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1화 (201/605)

남벌

2021년 2월 05일 08:20,

일본 혼슈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미쓰비시 그룹의 핵심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의 조선소와 수많은 공장이 금일 새벽 한국 공군의 공습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식에 미쓰비시중공업의 본사인 요코하마 빌딩 최상층에서는 미야나가 순이치 사장을 비롯해 중진 이사진과 대주주들이 모여 비상회의를 가졌다.

“현재 피해를 본 공장과 자회사에 대해 말해보시오.”

상기된 표정으로 미야나가 순이치 사장이 회의석에 참석한 임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가카시 조선소에 이어 시모노세키 조선소마저 조센징 공습 공격으로 잿더미가 되어버렸습니다.”

“상세한 피해 현황을 말해보시오.”

조선소 사업을 총괄하는 야나기다 마사히로 부사장의 보고에 미야나가 순이치 사장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말했다.

“상세하게 보고할 게 없습니다. 조선소 전체가 잿더미입니다.”

“뭐라고요? 그게 정말이오?”

“그렇습니다. 완전히 불타버리고 말았습니다.”

야나기다 마사히로 부사장의 짧은 보고가 끝나자 이어 나카가이치 유이치 부사장의 보고가 이어졌다.

“현재 고베의 타카사고 석유화학 발전소 역시 한국놈들의 공격으로 발전소 전체로 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 지역 소방서와 근무원들이 화재 진압 중이나 가망 없어 보입니다.”

“항공우주시스템 공장 16동 모두 전소하였다는 보고입니다. 그리고 조립이 완료되어 인계절차를 걸치고 있던 JX-1 제로센 전투기 24기 역시 모두 심각하게 손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이외 F-35A 정비창 역시 모두······.”

오기노 마사지 부사장은 피해 현황을 보고하다 말고 눈물을 흘리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뒤이어 군수공장을 비롯해 기계설비 공장과 백색가전 생산 공장, 그리고 경전철 조립공장 등 미쓰비시의 주요 생산제품 공장들의 피해 현황 보고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우주발사체 조립공장은 괜찮습니까?”

계속된 암울한 보고에 미야나가 순이치 사장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낙담한 어조로 나지막이 물었다. 역시나 대답은 절망적이었다.

“죄송합니다. 우주발사체 공장 역시 현재 조센징 전폭기 포격으로 공장 전체가 불바다가 되었다는 보고뿐입니다.”

일본 정부로부터 우주발사체 사업의 독점형식으로 수주를 받는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2월, 아베 총리로부터 비밀리에 고체 연료를 탑재하는 최신형 H-IIIA 우주발사체 30기를 최대한 빨리 조립하라는 수주를 받고 모든 근무자가 철야 작업을 통해 조립 중이었다.

“전부 다 말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협력 업체 공장까지 모두 공격을 받아 모두 파괴된 상태입니다. 작업 중이던 근무자 피해도 천여 명이 넘고 있습니다.”

미야나가 순이치 사장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금까지 피해 현황을 돈으로 환산하자면 수십조 엔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이었고 미쓰비시중공업은 망했다라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무거운 정적이 회의실을 전체를 휘감았고 회의에 참석한 임원과 주주들은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했다.

일본 미쓰비시 그룹의 핵심 3대 기업 중의 하나인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렇게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강제 폐업이 되고 말았다. 아이러니한 것은 미쓰비시 그룹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은 1870년 설립자 이와사키 야타로가 정부 소유의 나가사키 조선소를 리스하여 풀스케일 조선소 운영을 시작으로 사업을 늘려나갔고 일제 강점기 기간 조선 노동자의 노동력 착취를 통해 다각적 사업망 확충했고 특히 조선·광업 부문을 토대로 전기·항공기·화학·석유 등 중화학공업부문에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1934년 미쓰비시중공업이 되었다. 당시 일본 최대의 기업으로서, 전투기, 기차, 선박을 제조했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 후 점령군의 명령에 따라 재벌이 해체되었다가 6 ·25전쟁으로 일본 경제가 부흥하자 해체되었던 회사들이 재결합을 시도, 1954년 종합상사로서 미쓰비시상사가 부활했고 지금은 일본 3대 재벌 중의 하나인 미쓰비시 그룹이 되었다.

전범 기업이자 극우 기업의 대표 격인 미쓰비시중공업은 전쟁으로 흥했고 전쟁으로 망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나는 지금 그룹 본사에 갔다 올 테니 임원진과 주주들은 대책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모아주시오.”

미야나가 순이치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힘없이 말을 내뱉은 그때 갑자기 빌딩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이에 미야나가 순이치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지진이라 생각했는지 신속하게 회의 탁자 밑으로 몸을 숨겼다.

“지진인가?”

하지만 흔들림은 더욱 심해졌고 이내 상층부터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엄청난 화염이 빌딩 전체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엄청난 대폭발이 일어나며 요코하마 초고층 빌딩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콰아앙! 쾅! 쾅!

요코하마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반경 3km까지 몽땅 날아간 요코하마 시내 전체에 충격파와 함께 열 폭풍이 전해졌고 1m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의 흙먼지가 시내 전체를 덮었다.

