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반도 점령전
2020년 12월 19일 12:30 (중국시각 11:30),
중국 웨이하이 항구.
지난 17일 옌타이 상륙작전이 성공한 후 이틀 만에 산둥반도에는 제3기동해병사단(화룡)과 제6해병여단까지 상륙하여 최신예 장비들이 크레인을 통해 하역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가장 먼저 하역한 제3해병기동사단(화룡)의 제10기갑여단이 제2해병사단의 2전차대대를 지원하기 위해 하역과 동시에 부대 정비를 마치고 바로 옌타이 서단으로 향했다.
제3해병기동사단(화룡)의 주 임무는 기동력을 이용한 산둥반도 종심 타격으로 중국군 방어부대를 교란한 후 최종 목표로 칭다오를 점령하는 것이었다. 현재 산둥반도 방어부대로는 제26집단군과 롄윈강에서 북진 중인 제12집단군이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서는 제12집단군이 칭다오에 방어 라인을 완성하기 전에 제26집단군을 전멸시키고 제12집단군을 상대하고자 했다. 이에 제3해병기동사단(화룡)의 빠른 기동과 기동헬기를 이용한 공중 침투 작전으로 산둥반도에 대한 신속한 점령 작전을 구상했다.
“이 정도면 산둥반도를 점령하는데 문제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3해병기동사단(화룡)의 작전관이 브리핑을 마치며 마지막 말을 했다.
“내가 보기에도 괜찮은 작전 안이야. 후방은 우리에게 맡기고 자네은 확실히 털어주게나.”
제2해병사단장인 안강준 소장이 여유 있는 표정을 지으며 제3해병기동사단장인 조규홍 소장을 보며 말했다.
“그래, 당분간 10기갑여단은 자네 부대와 함께하고 이후 제26집단군 소속 제8기갑사단이 괴멸되면 그때 칭다오 공격에 참전시키겠네.”
“그렇게 해주면야 고마울 따름이지.”
“이제 시간 싸움이니 우린 이만 이동하겠네, 나중에 다시 보자고.”
조규홍 소장은 안강준 소장과 힘 있는 악수하고는 제2해병사단의 임시 건물을 빠져나왔다.
“하역은 완료되었나?”
험비에 몸을 실은 조규홍 소장이 참모진에게 물었다.
“네, 현재 항구 정박지에 모두 도열 된 상태입니다.”
“좋아! 작전 안대로 부대 이동하자고.”
“네, 명령 하달하겠습니다.”
수많은 컨테이너가 쌓여있을 웨이하이 항 정박지의 넓은 공터에는 컨테이너 대신 400여 대의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포병부대의 자주포와 다연장 장갑차가 보기 좋게 도열 된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사단장의 명령이 전달되었는지 가장 선두에서 대기하던 전차부터 강력한 엔진음을 울리며 서서히 기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에는 제3기동항공단 소속의 기동헬기들이 헬기 특유의 엔진음을 내며 푸른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한편 옌타이 서단 지역에서는 다양한 포성이 울리며 대낮인데도 산 넘어 섬광들이 번쩍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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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9일 15:00,
북한 평남 강동군 제8특수군단(항공육전여단 훈련장).
제8특수군단은 총 4개 산악경보병저격여단과 8개 항공육전여단, 3개의 저격여단 마지막으로 4개의 정찰여단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강동비행장이 있는 강동군에는 8개 항공육전여단의 훈련소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곳 강동 훈련소에는 3만 명에 달하는 항공육전여단 소속의 병사들이 한국군의 최신 장비를 보급받고 적응 훈련 중이었다.
또한, 강동비행장에는 한국 공군 수송기인 KC-501 20기와 대형수송기인 KC-503 5기가 이착륙을 번갈아 가며 북주군(인민군) 항공육전여단의 공수훈련에 투입된 상황이었다.
“힘내라우. 거 이거밖에 못 하네? 날래 날래 뛰라우.”
한겨울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눈이 덮인 날씨 속에서도 항공육전여단 소속의 중대 군인들은 한국군에서 보급한 장비로 완전무장한 채 산악구보 중이었다.
보호 슈트는 물론 각종 첨단장비와 KS1 레이저 라이플을 보유한 병사들은 가파른 산악임에도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며 뛰어갔다. 하지만 가장 앞에서 뛰어가며 소리치는 소좌 계급의 장교는 마음에 들지 않은 지 틈날 때마다 뒤돌아보며 소리쳤다.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10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린 항공육전여단 소속의 군인들은 거친 호흡을 하며 훈련부대 연병장으로 막 도착했다. 그리고 연병장 곳곳에는 3만이라는 대규모의 병사들이 중대급으로 짜인 훈련일정에 맞춰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었다.
한국군보다 평균적으로 키가 작은 항공육전여단 병사들은 요즈음 영양식으로 바뀐 식단에 영양보충을 하자 북주군(인민군) 특유의 독기를 내뿜으며 상상 이상의 독한 훈련을 즐거운 마음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지금까지 낙후된 장비 보급과 영양가 없는 식단 제공 속에서 고달픈 육체적 훈련을 강요받던 예전과 다르게 남과 북의 연방제 통일합의 이후 듣지도 보지 못한 최신예 장비와 매일 고깃국과 영양가 만점의 식단 제공에 북주군(인민군) 항공육전여단 군인들의 사기는 하늘 높은 줄 몰랐다. 또한, 생각도 못 한 월급 개념이 도입되자 훈련 중에 상처를 입어도 혹시나 쫓겨날까 봐 부상을 숨기고 훈련에 참여하여 부상이 더 악화하는 부작용까지 일어났다.
