌고자 조종 레버를 이리저리 당기며 추락시간을 늦추고자 애를 썼다.

하지만 마하 0.95로 날아가는 90식 대함 미사일이 착탄 하기 전 F-35B 라이트닝II가 바다에 먼저 추락하고 말았다.

쉬이이이~ 콰아앙!

이에 레이더 유도를 잃은 22기의 대함 미사일은 표적과의 거리 42km를 남겨두고 바닷속으로 추락하거나 해수면 위에서 자폭했다.

- 90식 대함 미사일 22기 모두 자폭 또는 바다에 추락! 본 함에 대한 위험 요소 모두 사라졌습니다.

전투지휘실로부터 보고가 올라오자 김기영 대령은 전용 모니터를 확인했다. 조금 전까지 본 함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던 22기의 붉은 점은 화면상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 현재 해성A 미사일 적 함 착탄까지 62초!

발사관에 장전되었던 모든 대함 미사일을 발사한 아시가라함(DDG-178)과 아마기리함은 초음속 대함 미사일인 해성A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SM-2 대공 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했다. 4기의 해성A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총 12기의 SM-2 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아시가라함(DDG-178)과 아마기리함(DD-154)은 좌현으로 크게 선회하며 복항 기동에 들어갔다. 조금 전 두 함의 눈 역할을 하던 F-35B 라이트닝II 마저 바다에 추락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교전은 필패였기에 현재 전력이라도 보존하고자 회항을 결정했다.

하지만, 해성A 미사일은 이들의 복항을 허용하지 않았다. 1차 2차 요격과 CIWS 요격 화망까지 뚫고 살아남은 각 1기의 해성A 미사일은 아시가라함(DDG-178)의 함미 정 중앙과 아마기리함의 좌현 함수 부위를 강타했다.

이지스 구축함인 아시가라함(DDG-178)은 재수 없게도 수직발사대 부위에 직격을 당하며 연속적인 내부 유폭이 일어났고 그럴 때마다 함 전체가 들썩거리며 갈라졌다. 만재 10,000톤에 달하는 거대한 아시가라함(DDG-178)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차디찬 바닷속으로 서서히 침몰했다. 일부 승조원 몇 명만이 살아남아 바다 위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리고 아마기리함 역시 좌현에 크나큰 구멍이 뚫리면서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밀려들어 왔고 이에 좌현으로 함 전체가 80도 이상 기울어졌고 승조원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겨울 바다의 차가운 수온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저체온 증상을 보이며 모두 죽고 말았다.

- 아시가라함, 아미기리함 모두 해성A 미사일에 격침되었습니다.

전투지휘실로부터 최종 교전 보고가 올라왔다. 이에 김기영 대령은 그제야 긴장을 풀고는 함장 전용 의자에 앉아 부함장에게 명령을 내렸다.

“제72기동전대 전투배치 해제.”

“제72기동전대 전투배치 해제합니다.”

“항해장! 방위각 2-7-5 좌현 전타! 속도 20노트까지 고속 항진한다.”

“방위각 2-7-5 좌현 전타! 속도 20노트로 고속 항진합니다.”

지방대를 제외하고 해상자위군의 마지막 주력 전력인 제2호위대를 괴멸시킨 제72기동전대는 향후 미 해군과 있을 교전에 대비한 집결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고속기동에 들어갔다.

★ ★ ★

2021년 2월 11일 15:30,

일본 혼슈 오사카시 주오구 역사박물관 근처.

오사카는 서일본 최대 도시인 오사카시는 1965년 인구 315만 명을 정점으로 공업 시설의 해외 유출, 기업 본사의 도쿄 이전, 위성도시로의 이주 등으로 도심부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어 현재는 380만 명 정도가 거주하는 대도시다. 이렇게 일본 3대 도시 중 하나인 오사카 시내에 한국 특전사 마크를 단 병력 수십 명이 오사카 역사박물관이 위치한 주오구 곳곳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에 놀란 시민들이 비명과 함께 총성까지 울렸다.

10일 새벽 공수작전으로 오스카에 침투한 제3공수특전여단 소속의 2지역대 특전사였다. 5팀으로 구성된 2지역대 특전사 60명은 신속한 움직임으로 오사카 역사박물관 현관에 도달했다.

오사카 역사박물관은 총 10층 건물로 나니와노미야 시대부터 근 시대까지의 일본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역사박물관으로 층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유물이 귀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문제인 것은 진열된 유물 중에는 백제, 신라, 고구려는 물론 고려를 걸쳐 조선 시대의 수많은 유물이 마치 일본 역사의 한 유물인 마냥 버젓이 왜곡되어 일본의 문화재로 진열되어 있었다.