이러한 참혹한 광경을 광학렌즈를 통해 확인한 청룡 전략폭격기 1기가 요코하마 상공 35km에서 비행했고 다음 목표지점을 향해 기수를 돌렸다.

★ ★ ★

2021년 2월 05일 08:20,

일본 이즈모 북서단 65km 해상(충무공이순신함).

충무공이순신함의 전탐관은 최고속도 마하 1.6으로 다가오는 제15예비항공단 소속의 F-1 전투기 70기를 탐지했고 해궁 미사일 사거리 안으로 진입하자 전술통제관에게 보고했다.

“표적 70개, 현재 거리 198km, 해궁 미사일의 요격 사거리 안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알았다. 대기.”

전술통제관은 대답과 동시에 함교에 통신망으로 알렸다.

- 함장님! 일본 전투기가 해궁 미사일 사거리 안까지 진입했습니다.

- 현재 발사관에 장전된 미사일 개수는 몇 기인가?

- 네, K-VLS-II 발사대에 장전된 미사일은 총 85기입니다.

- 효율적인 대공 방어를 위해 자동 대공 방어시스템으로 전환한다.

- 네, 알겠습니다.

“전술관! 본 함 대공 자동방어시스템으로 전환한다.”

“네, 대공 자동 방어시스템으로 전환합니다. 전환 완료.”

본 함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해 위험순위를 자동으로 계산하여 선별하고 함 내 보유한 미사일 잔량을 확인하여 효율적인 대응에 들어간 호큘라 슈퍼컴퓨터는 1차로 30기의 해궁 미사일을 발사했다.

“ 표적 1번부터 30번까지 표적 세팅 완료! 해궁 미사일 30기 발사됩니다.”

전투지휘실의 오퍼레이터들은 이제 슈퍼컴퓨터의 요격절차에 대해 계속해서 보고를 올라옴과 동시에 K-VLS-II 수직발사관에서 푸른빛을 발하며 30기의 해궁 미사일(GTAS- 150 함대공 미사일)이 솟아오르며 북동단으로 방향으로 날아갔다.

“1번 표적 도달까지 95초, 2번 96초.”

이때 전탐관의 보고하는 목소리가 전투지휘실을 울렸다.

“적 전투기에서 각 1기씩의 공대함 미사일 발사되었습니다. 미사일 기종은 ASM-3 공대함 미사일로 사거리 300km에 마하 3.8로 날아옵니다.”

총 70기에 달하는 ASM-3 공대함 미사일 하얀 항적을 그으며 빠르게 충무공이순신함으로 날아왔다. 이에 함교에서는 오현우 부함장이 확신 찬 목소리로 안윤준 함장에게 말했다.

“저 어선들입니다. 저놈들이 탐지 정보를 전투기에 전달하고 있는 듯합니다. 함장님.”

“음! 이거 나중에 문제 소지가 있겠구먼!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뭔가를 결심한 안윤준 함장은 전투지휘실에 지시를 내렸다.

- 전통관! 스퀴테 함포로 본 함으로부터 50km 이내에 있는 모든 민간어선에 대한 공격을 가하도록!

- 네? 함장님! 나중에 문제 소지가 있을······.

- 전시 중에 민간어선을 통해 상대 함정을 탐지하는 건 군사적 행동으로 봐야 한다. 즉시 시행하도록, 뒤 일은 내가 책임진다. 이상.

- 네, 알겠습니다.

F-1 전투기 요격과 ASM-3 공대함 미사일 요격 진행 보고 소리에 시끄러운 전투지휘실에 전술통제관이 사격통제관에게 지시를 하달했다.

“사통관 본 함으로부터 반경 50km 이내로 접근하는 민간어선에 대해 스퀴테 함포로 공격한다. 탄 종류는 일반 고폭탄으로 전환.”

“네, 일반 고폭탄으로 전환 및 함포 공격 시행합니다.”

충무공이순신함의 함수에 있는 2연장 스퀴테 함포가 우측으로 회전했다. 이후 사격통제관의 명령에 따라 2연장 스퀴테 함포는 주퇴 운동을 번갈아 가며 육중한 폭격음과 함께 고폭탄을 발사했다. 몇 초도 안 되어 충무공이순신함 근처에서 조업 활동을 하던 민간어선에 고폭탄이 정확하게 명중하며 폭발했다.

콰아앙! 콰아앙! 콰앙!

일반 고폭탄이었지만 마하 8에 달하는 운동에너지에 조그마한 민간어선들은 수십 미터까지 치솟은 물기둥과 함께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며 온갖 파편들이 하늘로 비상했다. 거친 물결과 함께 민간어선은 흔적도 없이 깔끔히 사라졌다. 이렇게 레이더상에서 민간어선의 표기 점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호큘라 슈퍼컴퓨터는 미사일 잔여 수량을 계산하며 Shield-M2 단거리 미사일과 CLWS(근접방어체계)인 22mm 레이저 벌건 빔인 라스트 샷이 작동하며 날아오는 일본 미사일을 위험순위에 따라 요격해 나갔다.

