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8화 (158/605)

베이징 대공세!

2020년 12월 26일 21:26 (중국시각 20:26),

중국 베이징시 북동단 60km.

KS-AD 제우스 1호에서 발사한 에피루스 미사일 4기가 지정한 좌표에 도달한 후 상공 1km에서 폭발했다. 단순 폭발이 아닌 강력한 충격파를 동반한 거대한 폭발은 이내 음속 이상의 속도로 충격파가 퍼져나갔다.

첫 탄은 베이징 외곽 순이구 상공에서 폭발했고 나머지 3기의 에피루스 미사일은 북동단 방향으로 15km 간격을 두고 나란히 폭발했다. 이것은 잠시 후 베이징에 도착할 한국 수송기의 침투 경로이기도 했다.

충격파로 인한 SEMP에 베이징 시내 북동쪽 전체가 암흑으로 변했고 시내 곳곳에 주둔하고 있던 방공포 부대와 레이더 장비들은 고철 신세가 되어 더 이상의 방공포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그리고 20여 분 후 한국 수송기의 호위와 공습 임무를 맡고 함께 날아온 신의주 공격통합전투비행단 소속의 KF/A-25P 흑주작 전투기 24기와 순안 제8전투비행단 소속의 KF-21P 주작 24기는 무장한 플라즈마 확산탄과 증폭탄을 모두 떨어뜨렸다. 잠시 자유낙하를 하던 2종의 활공유도탄은 지정된 표적을 향해 자유 활공을 하더니 이내 원하던 표적 지점에 정확히 꽂히며 폭발했다. 대부분 빌딩 옥상에 있는 대공포 부대와 레이더기지 그리고 무기 탄약고였다.

충격파에 의해 암흑으로 빠져버린 베이징 시내는 곳곳에서 발생한 붉은 화염이 야간 조명을 대신해 주위를 환하게 비쳤고 한차례 한국 전투기의 공습이 끝난 후 마하 1.2의 속도로 날아온 한국 수송기는 에피루스 미사일이 터진 지점을 따라 베이징 시내 외곽까지 침투했다. 그리고 수송기의 공수 해치 문이 열리고 1만 명에 달하는 항공육전여단 병력이 줄줄이 지상을 향해 자유낙하를 시작했다.

순식간에 베이징 북동단 상공은 1만에 달하는 항공육전여단의 검은 낙하산으로 뒤덮었다. 그리고 간혹 낙하하는 항공육전여단을 향해 개인화기와 대공포 사격을 가하는 중국군도 있었다. 하지만 조명 없이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낙하하는 표적을 맞히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통신 장비부터 레이더 시스템 그리고 대공 무기까지 먹통이 되어버린 베이징 시내는 말 그대로 구석기 시대와 다름없었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명령으로 인해 베이징 시내를 방어하던 수도경비사단까지 동단 외곽으로 빠진 상태라 베이징 전체를 지키고 있는 중국군은 2만도 안되었다.

파앗~ 타타타탓.

지상에 도착한 항공육전여단 군인들은 전자장비에 표기된 소집장소로 이내 모여들었고 소대급 규모로 이내 게릴라전을 시작했다. 군 복무 경력 평균 7년이 넘는 베테랑 특수부대 군인들로 생각보다 이들은 활약은 대단했다. 더군다나 한국군에서 보급한 첨단장비에 이들의 전투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내비게이션처럼 지정된 목표지점을 상세히 알려주는 장비 때문인지 소대 규모로 움직이는 항공육전여단 군인들은 빈틈없은 목표 대상에 대한 공격은 물론 각종 연료탱크 시설과 탄약고 그리고 공공기관과 공안건물에 대한 폭파 임무를 120% 달성해 나갔다.

쿠앙! 쭈웅쭈웅쭈웅쭈웅~

시내 곳곳에서 이어지는 총격전과 폭발음에 극심한 공포심을 느낀 베이징 시민들은 건물에 숨어서 절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군에 밀리고 있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지만,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까지 전장의 한복판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한 베이징 시민들이었다. 저번에 SEMP 공격 이후 다시 한번 느끼는 전쟁 공포심이었다.

제38항공육전여단 소속의 제1육전대대 대원들은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었다. 바로 중국 수뇌부가 숨어있는 X-2 벙커에 침투하여 시진핑 주석을 생포하거나 사살하는 임무였다.

항공육전여단에서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 모여 있다는 제1육전대대 대원들은 처음 낙하 장소를 X-2 벙커와 가까운 곳으로 지정되었다.

