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의 시작!
2021년 2월 04일 22:30,
일본 규슈 나가사키현 히라도시 상공.
흑주작 4개 편대에서 합동직격탄이라 불리는 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 정밀 유도폭탄 100 여기가 위성에서 보내는 위치정보시스템(GPS)의 유도 신호에 따라 목표지점을 향해 낙하했다.
잠시 후 사거리 24km에 달하는 구형 JDAM이 사세보 군항기지 곳곳에 착탄 하자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오르며 화염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정박해있던 소형 함정은 물론 군 기지창고와 지방대 본부 기지 등 가릴 거 없이 폭탄의 위력에 허물어지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창고에 썩고 있는 재래식 폭탄을 모두 사용하려는 의도였는지 사세보 군항에 쏟아지는 폭탄 수량은 자그마치 900kg급 200발에 달했다.
반경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대가 거대한 화염 지대로 변해 검붉은 연기가 피어나는 규슈 서부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사세보 군항은 이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
한편 사세보로부터 남동단 71km에 떨어진 타격 2조의 타격 목표지점인 오무타 테크노타운(공업단지)는 규슈의 중부에 위치하고 서쪽은 아리아케해에 접하고 있다. 구 미이케 군 다카타 정(현 미야마시 다카타 정)과 구마모토현 아라오 시·다마나 군 난칸 정·나가스 정을 포함한 독립한 도시권(오무타 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후쿠오카현의 자치단체 중에서는 5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일찍이 미쓰이 미이케 탄광의 석탄 자원을 배경으로 한 석탄 화학 공업으로 번창해 1959년에는 최대 인구 208,887명을 자랑했지만 에너지 혁명 등에 의해 종래의 공업이 쇠퇴하였고 탄광은 1997년 3월에 폐산했다. 그 이후에는 폐기물 고형 연료(RDF) 발전시설을 중심으로 한 환경 재활용 산업 등의 신흥산업(에코 타운)과 입지 조건을 살린 오무타 테크노파크(공업단지)의 기업 유치로 제2의 경제 부흥기를 맞고 있었다.
이처럼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던 오무타 테크노파크는 이 시간 이후로 그 생명을 다하고 말았다. 고고도 20km에서 낙하하는 JDAM 재래식 정밀유도 폭탄에 산업단지 시설 곳곳은 이미 잿더미로 변했거나 엄청난 화염에 휩싸인 채 어두운 밤하늘을 훤히 밝힐 뿐이었다.
제38전투비행단의 세 번째 타격 3조의 타격 목표지점인 아라오 산업단지였다. 2016년 일본이 보통 국가를 천명한 후 늘어나는 군수 물품의 수요를 맞추고자 일본 전역에 방위산업체를 통한 군수공장 준설 사업을 이어갔고 그 당시 소규모의 산업단지였던 아라오 산업단지는 50여 개의 방위산업체가 진출하면서 이제는 하청업체를 포함해 총 200여 개 방위산업체가 모여 있는 대규모 산업단지로 바뀌었다.
이렇게 거대한 산업단지는 오무타 테크노파크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화염에 휩싸인 채 불길들은 춤을 췄고 간혹, 군수공장 안에 있던 화약성분의 자재 물품으로 인한 유폭에 고막을 찢을 듯한 폭발음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산업단지 전체로 번진 불길은 밤새도록 꺼지지 않았다.
콰아앙~ 콰앙~ 콰앙아앙~
수십 미터까지 치솟은 불길은 오무타시에서도 확연히 확인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한편 이런 광경을 상공에서 비행하는 십여 대의 CF/A-25P 흑주작 전폭기에서도 뚜렷이 확인했고 비행대대장의 명령에 이내 한반도로 기수를 돌려 복귀 기동에 들어갔다.
한편 가노야에 있는 서부항공방면대 소속의 제11항공단을 타격하기 위해 출격한 제23전투비행단 소속의 CF-21P 주작과 지상공격기인 CB-30P 봉황으로 편성된 혼합비행대대는 제11항공단에서 출격한 F-35A 라이트닝II 8기와 JX-1 제로센 5기를 상대하기 위해 호위 임무를 맡은 제159전투비행대대 소속의 주작 전투기 2개 편대가 엔진 출력을 올려 앞으로 튀어 날아갔다.
일본의 E-767 조기경보관제기에서 다소 스텔스 기능이 떨어진 CB-30P 봉황 지상공격기를 탐지되면서 제11항공단에서 긴급 출격한 것이었다. 하지만 150km 떨어진 거리에서 제11항공단 소속의 일본 전투기에 일제히 미사일 락온이 걸리고 중거리 방울뱀 미사일이 13기 날아왔다.
CB-30P 봉황 지상공격기만 탐지한 채 미사일 공격 준비를 하던 제11항공단 소속의 F-35A 라이트닝II와 JX-1 제로센은 긴급 회피 기동을 펼치며 채프와 플레어를 날렸지만, 마하 8에 이르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하나씩 차례대로 격추되며 불덩어리로 변하며 지상으로 추락하거나 산산이 부서져 산화했다.
