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7화 (197/605)

파멸의 시작!

2021년 2월 05일 02:30,

일본 오키섬 남동단 18km 해상(줌왈트급 구축함전대).

“적 함에서 함포탄 다수 탐지되었습니다. 2기 3기······ 함포탄 숫자 계속 늘어납니다. 목표는 3번 함인 룬던 B 존스함! 초탄 도달까지 29초! 속도가 상당합니다. 현재 마하 10 이상입니다.”

줌왈트함 전투지휘실의 전탐관으로 청천벼락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미사일인가?”

“확실친 않지만, 미사일보단 매우 작습니다.”

“대체 뭐란 말인가?”

야마모투 젠쥬르 제독은 전대 통신망으로 명령을 내렸다.

- 전 함대 즉시 CIWS 레일건으로 요격에 들어간다. 적 함에 대한 레일건 사격도 계속해서 실시하라.

줌왈트급 구축함 4척에서는 CIWS(근접방어체계)를 책임지고 있는 8MJ급 레일건이 함상 내부에서 모습을 드러내고는 이내 서단 방향으로 포신이 돌아간 후 자동으로 급속 사격에 들어갔다.

퉁! 퉁! 퉁! 퉁! 퉁! 퉁! 퉁! 퉁!

분당 500여 발에 달하는 엄청난 연사 속도를 자랑하는 8MJ급 레일건 4곳에서 날아가는 요격용 금속탄은 마하 8에 달하는 속도로 플라즈마 응집탄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잠시 후 마하 8에 달하는 속도로 날아온 요격용 금속탄은 자체적인 속도 물리력으로 고밀도 플라즈마 응집탄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밤하늘 상공에서 차례대로 별빛이 반짝이듯 짧은 섬광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 ★ ★

2021년 2월 05일 03:30 (미국시각 4일 11:30),

미국 버지니아주 챈틀리(통합위성센터).

같은 시간, 한반도 상공의 첩보 및 정찰 임무로 운용 중인 각종 군사위성과 통신이 끊어진 소식에 해당 기관들의 긴급영상회의가 소집되었다. 이에 국방부 소속의 첩보기관과 중앙정부 소속의 첩보기관 책임자들은 1시간 만에 통합위성센터 영상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현재 지오(GEO) 5, 6, 7호 정지 군사위성 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선회하는 KH11급 2기와 KH12급은 1기, 그리고 라크로스레이더위성 4기 모두 통신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동 시간대에 일어난 일로 봐서는 타 국가의 요격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미국 첩보위성을 총괄하는 국가정찰국(NRO)의 마르티네즈 부국장이 현재 상황에 대해 화면상에서 모습을 보이고는 간략하게 브리핑을 했다.

“대체 어떤 국가가 우리 군사위성 10기를 동시에 요격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것도 지구 곳곳에서 선회하고 있는 위성을 말이오.”

국가안보국(NSA) 메덕스 부국장이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묻자 이에 마르티네즈 부장이 대답했다.

“현재 기준으로 위성 요격이 가능한 전력을 구축한 국가를 정리해 보자면, 첫 번째가 러시아입니다.”

“러시아요? 아무리 러시아의 미사일 전력이 뛰어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했다 쳐도 기껏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은 1기나 2기 정도가 한계라 봅니다. 동 시간대에 위성 10기를 한 번에 공격할 능력은 제가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는 없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었다면 우리 측에서 충분히 사전에 탐지가 되었겠지요.”

중앙정보국(CIA) 글래빈 부국장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맞습니다. 글래빈 부국장! 가장 의심할 국가로 러시아라는 거지 꼭 러시아가 했다는 건 아닙니다. 클래빈 부국장 말대로 1기나 2기는 요격이 가능할 수 있고 또한 우리 측에서 충분히 사전에 탐지하여 제압할 수 있습니다.”

“그럼 대체 어느 국가란 말입니까? 중국? 영국? 프랑스?”

국가안보국(NSA) 매덕스 부국장은 답답한지 주먹으로 가볍게 회의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중국은 현재 한국에 패전해 시국이 불안한 상태에서 이런 계획을 수립할 입장이 안 되고 영국이나 프랑스는 우리와 동맹국입니다. 그럴 순 없지요.”

