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J to 1945'
2021년 2월 2일 00:3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포세이돈 관제실과 삼족오 우주전투기의 요격이 시작되면서 대한민국 한반도로 날아오는 J-ONE 전술 탄도탄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다.
“현재 J-ONE 전술 탄도탄 147기 요격 성공! 나머지 53기 중간단계 통과 중! 2분 후 종말단계로 접어듭니다.”
“좋아! 제우스 1호는 순항 미사일 요격으로 전환하고 삼족오 편대는 복귀! 나머지 탄도탄은 하데스 1호 2호 3호에서 맡도록!”
“네, 명령 하달합니다.”
중국의 대량 탄도탄 미사일 공격도 100% 방어에 성공한 CAMD 시스템은 200기 정도의 탄도탄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순항 미사일 수량이 350기에 달해 일찌감치 제우스 1호를 순항 미사일 요격체제로 전환 시켰다.
아음속으로 날아오는 일본 순항 미사일의 항적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전투비행단 공군기지와 전략미사일군 예하 부대인 지대지 미사일 기지였다. 또한, 남해 공업단지를 목표로 하는 일부 순항 미사일도 있었다.
이렇듯 대한해협을 두고 대한민국과 일본은 서로를 향해 탄도탄과 순항 미사일을 날렸고 승리의 판가름은 우수한 성능의 레이더와 탄도탄 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춘 대공 방어 부대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였다.
하지만 일본은 모르고 있었다. 삼족오라는 우주전투기와 전략요격위성인 제우스 1호의 존재, 그리고 탄도탄 미사일의 수량이나 대공 레이더 성능 등 모든 면에서 일본보다 대한민국이 한 수 위라는 것을······.
종말단계에 이르는 J-ONE 전술 탄도탄을 요격하기 위해 지상방어위성 하데스 1호와 2호 그리고 3호에 설치된 여러 개의 사일로에서 S-LSM 600 바이던트 미사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고 이내 사일로를 빠져나온 후 자체 추진체가 작동하자 엄청난 푸른빛을 뿜어내며 하늘로 솟구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야에서 벗어난 S-LSM 600 바이던트 미사일은 총 53기로 각자 할당된 표적을 향해 마하 20 이상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며 고도 400km 대기권까지 도달했다.
콰앙! 쾅! 콰콰쾅! 콰앙!
백발백중! 바이던트 미사일은 일본의 전술 탄도탄 미사일 53기를 한 치의 오차 없이 모두를 요격했다. 이제 남은 건 4가지 종류인 13식A, 13식B, 그리고 토마호크 블록3과 4인 순항 미사일뿐, 하지만 이러한 일본 순항 미사일 또한 고도 36,000km 정지궤도에 있는 제우스 1호의 50mm 고출력 레이저 빔에 일본의 순항 미사일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50여 명에 달하는 오퍼레이터들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며 끊임없이 보고가 이어졌다. 10여 개 달하는 대형 스크린에도 각가지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며 보였다. 특히 메인 스크린에는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는 순항 미사일 주황색 표기는 요격을 당했는지 몇 번 점멸을 반복하더니 이내 디지털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이제 남은 주황색 표기는 150여 개도 안 남았다.
한편 스크린 3번에는 대한민국의 스커드C와 노동 미사일의 현황이 보였다. 삼족오 우주전투기 편대의 기습 공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대공 미사일 포대의 극적인 활약으로 제법 요격된 스커드C와 노동 미사일도 있었다. 하지만 65% 이상은 목표로 한 타격지점에 제대로 낙탄했고 위성사진을 통해 보여준 사진에는 지옥도를 방불케 하는 장면들이었다.
주로 일본 항공방면대대 소속의 레이더 군사기지와 방공포대 기지였지만 이외에도 공장 건물과 산업시설들이 파괴된 사진도 많았다. 간혹 부서진 건물 사이사이에 기업 로고가 보이기도 했고 그중에 눈에 띄는 회사 로고는 미쓰비시전기, 도시바, 닛산 자동차 공장, 파나소닉 등 알만한 일본의 대기업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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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00:40,
일본 도쿄 내각 비상안전상황실.
