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9화 (169/605)

승전 그리고 통일

2021년 1월 5일 15:00,

대한민국.

중국은 시진핑 일당의 구속과 함께 남부 전구 총사령원이 주축으로 한 새로운 신군부세력이 빠르게 중국 전체를 장악했다. 며칠간 여러 차례 전구 총사령원 회의를 걸친 신군부세력은 사전에 한국에서 제시한 모든 조건을 수용하고 무조건 항복하겠다는 연락이 취해졌고 이에 금일 오전 서울에서는 양국의 대표자가 나와 종전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에 오후 3시를 준하여 양국은 전 세계 언론매체를 통해 종전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종전 협정문에 들어있는 중국의 무조건 항복 항목 10가지 내용은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1항: 이번 전쟁은 중국군의 침략으로 시작된 불법 전쟁이며 이러한 사실 근거 자료를 제공하며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정식으로 발표한다.

2항: 중국은 침략국이자 패전국으로 전쟁피해보상금을 20년간 매년 700억 달러(80조 6천억 원)를 대한민국에 지급한다.

3항: 현 대한민국 국군이 지배하고 있는 산둥반도와 만주(동북 삼성, 내몽골 자치구)는 영원히 대한민국에 이양한다. 이에 산둥반도는 칭다오(청도)에서 핑두를 걸쳐 라이저우를 포함하여 동부 전체 영토로 한다. 만주는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그리고 내몽골 자치구의 북동부 일부이며 국경선은 난하강 줄기를 따라 사라무렌강을 따라 서요하를 퉁랴오 서단 45km에서 몽골 룸레이 도립공원 국경선까지를 영토로 한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중러영토이양체결서’는 원천 무효이며 전 세계에 공포한다.

4항: 중국은 동북공정에 따른(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소수 민족 중에 하나로 고구려는 중국 영토 내에서 건국했고 시종일관 중국 영역 내에서 존재했으며 고구려 건국지는 고구려의 성장으로 한군현에 속한다)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지금까지 왜곡된 역사교육을 철회한 후 대한민국 역사연구학회와 공조하여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시행하며 2항의 영토 이양 근거 또한 3항의 사실적 역사 근거에 따라 대한민국의 옛 영토를 되찾는 것뿐이라는 것을 명시한다.

5항: 영토 이양에 따른 실제 주거하고 있던 중국 인민에 대해 원칙은 소개(疏開)이나 대한민국에 국적변경을 원하는 인민에 대해서는 제2 국민 이민자로 살 수 있도록 허용한다. (제2 국민 이민자는 5년 이내에 귀화시험을 통해 정식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될 수 있다.)

6항: 한중전 중 전략 핵미사일과 전술핵 사용으로 중국은 핵보유국에서 비핵보유국으로 전환하며 향후 그 어떠한 군사적 핵전력을 보유하지 못한다. 이에 매년 2차례 NPT(핵확산금지조약)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는다.

7항: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구단선을 앞세운 영해권 주장을 모두 철회하며 PCA(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이 조항으로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해권 싸움을 해왔던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는 대한민국과의 국제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8항: 중국은 민간기업의 투자와 문화 교류에 대해 그 어떠한 국가적 차원의 통제를 하지 않으며 반대로 상대국의 지적재산권, 산업재산권, 특허, 표절, 상표권에 대한 철저한 규제와 법규로 단속한다.

9항: 중국 내 독립을 원하는 소수민족(티베트, 신장위그루, 장족)에 대해선 1년 안에 독립 보장은 물론 적극적 재정 지원을 약속하며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향후 그 어떠한 군사적 무력을 투사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한다.

10항: 베이징과 그 외곽에 퍼져있는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대해 한국은 20억 달러의 기술 제공 금액을 받고 방사능을 모두 제거한다. 또한, 방사선 피폭 환자에 대한 피폭 치료제는 인당 1,500달러의 가격으로 구입하여 치료를 시행한다.

이로써 2개월간의 한중전은 공식적으로 2021년 1월 5일 오후 3시부로 종전이 되었다. 세계 각국의 시선은 이제 통일 대한민국을 다른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근 몇 년간 초고속 경제성장을 한 경제 대국에서 이제는 G2 위상의 강대국 중국을 군사적으로 누른 군사 패권국으로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일본만은 타 국가와는 다르게 잔뜩 경계의 시각으로 현 대한민국을 보고 있었다.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국지전을 치르고 있는 전쟁 상대국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일본은 아시아에서 경제 대국으로 이름을 떨치며 쿨재팬 프로젝트로 경제적 문화적으로 아시아의 맹주로 자리 잡고 있었으나 어느새 경제력에서 대한민국에 따라잡히고 문화마저 한류에 뒷방 취급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군사력에서도 밀린다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아베 총리의 심기는 상당히 불편해 있었다.

★ ★ ★

2021년 1월 6일 14:00,

서울시 종로구 외교부 장관실.

