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불씨!
2021년 1월 14일 15: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국무회의.
“남원일 차관! 못 한다는 게 아닙니다. 한중전만 해도 우리 국군 전사자 수가 4,852명이고 부상자는 1만이 넘습니다. 또다시 우리 젊은이들을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뜨려야겠습니까?”
“군인이 국가 안위를 위해 전쟁에 나가 전사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한편으론 영광이디요. 안 그렇습네까?”
“남원일 차관! 예전 북한 공산당 사상 같은 말은 그만하시오. 여기는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이오.”
“임태연 장관! 지금 말 다했습네까?”
“남 차관! 그만 하시라요. 장관에게 고거이 무슨 무례한 말입네까?”
갑자기 남원일 차관과 임태연 장관의 말싸움에 회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여정 부통령이 남원일 차관을 제지했다.
“죄송합네다, 김여정 부통령 동지! 내래 잠시 흥분했습네다. 임태연 장관님 죄송합네다.”
“아닙니다. 저도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습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남원일 차관님!”
현 부서 장관들은 고지선 장관을 빼고 서현우 대통령의 임기 시작 후 지금까지 쭉 함께해온 장관들이었다. 그만큼 서현우 대통령의 신임 속에 성실히 각자의 역할을 해오고 있던 장관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국무회의나 업무적인 회의에서는 자유스러운 자기 의견을 내세웠다. 하지만 오늘 임태연 장관의 발언은 큰 실수였다.
“임 장관! 다시는 그런 발언, 절대 삼가 바랍니다.”
임태연 차관을 향해 이영호 국무총리가 주의를 주었다.
“네, 경솔했습니다. 총리님!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부통령님!”
“자! 계속 회의를 이어갑시다.”
서현우 대통령은 눈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회의를 속개시켰다.
“국방부 장관님! 현 우리 군의 전력으로 러시아의 탄도탄 미사일 전력을 모두 막아낼 수 있습니까?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법무부 이재수 장관이 현실적 질문을 던졌다.
“동시 공격에 몇 기의 탄도탄 미사일을 날리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저번 중국 탄도탄 공격으로 보자면 현재 CAMD(Corea Air and Missile Defense) 시스템의 탄도탄 요격은 250기가 100% 요격의 한계로 봐야 할 듯합니다.”
“그렇다면 250기가 넘게 된다면 대한민국 영토에 핵미사일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군요.”
“음, 수치로 보자면 그렇습니다.”
“조금 전 임 장관께서 러시아의 탄도탄 발사체만 12,000개에 핵 가용 탄두만 4,650개라고 했으니 우리 요격 한계점을 넘는 핵미사일 공격만 18번이나 할 수 있는 상황이군요.”
숫자로 보자면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말 그대로 러시아는 대한민국 영토 전체를 핵미사일로 흔적도 없이 지워버릴 수 있는 공격을 총 18번이나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탄도탄 미사일마다 사거리가 다르기에 이재수 장관께서 말한 횟수는 아니지만, 우리 국방부에서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요격 한계점 이상의 공격은 적어도 8번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강현수 장관은 숨김없이 사실대로 말해줬다.
“그런데도 러시아랑 전쟁을 지속해야 합니까? 이제 국민이 살만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꼭 그렇게 해야 합니까? 아니면 국방부에서는 다른 뭔가의 대응 방안이 있으십니까?”
허를 찌르는 이재수 장관의 질문에 강현수 장관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현재 대안으로 실전 배치되어 운용 중인 전략요격위성 제우스 1호보다 여러 가지 성능을 개량한 제우스 2호와 3호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또한,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까지 실전 배치가 된다면 탄도탄 요격은 물론 제우스 위성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지노그 미사일과 에피루스 미사일의 재보급이 시간과 돈이 든다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날아다니는 제우스 위성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처럼 신형 제우스 위성 2기와 삼족오 우주전투기가 실전 배치만 된다면 탄도탄 요격 한계점은 적어도 900기 이상까지 늘어날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문서를 나눠드리겠습니다. 지금 나눠드리는 문서는 S급 문서이기에 회의가 끝나면 회수할 예정입니다.”
강현수 국방장관이 신호를 보내자 회의실 끝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비서관 몇 명이 나와 문서를 나눠줬다.
