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불씨!
2021년 1월 11일 03:30 (미국시각 10일 14:30),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비공식적인 행사로 미국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동북아 안보와 양국 군사 협력에 관한 일정을 보냈다.
몇 년 사이 대한민국은 초고속 성장에 힘입어 동북아 정세를 크게 흔들며 주도했고 급기야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까지 하자 미국의 동북아에서 경제적 군사적 입김은 상당히 약해졌다고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나 이것은 표면적인 결과일 뿐 일본의 군국주의를 일부러 외면하면서 아니 사실을 말하자면 동조하며 미국을 대신한 중국과 러시아와의 힘의 대결에서 선봉 역할을 하게 했고 뒤로는 온갖 군사 무기를 일본에 수출하여 막대한 이익을 취해왔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주의는 대외적인 미국의 위상보다는 실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정책이었고 이런 정책의 전제 조건은 미국의 힘은 언제든 동북아를 주도할 수 있다고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 가지 간과한 것은 대한민국의 군사력이 생각보다 상상 이상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한중전의 승리는 전 세계 국가에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었고 미국조차도 입을 떡하니 벌리게 만든 일이었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위상에 도전은 물론 초월할 수 있다는 자체 분석이 줄을 이었고 이러한 시점에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솔깃한 제안들을 쏟아냈다.
“일본은 항상 미국의 모든 정책을 무한 지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님!”
아부성 발언을 서슴지 않고 주야장천 토해내는 아베 총리는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일본의 숨겨진 이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역시 일본은 우리 미국의 최우방국입니다. 아베 총리님!”
“맞습니다. 일본의 힘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듣기만 해도 든든합니다.”
미국을 대신해 일본이 대한민국을 압박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제안은 손 안 대고 코 풀 수 있는 미국 입장의 트럼프 행정부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이렇게 양국 간의 비공식 정상회담은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고 미국과 일본의 미·일 군사보호협정의 항목은 상당수 내용이 수정되었고 이는 미·일 간 군사적 협력 관계는 더욱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베 총리는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날 밤 실제 미국을 움직이는 실세 단체인 USSC(United States Supreme Security Council)와의 비밀접촉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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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2일 09:00 (미국시각 11일 20:00),
미국 워싱턴 D.C 외곽 건물.
기존 USSC와 안면이 있던 일본 내각 총리실 비서관인 야구마치 겐조와 아베 총리는 워싱턴 D.C 외곽의 허름한 건물에 들어섰다.
“저는 코드 네임 빅토리아입니다. 국가 원수가 직접 찾아와 우리와 얘기하는 건 처음이군요.”
역시나 검은 가면과 검은 복장을 한 13인 중 가운데 앉아 있던 여성 목소리의 코드 네임 빅토리아가 서두를 열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베 총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깊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국가 수장으로써의 위엄이나 자존심은 그 어디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총리님, 자리에 앉으시지요.”
“감사합니다.”
“방문을 요청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USSC의 의장인 빅토리아가 바로 본론으로 대화를 이끌었다. 이에 처음부터 저자세로 나섰던 아베 총리는 13인의 검은 가면을 둘러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틀간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식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일본에 대한 USSC의 무한한 지지를 받고자 이렇게 찾아뵙습니다.”
이에 USSC의 부의장이며 코드 네임 체스맨이 물었다.
“어떤 지지를 원하시는 겁니까?”
“의회에서 수출금지로 막고 있는 미국 군사 무기에 대한 일본 판매 허용입니다.”
“코드 네임 마르스입니다. 총리님은 모든 무기를 말하는 것입니까?”
이번엔 무기판매 총괄업무를 맡은 코드 네임 마르스가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은 일본에 F-22와 B-1B까지 허용하지 않았습니까?”
“다들 아시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에 있어 상상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자치 잘못하면 동북아는 대한민국의 손에 좌우 시 할 상태까지 이른 상태입니다. 이에 우리 일본은 최첨단 무기까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 부분은 우리 USSC도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드 네임 빅토리아가 대꾸했다.
“그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님.”
“그렇다면 어떠한 무기를 원하십니까?”
“네, 현재 일본에 주둔 중인 미 해군 제7함대의 줌왈트 구축함과 조지워싱턴 항모입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모든 전투기에 대한 구매입니다.”
“하하하! 아베 총리님! 그건 너무 허무맹랑한 요구이군요.”
“금액은 원하시는 대로 드리겠습니다.”
“아베 총리님! 이건 금액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 국가가 실제 운용하고 있는 현 전력을 요구하는 것입니까? 이건 군사 기술 유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미 의회에서 법으로 타 국가에 미국 무기의 판매 허용을 금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무기에 관한 기술 유출 때문이었다. 이것은 단지 수출로 인해 벌어드리는 이익보다 기술 유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금액이 수백 배에 이를 수 있으며 한 가지 더 유출된 기술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허용할 수 없습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코드 네임 빅토리아의 말에 이어 고령의 노인이라 생각할 만한 목소리가 이어 들려왔다. 바로 코드 네임 콜롬버스였다.
“빅토리아 의장 말대로 그 부분은 절대 허용 불가입니다.”
이때 듣기만 하던 야구마치 겐조가 아베 총리에게 다가가 조용히 귓속말로 뭔가를 전했다. 이에 아베 총리 양 눈썹이 실룩거렸다.
