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7화 (157/605)

베이징 대공세!

2020년 12월 26일 04:50 (중국시각 03:50),

중국 탕산시 북동단 33km(제20기갑사단(결전)).

3개 기갑여단으로 돌아가며 지속적인 종심 타격 공격을 가한 제20기갑사단(결전)과 제25경갑보병사단(비룡)은 탕산 북동단 33km까지 진공 한 후 ‘북경몰락’ 작전 안에 따른 대공세 진공 준비에 들어갔다.

“우리는 맨날 새벽에 시작합니까? 새벽잠 많은 저는 정말 죽을 맛입니다. 전차장님!”

전차 통신망을 통해 712호 전차 조종수 염훈기 상병의 불만 섞인 음성이 헤드셋에서 흘러나왔다.

“그러게 말이다. 짜증나! 짜증나! 좀 전쟁이라도 잠 좀 자면서 했으면 좋겠다.”

전차 포수 김영주 하사까지 염훈기 상병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이놈들 봐라? 전쟁에 밤낮이 어딨어 마! 정신 차리고 기동 준비나 해!”

“예에~ 예.”

712호 전차장인 오영택 중사 역시 새벽부터 시작하는 작전이 내심 불만이지만 간부로서 부하들처럼 불만을 털어놓을 수 없었기에 버럭 소리 한번 지르고 불만을 잠재웠다.

“김 하사.”

“네, 오 중사님.”

“대대 지침 상황이다. 양압 장치 이상 유무 확인해봐라!”

“알겠습니다.”

어두운 새벽, 새어 나오는 불빛에 비치는 하얀 눈밭 위로 500여 대에 달하는 K-3 백호 전차와 K-23P 현무 보병전투장갑차에서 햐얀 수증기를 뿜으며 연신 거친 엔진음을 울려대며 기동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도 다양한 종류의 장갑차와 자주포가 기동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중국시각으로 오전 4시를 가리키자 제7기동군단 양민춘 중장의 기동 명령이 통신망을 통해 하급부대까지 신속하게 하달됐다. 이에 언제나 선봉에 나서는 제20기갑사단(결전)의 제60기갑여단 선봉대대 26전차대대 K-3 백호 전차가 가장 먼저 우렁찬 엔진음을 울리며 서서히 움직였다. 한중전의 피날레를 장식할 베이징 진공이 시작되었다.

쿠르르르릉! 쿠르르르릉! 쿠르르르릉!

그동안 교전으로 총 3대의 K-3 백호 전차를 잃은 26전차대대는 남은 43대의 K-3 백호가 횡대 대형으로 서서히 진형을 갖추며 앞으로 튀어나갔고 그 뒤로 32전차대대와 107전차대대가 뒤따랐다.

★ ★ ★

2020년 12월 24일 05:20 (중국시각 04:20),

중국 베이징시 미윈현 북동단 26km(수도기갑사단(맹호)).

평야 지대가 아닌 산악지대의 좁은 도로를 통해 진격하는 수도기갑사단(맹호) 또한 대규모 공세 작전에 일제히 기동을 펼치며 베이징을 향한 남서진 진공에 들어갔다.

지난 12일부터 기갑부대가 교전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형을 여러 도로를 통해 기동하던 수도기갑사단(맹호)은 지금도 여러 갈래의 도로를 통해 최후 방어 라인을 구축한 제15집단군을 격파하기 위해 서서히 속도를 올렸고 공중위험에 대비해 제7기동군단의 제17항공단 제171항공대 소속의 송골매 공격헬기 13기가 저공비행으로 엄호에 들어갔다.

또한, 중국 포병부대의 포격에 대비해 전차대대마다 방공대대 소속의 장갑차들이 추가로 배치되어 대공 레이더를 비추며 빈틈없는 경계를 펼치며 뒤따라갔다.

총 4갈래의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수도기갑사단(맹호)의 전력은 은밀하면서도 신속하게 이동했다.

★ ★ ★

2020년 12월 24일 05:30 (중국시각 04:30),

중국 펑닝 만족자치현(제3기갑사단(백골)).

베이징 진공 부대 중 가장 험준한 산악을 통해 진공 하는 제3기갑사단(백골) 또한 작전시간에 맞춰 기동을 시작했다. 제3기갑사단(백골)은 작전 시각 하루 전부터 은밀히 기동할 여러 갈래의 도로를 사전에 투입된 수색전차대대와 정찰중대로부터 정찰 보고를 받았고 산악 매복 공격 가능성에 따라 제7기동군단 소속의 중갑강습대대의 지원을 받아 사전에 확인된 중국 매복 부대를 격파해 나갔다.