“그러니까 대체 어느 국가란 말이오?”

재차 매덕스 부국장이 질문을 던지자 대답은 다른 화면에서 들려왔다.

“한국입니다. 지금은 정식국호가 대한민국이지요.”

여러 첩보기관 책임자들의 시선이 국방정보국(DIA) 마이클 T. 죠시 국장에게 쏠렸다.

“한국이라니요? 한국 군사력으로 그게 가능하단 말입니까?”

이번에도 매덕스 부국장이 질문하자 마이클 T. 죠시 국장이 대답했다.

“매덕스 부국장이 국내 정보만 수집하다 보니 대외 정보력이 달리는가 봅니다.”

“무슨 그런 말을?”

“우리 국방정보국은 작년에 발발한 한중전을 시작으로 한국의 군사력에 대한 전반적인 첩보 활동을 해왔습니다.”

마이클 T. 죠시 국장은 뭔가를 준비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영상통화 화면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바뀐 영상통화 화면에는 대형 스크린 옆에 선 마이클 T. 죠시 국장이 보였다.

“한중전 발발 당시 이곳에 계신 분들은 한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까?”

가볍게 질문을 던진 마이클 T. 죠시 국장은 회의 참석자들의 화면들을 천천히 둘러봤다. 그리고 아무 말이 없자 살짝 미소를 보이고는 말을 이었다.

“화면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마이클 T. 죠시 국장이 가리킨 화면에는 저번 한중전 당시 첩보 활동으로 비밀리에 촬영한 전쟁 장면 영상이 보였다.

한국 기갑 전차 중 C-3 백호 전차라 불리는 전차의 광자포 발사 장면들이 편집되어 보였고 또한 우주 상공에서 중국 탄도탄 미사일이 요격되는 장면도 보였다. 어디선가 나타난 빛줄기에 중국의 탄도탄 미사일들이 중간단계도 도달하지 못하고 모두 요격당하며 폭발하는 장면들이었다. 또한, 울릉도에 정박 중이던 200m가 넘은 한 척의 순양함의 모습도 보였다.

잠시 후 5분 정도의 영상이 끝나고 마이클 T. 죠시 국장만 보이는 영상으로 바뀌자 여기저기 화면에서 질문이 쏟아졌다.

“저게 현재 한국군의 군사력이란 말입니까?”

다른 첩보기관보다 국내 첩보를 맡은 국가안보국(NSA) 매덕스 부국장이 놀란 눈을 하고 말했다.

“한국이 입자형 무기를 개발했다는 겁니까?”

“한국에 중순양함이 운용하다니······. 언제 저런 함정을 개발한 것입니까?”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하고 마이클 T. 죠시 국장은 요점만을 말했다.

“CIA 국장님은 대략 아실 거로 생각합니다. 한국은 2017년부터 이러한 무기 개발을 해왔습니다. 또한, 입자형 무기를 탑재한 전차를 실전에 배치해 한중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레이저 무기까지 활용하여 중국 탄도탄 미사일을 쉽게 요격했습니다. 아마도 요격위성까지 운용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요격위성까지 운용한단 말입니까? 왜 그런 정보를 지금까지 공유하지 않았습니까?”

“가용한 모든 수단을 통해 한국 요격위성을 찾아봤으나 실체는 확인 못 한 상태입니다. 실체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정보 공유를 할 수 없었습니다.”

“충격이군요.”

“마지막으로 울릉도에 정박한 순양함을 보셨지요? 함정 이름은 충무공이순신함이며 우리 기준으로 중순양함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함정이 일본 해상자위군의 제3호위대군과 제1항모전단을 괴멸시킨 함정으로 파악됩니다. 단 1척으로 말입니다.”

“정말 그게 사실입니까?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요. 어떻게 한국이 이렇게 짧은 기간 발전할 수 있는지······.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겁니까?”