미국의 지원을 받고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했던 아베 총리는 통화를 마치고 상황실에 돌아온 후 큰 충격에 빠져 의자에 앉은 상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큰소리 떵떵 치며 초고고도 요격능력이 어쩌니저쩌니하며 자신감에 차 있던 방위성과 통합막료감부는 막상 전쟁이 시작되니 속수무책으로 정체 모를 공격수단에 엄청난 피해를 보았고 이어 탄도탄 미사일 공격에 일본 전역이 생지옥으로 변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의 탄도탄 미사일의 타격 목표지점을 보자면 레이더기지와 항공자위대 기지 등 군사기지도 있었지만, 일본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산업단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금은 한국의 순항 미사일의 착탄에 따른 피해 보고가 줄줄이 들려왔다. 아니 상황실 전체가 떠나가도록 울려 퍼졌다. 이윽고 아베 총리의 귀속에서 메아리처럼 끊이지 않고 울려댔다.
“제, 제길! 그 많은 돈 들여 원하는 데로 해줬건만 당신들은 뭐 하는 인간들이야?”
극기야 아베 총리는 분노를 표출하며 냅다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시장통처럼 시끄러운 보고 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이에 허탈한 웃음을 보인 아베 총리는 조용히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사실 막료장들은 아베 총리의 절규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여기저기 명령을 내리고 확인해야 할이 급선무이다 보니 들었으면서도 모른 체하며 지휘에 열중했다.
총리실에 들어온 아베 총리는 끊었던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지난 1월에 미국을 방문했던 일들을 회상했다.
‘미꾸라지 같은 트럼프 개자식! 그렇게 우리 일본 편을 들어주겠다고 하고는 어느 순간 발을 빼? 그리고 USSC 그놈들도 똑같아! 무기만 팔아먹을 줄 알지. 의리라곤 손톱만큼도 없는 새끼들······.’
깊게 빨아들인 담배 연기에 아베 총리는 기침하고 말았다. 오랜만의 흡연이라 그런지 유독 담배 연기가 역겹게 느껴졌고 머리도 살짝 어지러웠다.
‘담배 연기가 역겹더라도 지금 상황보다 역겨우랴?’
기침하면서도 아베 총리는 더욱더 깊이 담배 연기를 들이마셨다. 그리고 20여 분 후 총리실에 누군가가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총리님! 1차 공방전이 끝났습니다.”
시바사키 대신이 들어와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피곤하니 시바사키 대신이 알아서 하시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금일 교전에 대한 상세 보고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한 묵례를 하고 시바사키 대신은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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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01:00,
대한민국.
금일 오전 대통령이 담화문을 통해 일본에 선전포고한 이후 일부 젊은 군필자들은 병무청에 달려가 재입대를 하겠다며 소동 아닌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거리에서는 전쟁 지지 집회까지 열리기도 했다. 그만큼 국민의 한일전 지지는 저번 한중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높았고 자정을 기해 시작된 일본과의 전쟁 상황을 뉴스 속보를 통해 시청하는 국민이 많은지 아파트며 다세대 주택이며 대부분 거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현재 뉴스 전문채널인 CTV 뉴스 속보에서는 대량의 탄도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한차례 서로를 향해 주고받았고 국군은 한반도로 날아온 탄도탄과 순항 미사일을 모두 요격했다는 기쁜 소식과 일본 전역은 국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화염에 이글거리고 무너져 내린 건물들의 사진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쪽발이 새끼들 제대로 당했군! 이거! 이거!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한일전 전쟁을 위해 재입대하는 건데 말이야!”
어느 가정집의 가장인 40대 남자가 소파에 누운 상태로 뉴스를 보며 말하자 이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애가 아빠를 보며 말했다.
“아빠, 군대 어디 나왔어?”
“특수부대 나왔지! 특수부대!”
“와! 아빠 멋지다. 무슨 부대야?”
아들이 동그랗게 두 눈을 뜨고 신기해하자 옆에서 앉아있던 40대 여성이 한마디 던졌다.
“아들아! 네 아빠 방위 나왔단다.”
“방위? 그게 뭔데?”
“그게 특수부대야. 방위 특수부대, 너 어렸을 때 만화에서 지구방위대 뭐 이런 거 보지 않았어?”
“아! 맞아! 지구방위대 후뢰시맨!”
