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6화 (216/605)

일본 상륙!

2021년 2월 11일 06:30,

일본 혼슈 시마네현 하마다항(제53상륙전단).

하마다항의 부두에 정박한 대형 민간선박에서는 2018년부터 전 군에 배치한 소형전술차(CLTV: Corean Light Tactical Vehicle)인 C-160 험비가 줄줄이 모습을 드러내며 하마다 북동단 해변으로 이동했다. 6인승에 2,500마력의 사륜구동 C-160 험비의 상단에는 내부조종 8mm 레이저 미니 벌컨 빔과 2연장 40mm 발사관(GTGAS-40 흑룡 미사일)이 좌우에 장착되었다.

또한, 승조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리퀴드메탈 합금으로 코팅된 특수방탄유리와 하이드리늄 합금으로 이뤄진 엔진룸의 보닛 및 측 후면 방호력(KE)은 무려 500mm에 달해 경전차 방호력 수준이었다.

현재 여러 부두에 정박한 대형 컨테이너 선박에서 수송해온 제3해병기동사단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C-3 백호 전차와 각종 장갑차가 중형 크레인에 의해 하역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널따란 부두 공터에는 전차와 장갑차 등 중장비 장비들이 즐비하게 널려져 있었다.

얼마 후 하마다항에서 출발한 소형전술차 C-160 험비 2,000대는 하마다 시내를 통과해 북동단 해변에 도착한 후 대기하던 공수육전사단의 병력을 태우고 각자 정해진 목표지점을 향해 빠른 속도로 흩어졌다.

이들의 임무는 며칠 전 일본 전역에서 공수로 침투한 특전사와 조인하여 수탈당했던 고유의 우리 문화재 회수 지원과 추가적인 전범 기업의 폭파 임무를 맡았다.

“공보사 병력은 모두 출발했습니다. 사령관님.”

모든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막사에 들어온 윤홍규 준장이 원정군 총사령관인 이훈상 중장에게 다가와 보고했다.

“수색전차대대는?”

“30분 전에 출발했습니다.”

“예상했던 시간에 맞춰 진행되는군.”

살짝 손목시계를 확인한 이훈상 중장은 임시로 설치된 대형 스크린 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말했다.

“3사단은 어떻게 돼가나?”

“현재 육상자위군의 13기계화여단 본진과 교전하기 위해 먼저 11기갑여단이 186번 도로로 이동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제3해병기동사단의 사단장 조규홍 소장이 대형 스크린의 한 도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중국과는 다르게 산악 지형이 대부분인 일본이라 기갑부대의 활용이 그리 좋진 않겠어.”

“네, 그렇긴 합니다. 그래도 도쿄까지 종심 타격으로 깊숙이 치고 들어갈 수 있는 건 기갑사단이야말로 제격이 아니겠습니다. 사령관님.”

“하하, 그렇긴 하지! 이번 한일전의 조기 종전은 자네 부대에 달려있네. 무리하지 않는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주게나.”

“저번 한중전 당시 우리 부대의 활약이 미미해서 맘 상했었습니다. 이번에 확실한 임무 수행으로 최대한 빨리 한일전을 조기 종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령관님.”

“이런, 이런, 맘까지 상했나? 하하하.”

이때 작전참모처장인 윤홍규 준장이 방금 들어온 정보에 대해 보고했다.

“사령관님! 현재 규슈 남단에서 숨어있던 제2호위대군 소속의 제2호위대가 빠른 속도로 북으로 항진 중인 것을 탐지하여 제72기동전대가 대응하겠다는 보고입니다.”

“해상자위대가 얼마 남지 않은 구축함까지 모두 잃고 싶어서 환장했군! 쪽발이 새끼들 바다에 모두 수장시키라고 해.”

호전적인 성격의 이훈상 중장은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현재 일본의 해상자위군의 남은 전력은 앞서 말한 제2호위대군 소속의 제2호위대와 지방대인 제14호위대(마이즈루지방대), 제15호위대(오니나토지방대), 제11호위대(오코스지방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척밖에 남지 않은 줌왈트급 구축함전대였다. 한일전 이전 당시의 전력과 비교하자면 지금 전력은 예전의 1/5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 ★ ★

2021년 2월 11일 06:30,

일본 규슈 나가사키현 사세보 남서단 53km(제72기동전대).

