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J to 1945'
2021년 2월 2일 09: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한일전 전쟁 상황은 21세기 미디어 발전과 함께 전 세계 국가에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기사의 주요 골자는 개전과 동시 양국의 치열한 탄도탄과 순항 미사일 전력을 쏟아부었으나 결과는 일방적으로 일본만 피해를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기사를 뒷받침하듯 외신 기자들은 한국의 미사일 공격에 생지옥으로 변해버린 일본 곳곳의 참혹한 장면을 사진으로 또는 동영상으로 담아 전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편향적 시각으로 대한민국을 세계 3차대전으로 몰고 가는 전쟁 국이며 서현우 대통령을 임기 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일본과의 전쟁을 시작했다는 전쟁광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예전부터 친일성격을 가진 대만과 태국이었고,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가 있었다.
대통령 집무실의 대형 TV 화면에는 여러 화면으로 분할되어 세계 각국에서 이번 한일전과 관련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분할화면으로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었기에 소음 제거된 상태에서 아나운서의 멘트는 모두 자막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대통령님! 아직도 일본과 붙어서 현 세계정세를 똑바로 보지 못하는 국가들이 있는 듯합니다.”
김여정 부통령이 TV를 보다가 눈에 거슬리는 타국의 뉴스를 보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하하, 국가마다 이해관계가 다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해도 대만은 너무한 거 아닙네까? 적대국인 중국까지 혼내준 우리 대한민국이 아닙네까? 그런데 말하는 꼴이 우리 대한민국을 전쟁에 환장한 국가로 취급하디 않습네까?”
“대만도 사실 한족이 아닙니까? 중국이 패배했을 당시 대만 국민은 겉으로는 웃었을지 모르나 속으론 매우 분통을 터뜨렸을 것입니다.”
“그렇습네까?”
“축구만 해도 예전에 북한이 타 국가와 경기하면 대한민국 국민은 북한을 응원했습니다.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고거이 사실입네까? 북한을 응원했습네까?”
“당연하지 않습니까? 같은 한민족인데요. 하하하.”
“아! 그렇쿠만요.”
“부통령의 표정을 보니 북한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하하하.”
“아, 아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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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09:00,
일본 도쿄 내각 비상안전상황실.
치열하게 진행되었던 개전 초기를 피곤하다며 일찌감치 임시 총리실로 자리를 피했던 아베 총리는 날이 새고 어젯밤 있었던 피해 현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이중 가장 분노하게 한 것은 야스쿠니 신사가 지도상에서 깨끗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보통 국가 천명 후 주변국의 항의를 무시하고 일 년에 서너 번씩 방문하여 참배했던 아베 총리는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가 한국의 미사일 공격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또한, 샐 틈 없이 일본 전역의 방공망을 책임지고 탐지하던 J/FPS-5 레이더는 기당 180억 엔과 기지 토목공사 비용을 지출하여 6개를 기지를 설치하였다. 하지만 어젯밤 단 한 번의 공격에 5개 레이더기지가 SEMP에 고철 덩어리 신세가 되어버렸고 이외 J/FPS-3 기지를 비롯해 수많은 대공 방어부대가 피해를 봤다. 극단적인 표현으로 일본의 대공망은 뻥뻥 뚫려 버린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섣불리 낙담할 수준은 아니었다. 아직 이이오카 파견기지의 J/FPS-5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고 2012년에 RSIP를 업그레이드한 항공자위군 소속의 E-767 공중 조기경보관제기(AWACS) 8기와 E-2C 조기경보기 13기, 그리고 대잠초계기 P1을 기본베이스로 하여 J/FPS-3 파생형 레이더를 탑재한 최신예 PE-1 조기경보기 또한 실전 배치한 수량만 해도 12기에 달했다. 이외에도 해상자위군 소속의 이지스 구축함만 해도 아직 5척이 건재했고 이외 미국으로부터 대여받아 현재 한참 운용 관련 교육을 받는 여러 전력이 남아 있었다.
“조센징은 우리 일본 전역을 불바다로 만들었는데 우리는 단 한발도 한반도에 떨어뜨리지 못한단 말이오?”
