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불씨!
2021년 1월 8일 12:30,
일본 도쿄 내각 총리실.
김형일 차관이 물러가고 아베 총리는 내각 정보실장 히로치를 긴급 호출하여 뭔가를 추궁하듯 물어보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건가?”
히로치 실장의 얼굴 앞까지 내밀고 노려보며 아베 총리가 다그쳤다.
“죄송합니다. 아베 총리님!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임무도 제대로 완수도 못 하고 잠적을 했다는 거요?”
“현재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허허! 혹시 일도 치르기 전에 한국 놈들에게 잡힌 거 아니오? 오늘 한국 외교부에서 쳐들어와 다짜고짜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한 것도 구리기도 하고 말이야.”
“아카시 케이 경부보는 그 분야에서 베테랑에 속하는 인물입니다. 쉽게 잡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큰소리치지 마시오. 지금 돌아가는 꼴이 그렇게 생각되지 않소이까? 김여정은 아직도 숨 쉬면서 잘살고 있단 말이오.”
책상을 발로 걷어찬 아베 총리는 히로치 실장을 노려보며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했다.
“행여 아카시 경부보가 한국 놈들에게 잡혔을 시 모든 정보를 불게 되면 어찌 됩니까?”
“총리님! 만에 하나 그런 일은 없겠지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 친구는 자백 훈련을 강도 높게 받은 친구입니다.”
“확률이 얼마란 말이오?”
“확률로 말씀드리자면 20% 정도로 생각됩니다.”
“후! 그런 걸 확률로 말하라고 하는 나나, 대답하는 당신이나, 아무튼 그 일로 인해 일본 어쩌고저쩌고하는 일이 절대 나와서는 안 됩니다. 알겠습니까?”
“네! 명심하겠습니다. 총리님!”
★ ★ ★
2021년 1월 8일 14:00,
일본 도쿄 내각 총리실.
오전 일로 매우 화가 난 아베 총리는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식사를 마치고는 이내 방위성 대신과 통합막료감부 지휘관들을 호출했다.
“방위성 대신! 미국 무기 수입 건은 어디까지 진행되었소?”
“네, 총리님! 현재 F-22 랩터 전투기와 B-1B 랜서 폭격기에 대한 구매 건은 모두 합의는 된 상태이며 먼저 F-22 전투기 24기는 4일 전에 벌써 항공자위군에 인도되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 목요일쯤이면 나머지 24기와 B-1B 랜서까지 모두 인도될 것입니다.”
“좋습니다. 시바사키 대신! 미국 무기를 더 구매할 수 있으면 최대한 구매하시오. 우수한 무기라면 무엇이든 말이오.”
오전에 있었던 김형일 차관의 수모성 발언에 아직 분을 삭이지 못한 아베 총리는 미국 무기에 대한 크나큰 집착을 보였다.
“총리님! 현재 미 7함대 소속 함대에서도 한번 알아볼까요?”
“미 7함대 말이오?”
“네, 그렇습니다. 현재 미 7함대에는 신형 이지스 시스템을 갖춘 스텔스 구축함 줌왈트급이 6척이나 있습니다. 적어도 2척에서 4척 정도 구매를 하게 되면 제2호위대군 제2호위대 함정과 재편성을 하게 된다면 제1항모전단을 재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음. 그렇군! 무라카와 해막부!”
“네! 총리님!”
“카가 항모 수리는 어떻게 돼가고 있는가?”
“현재 함수 갑판과 함미 항공기 엘리베이터는 모두 수리가 되었고 현재 항공기 내부 격납고 부분에 대한 수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쯤 운항을 재기할 수 있겠는가?”
“네! 적어도 10일 이전에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데 문제는 운용 전투기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음! 시바사키 대신!”
“네, 총리님!”
“미국에 F-35B 전투기에 대한 구매를 진행하시오. 미 해병이든 해군이든 지금 운용 중인 전투기도 모두 새 값으로 산다고 해! 무조건! 무조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줌왈트 또한 6척 모두 팔라고 해! 더불어 이지스 구축함도 팔 수 있다고 하면 죄다 사라고! 죄 다 말이야!”
그동안 공들여 끌어올렸던 해상 전력이 한순간 날아간 것이 재차 생각이 났던지 아베 총리는 끌어오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고 총리의 두 눈은 뻘겋게 충혈이 됐다.
“네? 알겠습니다. 총리님!”