순식간에 일본 전투기 13기를 격추한 제23전투비행단 혼성비행대대는 그대로 가노야 기지에 도달했고 호위 임무이면서도 지상 공격을 위해 1발씩 내부무장에 장착했던 한국형 벙커버스터(bunker buster)인 K-CUB-01 미사일을 발사했다. 정밀유도에 따라 지상으로 활공 낙하한 K-CUB-01은 순식간에 제11항공단의 이글루에 착탄 했다. 지하 십여 미터까지 뚫고 들어가 강력한 폭발로 이글루 지하 시설을 초토화했다.
1차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가 끝나자 CB-30P 봉황 16기는 고도를 낮추고 지상 공격에 들어갔다. 일부 살아남은 대공 부대에서 고사포와 단거리 대공 미사일이 날아왔지만, 고속 회피기동을 펼치며 양 날개의 포드에 주렁주렁 날려있던 공대지 단거리 미사일 수십 발이 하얀 항적을 내뿜으며 지상으로 쏟아졌고 이내 지상 곳곳을 날려버렸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CB-30P 봉황 16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여기저기 폭발과 함께 화염에 이글거리며 기지 상공을 낮게 스치며 50mm 로켓탄과 30mm 레이저 벌컨 빔에서 불을 뿜었다. 넓게 펼쳐진 활주로는 물론 폭발한 상태로 검붉은 연기를 뿜어내는 이글루와 각종 기지 건물 등 가리지 않고 2차 3차 맹공을 가했다.
이렇게 제23전투비행단 소속의 전투기와 지상 공격기는 다시는 이곳을 공군기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파괴했다.
대규모이면서도 은밀한 스텔스 기능으로 규슈 전체에 대공세 기습공격을 감행하자 뒤늦게 알아챈 항공총대에서는 혼슈의 중부항공방면대와 남서항공혼성단 소속의 모든 항공단 전투기에 긴급 출격 명령을 내렸다. 이에 총 330기에 달하는 여러 기종의 항공자위군 전투기가 규슈로 향했고 한국 전투기의 스텔스를 무력화하기 위해 모든 조기경보관제기와 조기경보기를 규슈 상공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렇듯 이제 곧 규슈 상공은 역사에 길이 남을 대규모 한일 공중전이 시작되려 했다.
★ ★ ★
2021년 2월 04일 22:40,
울산 남동단 32km 해역(충무공이순신함).
제주도의 2/3 크기의 대마도(쓰시마섬) 전체에 검붉은 연기가 솟구치고 있었고 피난 가지 못한 일본인 천여 명이 방공 대피소에 숨어 끔찍하게 울려 퍼지는 폭발음과 진동을 겪고 있었다.
30전부터 대마도(쓰시마섬) 전역에 쏟아지는 함대지 순항 미사일과 일반 포탄의 수십 배에 위력을 가진 플라즈마 응집탄 포격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군사용 비행장과 항구 그리고 육상자위군의 주둔기지와 일부 민간인 마을까지 포연에 휩쓸린 채 부서지고 파괴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공격은 충무공이순신함(CG-1101)과 연합함대에 의해 30분간 더 이어졌다.
“함장님!”
“뭔가?”
통신관의 부름에 대만도(쓰시마섬) 방향을 바라보고 있던 안윤준 함장이 고개를 돌려 대꾸했다.
“제1함대 사령관으로 명령 하달입니다. 충무공함은 지금부터 제12호위대와 해상전 준비에 들어가라는 지시입니다.”
통신관이 하달된 명령 내용을 말했다.
“슬슬 시작하는군. 내 전술 모니터에 12호위대 위치 띄워주게나.”
“알겠습니다.”
부함장 오현우 중령의 대답을 한 후 즉시 전투지휘실에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함장 전용 전술 모니터에 현재 제13호위대 함정의 위치가 정확히 표기되어 보였다.
“시모노세키 해구를 빠져나오고 있군그래. 부함장 함포 사격은 중지한다.”
“네, 알겠습니다.”
- 함포 사격 중지!
“항해장! 방위각 1-4-3 좌현 반타! 속도 30노트까지 최대 증속 기동한다.”
“방위각 1-4-3, 속도 30노트까지 최대 증속 기동.”
함포 사격을 멈춘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함수가 좌현으로 기울어지며 235m에 달하는 거대한 몸짓이 급격히 기울어지며 거대한 파도를 헤치며 크게 선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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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04일 23:00,
일본 혼슈 시모노세키 해구(제12호위대).
구레를 주 기지로 활동하는 구레 지방대인 제12호위대는 막 시모노세키 해구를 통해 동해상으로 진입 중이었다. 20분 전까지만 해도 규슈 전역에 침투한 한국 공군 전투기에 대해 요격 임무를 수행했고 이후 항공자위군의 출격으로 요격 임무를 마치고 새로운 명령을 하달받고 막 시모노세키 해구를 탈출하고 있었다.