다시 한번 국가안보국(NSA) 매덕스 부국장이 질문했다. 이에 국방정보국(DIA) 마이클 T. 죠시 국장은 카메라를 주시하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그 부분은 극비 중의 극비기에 아직 밝힐 순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 한국의 첨단 무기를 봤을 때 충분히 우리 군사위성을 공격해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얘기입니다.”

영상통화 화면에 보이는 각 첩보기관의 수장들 얼굴은 그야말로 충격에 사로잡힌 표정들이었다.

“오늘 보신 영상 또한 SS급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여러분에게 공개하는 것은 이제는 모든 첩보기관이 한국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특히 군사기술에 대한 첩보 활동을 강화하여 이번 위성 공격에 대한 증거확보와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 ★

2021년 2월 05일 03:30,

일본 오키섬 동남단 18km 해상(줌왈트급 구축함전대).

충무공이순신함(CG-1101)과 해상전이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난 시점, 탁월한 요격률을 보이던 8MJ급 레일건 역시 100% 요격은 불가능했다. 요격용 금속탄 화망을 뚫고 살아남은 고밀도 플라즈마 응집탄이 줌왈트급 구축함전대를 덮쳤다.

콰앙! 콰아앙!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온 플라즈마 응집탄은 3번 함인 룬던 B 존스함에 연속적으로 가격을 가했고 거대한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또한, 4번함인 앤더우디함 역시 우현에 직격을 당해 엄청난 화염에 휩싸인 채 검붉은 화염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 3번함, 룬던 B 존스함 침몰 중!

- 4번함, 우현에 직격당해 화재 발생!

- 4번함 교전은 가능한가?

- 네, 현재 화재 진압 중이며 교전에는 문제없습니다.

야마모투 젠쥬르 제독의 질문에 4번함 앤더우디함의 야나기다 마사히로 함장은 충격에 넘어져 벽에 부딪힌 머리를 매만지며 답해왔다.

야마모투 젠쥬르 제독은 4대1로 싸우는 함포 전에서도 충무공이순신함(CG-1101)에 밀리자 함대함 미사일 발사 명령을 전 함대에 내렸다.

- 전 함대 함대함 미사일 공격 시행한다. 함정당 각 4기씩 슈퍼 하푼 미사일 발사한다.

RGM-84(Harpoon Block II) 함대함 미사일을 개량에 개량을 통해 개발한 한 기당 백억 원에 이르는 RGM-85(Super Harpoon Block I) 슈퍼하푼 12기가 3척의 줌왈트 구축함에서 발사됐다. 2단 스크램 제트엔진을 탑재해 마하 6에 가까운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슈퍼하푼은 발사 후 목표물인 충무공이순신함(CG-1101)까지 65초면 도달하는 속도였다.

슈우와~ 슈우와~ 슈우와~ 슈우와~ 슈우와~ 슈우와~

스트램 제트엔진에서 뿜어내는 추진체의 붉은 광점은 몇 초도 되지 않아 동단 상공으로 사라졌다.

“줌왈트함! 슈퍼하푼 4기, 2번함 마이클 몬수어함에서 4기 발사! 4번함 앤더우디함에서도 다행히 4기의 슈퍼하푼 정상적으로 발사 성공했습니다. 총 12기 첫 번째 슈퍼 하푼 적 함정 착탄까지 47초입니다.”

줌왈트함 사격통제관의 보고에 야마모투 젠쥬르 제독은 재차 함대함 미사일 공격명령을 내렸다.

“2차 슈퍼하푼 각 함정당 2기씩 추가 발사한다.-

“2차 발사 명령 하달합니다.”

야마모투 젠쥬르 제독은 한 기당 일백여 억 원에 달하는 슈퍼 하푼 미사일에 대해 사정없이 발사 명령을 내렸다. 한 척당 45억 달러에 달하는 줌왈트급 구축함을 잃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편 충무공이순신함(CG-1101)도 계속해서 날아오는 레일건 금속탄 요격에 성공은 했으나 요격된 금속탄의 일부 파편이 선체까지 날아와 부딪치며 선체에 손상을 줬다. 하지만 다행히도 교전을 수행하는 데 있어 레이더나 각가지 통신장치에 이상은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