오전에 청와대를 방문하고 돌아온 김재학 장관은 박형오 차관과 이번에 북주에서 새로 임명된 북한 외교부장이었던 김형일 차관과 함께 뭔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고거이 일본 놈들이 수용 하갔습네까?”

아직 4일밖에 안 된 김형일 차관은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말하자 김재학 장관과 박형오 차관은 알 수 없는 미소를 보였다.

“그 웃음의 의미가 뭡네까?”

“하하하, 김 차관님! 이것은 일본보고 수용하라고 전하는 게 아닙니다.”

“기리면 왜 이런 요구를 하는겁네까?”

아직도 영문을 모르는 김 차관을 보며 김재학 장관이 말했다.

“대통령님께서는 아베 신조에게 경고를 보내는 것입니다.”

“경고라 했습네까?”

“네 그렇습니다. 경고이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힘을 과시하는 거지요.”

김재학 장관의 말에 박형오 차관이 말을 이어 대답했다.

“아!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단 말입네까?”

“네, 과연 아베가 어떤 표정을 가질지 생각하면 궁금합니다. 하하하.”

“김재학 장관 동지, 아! 죄송합니다. 동지란 말이 입에 붙어서리. 김재학 장관님! 일본에 제가 직접 가면 안 되겠습네까?”

“직접 말입니까?”

“네, 그렇습네다.”

“음.”

김재학 장관은 잠시 생각하다가 흔쾌히 허락했다.

“그렇게 하시지요. 이윤준 대사(주일본 대한민국 대사)와 함께 가세요. 하하 그리고 아베 신조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도 알려주세요. 하하하.”

“걱정하디 마시라요. 활동사진마냥 확실히 보고 설명해 드리겠습네다. 하하하.”

★ ★ ★

2021년 1월 6일 16:2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회의실).

정식 종전과 함께 합동참모본부는 바빠졌다. 먼저 베이징으로 진공 했던, 그리고 베이징에서 게릴라 전술을 폈던 특수부대의 철수 작전이었다. 인원만 해도 11만에 달했다. 이에 국공 신군부의 협조로 인해 베이징 공항에는 한국의 군용수송기는 물론 민간 여객기까지 동원되어 쉬지 않고 대한민국 특수부대원들을 본국으로 실어 날랐다. 현재 베이징의 방사능은 대부분 제거가 된 상태였다.

그리고 제7기동군단은 선양으로 기동에 들어갔고 러시아와의 교전을 위해 잠시 휴식 및 보급과 정비시간을 갖게 했다. 제3기갑사단은 진저우로, 제25경갑보병사단은 푸신으로 철수 작전에 들어갔다.

한편 베이징으로 북진했던 제3해병기동사단은 산둥반도 핑두로 회군에 들어갔고 제2해병사단은 본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제10상륙함대로 하여금 수송 작전에 들어갔다. 이외 4개의 특전여단과 중갑강습여단은 대한민국 경찰 운영 시스템이 안착할 때까지 산둥반도의 각 지역 민생 치안 역할 임무에 들어갔다.

한편 압록강과 두만강의 국경선을 지키고 있던 제5경계사령부의 예하 제11군단과 제12군단은 동북 삼성 각 지역의 배속 되어 산둥반도와 마찬가지로 경찰 운영 시스템이 안착할 때까지 민생 치안 임무 역할로 전환했다.

중국과의 종전으로 만주(동북 삼성)에 투사할 병력 운용의 여유가 생긴 합동참모본부는 러시아군의 움직임에 대해 무인정찰기와 아폴론 정찰위성을 통해 일거수일투족 하나하나 탐지하여 언제 터질지 모르는 러시아군과의 대규모 교전에 대비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동부군관구 예하 중 제5군의 주요 주둔지인 프리모르스키, 우수리스크, 그리고 연해주에 병력 충원은 물론 최신 장비들이 수송기와 기차로 끊임없이 도착했고 제35군 또한 최신예 장비로 한참 재편성하고 있었다.

호전적인 성격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대한민국에 전쟁에서 패배하고 자국과 체결한 ‘러중영토이양체결서’를 무효화 선언을 했더라도 순수하게 물러날 위인은 절대 아니었다. 도리어 제5군 소속 제57차량소총사단의 패배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푸틴 대통령은 복수만을 위한 집념에 빠져있었다.

또한, 중국의 패배 소식에 푸틴 대통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전략 로켓군에 핵탄두를 장착한 중장거리 탄도탄 미사일의 발사대기 명령을 내렸고 태평양함대 소속의 핵잠수함에도 마찬가지로 SLBM 탄도탄 미사일 발사대기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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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8일 11:00,

일본 도쿄 내각 외빈 접견실.

오전 비행기를 통해 도쿄에 도착한 김형일 차관과 이윤준 대사는 미리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외무성 이치로 비서관의 안내를 받으며 내각 외빈 접견실에 들어왔다.