★ ★ ★

2020년 12월 26일 05:30 (중국시각 04:30),

중국 칭다오시 북서단 10km(제3해병기동사단(화룡)).

경상남북도 크기의 산둥반도를 장악한 제3해병기동사단과 제2해병사단, 그리고 제6해병여단 중 이번 ‘북경몰락’ 작전에 투입한 부대는 제3해병기동사단이었다.

제26집단군이 주둔 중인 웨이팡 지역을 최대한 해안 쪽으로 우회기동을 펼쳐 직선거리 475km에 달하는 베이징까지 종심 기동 전술로 북진할 예정이었다.

또한, 상공에는 제10상륙함대 제10항공단 소속의 WAH-91SP 송골매 공격헬기 32기와 제3기동항공단 소속의 KUH-M50 슈퍼수리온 기동헬기 48기, 그리고 제2해병사단의 신속타격연대인 ‘까치독사’ 연대의 공중타격대대의 KUH-M50 슈퍼수리온 기동헬기 36기가 어두운 상공에서 붉은 조명을 반짝거리며 지상 기갑부대의 기동 속도를 맞추며 비행해 나갔다.

★ ★ ★

2020년 12월 26일 09:0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북경몰락’ 작전이 시작된 지 4시간이 지난 지금, 합동참모본부 지하 벙커 상황실에는 스크린마다 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진공 부대의 영상이 생생하게 보였다.

이번 한중전을 통해 한국군의 가장 달라진 점은 합동참모본부에서 원한다면 대대급 단위의 부대에 대한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전장에 투입된 수십만에 이르는 병력을 최종 명령을 내리는 지휘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상황에 맞게 명령을 하달할 수 있다는 것은 현대전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했다. 이런 신속하고 정확한 명령체계가 갖춰진 국가는 아마도 미국과 러시아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진 것은 외계과학문명의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터키온-X 무선 통신체제 시스템이 탑재된 통신위성인 혜라 덕분이었다.

가장 먼저 제20기갑사단(결전)과 제25경갑보병사단(비룡)이 펀룬구 남단 대평원에서 선봉인 제38집단군과 치열한 교전을 치르고 있었다. 저번 선양시 기갑전 못지않은 전차와 장갑차만 해도 수천 대에 이르는 대규모 교전이었다. 또한, 수도기갑사단(맹호)과 제3기갑사단(백골) 또한 여러 갈래의 도로에서 중국군과 조우하여 교전하는 영상이 생생하게 보였다.

‘북경몰락’ 작전 시작 전부터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강이식 합참의장은 치열한 교전 영상보다는 5번 스크린에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5번 스크린에 비친 영상은 평양시로부터 30km 떨어진 강동비행장의 모습이었다. 기다란 활주로에는 수십 대의 한국 수송기가 줄지어 대기 중이었다. 그리고 수송기 주위에는 공군에서 파견된 헌병 대원들이 개미 새끼 한 마리 들어올 수 없을 정도의 철통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고 수송기 정비병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여러 가지 점검사항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항육단 탑승은 언제쯤인가?”

유심히 5번 스크린만 바라보던 강이식 합참의장이 작전본부장을 보며 물었다.

“금일 밤 8시 30분에 탑승을 시작합니다.”

“8군단 병력 준비상태는?”

“네, 탑승 전까지 각 막사에서 개인 보급품과 장비들을 점검하며 대기 중에 있습니다.”

“알았네, 그리고 항육단뿐만 아니라 저격여단도 탑승 전까지 신경 써서 꼼꼼히 확인해주게나.”

“네, 알겠습니다. 의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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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6일 10:20 (중국시각 09:20),

중국 베이징시 일대 X-2 지하 벙커.

기습적인 한국군의 베이징 대공세에 중앙군사위원회는 초비상상태였다. 한국군의 대공세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지만 산둥반도를 점령한 제3해병기동사단까지 고속기동으로 베이징을 향해 북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4일 전 제12집단군 사령원이 총참모부의 명령을 어기고 개인 판단으로 교전을 치러 순식간에 주력 사단을 잃고 칭다오는 물론 산둥반도 전체를 빼앗겼다는 것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단군 수뇌부 전체가 한국 해병대에게 포로로 잡혀 중국군 군사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전장 상황은 어떤가?”

중앙정치국 위원들이 모여있는 회의실에 막 들어온 취지량지 대장에게 시진핑 주석이 물었다. 이에 앉을 틈도 주지 않고 물어보는 시진핑 주석의 질문에 서 있는 자세로 대답했다.

“현재 13집단군과 15집단군이 방어하는 북쪽 방어 라인은 방어하기 유리한 지형이라 쉽사리 뚫고 들어올 수는 없습니다.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베이징 동단은?”