“음! 이번엔 내가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봐야겠어.”
★ ★ ★
2021년 1월 8일 18:3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아베 신조의 속마음에 불을 지르고 도쿄에서 돌아온 김형일 차관과 이윤준 대사는 아베 총리의 반응에 대한 보고를 올렸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반응이 나오자 김재학 장관은 바로 청와대를 방문했다.
“하하하, 김형일 차관이 제대로 놀려주고 온 듯합니다.”
김재학 장관은 김형일 차관으로부터 받은 내용을 그대로 서현우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서현우 대통령의 표정은 김재학 장관의 표정과는 사뭇 다르게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화가 난 말투로 꾸짖듯 말했다.
“김 장관! 위안부 어르신에게 창녀라고 말하는 아베 총리의 말에 기분이 좋습니까?”
“죄송합니다. 전 그런 말에는 화가 났지만 대신 김 차관이 한 방 먹여준 말 때문에 그만 깊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실수했다는 생각에 김재학 장관은 고개를 숙였다.
“고개까지 숙일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위안부 어르신 건에 대해선 한 치의 소홀함이나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김 장관, 내가 과했다면 미안하오.”
“아닙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대통령님!”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난 인터폰 수화기를 들었다.
- 네, 대통령님, 이영은 비서관입니다.
“지금 당장 국정원장 호출하세요.”
- 알겠습니다.
“나 원장이 오려면 시간 좀 걸리니 저녁 식사나 합시다.”
“네!”
★ ★ ★
2021년 1월 8일 19:4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청와대에 도착한 국가정보원 나봉일 원장은 평소 때와 사뭇 다른 긴장감 속에서 서현우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저번에 지시한 일은 진척이 있습니까?”
“전범 기업과 강탈당한 문화재 리스트 말씀입니까? 대통령님?”
“네! 그렇습니다.”
“현재 50% 정도 취합된 상황입니다.”
며칠 전 서현우 대통령은 나봉일 원장에게 일본 전범 기업에 대한 리스트와 회사 위치 및 공장 위치 그리고 사업 춘진 현황에 대해 상세히 취합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나 원장님! 전범 기업이면 구멍가게 하나 빠뜨리지 말고 모두 취합해 주세요. 절대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됩니다. 아시겠죠?”
“네, 확실하게 취합하겠습니다. 대통령님!”
“그런데, 대통령님? 전범 기업 리스트는 왜 취합하시는지요?”
“우리 선조의 고혈을 짜고 발전한 전범 기업들을 나는 더는 좌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의 얼이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재를 다시 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일본부터 확실히 끝을 맺어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일본과의 전쟁 기간에.”
“그렇습니다.”
짧게 대답한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뒷짐을 지고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을 흘렸다.
“친일청산도 이제 어느 정도 끝났으니, 이제는 일제 치하 36년간 한반도를 짓밟고 우리 선조의 고혈을 짜내어 발전했으면서도 뻔뻔함의 극치로 그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는 그 전범자에게 죄를 물어야 함은 물론이요. 우리 문화재를 자기들의 문화재처럼 왜곡된 역사로 주장 하는 것도 더는 화가 치밀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아!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단단히 각오한 대통령의 의지를 느낀 김재학 장관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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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9일 10:30,
전북 군산시 제38전투비행단 공군기지.
제38전투비행단 상공에는 여러 대의 KF-21P 주작 전투기가 차례대로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었다. 한중전 발발 이후 순안 제8전투비행단으로 차출되었던 주작 전투기 12기가 한중전 종전에 따라 본 기지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쉬이이잉, 쉬이이잉.
길게 늘어진 활주로들 따라 착륙한 주작 전투기의 주위에는 정비관은 물론 비행단 소속의 여러 관계자와 동료들이 나와 환영했다.
“최 소령! 수고했다.”
주작 전투기에서 최영호 소령이 내리자 단짝이었던 전창빈 소령이 환하게 웃으면 양손을 흔들었다.
“전창빈, 여기서 놀고먹더니 신세가 훤해졌다? 나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담보로 싸우고 왔는데 말이다?”
“나도 엄청 바빴거든? 여기저기 비행단 다니면서 교육하느라 힘들었단 말이다.”
농담을 주고받은 최영호와 전창빈은 뜨겁게 포옹했다. 남들이 보면 동성연애자로 오해할 정도로 말이다.
“어이! 저거 보이냐?”
