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륙!
2021년 2월 11일 07:30,
일본 혼슈 나가사키현 사세보 남서단 80km(제72기동전대).
- 함장님! 적 선두 함인 테루즈키함 본 함과의 거리 179km으로 해성 미사일 사거리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남진 중이던 제72기동전대 숙종대왕함(DDG-1005)의 전투지휘실로부터 즉각 보고가 올라왔다.
-전투 지휘는 전술통제관에게 맡긴다. 최소한의 무기 사용으로 처리하도록.
-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교전 들어가겠습니다.
전술통제관과 통신을 끝낸 지 몇십 초도 안 되어 한국형 수직발사대인 48셀 C-VLS-II에서 함대함 아음속 순항 미사일인 SSM-700K 해성 미사일이 불꽃을 분출하며 하나둘씩 하늘로 치솟았고 하얀 연기 꼬리를 그으며 남단 방향으로 날아갔다.
총 15기에 달하는 해성 함대함 미사일은 일정 인계점 고도에 다다르자 이내 고도를 떨어뜨렸고 잠시 후 해수면에 가까워지자 5m 높이에서 씨 스키밍(Sea-Skimming) 비행 모드로 전환해 목표로 한 제2호위대 수상함을 향해 날아갔다.
“정조함에서 해성 미사일의 이동 타이밍에 맞춰 해성A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보고입니다.”
오동현 부함장은 정조함으로부터 요청 내용에 대해 보고했다.
“정조함에서?”
“네! 정조함에서는 방금 5기의 해성 미사일만 발사한 상황입니다.”
“알았다고 전해.”
“네! 통보하겠습니다.”
김기령 함장은 함장 전용 전술 모니터를 확인했다. 20기에 달하는 파란 점이 빠르게 남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차를 두고 정조대왕함(DDG-1007)에서 해성A 미사일 10기가 발사됐다.
“정조함에서 해성A 미사일 10기 발사되었습니다.”
“본 함이 적함의 레이더에 탐지가 되었나?”
“지금 거리에서는 본 함에 대한 탐지가 어려울 듯합니다.”
“하긴! 조기경보기도 없는 상황에서 고작 이지스 레이더만으로는 본 함을 탐지하기엔 힘들겠지.”
김기령 함장과 오동현 부함장의 대화가 오가는 사이 해성 미사일보다 4배나 빠른 해성A 미사일은 마하 3.5의 속도로 먼저 발사한 해성 미사일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한편, 제2호위대에서는 날아오는 해성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인 아시가라함(DDG-178)을 주축으로 SM-2 대공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슈와아아앙~ 슈와아아앙~
해수면을 가르며 날아가는 해성 미사일을 향해 하늘에서 SM-2 대공 미사일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와 충돌했다.
콰아앙~ 콰앙~ 콰앙앙~
동트는 바다 위로 폭발음과 함께 섬광이 번쩍거렸다.
- 적함의 1차 요격에 해성 미사일 14기가 요격당했고 나머지 6기와 해성A 미사일 10기 계속해서 날아갑니다.
전투지휘실에서는 교전 사항을 중계하듯 실시간으로 함교에 전달했다.
- 적함에서 2차 요격 들어갑니다.
- 쿠라마함에서 F-35B 통합기 2기 이함 했습니다. 현재 고도 4000에서 마하 1.2의 속도로 고속기동 중입니다.
제2호위대에서는 이지스 레이더로 대한민국 해군의 구축함이 탐지되지 않자 쿠라마(DDH-144)함의 함미 갑판에서 대기 중이던 F-35B 라이트닝II를 출격시켰다. 그리고 해성A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했기에 최대한 빠르게 기동하여 F-35B 라이트닝II를 공중조기경보기와 같은 역할을 하게 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도 사용하겠다는 적절한 대응방식이었다.
또한, 20기의 SM-2 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14기의 해성 미사일을 요격한 일본 해상자위군의 제2호대에서는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2차 요격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마하 3.5에 달하는 초음속 함대함 미사일인 해성A 미사일은 살아남은 해성 미사일을 따라잡고는 그대로 적함을 향해 날아갔다.
- 해성A 미사일 적함 도탄까지 85초! 해성 미사일은 275초입니다.
- 적함에서 2차 대공 미사일 20기 발사되었습니다.
- 본 함으로 접근 중인 F-35 라이트닝II와의 거리 132km 도달까지 319초!
1차 요격을 끝낸 제2호위대 구축함에서 각기 5기의 SM-2 미사일을 발사했고 하늘로 치솟은 20기의 SM-2 미사일들은 거대한 포물선을 하얀 항적을 그었고 하얀 구름 사이로 비치는 따가운 아침 햇살을 가르며 날아갔다.
- 요격 미사일 총 20기 선두 대함 해성A 미사일 충돌까지 23초 남았습니다.
- 충돌까지 12초, 11초···.