“잘 들으라우. 현재 지점에서 목표 타격지점까지는 12km이니끼니, 지금부터 각자 장비 중 최소 장비만 남기고 폐기 하라우. 알갔네?”

제1육전대대 대대장 오용길 상좌가 눈을 부릅뜨고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이에 제1육전대대 대원들은 한곳에 불필요한 장비들을 모으고는 불을 질렀다.

“준비됐네? 그럼 뛰라우!”

몸이 가벼워진 제1육전대대 대원들은 소대별로 나뉘어 구보하며 베이징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 ★ ★

2020년 12월 26일 21:50 (중국시각 20:50),

중국 베이징시 일대 X-2 벙커.

“대체 베이징 방공을 책임지고 있는 놈들은 뭐 한 거야?”

시진핑 주석은 벌겋게 충혈된 두 눈으로 앞에 있는 청중들을 쏘아보며 호통을 치고 있었다.

“시진핑 주석님,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빨리 다른 곳으로 피신을.”

“어디로 간단 말이오?”

중앙정치국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말을 꺼내다 시진핑 주석의 큰 소리에 입을 닫았다.

“일단 다퉁까지 육로로 이동해서 그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정저우로 가시지요.”

주석실 입구에서 서 있던 취지량지가 말했다.

콰앙!

시진핑 주석은 세차게 주먹으로 탁자를 쳤다.

“베이징 외곽인 이곳으로 온 것도 치욕인데 이제는 나보고 정저우까지 도망가란 말이오?”

“시진핑 주석! 생포된 12집단군 우 우웨안 전사령원에 의해 이곳 위치 정보가 한국군에게 넘어간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어서 서둘러 주십시오.”

“제길! 제길! 제길!”

시진핑 주석과 티격태격하는 동안에 중앙정치국 위원들과 중앙군사위원회 참모진들은 이동할 준비를 마치고 안절부절못한 상태로 기다리고 있었다.

“주석님! 이곳도 언제 시스템이 나갈지 모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이동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에피루스 미사일 4기에 베이징 시내 대부분이 암흑 상태로 빠져들었으나 외곽에 있었던 X-2 벙커는 최근에 건설한 벙커로 그나마 EMP 방호시설이 양호에 시스템과 전원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 내부 발전기 고장으로 전원이 나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지하 100m에서 갇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 ★ ★

2020년 12월 26일 22:10 (중국시각 21:10),

중국 베이징시 일대 X-2 벙커 근방.

가벼운 무장상태로 10km를 내달린 제1육전대대 대원들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목표지점까지 2km를 남겨두고 있었다.

“대기하라우!”

숨넘어갈 듯 시내 외곽을 달리던 제1육전대대의 대대장이 멈추라는 손짓을 하고 좌우로 손 신호를 보냈다.

중국 수뇌부가 숨어있는 벙커에 가까워지자 그 주위를 지키고 있던 호위부대와 특수부대 군인들의 생체 표시가 왼쪽 팔목에 찬 작은 모니터에 표기되고 있었다.

“요거! 숫자가 장난 아니구만! 지금부터리 소대별 그룹으로 나눠가가 돌파를 시도하갔어 각 중대장들은 말이디 소대별 이동 경로 확인시켜주고 최대한 빠르게 제압하갔어 알갔네?”

엄폐한 상태에서 전방 500m 지점을 주시하며 오용길 상좌가 헤드셋을 통해 각 중대장에게 명령을 내렸다.

- 5중대장 나강수 알겠시야요.

- 6중대장 김원효 알겠습네다.

- 7중대장 김강완 명심하겠시야요.

- 화기중대장 이원일 맡겨주시라요.

“다시 말하갔어! 무조건 임무를 완수를 해야한단 말이디! 그러니끼니 목숨 아까지 말고 돌파하라우! 그럼 먼저 화기중대에서 지원 사격을 가하면 나머지 3개 중대는 목표지점까지 돌격하라우!”

잠 시 후 오용길 상좌의 돌격 명령이 떨어지자 화기중대의 8mm 레이저 미니건과 30mm 스마트 유탄이 전방 500m 지점으로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 틈을 타 3개 중대는 각자의 경로로 치달리기 시작했다.

장애물을 자동으로 피하며 날아간 30mm 스마트 유탄은 건물 사이사이에 숨어서 반격을 시도하는 중국군을 사정없이 찢어버렸다. 그리고 사정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은 웬만한 건물 벽은 통과하고 중국군의 몸통을 유린했다.

