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9화 (159/605)

베이징 대공세!

2020년 12월 26일 22:40 (중국시각 21:40),

중국 베이징시 일대 X-2 벙커.

X-2 벙커로 연결되는 출입 통로는 총 4개였다. 일반 회사로 위장한 5층 건물의 엘리베이터 1개와 화물용 엘리베이터 1개, 그리고 계단 통로 1개였다. 그리고 외부의 다른 건물로 이어진 1개의 비밀 엘리베이터 1개가 있었다.

건물 앞에 세워졌던 여러 대의 장갑차와 중형 승용차가 거대한 불길에 휩싸이며 폭발했다. 제1육전대대의 화기중대 대원들은 개인 휴대용 화기인 60mm 플라즈마 증압탄을 발사해 장갑차와 중형 승용차들을 종잇장 찢듯 폭발시켰다.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는 저승사자와 같은 제1육전대대 대원의 저돌적인 돌격에 연대급 규모의 호위부대인 중국 특수부대원의 방어 라인은 어김없이 뚫렸고 목표지점인 5층 건물을 향해 육전대대 대원들은 레이저 빔을 날리며 앞으로 내달렸다.

그 시각 X-벙커 지하.

쿠아앙! 콰르르르르릉~

벙커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강력한 충격이 상부 지층에서 전달해왔다. 이에 시진핑 주석을 태웠던 엘리베이터는 비상조작으로 지하 50m 지점에서 멈췄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호위를 책임지고 있는 슈 룬웅 호위대장에게 지상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알았다. 어떻게든 끝까지 막아라. 길을 열어줘서는 안 된다. 알았나?”

슈 루웅 호위대장은 통신을 마치고 취지량지 대장에 다가가 조심스레 말했다.

“취지량지 대장님! 현재 지상에 대기 중이던 장갑차와 차량이 한국 특수부대에 파괴당했고 건물 현관까지 진입했다고 합니다.”

“그럼 통로가 봉쇄되었다는 건가?”

“아무래도 정문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을 듯합니다.”

“다시 내려가서 비상 통로로 이동한다.”

“네, 알겠습니다.”

슈 룬웅 호위대장은 취지량지와 대화를 마치고 호위대원 한 명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멈췄던 엘리베이터는 다시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뭔가, 취지량지 대장?”

시진핑 주석이 불안한 음성으로 물었다.

“현재 지상 건물 입구에서 한국군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는 중이라는 보고입니다.”

“뭐야? 어떻게 한국 놈들이. 이곳을 알고 올 수 있단 말인가?”

“아무래도 12집단군 수뇌부에서 정보가 흘러간 듯합니다.”

“우 웨이안 이 자식! 그런데 말이야 대체 호위대와 나머지 부대는 뭐 하는 거야? 이곳까지 한국 놈들이 몰려오게 만들고 말이야?”

시진핑 주석은 온갖 인상을 다 구기고 우 웨이안의 이름을 들먹이며 독기를 뿜었다.

“조금 전에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주석께서 망설이는 바람에···.”

“부주석!”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불만 섞인 어투로 말했다가 시진핑 주석의 일갈에 급히 입을 닫았다.

“나 때문에 지금 이 사달이 났다는 건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현재 베이징 시내에 주둔 중인 부대에 연락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일단 다시 지하로 내려가 비상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겠습니다.”

작은 고성이 오가는 사이 엘리베이터는 다시 벙커 상황실 지층에 도착했다. 이에 다음 탑승을 기다리고 있던 중국 수뇌부 고위 간부들은 다시 내려온 시진핑 주석 일행을 보자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벙커 전체에 불길한 기운이 퍼져갔다.

초조한 수뇌부 간부들의 시선을 뒤로한 채 시진핑 주석 일행은 비상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발 빠르게 움직였고 슈 룬웅 호위대장은 호위대원 중 대교 계급장을 달고 있는 호위대 장교에게 몇 마디를 전하고 이내 시진핑 주석의 뒤를 따라갔다. 이에 대교 계급장의 장교가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는 고위 간부들 앞으로 나와 현재 상황을 알렸다.

“지금부터 이곳 엘리베이터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다들 비상용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대교의 말이 끝나자 엘리베이터 앞에 모여 있던 고위 간부들은 시진핑 주석이 향했던 비상용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앞다퉈 서로 먼저 가려고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위대원들은 엘리베이터는 물론 화물 엘리베이터의 작동을 정지시켰고 계단으로 연결된 통로에 대해서 차단막 철문을 가동해 차폐시켰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로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X-2 벙커에는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 500여 명이 넘었고 비상용 엘리베이터는 고작 30명만이 탑승할 수 있는 크기의 엘리베이터였다. 먼저 시진핑 주석과 상무위원 7명 그리고 나머지 호위대장과 호위대원 12명이 탔다.