부글거리는 분노를 억누르며 두 눈을 부라리는 아베 총리가 내뱉은 첫 질문이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한국 방공망 방어가 상당한 듯합니다.”
“그게 대답이오? 지금?”
“죄송합니다. 총리님!”
“죄송이라는 말보다 지금 당장 저 지랄 맞을 조선인의 방공망을 뚫고 공격할 수단을 말 강구 해야는 거 아니오. 5년간 방위비로 지출금액이 얼마인지 아시오? 850조 엔이 넘습니다. 850조 엔이······. 그 돈 다 어디 갔습니까?”
보통국가 천명 후 일본은 그해 150조 엔으로 방위비를 지출했고 매년 5%씩 인상하여 2020년 국방비는 187조 엔에 달했다. 사실 그 천문학적인 돈은 통합막부감부에 의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아베 총리가 미국에 아부를 떨며 원가보다 웃돈까지 주고 마구잡이로 구매한 무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지출대비 성능은 높았으나 수량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총리 주도로 방위비를 마구잡이로 사용해놓고 지금에 와서 통합막료감부 막료장들에게 뒤집어씌우듯 하는 발언은 심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막료장들이었다.
“아베 총리님!”
“말해보시오.”
통합막료장 마사키 하지메가 앞으로 한걸음 나와 절도 있는 동작을 취하고는 기백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개전 초기 의외의 한방에 잠시 당했을 뿐 아직 우리 자위군 전력은 그대로입니다.”
“그래서요.”
냉랭한 목소리로 답하는 아베 총리를 향해 통합막료장은 더욱 강한 어조로 말했다.
“기존에 수립한 작전을 일부 수정 후 확실한 반격을 가하겠습니다.”
“가능하겠소?”
“총리님! 이제 시작입니다. 부탁하는데 마음 단단히 먹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생김새대로 아베 총리는 소심한 성격이었다. 이에 첫 교전 결과만으로 허둥대며 전쟁에서 다진 사람처럼 굴었다.
“알았소. 그럼 통막장만 믿겠소이다. 자 그럼 계속 피해 현황 보고를 계속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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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09:00,
일본 도쿄도 요코타 기지.
요코타 기지는 도쿄도 훗사에 있는 공군기지로 주일미군 사령부, 주일 미 공군 제5공군, 일본 항공자위대의 항공 총대가 주둔하고 있는 연합 군용비행장으로 이번 대한민국 미사일 공격 대상에서 제외된 기지였다.
지난달 12일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 후 USSC는 일본을 통해 대한민국과 대리전을 하기로 정했다. 이에 한국 정부에는 이번 한일전을 중립적 입장에서 지켜보겠다는 전략을 펼쳤고 내부적으로는 일본에 주둔 중인 모든 군사시설은 물론 군사 장비와 무기를 일본 자위군에 대여함과 동시에 운용 교육을 시행했다. 그리고 요코타 기지의 F-22 랩터 전투기 24기와 B-1B 랜서 전략 폭격기 4기 역시 조종 및 운용 교육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현 상황은 일본으로 보자면 엄청난 이득이었다. 대한민국은 미국과 혹시 모를 확전을 염려에 기존 미국과의 합의사항에 따라 미 주둔기지에 대한 중립구역으로 선포하고 공격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했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과의 군사 강화협정에 따라 미 주둔기지를 자위대 기지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개전 이후 한국군의 공습 공격을 대비해 항공자위대의 모든 항공기를 미 주둔기지로 이동까지 하였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은 알면서도 공격할 수 없는 구역이 생기고 만 것이었다.
취이이이이이잉~
활주로에 B-1B 랜서 전략 폭격기 2기가 강력한 엔진에서 불을 뿜으며 이륙 준비에 나섰다. 조종사는 미 조종사가 아닌 일본 항공자위군 소속의 조종사였다.
B-1B 랜서 전략 폭격기는 "지구에서 가장 빠른 폭격기"라는 명성에 걸맞게 최고 속도가 음속의 2배인 마하 2로 요코타 기지에서 서울까지 30분도 안 되어 도달할 수 있고 B-1B 랜서 폭장량이 자그마치 기체 내부에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는 27t에 달했다. 2천 파운드급 MK-84 폭탄 24발, 오백 파운드급 MK-82 폭탄 84발, 2천 파운드급 GBU-31 유도폭탄 24발 등을 탑재할 수 있다. B-1B 랜서 2기면 서울 전체를 초토화할 수 있는 폭장량이었다.
