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의 시작!
2021년 2월 05일 02:25,
서울시 용산구 CC탱커(전략요격위성 제우스 1호 관제실).
제4호위대군 소속 함정들이 침몰하는 가운데 전략요격위성 제우스 1호 관제실에서는 강이식 합참의장의 명령에 따라 현재 한반도 상공 정지궤도에 떠 있는 여러 위성에 대한 표적 리스트 작업 중에 있었다.
“표적 리스트 좌표 확인!”
“표적 1번, 2번, 3번 리스트 좌표 확인합니다.”
현재 제우스 1호의 표적 대상은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일부까지 정찰이 가능한 미국에서 운용하는 군사위성인 지오(GEO) 5, 6, 7호였다.
“플라즈마 출력 확인!”
“현재 출력 85% 요격하는데 이상 없음!”
임수호 관제장의 확인 질문에 해당 운용담당 오퍼레이터들의 대답이 들려왔다. 이에 임수호 관제장은 숨을 길게 한번 쉬었다. 지금 내리는 명령에 만에 하나 군사 대국 미국과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좋아! 1번 표적부터 요격에 들어간다. 1번 표적 발사!”
“발사!”
임수호 관제장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제우스 레이저포를 발사하는 사격담당 오퍼레이터는 오른손의 검지에 힘을 주며 당겼다. 조종간 레버의 사격 버튼이 눌러지며 제우스 1호의 레이저포에서 파란 빛줄기가 순간속도로 발산했다.
추융!
발사와 동시에 36,000km 상공에 있던 위성 1기가 빛줄기에 뚫리면서 폭발했다.
콰아앙~ 슈와아아아~
폭발 이후 위성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기며 뜨거운 열기에 녹아나며 산화했다.
“1번 표적 명중!”
“2번 표적 발사!”
“발사!”
“이어서 3번 표적도 발사!”
“발사!”
짧은 시간 3번의 파란 빛줄기에 미국의 군사위성 지오(GEO) 5, 6, 7호는 우주의 먼지 신세가 돼버렸다.
“제우스 1호 TCS 모드로 전환한다.”
“제우스 1호 TCS 모드 전환!”
요격 임무를 마친 제우스 1호는 TCS(투명 은폐 시스템) 모드로 전환하며 우주 공간에서 자신의 모습을 감췄다.
또한, 저궤도에서 한반도를 하루 14.5회 선회하는 광학 위성인 KH11급 2기와 KH12급은 1기, 그리고 라크로스레이더위성 4기 역시 삼족오 우주전투기의 레이저포에 모두 격추당했다. 한편, 동북아 전역을 감시하는 각종 군사위성 10기와의 통신이 끊긴 미국의 통합위성센터는 발칵 뒤집혔다. 이에 국방부와 여러 첩보기관에서 긴급회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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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05일 02:25,
일본 오키섬 남동단 18km 해상(줌왈트급 구축함전대).
초음속 대함 미사일 요격용인 SM-7 함대공 미사일까지 발사하여 제4호위대군 구축함에 대공 방어 지원을 하였으나 아바리스 극초음속 함대함 미사일 1기만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을 뿐 활활 타오르는 화염에 뒤덮여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제4 호위대의 함정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줌왈트급 구축함전대의 야마모토 젠쥬르 제독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이제 일본에 남은 해상전력은 줌왈트급 구축함 4척과 제1호위대군, 그리고 제2호위대군 소속의 제2호위대, 지방대는 오코스카지방대, 마이즈루지방대, 오미나투지방대, 마지막으로 잠수함 오야시오급 잠수함 9척, 소류급 7척, 와카시오급 1척이 남았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던 야마모토 젠쥬르 제독은 눈을 뜨며 전투지휘실에 연락을 취했다. 야마모토 젠쥬르 제독은 줌왈트함의 함장직까지 겸임하며 직접 지휘했다. 몇 차례의 해전으로 함장을 역임할 일등해좌 장교들이 전사하여 인력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이번엔 야마모토 젠쥬르 제독이 직접 해군막료장에 부탁하여 함장을 역임하게 되었다.
“전술통제관! 아직도 적 함 탐지가 안 되나?”