“잠시 후 총리께서 오실 겁니다. 차 한잔하시면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말을 마친 이치로 비서관은 정숙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고 잠시 후 접견실 문이 열리고 아베 총리와 외무성 대신이 모습이 보이자 김형일 차관과 이윤준 대사는 일어섰다.

“안녕하십네까? 내래 대한민국 외교부 차관 김형일입네다.”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총리님!”

아베 총리를 처음 본 김형일 차관과는 다른 게 주일본 대한민국 대사로 있으면서 몇 번의 안면이 있었던 이윤준 대사는 인사말을 전했다.

“하하,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베 총리님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외무성 대신인 오치 후르메입니다.”

형식적인 인사말이 끝났고 자리에 앉은 4명의 사내는 잠시 보이지 않은 신경전을 벌이는지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방문 목적이 궁금한 건 일본 측이었다. 이에 외무성 오치 후르메 대신이 고유함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래, 차관님과 대사님이 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외교관으로서 타 국가와의 외교 시 선제 충족 요건은 상대방에 대한 사전제압이었다. 입을 먼저 열게 하는 게 아무거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외교 싸움에 있어서 본다면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이에 북한 외교부장 출신이었던 김형일 차관은 살짝 미소를 보이며 대답했다.

“내래 서현우 대통령님의 요구사항을 전하려 왔습네다.”

“요구요? 무슨 다짜고짜 요구란 말입니까?”

“다짜고짜라니요? 그게 무슨 말입네까?”

“허허!”

오치 후르메 대신이 어이없은 표정을 지으며 헛웃음을 치자 듣고만 있던 아베 총리가 입을 열었다.

“그래 당신네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 대통령님께서는 말이디요? 중공과 결탁하여 이번 독도 해전의 불법 침입에 대해 할 말이 아주 많다고 하셨디요.”

“불법 침입이라니요? 허허.”

“내래 지금 말하고 있디 않습네까? 오치 대신!”

김형일 차관은 살짝 눈을 흘기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디만 서리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대통령님께서 작년에 한중전 발발로 취소되었던 한일 정상회담의 안건 중에 위안부 할머니 보상건과 강제징용 건에 대한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면 이걸 계기로 독도 불법 침입으로 발발한 한일 전쟁도 모두 없던 것으로 하겠다는 말씀입네다.”

“당신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

오치 후르메 대신이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에 김형일 차관은 그런 오치 후르메 대신의 말을 무시하고는 아베 총리에게 마지막 한 방을 날렸다.

“아! 우리 대통령께서는 돈은 우리도 많으니끼니 보상금은 필요 없고 진정한 사과만 하시면 된다고 하셨디요. 이해 하셨습네까?”

말을 마친 김형일 차관은 아베 총리의 표정을 살폈다. 내 천자가 각인될 정도로 인상을 쓰는 아베 총리의 얼굴이었다.

‘저 아베 간나새끼래 거인상 한번 드럽구나야.’

김형일 차관은 아베 총리의 얼굴을 보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지금 그것이 일본에 요구하는 내용이오?”

“그렇습니다.”

김형일 차관은 재밌다는 표정만 지을 뿐 대답을 안 하자 이윤준 대사가 나서서 대답했다.

“대체 무슨 근거로 우리 일본이 돈 벌기 위해 몸 팔러 온 창녀들과 자진해서 일하러 온 거지 같은 노동자들에게 강제징용이라며 근거 없는 이유를 대면서 우리 일본보고 사과하라는 것에 저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소이다.”

“무슨 근거라니요? 수많은 증거자료가 넘치고도 넘칩네다. 그리고 산 증인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디 않습네까? 아베 총리님!”

이윤준 대사가 물러서지 않고 바로 대꾸했다.

“그건 다 한국 주장일뿐이지 않습니까?”

“보시라요. 아베 총리님! 내래 솔직히 이곳에 오면서도 우리 대통령님의 요구사항에 총리님의 대답에 기대는 하디 않았디요. 하디만 적어도 양심이 있으면 말이디요. 몸 파는 창녀들이라는 발언은 정녕 이것이야말로 후안무치가 아닙네까?”

“후안무치? 지금 말 다했소?”

후안무치이란 말에 욱했는지 아베 총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가락질을 하면 화를 냈다. 이에 김형일 차관도 자리에서 일어난 마저 하고 싶은 말을 계속해댔다.

“진정 사과 한마디가 그리 힘듭네까? 아베 총리의 그 비뚤어진 아집 때문에 피눈물 나는 사과는 물론 천문학 수준의 금전적 보상과 혹독한 벌을 달게 받을 것입네다. 내래 장담컨대 꼭 그런 날이 올 겁네다.”

“당신들 당장 꺼지시오. 체포하여 죽을 때까지 햇빛 못 보고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오.”

아베 총리의 얼굴은 험악하게 일그러지고 이어 붉으락푸르락 뻘게지기까지 했다.

“이윤준 대사! 일어나시라요. 얼릉 갑세다.”

김형일 차관은 이내 출입문으로 향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접견실을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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