- 1팀과 2팀은 박물관 외곽에서 호위 임무를 맡고 3팀과 4팀은 사전에 계획한 대로 문화재 회수에 들어간다. 5팀은 박물관 내부 경호원들 제압하도록.

지역대장인 곽현준 소령은 1팀과 함께 행동하며 각 팀장에게 명령을 내렸다.

시민들의 신고로 지역 경찰은 물론 중무장한 오스카 기동타격대까지 출동해 막 박물관의 현관으로 침투한 2지역대 특전사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부우우웅~ 끼이이익~

오스카 역사박물관과 연결된 도로에 아무렇게나 주차한 기동타격대 차량에서 중무장한 기동타격 대원들이 하차한 후 연신 박물관 현관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타타타타탕~ 타타타타탕~

자동화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총알에 현관문 유리들은 박살이 났고 내부까지 날아온 총알들은 박물관 1층 내부 곳곳에 탄흔을 남겼다.

- 1팀, 2팀은 앞으로 1시간 동안 진입하려는 경찰을 저지 및 무력화하도록 해.

- 1팀 확인! 이상!

- 2팀 확인! 이상!

빗발치는 총알 사례 속에서도 지역대장의 지시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1팀과 2팀이 현관에서 기동타격대의 접근을 저지하기 위해 대응 사격에 들어간 상황에서 5팀이 가장 먼저 비상계단을 타고 내부 제압 행동에 들어갔고 3팀과 4팀은 뒤따라가며 회수할 문화재 리스트를 확인했다.

쮸웅쮸웅쮸웅쮸웅쮸웅~

현관 내부의 엄폐물에 몸을 숨기고 대응 사격에 들어간 1팀과 2팀은 개인화기로 레이저 빔을 밖에 선사했고 몇 명의 특전사는 몸에 지니고 있던 주먹 크기보다 작은 수류탄과 비슷한 기계 장치의 조작하고는 그대로 밖으로 던졌다. 하지만 박물관 밖 도로 위에 떨어진 정체불명의 그 기계 장치는 폭발하지 않았다. 대신 4개의 작은 다리가 튀어나왔고 센서가 작동하는지 작은 붉은 빛을 깜빡거리고는 차량 뒤에서 사격을 가하는 기동타격대가 있는 곳으로 빠른 속도로 기어갔다. 움직임은 꼭 거미가 기어가는 거와 비슷했다.

다다다다닥~ 다다다다닥~

띠익~ 띠익~ 띠익~

생체 탐지 센서가 장착된 그 작은 기계 장치는 기동타격대가 있는 곳까지 빠르게 기어간 후 수류탄의 수배에 이르는 폭발력을 보여주며 그 일대를 날려버렸다. 3톤 무게의 기동타격대 차량도 폭발력에 그대로 공중에 붕 뜨며 날아갔고 기동타격 대원들 역시 몰아치는 화염에 휘말리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콰아앙~ 콰아아앙~ 콰앙아~

순간 터진 가공할 폭발에 역사박물관 밖은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고 폭발에 살아남아 엄폐물 뒤로 피한 경찰과 기동타격 대원에게는 행운도 잠시 엄폐물을 관통하고 날아온 레이저 빔에 맞고는 쓰러졌다.

쮸웅쮸웅쮸웅쮸웅쮸웅~

수적 불리함에도 첨단장비와 개인화기의 화력 면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인 1팀과 2팀은 어렵지 않게 1층 현관을 방어했고 박물관 경비원을 제압하기 위해 가장 먼저 비상계단으로 뛰어 올라간 5팀 역시 권총으로만 무장한 박물관 경비원들을 손쉽게 사살해 제압해 나갔다.

그리고 3팀과 4팀은 여러 층을 오가며 일본에 수탈당한 선조들의 문화재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먼저 도자기처럼 깨지기 쉬운 문화재에 스프레이 같은 것을 뿌렸다. 그러자 무스처럼 하얀 거품이 도자기를 빈틈없이 전체를 감싸며 하얀 거품은 이내 단단하게 굳어졌다. 특전사대원들이 방금 사용한 스프레이는 지하연구소에서 최근에 개발한 제품으로 이번 문화재 회수 작전에 사용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했다. 하얀 거품으로 감싼 후 굳어진 내부 물건은 외부에서 어떠한 강한 충격을 줘도 절대 깨지지 않아 보호할 수 있었다. 대신 함께 개발된 약품을 사용하게 되면 봄눈 녹듯이 녹아내려 내부 물건을 다시 꺼내볼 수 있었다.