화력 면에서 월등히 차이가 나자 중국 호위부대와 특수부대원들은 소심한 반격만 할 뿐 제대로 된 방어 전술을 펴지 못했다.

쭈웅쭈웅쭈웅쭈웅~

콰앙! 쾅!

공중에서 스마트 유탄이 폭발할 때마다 숨어있던 중국군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동료들의 모습을 본 중국군 특수부대원들은 교전이 진행될수록 그 공포심은 더욱 커졌고 반대로 북주군 항공육전여단 소속의 제1육전대대 대원들은 저승사자처럼 돌격 자세로 뛰어오며 빛줄기를 선사했다. 보호 슈트 덕분이었던지 간혹 중국군의 총알에 맞고 비틀거리기는 했으나 쓰러지는 대원들은 없었다.

★ ★ ★

2020년 12월 26일 22:2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상황실 스크린 6번에는 제38항공육전여단의 제1육전대대 대원들의 헬멧에 장착된 초소형 카메라로 촬영되는 영상들이 분할화면으로 생생하게 보였다.

며칠 전 칭다오에서 생포한 제12집단군 우 웨이안 전사령원으로부터 현재 시진핑 주석이 숨어있는 벙커의 위치 정보를 알아냈다. ‘북경몰락’ 작전을 앞두고 알아낸 값진 정보에 합동참모본부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그 수뇌부를 생포하거나 사살하여 이번 전쟁을 마무리 짓고자 추가 작전 안을 수립했다.

항공육전여단에서도 가장 실력이 좋은 베테랑만 모여 있다는 제1육전대대를 시진핑 주석의 체포 및 암살 작전에 투입한 것이었다.

작전 안대로 제1육전대대는 낙하 이후 중국 수뇌부의 벙커로 이동했고 지금은 수뇌부 호위부대를 포함한 중국 특수부대와의 교전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분할된 화면에 섬광과 빛줄기 그리고 예광탄들이 사정없이 오갔고 검붉은 화염이 사방 곳곳에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사방천지가 암흑인 이곳에서 야간 비전 모드를 활용한 제1육전대대 대원들은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날아다니며 벙커 입구로 향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항육단 실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작전본부장 김용현 중장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그렇디요? 그거 내래 항상 말하디 않았습네까? 우리 제8특수군단 아새끼래 명령만 내리면 못하는 게 없디요. 하하하.”

북주군 제1육전대대의 활약에 신난 최호일 대장이 호탕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진작에 투입할 걸 하는 후회가 듭니다.”

“이제 북경은 끝났시야요. 항육단 3만이 베이징에 모두 도착하면 끝났디 말입디요. 더는 말해봤자 입만 아프디 않카습네까? 하하하.”

“문제는 시진핑 주석을 생포하거나 사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이식 합참의장 또한 분할된 화면으로 보이는 영상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에 최호일 대장은 키는 작았지만 다부진 양어깨를 활짝 펴고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대답했다.

“강 의장 동지! 걱정 붙들어 매시라요. 시진핑 주석의 모가지는 떨어질 것입네다.”

이때 작전보좌관이 김용현 중장에 다가가 조용히 보고를 올리자 이내 강이식 합참의장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현재 강동 비행장에서 2차 항육단 대원들이 탑승을 시작했다는 보고입니다.”

한국 공군 수송기는 베이징에 1차 항공육전여단 1만 명을 낙하시키고 초음속 속도로 강동비행장에 돌아와 정비할 틈도 없이 제2차 항공육전여단 병력 1만을 탑승시키고 있었다.

“작전대로 사고 없이 잘 진행되고 있군. 저격여단과 공수부대는?”

“네! 현재 3개 저격여단은 강동비행장으로 이동 중이며 한국 공수부대 또한 성남 공군기지에서 대기 중에 있습니다.”

‘북경몰락’ 작전은 지상군의 대공세와 더불어 KS-AD 제우스 1호 위성에 장착된 마지막 K-SE 에피루스(SUPER EMP탄) 미사일 4기로 하여금 베이징의 대공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하여 공중침투 경로를 확보하고 5만에 달하는 특수부대를 공수하는 작전이었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을 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남북통일 이전에 한중전을 마무리 짓고자 했다. 또한, 운이 좋게도 시진핑 주석의 위치까지 알게 되어 생포 및 암살까지 추가 작전 안을 수립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