콰아앙! 콰앙!
함장의 전용 모니터에 아군 대함 미사일을 가리키는 파란 점들이 하나씩 모니터 화면에서 사라졌다. 제2호위대에서 발사한 SM-2 대공 미사일에 요격된 것이었다.
- 2차 요격에 해성 미사일 6기 모두 요격당함! 해성A 미사일은 10기 중 3기만 요격당하고 나머지 7기는 정상적으로 날아가는 중! 적 함 도탄까지 32초!
서로 간의 난타전이 아닌 스텔스 기능에 힘입어 공격만 하는 제72기동전대는 방어에 치중 중인 제2호위대보다는 상당히 여유로웠다. 이에 부함장 오동현 중령이 조금 전 요격 상황을 듣고는 여유로움에 비롯되었는지 살짝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역시 SM-2로는 해성A 미사일을 요격하기엔 어려운 듯합니다.”
“그래도 3기는 요격되지 않았나?”
부함장과는 다르게 김기영 대령은 3기가 요격을 당했다는 사실에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살짝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
- 적 구축함! CIWS로 전환합니다.
일본 구축함 대부분의 CIWS(근접방어체제)에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RIM-116 램과 같은 단거리 미사일 요격체제가 없었다. 대신 2문의 Mk-15 20mm 펠링스(Phalanx)를 운용했다.
슈우우우우우~ 슈우우우우우~
서서히 목표물과 가까워진 해성A 미사일은 해수면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는 팝업 기동으로 전환하며 고도를 높였다. 한편, 제2호위대 구축함 3척과 호위함 1척에서 운용하는 CIWS 펠링스 여러 문이 기계음을 내며 작동했다. 하얀 원통형의 마운트 안에 있는 탐색 레이더에서 팝업 기동으로 날아오는 해성A 미사일을 탐지했고 사거리 안에 진입하자 사격통제레이더를 통해 분당 4,500발에 달하는 발사 속도로 6열 총신이 돌아가며 불을 뿜었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대함 미사일을 향해 9개의 20mm 탄 빛줄기가 휘어지며 따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1기의 해성A 미사일이 요격을 당해 공중에서 검붉은 섬광을 뿌리며 폭발했다. 그리고 한 차례 더 폭발 섬광이 일어났다.
총 2기의 해성A 미사일이 쏟아지는 펠링스의 화망에 걸려 요격을 당했지만, 그 이상의 섬광은 일어나지 않았고 가장 먼저 선두에서 항해하던 준 이지스 구축함인 테루즈키함(DD-116)에서 거대한 폭발이 연속으로 두 차례나 일어났다. 팝업 기동으로 일정 고도까지 오른 후 떨어진 해성A 미사일은 그대로 테루즈키함(DD-116)의 함교와 함미를 갈기갈기 찢어버렸고 만재배수량 7,000톤에 달하는 거대한 구축함은 엄청난 화염을 뿌리며 두 개로 갈라져 빠른 속도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쿠과콰쾅~ 콰아앙아~
쏴와아아아아~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출렁거리는 파도는 그대로 용골까지 찢겨버린 후 불타는 테루즈키함(DD-116)을 한입에 집어 삼켜버렸다. 이러한 와중에 제2호위대군의 기함이자 헬기항모라 볼 수 있는 쿠라마함(DDH-144)의 후미 갑판에도 해성A 미사일 1기가 떨어졌다. 강력한 충돌음과 함께 갑판을 뚫고 내부에서 폭발하자 함미 전체가 분해돼 듯 찢겨 나갔다.
콰아아아아~
- 테루즈키함에 해성 미사일 2기 착탄! 현재 침몰 중으로 보입니다.
엄청난 폭발과 함께 쿠라마함(DDH-144)의 함수는 하늘로 들렸고 찢겨 나가버린 함미는 그대로 바닷속으로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갔다. 엄청난 폭발과 충격에도 살아남은 쿠라마함(DDH-144)의 수병들은 살고자 하는 생존 본능에 그대로 앞뒤 가리지 않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렇게 구축함 2척이 바닷속으로 빨려가는 가운데 제13호위대 소속의 이소유키함(DD-127) 역시 2기의 해상A 미사일이 동시에 함교 부위에 충돌했고 함 전체가 들썩거릴 정도의 엄청난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파편이 날아갔다.
한편 동료 구축함들이 하나둘씩 거대한 폭발과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이지스 구축함인 아타고급 아시가라함(DDG-178)의 함교에서는 이러한 참혹한 광경을 지켜보며 이를 갈았다.
공격 한번 못하고 방어만 하다가 고기밥 신세가 되어버린 동료들의 죽음을 지켜보던 중 쿠라마함(DDH-144)에서 이함한 F-35 라이트닝II 2기 중 1기로부터 반가운 통신이 날아왔다.