40대 남자가 늦둥이로 태어난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어휴······. 아들, 그만 자야지? 시간도 늦었는데, 당신도 어서 TV 그만 보고 주무세요. 내일 회사 출근해야 하잖아요.”
“뉴스만 보고 잘게. 아들은 어서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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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02:0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개전이 시작이 시작되고 2시간이 지난 지금, 권투로 비유하자면 탐색전 없이 1라운드에 격전을 치른 꼴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날아오는 펀치를 이리저리 피하며 펀치들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일본은 여러 번의 카운터 펀치를 허용한 나머지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1라운드만 보자면 대한민국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렇듯 격전의 1라운드를 치르고 잠시 쉬는 시간인 지금 양 국가는 소강상태에 빠졌다.
“1차 공격은 성공적이라 생각됩니다. 의장님!”
작전본부장이 1차 공격에 따른 일본의 피해 현황이 적혀 있는 문서를 보면서 말했다.
“일본 함대 움직임은 어떤가?”
현재 동북 해안을 따라 대형을 유지한 채 움직임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 지형적 특성상 이제 함대전과 지루한 미사일 공격이 진행되니 해작사에서는 계속해서 일본 함대의 움직임을 주시하도록 하고 뭔가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전하게.”
“네, 알겠습니다.”
“러시아의 움직임은?”
“현재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외교부에서 평화적 외교를 펼친다고 해도 언제 기습적으로 치고 들어올지 몰라! 방어부대는 항상 긴장감 늦추지 말고 24시간 철통같이 경계에 임하라고 전하게, 개미 새끼 한 마리 움직여도 즉각 보고하라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의장님!”
강이식 합참의장은 노파심이었는지 지휘관들 또한 다 알고 있는 내용을 열거하며 말했다.
“의장 동지! 아직 우리 전략미사일군에는 대포동과 대포동2호가 있디 않슴네까? 이걸로 아베 놈이 있는 도쿄 자체를 지워버리야디 않겠슴네까?”
“하하, 최호일 차수님!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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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02:00,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
1차 공습작전 중 핵심 파괴시설 1급으로 지정된 야스쿠니 신사는 도쿄 대공망을 고려하여 사거리 1,300km에 달하는 노동 미사일 10기를 발사했고 이어 초음속 순항 미사일인 현무3E2-B타입 5기를 발사했다.
하나의 목표지점에 탄도탄 10기와 순항 미사일 5기를 발사하는 것은 낭비일 수도 있었지만, 이것은 대통령의 요청상황이었다. 수백만에 이르는 아시아인의 생명을 뺏은 전범자들의 위패를 모시고 과거 찬란했던 일본 제국의 부활을 다시 한번 꿈꾸는 현 일본의 군국주의가 바로 야스쿠니 신사에서 나온다는 생각에 대통령은 개전과 함께 확실한 제거를 지시했던 것이었다.
일본의 수도답게 도쿄의 대공 방어 능력은 매우 뛰어났다. 또한, 이이오카 J-FPS-5 레이더 파견기지를 노리던 에피루스 미사일을 이지스 구축함인 공고함의 활약으로 요격에 성공했고 이에 도쿄로 날아온 노동 미사일을 끝까지 탐지하여 종말 단계에서 모두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뒤이어 50m 상공에서 자유자재로 기동하며 초음속으로 날아온 현무3E2-B타입 순항 미사일 5기 중 3기만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고 나머지 2기의 현무3E2-B타입 순항 미사일은 오차범위 1m도 안 되는 명중률로 정확히 야스쿠니 신사에 착탄 했다.
콰아아아앙~ 쿠콰콰쾅~
도쿄 시내에서 엄청난 폭발음과 동시에 화염이 수십 미터까지 치솟았다.
현무3E2-B타입 순항 미사일의 탄두는 플라즈마 활성탄으로 이 일대 전체를 거대한 화염 지대로 만들었고 건물들은 폭발의 위력과 뜨거운 열기에 녹아내리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폭발 후 한 시간 넘게 지난 지금도 그 불길은 춤을 추듯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도쿄 시내 각지에서 출동한 소방차와 소방대원들은 주위 건물로 화재가 번지지 않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불길을 잡아갔다.
이로써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전범자들의 영령을 위해 제사하고 참배하던 야스쿠니 신사는 지도상에 영원히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