이렇게 도자기나 사기그릇과 같은 깨지기 쉬운 문화재는 일일이 스프레이를 뿌려 운반 시 손상 나지 않게 조치를 했고 그림과 책들은 가지고 온 운반용 가방에 조심스럽게 집어넣었다.

-3팀, 4팀 회수 상황 보고해?

1팀과 함께 현관에서 교전 중이던 지역대장 곽현준 소령이 지역대 통신망으로 물었다.

- 3팀 현재 회수율 60% 현재 위치 3층. 이상.

- 4팀 현재 회수율 55% 현재 위치 5층. 이상.

- 3팀, 4팀 회수 시 손상에 최대한 조심히 진행 바람 이상.

- 3팀 확인! 이상.

- 4팀 확인! 이상.

시간이 갈수록 오사카에서 근무하는 경찰이란 경찰은 죄다 몰려왔는지 박물관 건물 주위를 몇 겹으로 포위했다. 이제 2지역대 특전사들은 문화재를 회수한 후 어떻게 무사히 역사박물관을 빠져나가느냐가 중대 과제가 되었다.

역사박물관에 침투한 지 1시간이 지날 때쯤 문화재 회수팀인 3팀과 4팀, 그리고 내부 경비원을 처리한 후 3팀과 4팀을 도와준 5팀이 1층 로비로 내려왔다. 저마다 한가득 짐을 지고 내려왔다.

3팀장과 4팀장은 과현준 소령에게 다가와 직접 보고를 올렸다.

“3팀! 모든 문화재 회수 완료했습니다.”

“4팀! 회수 완료했습니다.”

“좋아! 수고했어.”

곽현준 소령은 손몬 시계를 확인하고는 이어 말했다.

“현재 시각 16시 50분! 10분 후인 17시에 이곳을 빠져나간다. 그동안 잠시 로비에서 대응 사격에 들어간다.”

“알겠습니다.”

처음 때와는 다르게 일본 경찰의 대응 사격은 뜸해졌다. 오사카 경찰이 역사박물관의 진입 시도를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앞서 30여 분간 치러진 교전에 기동타격대를 비롯한 경찰 100여 명이 죽거나 다쳤기 때문이었다. 이에 역사박물관을 몇 겹으로 포위하여 도주로를 차단한 후 이타미시에 주둔 중인 중부방면대의 제3기계화사단에 지원 요청을 했다. 이에 제36기계화보병연대 병력이 장갑차를 이용해 역사박물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 ★ ★

2021년 2월 11일 16:50 (러시아시각 10:50),

러시아 오딘초보 시내 어느 건물.

오딘초보는 러시아 모스크바주의 주도로 인구 14만 명이 거주하며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24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조용하고 아담한 도시로 2일 전 모스크바 트버르스카야에서 야구마치 겐조 일행을 납치해 본국 소환까지 잠시 기다리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정보원 러시아지부 정보요원의 안전가옥이 있는 도시이기도 했다.

오딘초보의 중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곽의 허름한 주택의 안방에는 팔과 다리는 물론 온몸이 꽁꽁 묶여 자갈까지 물린 채 의자에 앉아있는 3명의 사내가 있었다. 바로 야구마치 겐조와 그를 지키던 총리실 경호원들이었다.

이틀 전 야구마치 겐조는 알 수 없는 물약을 투여받고는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사실에 대해 일체 자백했다. 이에 본국 국가정보원 대외정보국장에게 자백한 정보에 대한 보고를 올렸고 자백한 정보가 너무나 중대하기에 자백한 증인의 신상확보가 최우선이라는 지시에 김진중 팀장과 3명의 요원은 본국으로 야구마치 겐조를 보내기 위해 잠시 이곳에서 대기 중에 있었다.

“팀장님! 이번 소환 때 저도 같이 가면 안 됩니까?”

박원호 주임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왜?”

“잘 아시지 않습니까? 얼굴도 보지 못한 둘째 딸 돌이 다음 주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냐?”

“벌써라니요? 팀장님 제가 이곳 러시아에 온 지 1년하고도 6개월째입니다.”

“그래? 그럼 이번에 나 대신 네가 막내랑 함께 저 쪽발이들 데리고 본국에 들어가라.”

“정말입니까? 팀장님?”

“딸내미가 돌인데 가봐야지.”

“하하, 감사합니다. 팀장님.”

“그리고 돌잔치 끝나면 일주일 더 가족과 즐겁게 지내고 와라! 과장님한테는 내가 말해놓을게.”

“일주일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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