저번 해상전 당시 대함미사일에 피격당한 영조대왕함(DDG-1006)을 제외한 2척의 호큘라 구축함은 규슈와 미나미마쓰우라군 해협을 지나 사세보로부터 남서단으로 53km 떨어진 해상에서 북쪽으로 항진 중인 제2호위대군 소속의 제2호위대 수상함 4척과 사세보지방대 소속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소유키함(DD-127)과의 교전 준비에 들어갔다.

“적함! 현재 거리 223km 해성A 함대함 미사일의 사거리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총 5척으로 제2호위대군의 제2호위대 소속의 기함인 쿠라마함, 아타고급 이지스 구축함 아시가라함, 아키즈키급 테루즈키함, 아사기리급 아마기리함입니다. 그리고 사세보지방대인 제13호위대의 이소유키함입니다.”

숙종대왕함(DDG-1005)의 전투지휘실로부터 적 함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올라왔다. 이에 제72기동전대장이자 숙종대왕함(DDG-1005)의 함장인 김기영 대령은 함장의 전용 모니터를 확인하고는 곰곰이 생각했다.

180km 이내에서 해성 미사일로 공격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 해성A 초음속 미사일로 공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러한 이유는 상륙작전 완료 이후 그대로 제주도 남단에서 향후 있을 미 해군과의 대치하게 된다면 탄 재보급 시간이 없을 수 때문이었다. 이에 초음속 함대함 미사일인 해성A 미사일을 한 발이라도 아끼고자 하는 이유였다.

“부함장.”

“네, 함장님.”

“초음속 해성A 미사일은 되도록 아끼도록 하지! 해성 미사일의 사거리 안으로 진입 시 함대 교전에 들어간다. 정조대왕함에도 명령 전달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함 전투배치!”

“전투배치 전환합니다.”

부함장인 오동현 중령은 함 내 전체에 전투배치 명령을 내리고는 이내 정조대왕함(DDG-1007)에도 김기영 함장의 명령을 전달했다.

“전술통제관! 함교다. 적 항공기 확인.”

“현재 본 함으로부터 반경 500km 이내에 탐지되는 적 항공기는 없습니다.”

“대잠 경계는 어떤가?”

“네, 대잠 역시 반경 100km 이내에 적 잠수함으로 보이는 잠수함은 없습니다. 단지 해상에 몇몇 민간선박만 탐지됩니다.”

“교전 중심지역인가?”

“아닙니다.”

“그럼 됐어! 전술통제관은 계속해서 대잠과 대공경계 철저히 감시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김기령 함장은 전투지휘실과의 통신을 마치자 항해장을 바라보며 명령을 내렸다.

“항해장! 방위각 1-8-5 우현 반타 속도는 현재 속도 유지하며 항진한다.”

“방위각 1-8-5 우현 반타! 속도는 현재 15노트 유지.”

숙종대왕함(DDG-1005)과 정조대왕함(DDG-1007)는 우현으로 기울어지며 새벽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 ★ ★

2021년 2월 11일 07:00,

일본 혼슈 시마네현, 고쓰시 112도로 옆 들판.

기갑전이 치르기에는 그리 넓지 않은 논밭 위로 십여 개의 흙기둥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러한 흙기둥 사이로 수십 대의 전차들이 거친 엔진음을 울려대며 상대 전차를 향해 야지기동에 들어갔다.

콰앙! 콰앙 콰아아앙!

육군 제7기동군단의 제20기갑사단(결전)과 동등한 전투력을 가졌다는 제3해병기동사단(화룡)의 직할부대인 수색전차대대는 육상자위군 중부방면대 소속의 신속대응군 제13기계화여단의 예하 부대 중 하나인 요나고 주둔부대인 제8전차연대와의 교전이 막 시작되었다.

제8전차연대는 기존 제8보병연대에서 2018년 10식 전차(Type 10 MBT)가 배치되면서 전차연대로 재편성되었다. 기존 육상자위군의 주력 전차였던 90식 전차가 아닌 경량화 된 최신예 전차인 제10식 전차의 주포는 일본이 직접 개발한 자국산 주포를 탑재했고 120mm 신형 날탄을 자체 개발해 공격력도 상승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자동장전장치를 탑재와 현대전에서 매우 중요한 C4I 체계도 갖춰졌다.