“동단 같은 경우 3개 집단군이 방어 중입니다. 이 정도 전력이라면 아무리 강력한 한국의 20기갑사단이라 해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개 집단군이라니? 그 중 65집단군은 말만 집단군이지 차량화보병사단 규모밖에 되지 않는가?”

제65집단군은 선양과 푸신 등 계속되는 전투를 치르며 이제 남은 전력은 고작 여러 사단을 규합해 재편성한 제207차량화보병사단 전력뿐이었다.

“네, 맞습니다. 하지만 38집단군이 있지 않습니까?”

“못 믿는 것은 아니나 혹시 모르니 북경에 주둔 중인 수도경비사단을 후방 지원으로 투입하시오.”

“수도경비사단은 베이징의 최후 방어사단들입니다. 주석님.”

“누가 그걸 모릅니까? 도시 내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 비상시국인 만큼 도시 외곽 방어부대에 전력을 보태는 것이 맞지 않겠소?”

취지량지 대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대화는 시간만 낭비할 뿐 해결될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지루한 대화를 마치고자 이내 주석의 말에 수긍하는 대답을 했다.

“알겠습니다. 현재 베이징 시내에 주둔 중인 수도경비사단 2개를 제38집단군 후방으로 이동 조치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그제야 자리에 앉은 취지량지 대장은 함께 온 작전참모관을 보고 시작하라는 손짓을 보냈다. 이에 단상으로 올라온 장닝 중장이 이번 한국군 베이징 진공에 대한 방어 작전 브리핑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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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6일 20:55,

서울시 용산구 CC벙커(전략요격위성 제우스 1호 관제실).

임수호 관제장은 관제실 정 중앙에 있는 디지털 벽시계를 확인하고 있었다. 잠시 후면 역사에 길이 남을 작전의 시발점이 이곳 관제실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에 이곳 관제실 운용 요원들은 살짝 흥분한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디지털 벽시계가 정확히 21시를 가리키자 임수호 관제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북경몰락 작전 2단계 실행한다. 표적 리스트 좌표 확인.”

“표적 리스트 좌표 확인합니다.”

무기통제담당인 오퍼레이터의 복명복창이 이어졌고 관제실 중앙 스크린에는 디지털 지도가 차츰 확대되면서 표적으로 확인되는 좌표 지점이 최대 확대된 상태로 보였다.

“1차 표적 좌표 확인! 완료! 2차 표적 좌표 확인! 완료! 3차 좌표 확인! 완료! 4차 좌표 확인! 완료!”

다시 한번 무기통제담당 오퍼레이터의 보고가 끝나자 중앙 스크린은 4개로 구분되어 표적으로 지정된 좌표 지점 4곳을 보여줬다.

“최종 표적 좌표 확인 완료되었습니다.”

“좋아! 에피루스 미사일 스탠바이.”

“에피루스 미사일 스탠바이.”

“발사.”

“발사!”

투웅! 투웅! 투웅! 투웅!

제우스 1호에 마지막 보유하고 있던 에피루스 미사일 4기가 8연장 발사관에서 미끄러지듯 빠져나온 후 이내 중력의 힘에 이끌려 지구 중심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미사일의 자체 추진체가 켜지고 푸른 불꽃이 터지자 더욱 무서운 낙하속도를 보이며 떨어졌다.

“에피루스 미사일 4기 정상적으로 표적을 향해 발사되었습니다. 1번 표적 26분 40초, 2번 표적 26분 42초, 3번 표적 26분 44초, 4번 표적 26분 46초입니다.”

★ ★ ★

2020년 12월 26일 21:10,

북한 평남 강동군 비행장.

활주로 양쪽에 박혀 활주로임을 알려주는 붉은 조명 빛 사이로 수십 대의 한국 공군 수송기가 2줄로 나란히 활주로에서 대기 중이었고 탑승 계단을 통해 40분 전부터 제8특수군단 소속의 항공육전여단 군인들이 완전군장 상태로 탑승하고 있었다.

10여 분 후 40기에 달하는 수송기에는 1만에 달하는 병력이 탑승을 완료했고 착석한 채로 이륙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비행장 관제실로부터 이륙 명령이 떨어지자 가장 선두에 섰던 KC-501 수송기부터 강력한 플라즈마 엔진 열기를 내뿜으며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속도에 다다르자 기체는 가뿐히 고도를 높여 비행해 나갔다. 나머지 수송기도 차례대로 활주로를 타고 하늘로 비행해 나갔다. 그리고 10여 분이 지나자 강동 상공에는 수십 기의 수송기가 적당한 거리를 둔 채 천천히 비행했고 마지막 수송기가 이륙을 마치자 서서히 동단 방향으로 기수를 돌린 후 초음속 속도를 내며 어두운 하늘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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