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5화 (215/605)

일본 상륙!

2021년 2월 11일 04:30,

일본 나가사키현 히라도섬 네시초코 해안 북서단 15km 해상(제56상륙전단).

제주도 북단 해역을 통과한 제56상륙전단과 수송함, 그리고 전방 호위를 맡은 3척의 호큘라 구축함이 푸른 물살을 헤치며 상륙작전을 시행할 해역에 도달했다.

두두두두두두~

강화도급(LHD) 다목적 강습상륙함과 독도급(LPH) 강습상륙함의 비행갑판에서 WAH-91SP 송골매 공격헬기 32대가 차례대로 이륙하자 이내 상륙 지점인 네시초코 해변으로 날아갔고 상륙시간에 맞춰 김해 제23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제205공격비행대대 소속의 지상공격기 CB-30P 봉황 8기와 제162전투비행대대 소속의 전폭기 CF/A-25P 흑주작 12기가 하얀 항적을 그으며 제56상륙전단의 상공을 지나쳤다.

그리고 모든 강습상륙함의 해치가 열리고 해병대원을 실은 K-24P-N 상륙돌격장갑차 수십 대가 워터제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추진력에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고속으로 기동해갔다.

또한, 독도급(LPH) 강습상륙함과 호큘라 구축함, 그리고 제2함대의 구축함에서 MK 99A 슈퍼링크스 대잠헬기가 이륙하여 상공에서 호버링을 하며 주위 경계에 들어갔다.

일본 내각과 통합막료감에서는 아베 총리의 저격 사건으로 불안정해진 정세를 뒷수습하느라 한국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뒤늦게 알게 된 후 서부방면대와 중부방면대 소속의 육상자위군을 상륙 지점으로 급파했다.

★ ★ ★

2021년 2월 11일 04:30,

일본 규슈 나가사키현 히라도섬 히라도교 3.5km 인근.

네시초코 해변에 상륙하는 한국 해병대를 저지하라는 육상막료장의 명령을 받은 서부방면대의 제4기계화사단은 오기 주둔지에서 출발해 히라도섬이 연결된 히라도교를 향해 고속기동에 들어갔고 구마모토에 주둔 중인 제8기갑사단 역시 제4기계화사단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 기동에 들어갔다.

“팀장님! 전방 5km 지점에서 제4기계화사단으로 보이는 차량 다수 확인됩니다.”

하라도교로부터 204번 도로를 따라 3.5km 떨어진 숲속에서 검은 베레모를 착용한 제1공수특전여단 소속의 11지역대 1팀 김기호 중사가 고배율 광학 망원경으로 도로 끝자락을 주시하다 옆에 있던 1팀장인 안현준 대위에게 말을 건넸다.

“왜 이리 늦어?”

안경수 대위는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한 후 투덜거리며 망원경을 건네받아 김기호 중사가 가리킨 곳을 살폈다. 깜깜한 도로 위로 엄청난 수의 97식 IFV 기동전투차와 각가지 차량이 줄줄이 라이트를 켜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려오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2020년 방위개혁에 따라 제4차량화보병사단은 96식 보병장갑차(Type 96 APC)에서 화력이 대폭 강화된 97식 기동전투차(Type 97 IFV)로 전량 교체했다. 일본이 북부방면대와 마찬가지로 서부방면대의 전 부대를 105mm 주포를 장착한 97식 기동전투차(IFV)로 개편하는 이유는 중량이 26톤밖에 안 되지만 화력이 강화된 97식 기동전투차(IFV)를 서부방면대에 중점적으로 배치하여 만일에 있을 적대국의 상륙전에 신속하게 이동해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급하긴 급한가 보군. 정찰대 없이 본진이 그대로 움직이다니. 우리한테는 좋은 일이지만.”

안현준 대위는 빠른 속도로 도로 위를 달리는 일본 제4기계화사단의 차량을 자세히 살핀 후 무선 통신망으로 지역대장에게 보고했다.

- 여기는 돌새! 현재 204 도로를 따라 200여 대의 97식 IFV와 수송 차량이 빠른 속도로 이동 중! 목표지점까지 5분 안으로 도달 예정임. 이상.

- 여기는 둥지! 확인했다. 돌새는 후방 타격에 집중하도록 이상.

- 여기는 돌새! 확인 이상.

통신을 마친 안현준 대위는 팀원들을 둘러보며 본진 공격 이후 후방 타격에 대한 작전 지시를 내렸다. 이에 팀원들은 각자 개인화기를 가지고 기존에 지정된 자리로 신속하게 움직였다.

부우우웅~ 부우우웅~ 부우우웅~

수백 대에 이르는 제4기계화보병사단 차량이 줄줄이 11지역대 1팀이 매복하고 있던 숲을 지나쳤다. 그리고 잠시 후 11지역대 본진이 매복하고 있던 곳에서 거대한 화염기둥과 함께 검은 하늘을 찢을 듯한 폭발음이 울려댔다.