뮬니르-PIP 탄도탄 미사일 발사 당시 잠깐 레이더에 탐지되었던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은 대략적인 위치는 파악했지만, 레이더상에 탐지가 되지 않아 이렇다 할 공격을 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아직 탐지가 안 됩니다.”
“제길, 대체 뭐로 만들었는지 탐지가 안 되느냐 말이야.”
이때 이세함(DDH-182)에서 긴급 이함한 F-35B 전투기 4기와 EA-18GE 그라울러 전자공격기 4기가 오키섬 주위를 선회하다가 통신을 보내왔다.
- 여기는 이세함 항공대 11편대장 오타니 쇼헤이 삼등공좌입니다. 현재 이세함 침몰로 다음 임무에 대한 명령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 알았다. 현재 적 함에 대한 대략적인 위치는 아는가?
- 네, 알고 있습니다.
- 그럼 그라울러 편대와 함께 적 함대로 비행해 위치 정보를 보내주기 바란다. 이것은 정찰 임무니 적 함에 대해 공격은 하지 말도록
- 알겠습니다. 임무 수행하겠습니다.
“전술통제관! 11편대로부터 탐지정보 받는 대로 레일건 공격을 감행하도록.”
통신을 마친 F-35B 편대와 EA-18GE 편대는 동단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 그리고 EA-18GE 그라울러 전자공격기의 강력한 교란전파를 발산해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레이더를 교란했다.
한편 야마모토 젠쥬르 제독 역시 통신을 마친 후 전대 통신망을 개방하고 3척의 구축함의 함장에게 명령을 내렸다.
- 각 함 간격 4km까지 넓힌다. 대형은 횡대 대형으로 기동 및 탐지 정보 확인 시 전 전대 레일 건 공격 감행한다.
- 2번함 알겠습니다.
- 3번함 확인했습니다.
- 4번함 네, 제독님.
줌왈트 구축함전대는 고유 해상자위군 소속의 구축함이 아닌 미 해군으로부터 대여한 구축함이라 따로 일본어로 된 함명을 부여하지 않고 취역순서에 따른 번호로 함명을 불렀다.
“제독님! 마이루즈에서 P-3C 해상초계기 6기가 현재 적 함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초계기까지 떠주면 아무리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도 탐지되는 데 문제가 없겠군.”
오키섬과 부속 섬을 방패 삼아 함정 간 1km 간격으로 종열 대형을 유지하던 줌왈트급 구축함 4척은 천천히 속도를 올리며 횡대 대형 항진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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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05일 02:25,
울산시 동단 210km 해상(충무공이순신함(CG-1101)).
제4호위대군을 괴멸시킨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은 전파 교란이 사라진 상황에서 호큘라 레이더에는 줌왈트급 구축함 4척이 희미하게나마 탐지되었다.
“전술통제관! 아직도 스퀴테 함포 공격이 불가한가?”
“네, 오키섬의 부속 섬인 나가노섬에 가립니다.”
‘저렴한 탄으로 공격 좀 하려는데 걸리적거리는군.’
혼잣말로 중얼거린 안윤준 함장은 함교에 명령을 내렸다.
“항해장! 방위각 1-8-5 우현 전타! 속도 그대로 유지!”
“알겠습니다.”
235m에 달하는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은 우현으로 급격하게 기울며 최소 선회각으로 기동에 들어갔다. 이러한 명령을 내린 이유는 스퀴테 함포탄의 발사 경로를 방해하는 나가노섬을 우회하여 사거리 경로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언제 전쟁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1기당 수십억 하는 값비싼 대함 미사일보다 몇백만 원하는 저렴한 스퀴테 함포 탄을 사용하고자 한 안윤준 함장의 생각이었다.
“현재 방위각 1-2-5, 거리 255km 지점에 항공기 다수 출현!”
전탐관이 대공 레이더에 항공기가 탐지되자 보고했다.
“전투기인가?”
“아닙니다. 확인결과 P-3C 해상초계기입니다. 총 6기입니다.”