“지상에 도착하면 인근 건물로 숨어있다가 우리가 도착하면 함께 이동한다. 알았나?”

취지량지 대장이 슈 룬웅 호위대장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는 고속으로 지상으로 올라갔다.

그 시각 X-2 벙커 지상.

“이놈들 이래 엘리베이터를 정지 시켰습네다.”

가장 먼저 건물에 들어온 나강수 대위가 엘리베이터를 확인하고 헤드셋을 통해 대대장에게 보고했다.

“당연하갔디! 지금 당장 발 빠른 애들을 계단으로 침투 시키라우!”

“알갔시야요.”

5중대장 나강수 대위가 부하 중 나름 날렵해 보이는 소대원들을 부르며 명령을 내렸다.

“강혁 중위! 소대원들 데리고 지금 당장 계단을 통해 내려가라우, 나머지 소대원은 건물 제압하믄 그대로 뒤따라오라우.”

“알갔습네다. 중대장 동지!”

건물 주위로 총성과 폭발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30여 명의 제1육전대대 5중대 소속의 1소대원이 강혁 소대장을 따라 쏜살같은 움직임을 보이며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계단을 타고 날아가고 있었다.

“대대장이야! 5중대 외 나머지 중대는 건물 주위에 대한 제압에 들어가라우 분명히 이곳 주위에 비상 통로가 있을끼야! 철저히 수색하라우 시핑진이 이 간나새끼래 아직 도망치지 못했단 말이디! 알갔네?”

★ ★ ★

2020년 12월 18일 22:5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꼭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크린에는 제1육전대대 대원들의 활약상이 분할된 화면 속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으로 보였다. 그중 어두운 계단을 타고 날아가듯 지하로 내려가고 있는 제1육전대대 1소대원의 영상이 볼만했다. 매우 흔들리는 영상이었지만 사실감으로 느껴지는 긴장감은 합동참모본부 상황실 전체를 휘감고도 남았다.

중간중간 이들을 막고 있는 차폐된 철문을 P-01 폭탄으로 폭파하고 돌파하는 육전대대 1소대원들은 임무가 실패할까 봐 목까지 올라오는 숨을 참으며 쉬지 않고 뛰어갔다.

영화 같은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합동참모본부 참모진 중 작전기획본부장 나태윤 중장이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잘하면 시진핑을 잡을 수 있겠습니다.”

“잘하면이 아니디요. 우리 아새끼래 기필코 시진핑을 잡고 말거디요.”

“맞습네다. 최호일 대장 동지!”

북주군 부참모장 최호일 대장의 말에 620포병군단장 윤기윤 중장이 맞장구를 쳤다. 지금까지 한국군의 활약만 보다가 북주군의 활약을 보니 아무래도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 지긋지긋한 한중전도 끝나니까요.”

미소를 보이며 나태윤 중장이 대답하는 가운데 강이식 합장의장은 말없이 화면만 지켜봤다.

★ ★ ★

2020년 12월 26일 22:55 (중국시각 21:55),

중국 베이징시 일대 X-2 벙커.

콰아앙!

드디어 마지막 철문이 P-01 폭탄의 위력에 종잇장처럼 찢기며 날아갔고 동시에 섬광 수류탄 4개가 계단 입구에서 날아왔다.

엄청난 섬광이 지하 벙커 전체를 휘젓자 중국군 호위대원들은 저마다 두 눈을 감싸며 웅크렸다. 이 틈을 타 1소대원들이 일제히 지하 벙커로 진입하며 레이저 빔을 난사했다.

하얀 빛줄기 수십 개가 사방으로 날아갔고 눈을 감싸고 고통스러워하던 중국군 호위대원들은 그 어떤 대응도 못 하고 외마디 비명만 지르고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한 번의 공격으로 계단 통로를 지키고 있던 중국군 호위대를 제압한 1소대원 중 2분대는 신속하게 상황실 쪽으로 이동해 아직 상황실에 남아 있던 중국군 오퍼레이터들을 향해 레이저 빔을 난사했다. 각자 권총을 들고 대응하려 했으나 육전대대 1소대원들의 사격 실력에 한 발도 쏘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1시간 전만 해도 인민해방군 전체를 지휘하던 이곳 상황실은 중국군 오퍼레이터들의 시체와 붉은 피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참혹한 곳으로 바뀌고 말았다.