콰아아앙~ 콰아앙아~

204도로 양편에 설치한 MK-P11(플라즈마 활성탄)이 일순간 터지자 수 킬로미터까지 이어진 제4기계화사단의 97식 IFV와 수송차량은 양쪽에서 날아오는 쇠 구슬에 벌집이 되면서 내부 유폭을 일으키며 화염이 치솟자 어두운 도로를 환하게 비췄다.

* MK-P11(플라즈마 활성탄) : M18A1 대인지뢰(클레이모어)의 발전형으로 대인보다 대전차 지뢰로 개발되어 경전차 이하급의 측면 방호력을 충분히 뚫을 수 있는 지뢰다.

쮸웅쮸웅쮸웅쮸웅쮸웅쮸웅~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한 제4기계화보병사단의 97식 IFV는 즉각 대응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60명에 달하는 제11지역대 특전사 중 중화기인 CS3 레이저 미니 머신 건에서 레이저 빔이 쏟아졌다.

정찰 매복조인 1팀도 후방의 수송 차량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

쮸웅쮸웅쮸웅~ 쮸웅쮸웅쮸웅~ 쮸웅쮸웅쮸웅~

쿠아앙~ 콰아앙~ 콰앙아~

수송 차량에 실었던 탄에 레이저빔이 명중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이내 연속적인 폭발과 화염이 도로 위를 덮어버렸다.

- 여기는 둥지! 각 팀은 지금부터 지정된 퇴로로 신속하게 빠져나간다.

원래 제11지역대의 임무는 제4기계화보병사단 병력의 이동 지연이었다. 이에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한 제11지역대장 강혁 소령은 지역대 통신망으로 명령을 내렸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제4기계화보병사단의 기동전투차의 105mm 포탑이 왼쪽으로 회전하며 조금 전까지 레이저 빔으로 공격하던 자리에 105mm 주포를 발사했다.

쿠앙~ 쾅아~ 콰앙~

숲속은 화려한 불꽃 쇼 무대로 바뀌었다. 여기저기에서 흙기둥이 솟아올랐고 크고 작은 나무들은 힘없이 쓰러졌다. 하지만 제11지역대 특전대원들은 썰물 빠져나가듯 사전에 지정한 퇴로를 통해 모습을 감춘 뒤였다.

MK-P11의 지뢰 공격에 220대에 이르던 97식 기동전투차(IFV) 중 삼분에 일에 달하는 75대가 검붉은 화염에 휩싸인 채 고물로 전락했고 후방에서 따라오던 수송 차량 23대 역시 내부 포탄의 유폭으로 인해 흔적도 없이 폭발해 일부 파편만이 도로 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빠가야로~ 조센징 새끼들······.”

제4기계화보병사단장인 나카시마 테츠야 육장이 지휘장갑차에서 모습을 드러낸 후 불에 타고 있는 아군의 처참한 광경을 보며 일갈했다. 하지만 나카시마 테츠야 육장을 비롯한 제4기계화보병사단의 진짜 불행은 지금부터였다. 전방 5km 상공에서 여러 불빛이 번쩍이며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상륙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김해 제23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지상공격기인 CB-30P 봉황 8기와 전폭기 CF/A-25P 흑주작 전폭기 4기였다.

“저건!”

나카시마 테츠야 육장은 사단 통신망을 통해 대공 방어로 전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한국 특전사의 기습공격에 잠시 대공 방어에 소홀했던 틈을 타 빠른 속도로 접근한 대한민국 공군의 지상공격은 대공 방어로 전환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쿠앙~ 콰아앙~ 콰아앙~

지상공격기 봉황의 양 날개에 장착된 60mm 플라즈마 활성탄 로켓이 연이어 쏟아졌다. 앞선 특전사의 공격으로 불타고 있는 장갑차로 인해 도로가 막혀버린 제8기계화사단의 장갑차와 수송 차량은 오가도 못하며 상황에 직면했고 그대로 공중에서 날아오는 로켓탄과 미사일 공격을 온몸으로 받고 말았다.

슈우우우~ 슈유웅~

쮸쥬쥬쥬쥬쥬쥬웅~ 쮸쥬쥬쥬쥬쥬쥬웅~

콰아아~ 콰앙앙!

각종 공대지 미사일과 60mm 플라즈마 활성탄 로켓, 그리고 22mm 레이저 벌컨 빔은 그치지 않고 기다란 도로 위를 사정없이 강타했다. 일부 육상자위군들은 장갑차에서 빠져나와 재블린 지대공 미사일 발사하려 했지만, 평소 숙련도가 떨어진 육상자위군의 재블린 사수들은 밀려오는 극심한 공포 때문인지 제대로 된 사격을 하지 못했다. 이에 1기도 격추하지 못하고 도리어 날아오는 60mm 플라즈마 활성탄 로켓에 온몸이 찢어지며 즉사하고 말았다.

20여 분간 도로 위 피의 향연은 봉황 지상공격기와 흑주작 전폭기에 장착했던 모든 무기가 떨어진 후에야 끝나고 말았다. 지상 타격 임무를 완수하고 사라진 204도로 위는 그야말로 화약 냄새가 진동했고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검붉은 화염이 기동전투차와 각종 장갑차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타다만 육상자위군의 시체들이 너부러져 있었다.