“호위대 일자 횡대 대열로 기동한다.”
시모노세키 해구를 빠져나와 동해 상에 진입하자 제12호위대의 기함인 세토유키함(DD-131)의 함장이자 제12호위대 지휘관인 츠마부키 사토시 일등해좌가 소속 함정에 명령을 내렸다.
명령이 하달되자 일자로 기동하던 4척의 제12호위대 소속 함정은 천천히 일자 횡대 대열을 갖추기 시작했다.
“한국 해군 함정에 대한 위치 확인되는가?”
“대략 방위각 3-5-0, 거리 190 해역입니다.”
“레이더에는 포착되었나?”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알았네. 대잠헬기 출동하고 자체 대잠경계 강화한 상태로 현 속도로 기동한다.”
“명령 하달합니다.”
10여 분 횡대 대형으로 기동하던 세토유키함(DD-131)의 전투지휘실로부터 다급한 보고가 올라왔다.
“현재 방위각 3-5-2에서 다수의 미사일 탐지! 거리 135.”
갑자기 나타난 미사일의 정체는 함교 안에 있던 츠마부키 사토시 함장과 부함장 등 승조원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사일이 나타난 해역에서는 그 어떠한 함정도 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뭔가? 미사일이라니? 전원 전투배치.”
“전원 전투배치! 전원 전투배치!”
세토유키함(DD-131)과 나머지 3척의 호위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비상벨이 울리며 비상상태를 알렸다. 그리고 전투지휘실에서는 다가오는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보고했다.
“미사일 정보 확인!”
“현재 미사일 총 12기! 거리 100, 속도 마하 3.5로 날아옵니다.”
“초음속인가?”
“네, 그렇습니다.”
“사거리 70km에서 요격 들어간다. 우리는 선두 미사일부터 1번, 2번, 3번, 4번까지 나머지는 호위함에 배당!”
“요격 절차 들어갑니다.”
잠시 후 소속함에 요격 대상을 할당하고 세토유키함(DD-131)의 8연장 Mk.29 발사대에서 RIM-7 시스패로우 단거리 함대공 미사일 4기가 연속으로 불을 뿜으며 날아갔다. 그리고 나머지 3척의 호위함에서도 각자 2기씩 시 스패로우 미사일이 하늘로 치솟았다.
마하 4에 달하는 RIM-7 시 스패로우 미사일은 일정 고도에 이르자 이내 해수면을 향해 내리꽂듯 떨어졌다.
해수면 5m에서 좌우로 물보라를 헤치며 날아오는 해성A 초음속 미사일을 향해 RIM-7 시 스패로우 미사일이 떨어졌다. 하지만 요격은 실패! 해성A 미사일이 아닌 해수면과 처박히고는 이내 폭발했다.
“1번 표적 요격 실패! 2번 실패! 3번도 실패! 4번 요격 성공!”
20년 전에 개발된 RIM-7 시 스패로우 미사일로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격추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에서 츠마부키 사토시 함장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2차 요격 미사일 발사 명령을 내렸다.
다시 한번 Mk.29 발사대에서 3기의 IM-7 시 스패로우 미사일이 날아갔다. 하지만 2차 역시 모두 실패! 이외 호위함에서도 발사한 요격 미사일 또한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IM-7 시 스패로우 미사일은 극악의 요격 확률을 보여주고 말았다.
세토유키함(DD-131)은 시간도 시간이지만 8연장 발사대에서 7발을 사용한 시 스패로운 미사일은 이제 1기만 남았고 이젠 근접방어체제인 2문의 펠링스만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함장님! CIWS로 전환합니다.”
전투지휘실로부터 절규 섞인 보고가 들려왔고 이내 세토유키함(DD-131)의 펠링스 2문이 움직이며 다가오는 해성A 미사일을 향해 분당 4,500발에 달하는 20mm 기관포를 상공에 뿌려대기 시작했다.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륵~
어두운 밤하늘에 예광탄으로 인한 빛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운이 좋게도 팝업 기동으로 하늘로 솟구치는 해성A 미사일 1기가 공중에서 폭발했다.
“1기 요격 성공! 요격 성공.”
함교 내 승조원들은 일순간 환호를 터뜨렸으나 이내 비명으로 바뀌고 말았다. 끝까지 살아남은 해성A 미사일이 그대로 세토유키함(DD-131)의 헬기 격납고에 그대로 뚫고 들어가 대폭발을 했다.
쾅앙~ 쿠아아아앙~
4,000톤에 달하는 세토유키함(DD-131)은 순간 엄청난 폭발음을 울리며 함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이에 함교 내 승조원은 물론 함 곳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승조원들은 이리저리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리고 세토유키함(DD-131)은 함미부터 바닷속으로 서서히 미끄러지듯 침몰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