연속으로 발사된 레이저 빔은 각종 컴퓨터와 모니터, 그리고 대형 스크린을 파괴했다.

“여기에 시진핑은 없습네다.”

“간나새끼래, 다른 입구가 있을기야. 찾으라우.”

40여 명의 항공육전 소대원은 지하 벙커 곳곳을 수색하며 보이는 데로 중국군과 벙커 운용 요원들을 사살했다.

- 소대장 동지! 여깁네다. 이리 오시라요.

뭔가를 찾았는지 헤드셋을 통해 소대원의 보고가 올라왔다.

“어디네?”

- 왼쪽 복도 따라 쭉 오리사요. 여기에 간나새끼래 모여있습네다.

“알았디. 간나새끼들 중에 시진핑이 있는지 확인하라우!”

- 알갔습네다.

잠시 후 왼쪽에 있는 복도를 따라 50여 미터쯤 달려가자 엘리베이터 문이 보였고 그곳에는 100여 명의 중국인이 무릎을 꿇은 자세로 양손을 들고 있었다.

“시진핑은?”

“없습네다.”

“이런 개망할, 토깠구나야. 엘리베이터는 작동되네?”

“안됩네다. 아마도 위에서 정지시킨 듯합네다.”

“이런 제길!”

욕설을 내뱉은 강혁 소대장은 벌벌 떨고 있는 중국군 중 유난히 심하게 떨고 있는 중국군의 멱살을 잡아 일으키고는 권총을 꺼내 정수리에 갖다 대고는 소리쳤다.

“시진핑이 어디 갔네? 간나새끼야.”

하지만 울음을 터뜨리며 아무 말도 못 하자 소대장은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쭝!

레이저 빔 발사음과 함께 그 중국군의 머리는 조그마한 구멍이 뚫렸고 그대로 나자빠졌다. 이에 강혁 소대장은 바로 벙커 운용 요원 복장을 한 한 사람을 지목하고는 머리에 권총을 갖다 대고 다시 한번 소리쳤다.

“시진핑이 어디 갔네?”

기겁한 표정을 지은 벙커 운용 요원은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자기 목숨이 걸렸기에 본능적으로 무슨 말인지 알아챘는지 벌벌 떨며 손가락으로 엘리베이터를 가리켰다.

“그걸 누가 모르네? 이 간나새끼야. 이 엘리베이터가 어디로 연결된 기야?”

소리치며 왼팔에 장착된 작은 모니터 화면을 보여줬다. 화면에는 디지털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이에 벙커 운용 요원은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찍었다.

“정말이디? 거짓말하면 방금 그놈처럼 저승길이야 알간?”

소대장은 운용 요원을 밀치고는 모니터 화면을 확대했다. 운용 요원이 찍은 지점은 벙커와 연결된 5층 건물에서 북쪽으로 500m 떨어진 또 다른 건물이었다.

- 대대장 동지! 중대장 동지! 시진핑이 다른 입구를 통해 지상으로 토깠시야요. 위치 정보 바로 전송합네다.

“정확한 정보네?”

지상에서 건물 주위를 제압하고 있던 대대장으로부터 대답이 돌아왔다.

“확실합네다. 대대장 동지.”

- 알았서야, 니는 벙커 정리하고 서둘러 올라 오라우!-

“알갔습네다.”

통신을 마친 강혁 소대장은 주위 소대원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에 소대원들은 벙커 곳곳으로 흩어져 시한폭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잘 들으라우. 간다새끼래! 내래 지금 심정으론 이곳에 있는 간나새끼들 모두를 생매장시키고 싶디만 상부에서 죽이디 말라는 명령이야. 운 좋은 줄 알으라우. 우리가 떠나면 알아서 튀라우! 알갔네? 그 뒤로는 우리 책임 없어야.”

벌벌 떨고 있는 중국군과 운용 요원들이 알아듣든 말든 소리치는 강혁 소대장에게 소대원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소대장 동지! 폭탄 설치 완료 됐시야요.”

“기래? 가자우.”

내려왔을 때처럼 제1소대원들은 다시 계단을 타고 지상으로 내달리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편 지상에서는 강혁 소대장이 전송한 디지털 지도의 표적 지점인 북쪽 500m에 있는 건물을 포위하듯 좁혀가며 시진핑을 잡기 위한 추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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