B-1B 랜서 전략 폭격기의 위력은 한 예로 2001년 아프가니스탄 작전 당시 B-1B 6기가 투하한 폭탄과 미사일이 연합군 전체 투하량의 40%를 차지했다고 한다.
미 공군 교관의 감독하에 일본 항공자위군의 조종사 2명과 무장관제요원 2명이 탑승한 B-1B 랜서 전략 폭격기 2기는 활주로를 따라 이륙했다고 거대한 가변익 날개를 펴고 상공으로 비행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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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09:00,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
제1호위대군 해군기지가 위치한 요코스카 항구 역시 이번 한국의 미사일 공격 대상에서 제외된 구역이었다. 이유는 요코스카 항구는 미 해군 제7함대가 주둔한 항구이기도 했기에 공격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개전 시작과 탄도탄 미사일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여러 호위대군의 해군기지와는 다르게 멀쩡한 상태였고 제1호위대군 소속 함정들 또한 아무 피해 없이 전력을 보전할 수 있었다.
이런 와중에 요코스카 항구 근접 해역에서는 제7함대 소속의 줌왈트급 스텔스 구축함 4척이 대형을 유지한 채 항해 중이었고 평소 때와 다른 게 구축함 안에는 정원수를 초과한 수많은 승조원이 승선한 상태였다. 승조원 중 반은 일본 해상자위군 소속의 수병들과 지휘관들이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줌왈트급 구축함 4척을 비밀리에 일본에 대여했고 해상자위군에게 운용 교육을 진행 중이었다. 베테랑 수병들과 지휘관으로 엄선하여 선별한 해상자위군 수병들은 운용 교육에 있어 빠르게 교육 내용을 습득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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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09:30,
전북 군산시 제38전투비행단 공군기지.
군산에 있는 제38전투비행단 공군기지 활주로에는 CF-21P 주작 전투기 12기와 CF/A-25P 흑주작 전폭기 12기가 임무에 투입하기 위해 이륙 준비에 한창이었다.
두 줄로 길게 늘어선 24기의 전투기는 관제탑의 이륙 명령을 기다리며 C-PTZ급 플라즈마 쌍발 엔진에서 푸른 불꽃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관제탑에서 이륙 명령이 떨어지자 맨 앞에 있던 CF-21P 주작부터 한순간 앞으로 튀어 나갔고 이내 양력을 확보하며 하늘로 비상했다. 그리고 몇 분도 안 되어 제38전투비행단 상공에는 24기의 전투기들이 편대 대형을 유지하고 서서히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 날아가기 시작했다.
몇 분도 안 되어 광주 상공을 지나갔고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서 이륙한 CF/A-25P 흑주작 전폭기 12기가 합류했다. 총 36기로 늘어난 CF-21P 주작과 흑주작 CF/A-25P 전폭기 혼성 그룹의 최고선임인 제38전투비행단 제111전투비행대대장인 홍원진 중령의 명령에 따라 고도 25km까지 상승했고 이어서 슈퍼 크루즈 비행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공대공 미사일 속도보다 더 빠른 마하 6.5에 달하는 속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한해협을 지나가고 있었고 이내 일본 영공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번에 출격한 36기의 주작과 흑주작 전폭기의 임무는 서부항공방면대 사령부가 위치한 가스가 기지와 예하 부대인 제5항공단 뉴타바루 기지, 제8항공단 츠이키기지 기지에 대한 폭격 임무였다. 또한, 제2호위대군과 사세보지방대 기지인 사세보 항구와 구마모토현의 자동차 부품 산업단지와 후쿠오카 자동차 공장 등 산업단지에 대한 폭격 임무도 포함되어 있었다.
- 여기는 111대대 콜사인 애플, 이윤구 대대장이다. 지금부터 할당된 목표지점으로 선회 시작한다.
일본 영공에 진입 전 36기의 전투기는 선임 대대장의 명령에 따라 할당된 목표물을 향해 12기씩 네 갈래로 갈라져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