“1차 해궁 미사일에 F-1 전투기 30기 모두 요격 성공했습니다.”

충무공이순신함과 거리 12km 지점에서 6기의 ASM-3 공대함 미사일이 라스트 샷 레이저 벌컨 빔에 맞고는 공중 폭발했다.

“적 공대함 미사일 모두 요격 성공.”

“적 전투기 양 진형으로 갈라지며 2차 공대함 미사일 발사했습니다.”

제15예비항공대 소속의 F-1 전투기는 각 20기씩 좌우로 갈라지며 다시 한번 40기의 ASM-3 공대함 미사일을 발사했다.

“F-1 전투기를 향해 해궁 미사일 20기 발사합니다.”

“ASM-3 공대함 미사일 40기를 목표로 해궁 미사일 20기 발사합니다.”

전투지휘실로부터 들려오는 보고를 들으며 가끔 함교의 창문 넘어 육안으로 보이는 섬광들을 바라보며 안윤준 함장은 나지막이 말했다.

“가미카제야 뭐야! 죽을 걸 알면서도 불 속에 뛰어드는 불나방 같군그래.”

“함장님! 무슨 꿍꿍이가 있는 듯합니다.”

“그런 거 같군! 뭔가 느낌이 불길해! 적 어선은 어떻게 되었나?”

“네, 현재 8척 남았습니다.”

F-1 전투기 조종사들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하와이 대공습을 당시의 가미카제를 연상하듯 해궁 미사일에 요격을 당하면서도 최고속도로 충무공이순신함을 향해 날아왔고 장착된 마지막 남은 함대 미사일 1기를 마저 발사했다.

이에 충무공이순신함의 호큘라 슈퍼컴퓨터는 빠른 연산 계산을 통해 적절히 요격과 공격을 가해왔지만 조금씩 F-1 전투기와의 거리는 좁혀졌고 라스트 샷으로 요격하는 사용빈도가 높아갔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아앙!

충무공이순신함의 전방 5km 지점에서 번쩍거리는 섬광들이 줄줄이 일어났다.

이제 남은 F-1 전투기는 총 12기! 그리고 공대함 미사일은 22기가 남은 상태에서 수직발사관에 장전된 해궁 미사일은 모두 소진되었다. 이에 Shield-M2 단거리 미사일과 라스트 샷으로 요격에 들어간 가운데 광역 레이더 운용 레이더 전탐관의 예기치 못한 보고가 전투지휘실과 함교를 때렸다.

“방위각 1-2-0, 거리 20, 고도 15지점에 미상의 항공기 1기 탐지! 기종 확인 불가! 현재 분석 중입니다.”

이에 안윤준 함장은 급히 통신 수화기를 들고는 소리쳤다.

- 20km까지 접근하도록 뭐 한 거야? 기종은?

- 죄송합니다. 현재 기종 분석 중입니다. 기, 기종 확인되었습니다.

- 뭔가?

- 기종은 B-1B 랜서입니다.

충무공이순신함이 자동방어 모드로 F-1 전투기와 교전하는 사이 블록 H급 최신 기종인 B-1B 랜서 전략폭격기는 강력한 슈퍼 재밍을 방출하여 레이더를 속이고 폭탄 투하 근접거리까지 은밀히 침투했다.

- 랜서? B-1B 랜서 전략폭격기란 말인가?

- 네, 맞습니다. 랜서에서 폭탄 투하!

폭탄 투하라는 말에 안윤준 함장은 항해장에게 긴급 명령을 내렸다.

“방위각 2-3-5 우현 급속 전타! 속도 최대로.”

충무공이순신함은 순간속도를 올리며 앞으로 튀어나가자 함 내 승조원들은 일제히 뒤로 밀렸다. 그리고 급격히 우현으로 기울어지며 선회하기 시작했다.

- 포탄 기종은 GBU-39C SDB 자체유도 활공폭탄으로 확인 총 144발입니다. 착탄까지 58초입니다.

안윤준 함장은 가슴이 섬뜩해짐을 느꼈다. 144발 중 몇 발을 맞는다 해도 침몰까지는 가지 않는다. 하지만 레이더나 여러 첨단장비가 피격으로 인해 고장이 난다면 당분간 전투함정으로써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기에 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지금까지 여러 교전이 있었지만, 지금만큼 위험한 순간은 없었다.

총 6개의 라스트 샷 중 3개가 하늘로 지향하고는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는 GBU-39C SDB 자체유도 활공폭탄을 향해 빛줄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일자로 뻗어 나가는 빛줄기에 하늘에서는 화려한 불꽃 쇼가 연출되었다.

- 현재 GBU-39C SDB탄 84기 남았습니다. 착탄까지 38초!

다급한 나머지 3개의 라스트 샷마저 하늘을 향해 빛줄기 화망을 형성하며 마하 1의 속도로 떨어지는 죽음의 폭탄들을 요격에 들어갔다.

- 현재 GBU-39C SDB탄 56기! 착탄까지 29초!

안윤준 함장은 급히 통신관에게 외쳤다.

“기관실 연결해.”

“연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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