그 시각 네시초코 해안에는 WAH-91SP 송골매 공격헬기의 공중 엄호를 받으며 수십 대의 C-24P-N 상륙돌격장갑차가 해변에 도착해 제2해병사단 해병들이 하차하여 주위 해변을 장악해 나갔다.

★ ★ ★

2021년 2월 11일 06:00,

일본 혼슈 시네마현 하마다 해안 북동단 15km 해상(제53상륙전단).

상륙작전이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난 시점, 하마다 동북단 해변에도 WAH-91SP 송골매 공격헬기의 공중 엄호를 받으며 K-24P-N 상륙돌격장갑차에서 하차한 해병대원들이 전방 2km까지 점령해 나갔고 제53상륙전단대에서 출발한 각종 전차상륙함인 LST까지 해변에 도착해 제3해병기동사단의 주력 전차인 C-3 백호 전차가 모습을 드러내며 한층 강화된 화력으로 해변 일대로 퍼져나갔다.

두두두두두두두~

그리고 해병대가 탑승한 KUH-M50 슈퍼수리온 기동헬기 수십 대는 하마다 항구를 점령하기 위해 남서단 상공으로 날아갔다.

해변 일대는 제53상륙전단과 함께 온 대형 수송함과 민간선박이 정박할 마땅한 장소는 아니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와 해군작전사령부에서는 전차와 각종 장갑차를 실은 수송함과 민간선박은 사전에 침투한 특전사와 기동헬기대대 병력을 이용해 하마다 항구를 점령한 후 크레인을 이용해 하선시킬 계획이었다.

1시간 후 서서히 밝아지는 하마다 북단 해변에는 일부 하선한 제1해병기동사단 소속의 수색전차대대 C-3 백호 전차가 저마다 우렁찬 엔진음을 울리며 해변 상단 쪽에서 이동했고 바다에서는 수십 대의 C-24P-N 상륙돌격장갑차가 수송함과 해변을 오가며 4개 공수육전사단의 병력을 실어 날랐다. 그리고 해변 한쪽에는 하선한 특전사 수천 명이 완전군장을 매고 보기 좋게 늘어섰다.

한편 해변 중앙에 마련된 대형 임시 막사에는 이번 상륙전에 참여한 모든 지휘관이 모여 다음 작전에 대한 간단한 회의가 진행되었다.

이번 일본 원정군의 총사령관이자 해병대사령관인 이훈상 중장이 참모진을 보며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해병대사령관과 함께 온 작전참모처장인 윤홍규 준장이 대답했다.

“하마다항 상황은 어떤가?”

“네, 현재 특전사와 기동헬기대대의 해병대 병력으로 순조롭게 항구를 점령하여 잠시 후면 민간선박의 모든 전쟁물자 하선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하선이 완료될 때까지 긴장 풀지 말고 만전을 가하라고 다시 한번 전하게.”

“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육상자위대 움직임은?”

“네, 현재 히로시마현의 아키에 주둔 중인 제13기계화여단의 본진이 기동을 시작해 현재 히로시마시의 433번 도로를 타고 북진 중이며 예하 부대 중 요나고 주둔군인 제8전차연대가 고속 기둥으로 서진 중임을 정찰위성에서 탐지해 알려왔습니다.”

“거리와 도달까지 시간은?”

“제13기계화보병여단 본진은 직선거리로 65km, 도로 이동 거리는 128km입니다. 대략 3시간이며 교전 거리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8전차연대는 직선거리 71km, 도로 이동 거리는 83km입니다. 적어도 2시간이면 교전 거리에 도달합니다.”

“3시간과 2시간이라, 공수육전사단 병력이 모두 하선하는데 3시간이면 문제없나?”

“네, 충분합니다. 2시간이면 모두 하선이 가능합니다.”

“좋아! 그럼 제3해병사단의 수색전차대대가 먼저 출발해 8전차연대 상대한다. 그리고 공수육전사단장들은 하선이 완료되는 대로 사전 작전 안대로 신속하게 움직이기 바랍니다.”

이훈상 중장은 4명의 공수육전사단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걱정하지 마시라요. 신속하게 움직이갔습네다.”

“네, 사령관님.”

“알갔습네다. 사령관 동지.”

이번 작전에 참여한 4개의 공수육전사단은 북한 제8특수군단 출신들로 편성된 부대였기에 4명의 사단장 중 2명이 북한 장성 출신이었다.

“윤 처장.”

“네, 사령관님.”

“네시초코 해변 상륙에 대한 현황 보고는 올라왔나?”

“10분 전 보고 내용을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2해병사단과 제6해병여단 병력 모두 상륙이 완료되었고 각종 장비가 하적 중이며, 육상자위군의 제4기계화사단이 제1공수특전여단 소속 11지역대의 기습공격과 지상공격기 폭격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고 합니다.”

“이거 시작부터 조짐이 좋군그래! 자! 그럼 다들 각자 위치에서 상륙작전을 마무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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