“이 정도면 탄도탄 요격에 대한 충분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한 가지 더 직접 대응은 아니지만, 간접 대응으로 플라즈마 증폭탄 중 X-1으로 보복공격을 감행하며 상대국의 핵공격 의지를 차단할 것입니다. X-1은 핵폭탄 위력으로 보자면 1Mt급이며 히로시마 원폭의 50배에 달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기존 주작과 흑주작 전투기에서 활공 유도탄 형식으로 사용했던 C-PAB 플라즈마 증폭탄은 5Kt급 핵폭탄과 맞먹는 위력이었고, 제우스 1호 전략요격위성에서 사용하는 C-SH 지그노 미사일의 플라즈마 증폭탄은 20Kt급 핵폭탄의 위력이었다. 앞으로 사용하게 될 X-1은 핵폭탄 1Mt급으로 전략미사일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각종 탄도탄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고 KB-30P 청룡 전략폭격기나 2021년 중반에 실전 배치가 유력한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에도 장착할 예정이다.
“방사능 없는 슈퍼핵폭탄이라는 말씀인가요?”
이재수 장관이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네, 그렇게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신형 제우스 위성이나 삼족오 전투기는 언제쯤 실전 배치가 됩니까?”
이번엔 남태연 장관이 질문을 해왔다.
“제우스 위성 같은 경우 기존 계획으로는 올해 5월로 잡혀있었으나 한중전 발발 후 제작을 서둘러 현재 조립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정도로 생각되며 삼족오 우주전투기는 현재 1기가 완성되어 테스트 시험비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외교부에서 제우스 위성과 삼족오 전투기가 실전 배치될 때까지 최대한 외교력을 발휘하여 러시아와의 전면전은 막아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외교부 김재학 장관이 힘주어 말했다.
“그거 좋은 방법입니다. 러시아의 핵전력만 막아 낼 수 있다면 지상군 공격은 막아내지 않겠습니까?”
조금 전까지 전쟁에 반대하던 남태현 장관이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며 말하자, 다른 장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다들 찬성하는 분위기로 돌아갔다.
“좋습니다. 그럼 러시아는 일단 외교부에서 최대한 막아주시고 일본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회의 주재자인 이영호 국무총리가 러시아에 대해 일단락을 취하고 일본으로 화재를 돌렸다.
“일본은 이번 기회에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와는 다르게 일본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로 통일정책부 오승태 장관이 말했다.
“저도 오 장관님 의견에 찬성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장관이 찬성의 의견을 피력하자 서현우 대통령이 말문을 열었다.
“지금부터 하는 말은 극비사항이니 다들 보안에 유의하시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의 극비란 말에 회의에 참석한 고위공직자들은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중전 당시 지린시에 사린가스 살포 배후가 일본인 것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 일본이 이번에도 사악한 짓을 시도했습니다. 다름 아닌 이번 통일 행사 당시 김여정 부통령을 암살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몇 명의 장관 외에 나머지 장관과 차관들은 깜짝 놀랐다. 본인인 김여정 부통령도 놀랬다. 그 당시 김여정 부통령이 기념사를 위해 단상에 올라왔을 때 작은 소란이 있었지만, 그것이 암살 시도였다는 건 몰랐다. 투명 실드에 순간 속도로 날아와 튕겨 나간 총알이었기에 단지 사소한 소란일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상당한 충격을 받은 회의 참석자들은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원일 차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물었다.
“고거이 정말입네까?”
이에 대통령은 손바닥을 펴 위아래로 흔들며 진정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사건 경위는 차쯤 설명할 것이니 남 차관은 그만 자리에 앉아 주세요.”
“아! 죄송합네다. 대통령님!”
“현재 일본 아베 총리는 4일 전 비공식으로 미국을 방문하여 강화된 군사협정은 물론 미 의회에서 수출 금지한 온갖 군사 무기들을 수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설명하다가 돌연 질문을 던진 대통령의 말에 교육부 장관이 대꾸했다.
“한국과의 전면전을 준비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네, 맞습니다. 지금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우리 대한민국과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일본이냐 한국에 상륙할 전력도 없는 건 자명한 사실이고 기껏 우리 전력보다 높았다고 생각한 해군 전력이 저번 2차례의 해상전에서 모두 우리 해군에게 패배한 일본은 그리 염려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미국이 취하고 있는 행보가 걱정입니다.”