“부상당한 병사들은 바로바로 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갔어. 위에서 아주 신경 쓰고 있서야.”
저번 리병철 반란 사건으로 전 제8특수군단장 오동호 상장이 처형당하고 김유정의 8촌인 김은철 상장이 군단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이번 항공육전여단 훈련을 직접 시찰하기 위해 이곳 강동 훈련장에 찾아와 훈련 상황을 지켜봤다.
“걱정하지 마시라요. 전투력이 떨어지는 부상병들은 남조선에서 설치한 군 병원으로 즉각 후송하고 있시야요.”
김은철 상장의 말에 항공육전여단장 중 가장 선임인 오일수 여단장이 부동자세를 취하며 군기 잡힌 모습으로 대답했다.
“내 생각에는 말이디, 조만간 우리 8군단 동무들이 통일 전쟁에 투입할 거 같단 말이디.”
북한에서는 이번 한중전을 통일 전쟁이라 부르고 있었다.
“정말입네까?”
이번에도 오일수 여단장이 대답했다.
“그럼? 그렇디 않고서리 남조선 장비를 받아 이렇게 강도 높은 훈련을 왜 하갔어? 그러니끼니 훈련 중에 부상자 없도록 각별히 신경 쓰란 말이야.”
“걱정 붙드러 메시라요. 확실히 하갔슴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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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0일 11:30 (중국시각 10:30),
중국 칭다오시.
산둥반도 전체에 전장의 불길은 빠르게 번져나갔다. 산둥반도 방어를 책임지고 있던 제26집단군은 제3해병기동사단(화룡)의 종심 타격작전과 제2해병사단 및 제6해병여단의 공세로 연신 패배를 하자 하루 만에 웨이팡까지 밀리며 후퇴했다. 이에 제3해병기동사단(화룡)은 핑두까지 거침없는 진격을 가해 점령에 들어갔고 북단으로 라이저우와 남단의 하이양까지 전선을 확대했다. 이로써 한국 해병대는 산둥반도 상륙 3일 만에 목표로 했던 산둥반도의 70%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롄윈강에서 기동한 제12집단군은 이틀 동안 고속기동을 통해 산둥반도 최고의 항구 도시인 칭다오에 도착하여 방어 전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신속한 기동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체된 이유는 간혹 적인 한국군의 순항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기 때문이었다.
“3일을 버티지 못하고 사단급 규모가 내륙 웨이팡까지 밀리다니. 26집단군 사령원은 뭐 하는 작자야.”
제12집단군 사령원인 우 웨이안 중장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전개되고 있는 부대 현황을 보며 말을 뱉었다.
“당장 26집단군 사령원에게 연락해 한국 해병이 이곳 칭다오로 진격해 오면 후방에서 치라고 말이야.”
“연락하겠습니다.”
고속기동 중 한국 해군의 순항 미사일 공격에 15%에 달하는 전력을 손실 당하면서도 목숨 걸고 달려왔는데 막상 산둥반도를 지키고 있던 제26집단군은 꽁무니를 빼고 후퇴했다는 소식에 우 웨이안 중장은 기분이 매우 상한 상태였다.
“우 웨이안 사령원! 26집단군에서 연락입니다. 현재 전력 재정비에 들어갔으며 우리 집단군의 지원 요청 시 반격 임무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알았다. 위에서는 다른 지시는 없나?”
“아직 총참모부에서는 이렇다 할 지시는 없습니다.”
“알았다. 방어전선 구축 상황 점검하고 보고해!”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중한전에 따른 패전 소식만 듣고 있던 제12집단군 사령원 우 웨이안은 사실 한국군에 대한 겁이 없었다. 단지 지금까지 지고 있었던 건 기습에 의한 방심과 지휘부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이에 상륙전문집단군인 제12집단군 사령원 우 웨이안은 확실히 이번 기회에 자기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 인민해방군의 위상을 떨쳐 보겠다는 야심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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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1일 10: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대통령 집무실).
성공적인 산둥반도 점령 작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합동참모본부의 오전 보고에 서현우 대통령의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것은 단순 산둥반도 점령 성과가 아니었다. 베이징 진공에 있어 생각보다 단단한 방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제2차 전선을 형성하여 베이징에 집중된 방어전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에서 한중전을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기에 서현우 대통령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연방제 통일에 대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막바지 점검을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하여 회의에 참여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남과 북이 분단 된 지 75년이 지난 지금 민족 염원인 통일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 수고 많으셨던 거 잘 알고 있지만 이제 10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빈틈없이 업무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은 진심 어린 말로 여러 장관을 보며 말했다.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대통령님! 여기 계신 여러 장관님 역시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이영호 국무총리가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알지요. 제가 그걸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여건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중국은 물론이요. 지금은 일본과 러시아까지 전쟁 중인 상황이니 노파심에 한 말입니다. 특히 국방부 장관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대통령은 강현수 장관을 보고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노고에 대해 답례를 했다.
“아닙니다. 대통령님! 제가 한 것이 뭐가 있다고.”
강현수 장관은 더욱 고개를 숙여 대통령에게 인사를 하였고 이를 지켜보는 장관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웃으며 화의는 화기애애하게 돌아갔다.
이것만 봤을 때 그 누가 초강대국인 3개국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무회의는 그만큼 여유가 있어 보였다.
“행사 준비는 잘 되고 있지요?”
전쟁만 아니라면 이번 연방제 통일 행사를 세계 모든 국가 원수들을 초빙하여 대외적으로 치르고 싶었으나 전쟁 상황 인만큼 조촐하고 내실을 다지는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네, 대통령님! 서울과 평양 두 곳에서의 준비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양에 출장 간 통일정책부 오승태 장관을 대신해 김은중 차관이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