“그렇다면 다시 제안하겠습니다. 판매가 아닌 대여형식은 어떻습니까?”
“대여라는 게 무슨 뜻입니까?”
“기술 유출에 의한 염려라면 판매가 아닌 대여로 저희 일본에 제공하시고 혹, 손실 나는 부분에 있다면 실제 구매 금액으로 지급할 것이며 대여 무기도 반납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마음만 먹으면 일본에서 충분히 대여한 무기에 대해 기술 유출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대여한 무기에 대한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인원들을 파견하시면 됩니다. 그 인원들의 임금 역시 일본에서 제공하겠습니다.”
아베 총리가 방금 제안한 조건은 나름 솔깃한 제안이었다. 이에 관심을 보인 코드 네임 빅토리아가 재차 질문했다.
“좋습니다. 그럼 대여 비용은 어느 정도로 생각합니까?”
“대여 무기는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1년 대여에 50%를 지급하겠습니다.”
가히 파격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이에 USSC의 검은 가면들은 웅성거리기까지 했다.
“아베 총리님! 원하시는 목록에 대해서 제출하시고 3일 전까지 자체 회의를 통해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이 들렸으며 좋겠습니다. 빅토리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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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2일 03:30 (미국시각 11일 14:30),
미국 워싱턴 D.C 7성 호텔.
이렇게 이날 아베 총리와 USSC와의 짧은 만남은 끝났고 호텔로 돌아온 아베 총리는 나름대로 협상이 성공적이라 생각했는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야구마치 비서관!”
“네, 총리님!”
“역시 최고의 협상관이야. 그 상황에서 그런 묘수를 생각해 내다니 말이야.”
“아닙니다. 저로 인해 손해를 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아냐! 아냐! 절대 그렇지 않네, 묘수 중 묘수였어. 그 자리에 자네를 데리고 간 것이 아주 다행이야. 하하하.”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금 즉시 방위성 대신에게 연락하게. 미 7함대는 물론 필요한 군사 무기에 대해 리스트화해서 제출하라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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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2일 10: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전범 기업 수가 생각보다 많군요.”
대통령은 수백 장에 이르는 문서를 천천히 읽어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전범 기업 299개에 이어 이번에 새롭게 국가정보원에서 알아낸 152개 업체를 합쳐 총 421개 업체의 리스트와 현재 추진 중인 사업 현황은 물론 기업들의 빌딩과 공장 위치 정보, 그리고 일제강점기 때부터 이어오는 대주주들의 현황 정보들이 500페이지에 달하는 문서에 빼곡히 적혀 있었다.
“저희도 취합하면서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짧은 시간에 이렇게 취합하느라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나 원장!”
“아닙니다. 대통령님!”
“그럼 문화재 리스트는 언제쯤 완료됩니까?”
일본 전범 국가 리스트에 이어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 약탈당하여 일본으로 흘러 들어간 대한민국의 문화재 리스트에 관해서 물어봤다.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현재 문화재청과 여러 민간단체의 협조 속에서 추적 중이나 개인 재산으로 숨겨진 문화재는 역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숟가락 하나라도 꼭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이거 제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한 나머지 나 원장을 달달 볶은 듯하군요. 미안합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대통령님! 현재 이 임무를 맡은 국정원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취합해서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그래요. 제가 달달 볶는다고 하지만, 이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고생해주세요.”
“네, 그렇겠습니다.”
이때 지켜보기만 하던 김여정 부통령이 말을 꺼냈다.
“대통령님! 예전 아버지때 북주에서 강탈당한 문화재에 대한 정보들을 정찰총국에서 수년간 정보를 취합 적이 있었디요. 아마도 그 정보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 같은데 말이디요.”
* 북한 인민무력부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구로, 각종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여 지휘한다. 2009년 2월, 조선노동당 소속의 작전부(침투공작원 호송·안내 담당)와 35호실(해외·대남 정보수집 담당) 그리고 인민무력부 산하의 정찰국이 통폐합되어 정찰총국이 신설되었다. 정찰총국은 해외정보국·작전국·정찰국 등 3개의 부서로 이루어져 있고, 전방 5개 군단에 각 500600명 규모의 정찰대대를 운영하였다. 통일 이후 일부 요원들은 국가정보원으로 흡수되었다.
“정말입니까? 부통령님.”
나봉일 원장이 화색을 띠며 재차 물었다.
“그렇습네다. 한때 아버지께서 일본에 흘러간 문화재를 찾고자 정찰총국에 지시했고 비밀리에 일본에 침투하여 문화재를 찾아오려고 했던 적이 있었디요. 뭐! 끝내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지만 말입네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아무튼, 매우 귀중한 정보가 될 거 같습니다. 부통령님!”
“당시 책임자를 확인해서 가져오도록 하갔습네다.”
“그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라니요. 이제 통일 대한민국인 한 국가가 아닙네까? 당연한 일이디요.”
“김 부통령 덕분에 나 원장 업무가 수월해지겠습니다. 하하하.”
대통령은 기분이 좋은지 호탕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이거이 도움이 된다니 저 또한 기분이 좋습네다. 회의가 끝나는 대로 바로 조치 취하도록 하갔습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