이번에도 현실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생각한 법무부 이재수 장관이 말했다.
“네, 정확히 지적하셨습니다. 미국의 입장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번 지린시 사린가스 살포에 대해 지금까지 히든카드로 남겨둔 것이고 이번 암살 시도 또한 일본의 큰 약점으로 미국이 국제 정세를 외면하고 무조건적인 일본 지지는 물론 지원할 수 없을 겁니다.”
대통령은 말을 이어갈수록 조금씩 억양이 강해졌다.
“위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우리 대한민국은 일본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정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러시아는 몰라도 일본만큼은 이번에 확실히 끝장을 내보려 합니다.”
굳은 의지를 담은 대통령의 다짐 섞인 말이 끝나자 바로 부통령 김여정이 말을 이었다.
“내래 대통령님과 같은 의견입네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외면하고 도리어 원폭 피해자처럼 구는 일본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버릇을 고쳐줘야 할 것입네다.”
“대통령님의 의견에 다른 견해를 가진 분이 있으면 지금 말하세요.”
이영호 국무총리는 일본 건도 종결짓기 위해 회의 주재자로서 반대 의사를 물었고 대부분 대통령과의 의견이 같다는 의견들만 나오자 일본과의 전면전에 대한 의견으로 모였고 이에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하였다. 이날 회의는 저녁 7시쯤에 끝이 났고 러시아와 일본 건 외에 통일에 따른 여러 정책과 사업 현황에 대해 많은 의견이 오가며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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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5일 10:0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공군기지.
제17전투비행단 활주로에는 검은 위장막으로 감싼 커다란 무언가가 대형 수송 트럭에 실려 막 활주로에 들어섰다. 대략 크기를 짐작해 보자면 CF/A-25PN 흑주작 전투기보다 1.5배 이상의 크기였다.
잠시 후 조심스레 수송 트럭 자체 크레인에 의해 활주로에 천천히 내려진 정체불명의 그 무언가는 수많은 헌병의 경계 속에서 그 모습을 천천히 드러냈다. 검은 위장막을 걷어내자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형태의 전투기였다. 지금은 익숙해진 디자인이고 세련되어 보이는 주작과 흑주작 전폭기도 처음 봤을 때는 뭔가 이질적인 디자인같이 보였다. 지금 상황이 딱 그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가변익 형식의 이 전투기는 올림푸스 기지에서 3년 내내 100여 명의 연구진과 항공 산업 기업의 수많은 연구진에 의해 만들어진 K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였다. 하늘은 물론 대기권 밖 우주에서도 비행이 가능한 우주전투기였다. 이론상 달까지 9시간 즉 18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유인 우주선이기도 했다.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의 최초 조종사는 제99훈련비행단의 교관인 이두호 중령과 그의 동기들이었다. 한때 최영호와 전창빈의 교관이기도 했던 이두호 중령은 삼족오 전투기의 최초 조종사가 되는 크나큰 영광을 안게 되었다.
잠시 후 첫 비행 테스트를 위해 이두호 중령을 비롯한 조종사 3명이 건물에서 나와 걸어왔다. 일반 조종사복과 차원이 다른 조금은 매끈한 스타일의 조종복은 마치 SF영화에 나오는듯한 복장과 비슷했다.
승무원: 3명
길이: 30.3m x 25.5m(13.5m) x5.1m
자체중량: 4t
최대이륙중량: 300t
한계고도: 한계 없음
레이더: C-HOKULLA 03 MCS
엔진: C-PTZ-2000 x 2
보조엔진: C-PTZ-1000 x 2
엔진출력: 300,000 x 2 / 12,000 x 2
항속거리: 한계 없음
행동반경: 500,000km
최고속도(우주/상공): 마하 38 / 마하 18
슈퍼크루즈: 마하 30
스텔스기능: 100%
무장:
요격 레이저포: 50mm 초고출력 레이저 빔
우대지 지노그 미사일 4기
우대지 에피루스 미사일 6기
X-1(플라즈마 증폭탄) 미사일 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