제72기동전대로부터 80km까지 접근한 F-35 라이트닝II 1기가 숙종대왕함(DDG-1005)에서 발사한 해궁 함대공 미사일에 격추를 당했으나 나머지 F-35 라이트닝II 1기는 간신히 해궁 미사일을 회피하는 데 성공하고 숙종대왕함(DDG-1005)과 정조대왕함(DDG-1007)를 탐지해 탐지 정보를 보내온 것이었다. 이에 이를 갈던 아시가라함(DDG-178)의 오토히메오 함장은 장전 중이던 90식 대함 미사일 16기 모두를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아마기리함(DD-154)에서도 8기의 90식 대함 미사일을 발사했다.
슈아아앙~ 슈아아앙~ 슈아아앙~
최대 사거리 200km에 마하 0.95에 가까운 속도를 자랑하는 90식 대함 미사일 24기가 연속으로 발사관에서 빠져나와 각각 숙종대왕함(DDG-1005)과 정조대왕함(DDG-1007)를 향해 날아갔다.
- 적 항공기 1기 요격 실패! 재차 요격 들어갑니다.
- 아시가라함과 아마기리함에서 각기 대함 미사일 16기와 8기 발사되었습니다. 총 22기로 본 함에 12기, 정조함에 12기, 선두 대함 미사일의 착탄까지 514초 남았습니다.
숙종대왕함(DDG-1005)의 68셀 C-VLS-III에서 해궁 함대공 미사일 1기가 푸른 불꽃을 터뜨리며 하늘로 치솟았고 정조대왕함(DDG-1007)에서도 마찬가지로 해궁 함대공 미사일 1기가 먼저 날아간 하얀 항적을 따라 그대로 날아갔다.
- 해궁 미사일 2기 모두 정상적으로 발사 성공! 적 항공기 요격까지 42초!
- 대함 미사일 요격절차 들어갑니다. 정조함에 요격 할당 배정합니다.
- 잠깐!
지금까지 함교에서 교전 상황을 듣기만 하던 함장인 김기영 대령은 전투지휘실에 중지 명령을 내렸다.
- 괜히 대공 미사일을 낭비할 필요 있나? 저 F-35B만 잡으면 아시가라함에서 발사한 대함 미사일은 무용지물이야. 만에 하나 이번에도 F-35B를 요격이 실패하면 그때 대함 미사일에 대한 요격절차 들어가도록.
현재 제72기동전대의 호큘라 구축함을 향해 날아오는 90식 대함 미사일은 현재 F-35B 라이트닝II에서 탐지 정보를 바탕으로 레이더 유도 방식으로 날아오는 중이었다. 이에 F-35B 통합기만 격추된다면 레이더 유도를 손실한 90식 대함 미사일 22기는 목표물을 잃고 자폭하거나 바다에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 네, 알겠습니다.
- 그리고 아시가라함과 아마기리함에 각 2기씩 해성A 미사일 추가 발사한다.
- 절차 들어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숙종대왕함(DDG-1005)과 정조대왕함(DDG-1007)의 함수에 있는 48셀 C-VLS-II 수직발사대에서 해성A 미사일이 날아올랐고 곧바로 마하 3.5에 달하는 속도를 올리며 남단 방향으로 사라졌다.
- 적 항공기 요격까지 12초!
각기 1기씩 발사한 해궁 함대공 미사일은 마하 6에 달하는 속도로 고도 10km 상공에서 횡대로 가로지르며 고속기동 중인 F-35B 라이트닝II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F-35B 라이트닝II의 조종사는 한때 항공자위군 소속으로 전투기 조종만 12년째인 베테랑이었다. 또한, 조금 전 한차례 회피기동을 펼쳐 죽음에서 살아남은 경험에 이번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팟파팟파팟~ 퓨웃퓨웃~
채프와 플레어를 허공에 뿌리며 최소 선회각으로 급격한 왼쪽 급선회 기동에 들어갔다. 이어 기수를 바다 해수면 방향으로 내리꽂으며 하강 기동으로 전환하자 F-35B 라이트닝II를 노리던 첫 번째 해궁 함대공 미사일은 수평 꼬리 날개를 스치며 지나갔다. 이에 F-35B 라이트닝II 조종사는 캐노피 넘어 사라지는 해궁 미사일의 붉은 점을 보며 마음속에서나마 주먹을 불끈 쥐었다.
슈우우웅~
하지만 두 번째 해궁 미사일은 최고의 회피기동을 펼친 F-35B 라이트닝II의 왼쪽 날개 아랫부분을 파고들었고 이에 놀란 조종사는 조종 레버를 다급히 당겼으나 완전히 피하진 못했다. 왼쪽 날개에 해궁 미사일이 스치면 날개가 찢어져 버렸다. 다행히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한쪽 날개가 찢겨 날아가 버린 F-35B 라이트닝II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빙글빙글 돌면 바다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슈우우우웅~ 팟팟 우지지직~
슈욱슈욱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