하지만 밀리터리계에서는 대당 100억 원에 달하는 일본 자위군의 최신예 전차인 10식 전차에 대해 악평만 쏟아졌다. 먼저 자체 개발된 주포와 신형 날개안정분리 철갑탄을 사용하더라도 관통력은 겨우 550mm에 달하는 수준으로 현재 공수육전사단 병력을 태우고 일본 전역으로 기동 중인 소형전술차 C-160 험비의 방호력(KE)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었다.

미국 전차의 M829A3 실버불릿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인 경우 관통력은 900mm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CC-279(44구경장)의 관통력은 750mm, C-279(55구경장)의 관통력은 850mm에 달했다. 심지어 105mm 강선포의 전용 날탄인 C-274N도 600mm 수준으로 일본 10식 전차의 신형 120mm 날탄보다 우월했다. 즉, 10식 전차의 공격력은 일부 전쟁예비물자로 전락한 C-1(일명 88전차) 전차보다도 약했다.

이렇게 공격력이 최악인 10식 전차의 문제점은 한 가지 더 있었다. 방호력(KE) 면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90식 전차보다 중량이 10톤 정도 경량화가 되면서 10식 전차 역시 방호력(KE)이 쥐약이었다. 전면에만 복합 장갑을 두르고. 측면은 압연 강판으로 대충 만들어진 10식 전차는 개발 당시 자신이 쏜 포탄을 막아냈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이는 관통력 550mm밖에 안 되는 전차포로 실험해 방어에 성공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어쨌든 정면 방호력(KE)은 그렇다 쳐도 측면 같은 경우 30mm 기관포에도 벌집이 되어버리는 최악의 측면 방호력(KE)이었다.

마지막으로 10식 전차에는 최신예 전차이면서도 에어컨 시스템은 물론 화생방 보호 시스템이 없어 화생방 교전 지역에서는 10식 전차 승무원들은 화생방 방호복을 입고 교전에 임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에어컨이 없는 전차 안에서 방호복까지 입고 교전을 하게 될 시 10식 전차 승무원들은 적 전차의 도탄에 죽는 것이 아닌 전차 내부에서 더위와 질식으로 죽을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만연했다.

이렇게 형편없는 악평으로 몰매를 맞았던 일본 육상자위군의 최신예 10식 전차는 한국 최신예 전차인 C-3 백호 전차와의 실전 교전으로 그동안 악평을 받았던 이유를 여실히 보여줬다.

쭈웅~ 콰쾅~

양 전차 간 1km까지 접근한 상황에서 C-3 백호 전차의 100mm 광자포가 빛 속도로 날아가 1시 방향에서 고속기동으로 접근하는 10식 전차의 포탑 정면을 강타했다. 하지만 웃긴 것이 광자포의 입자는 그대로 관통하여 포탑 후면으로 빠져나가 후방에서 기동하던 또 다른 10식 전차의 포탑 하단을 강타해 폭발시켰다. 전문용어로 1타 2피! 광자포 한발로 2대의 10식 전차를 불타는 고철로 만들었다.

“하하하, 저거 봤냐?”

전차수색대대 7중대 722호 전차장인 강경헌 중사는 조금 전 광경을 보고 너무나도 어이가 없었는지 교전 중임에도 불구하고 웃어 젖혔다.

“역시 21세기 최악의 전차라는 오명을 그대로 보여주지 말입니다.”

722호 전차의 포수인 이호준 하사 역시 어처구니없는 광경에 따라 웃으며 말했다.

“이 하사! 다음 지정된 표적 알아서 모두 날려버려라.”

“네, 알겠습니다. 전차장님은 표적만 설정하고 구경만 하시지 말입니다.”

“오냐! 김 병장 밟아라~ 11시 방향으로 방향 틀어.”

“네.”

722호 전차는 최선두에서 다가오는 10식 전차를 차례대로 격파하며 앞으로 치고 나갔다. 그리고 양 전차 간의 거리가 500m까지 좁혀지자 가끔 날아오는 날탄에 722호 전차가 직격을 당했지만 형편없는 관통력에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하고 튕겨 나가 허공이나 논밭으로 처박혀 버렸다.

10여 분 후 천지를 진동하는 각가지 포격음과 함께 우렁찬 엔진음을 울려대며 양 전차가 휘젓고 다녔던 고쓰시 112도로 옆 들판에서는 자욱한 연기와 함께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그리고 논밭 곳곳에는 반파되어 불타고 있는 10식 전차들이 널려 있었고 어떤 10식 전차는 완전히 파괴되어 몇 개의 큰 파편만이 흉측한 몰골로 보여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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