“본 함을 탐지하려는 건가? 귀찮은 날파리가 해궁 미사일 사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즉시 발사하게.”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사거리 200km 안으로 진입한 해상자위군 소속의 P-3C 해상초계기를 향해 해궁 미사일 6기가 발사되었다.
“해궁 미사일 6기 정상적으로 발사됐습니다. 요격까지 1번 표적 245초! 2번 표적 247초!”
마하 3.5의 속도로 구름을 헤집고 날아간 해궁 미사일은 첫 번째 해상초계를 격추했다.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며 회피기동을 펼쳤으나 터보프롭의 제한적인 회피기동력에 그대로 직격당하며 폭발했다.
그리고 2번째와 3번째, 그리고 4번째 해상초계기 역시 첫 번째 해상초계기와 같은 운명을 당했다. 5번째와 6번째 해상초계기는 사거리 밖으로 회피하며 간신히 해궁 미사일의 공격에서 벗어났다. 너무나 놀란 해상초계기 조종사는 더 이상의 진입을 하지 못하고 혼슈 내륙으로 도망갔다.
“5번 표적, 6번 표적, 요격 실패! 사거리 한계로 요격 실패했습니다.”
“아쉽군그래, 다시 사거리 안으로 진입하면 바로 미사일 발사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사격통제관! 아직도 스퀴테 함포탄 불가능한가?”
“함장님! 앞으로 2km만 더 가면 스퀴테 함포 경로 확보됩니다.”
“좋아! 얼마 안 남았군!”
이때 또 다른 전탐관이 큰 소리로 소리쳤다.
“본 함으로 마하 8에 달하는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 탐지!”
“포탄? 레일건인가?”
“아마도 그런 듯합니다. 초탄 도달까지 52초! 현재까지 총 8발입니다. 아! 숫자 계속 늘어납니다.”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22mm 레이저 벌컨 빔인 라스트 샷 6문은 동단 상공을 향해 빛줄기를 뿌려댔다. 그리고 이런 6개의 하얀 빛줄기에 얻어맞은 레일건 금속탄은 섬광을 발사하며 폭발했다.
쮸쮸쮸쮸쮸쮸쮸쮸웅~ 쮸쮸쮸쮸쮸쮸쮸쮸웅~
콰앙! 콰아앙!
1m도 안 되는 크기의 금속탄을 몇억씩 하는 대공 미사일로 요격하기엔 금액적으로나 수량적으로 낭비였기에 라스트 샷 6문만으로 요격 중이었고 지금까지 20여 발의 금속탄을 모두 요격하며 100%의 요격률을 보였다.
“18번 표적 요격 성공, 19번 요격 성공, 20번 요격 성공, 현재 12기 추가로 날아옵니다.”
충무공이순신함(CG-1101)으로부터 15km 떨어진 전방 상공에서 섬광이 계속해서 번쩍거리는 가운데 사격통제관이 안윤준 함장에게 다가가 말을 전했다.
“함장님! 스퀴테 함포탄 사격 진로 확보했습니다.”
이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안윤준 함장은 이내 명령을 내렸다.
“좋아! 우리만 당할 순 없지! 레일건만 믿고 까부는 줌왈트에 뜨거운 맛 좀 보여주자고, 플라즈마 응집탄으로 전환! 우선 적 함 1척부터 포격에 들어간다.”
“스퀴테 함포 사격 제원 입력 중.”
사격통제관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함포 사격 명령을 내렸고 스퀴테 함포 운용담당 오퍼레이터는 조종간 레버를 이용해 레이더상에서 표기된 줌왈트급 구축함 3번 함인 룬던 B 존스함을 첫 번째 표적으로 설정하고 사각 조준점을 고정했다.
“스퀴테 함포 12연발 발사!”
“발사!”
쿠앙~ 쿠앙~ 쿠앙~
2연장 스퀴테 함포에서 육중한 포격음을 동반한 고밀도 플라즈마 응집탄이 연속으로 날아갔다. 분당 50여 발의 사격이 가능한 2연장 스퀴테 함포는 20초도 안 되어 12발의 응집탄을 쏟아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에나 있을법한 함대함 함포전이 70여 년이 지난 지금 이곳 동해에서 또 다른 형태로 한일 함정 간의 함포전이 시작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미 간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