최영호 소령은 방금 자신이 타고 온 애마인 주작 전투기를 엄지로 치켜세워 가리켰다.
“뭘 보라고?”
“아나! 킬 마크 보이냐?”
최영호 소령의 애마인 주작 전투기 앞부분에 선명하게 그려있는 킬 마크는 무려 28개였다. 그것도 J-20 전투기를 나타내는 그림만 16개였다.
“오! 자랑질이네?”
“내가 통합공격전투비행단에서 탑건이란 말이다. 킥킥킥.”
“잘났다. 자식아! 좋다! 친구 놈이 탑건 까지 됐으니 그런 의미에서 내가 오늘 치맥 쏜다!”
“뭐냐? 고작 치맥이냐? 어떻게 양주에, 거시기 안 되겠냐?”
“지랄하네! 이 자식은 변한 게 없어 가자!”
“그래, 치맥도 좋다! 가자! 친구야.”
“최 소령님! 저도 끼워주십시오.”
최영호 소령의 윙맨인 오길성 중위가 뛰어오며 소리쳤다.
“저놈 아직 살아있었냐?”
“저놈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너무하십니다. 저 같은 부하가 어딨다고 그러십니까?”
“어딨긴? 널렸지!”
“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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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09일 13:2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회의실).
기존 북한의 제8특수군단은 한국 특전사령부와 통합되면서 세분이 되었다. 먼저 제8특수군단 군단장이었던 김은철 상장은 군에서 은퇴하고 부군단장이었던 이현원 소장(북한 계급으로 중장)이 부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 또한, 8개의 항공육전여단을 21, 31, 41, 51, 61, 71, 81, 91 공수사단으로 변경하고 산하에 6개의 개별 여단으로 재편성했다.
그리고 3개의 저격여단은 최고 베테랑만 선발하여 이번에 707특임대대에서 707특임여단으로 격상해 부족해진 TO를 충원했다. 또한, 선발에서 제외된 저격여단 대원들은 세종시와 평양시의 대테러전담 임무를 수행할 대테러특임여단으로 재편성했다. 이외 나머지 4개의 산악경보저격여단과 4개의 정찰여단은 해체한 후 경찰 교육을 시행해 서주(산둥반도)와 북만주, 중만주, 북만주 일대의 임시 경찰 임무를 수행하게 했다.
양국의 특수부대가 통합되면서 이제 대한민국은 5만에 이르는 대규모 특수부대를 보유한 국가로 미국과 러시아의 특수부대에 뒤지지 않을 전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렇게 규모가 커져 버린 특전사령부의 사령관인 강정현 중장은 부사령관인 이현원 소장과 함께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하여 합참의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베이징 진공 작전과 서주(산둥반도) 공수작전은 모두 다 특전사령부와 구 제8특수군단의 저격여단 대원들 공이 매우 컸습니다.”
강이식 합참의장은 그냥 건네는 인사말 아닌 진심을 담아 말했다.
“아닙니다. 의장님! 저희는 주어진 임무만 충실히 했을 뿐입니다.”
“맞습네다. 합참의장 동지! 중요한 작전에 우리 저격여단에 임무를 맡겨주셔서 도리어 감사 할 따름입네다.”
“하하하, 이거 두 분 다 이렇게 겸손해서야. 부하들 공은 치하하셔도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하하! 알겠습니다. 의장님!”
“자! 다름이 아니라 두 분을 이렇게 호출한 것은 대통령님의 특별 지시가 있어서 오라 했습니다.”
“네? 대통령님께 말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뭐 아직 정식 인가가 난 지시는 아니나. 미리 준비 좀 해야 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합참의장 동지! 뭐든지 맡겨만 주시라요. 목숨 걸고 뭐든 다 할 수 있디요.”
이현원 소장이 자신감에 넘친 목소리로 우렁차게 대답했다.
“하하, 이거 이 소장 말만 들어도 믿음이 갑니다. 자! 일차적으로 할 것은 현재 파견 나가 있는 모든 부대원을 부대로 소집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 후에 몇 가지 교육을 거친 후 대통령님의 지시가 정식으로 떨어지면 작전에 투입할 것입니다. 그 임무는 이것입니다.”
강이식 합참의장이 부관에게 손짓하자 엄청난 분량의 서류를 회의 탁자에 내려놓았다.
“이 서류는 50% 정도의 정보밖에 안 됩니다. 일단 참고하라고 미리 보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