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작전!
2020년 12월 17일 07:30 (중국시각 06:30),
중국 옌타이시 푸산구 북단 8km 해역.
다롄 항에서 대기 중이던 제2해병사단을 실은 제10상륙함대는 해군작전사령부의 명령이 떨어지자 17일 02시에 다롄 항에서 출항하여 제7기동전단 소속의 제71기동전대의 호큘라 구축함 호위를 받으며 톈진 방향으로 항해에 나섰다. 하지만 베이항징다오 근처에 다다른 제10상륙함대는 돌연 엔타이의 푸산구로 선회하여 고속기동으로 2시간 만에 상륙지 해변에 도달하자 곧바로 상륙준비에 들어갔다.
옅은 해무가 잔뜩 낀 어두컴컴한 바다 위로 저 멀리 군데군데 불빛들이 보였다. U자 형태의 푸산구 해안 개발구역이었다. 또한, 대한민국 해군 제10상륙함대가 상륙할 4km에 달하는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 카이파쿠 해변이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1세기 들어 첫 상륙작전이 막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4척의 강화도급(LHD) 다목적 강습상륙함 비행갑판에서 해군 항공기 소속의 WAH-91SP 송골매 공격헬기 64대가 이함하여 카이파쿠 해변으로 날아갔고 독도급 LPH 강습상륙함 4척에서는 MK-99A 슈퍼링크스 대잠헬기들이 상륙함의 상공에서 호버링을 하며 공중 엄호 및 대잠 경계에 들어갔다.
한편 산둥반도를 방어하는 제26집단군은 한국 해군이 톈진에 상륙할 것이라는 오판 하에 제138차량화보병사단을 톈진으로 이동시켜 현재 옌타이를 방어하는 부대는 제77보병사단과 옌타이 수비사단뿐이었다. 이에 라이양에 주둔 중인 제8기갑사단이 고속 기동으로 옌타이로 향했고 웨이하이에 주둔 중인 제199보병사단도 지원하기 위해 긴급 이동에 들어갔다.
제8전투비행단 평양 순안 공군기지에서는 KF-21P 주작 전투기 12기와 KA-11P 봉황 지상공격기 24기가 상륙시간에 맞춰 이륙했다. KA-11P 봉황 지상공격기 24기는 주작 전투기의 엄호를 받으며 카이파쿠 해변 일대에 대한 지상 공격을 시작하려 했다.
슈우웅~ 슈우웅~ 슈우웅~ 슈우웅~
KA-11P 봉황 지상공격기의 양 날개에 장착된 50mm 발사관에서 플라즈마 활성탄 로켓이 연이어 쏟아져 나갔다. 해변을 따라 진지구축을 하고 방어에 임하던 제77보병사단 소속의 중국군들은 진지 구축물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플라즈마 활성탄에 속절없이 폭발과 함께 날아갔다.
콰아앙! 콰앙! 콰르르릉!
퍼벙! 퍼벙! 퍼벙!
해안도로 뒤쪽에 구축된 고사포와 각가지 대공 무기들이 지상을 짓밟는 봉황 지상공격기를 향해 화망을 구성하여 요격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탁월한 회피 기동 펼쳐 요격되는 지상공격기는 없었다. 도리어 공대지 미사일과 각가지 폭탄 사례를 뒤집어쓴 방어 전선은 무너져갔다.
4기로 편성된 1개 편대의 지상공격기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저공 비행하며 22mm 레이저 벌컨 빔을 지상에 뿌렸다. 그리고 뒤따라오던 다른 편대의 지상공격기는 곳곳에서 발악 중인 고사포 부대와 대공 장갑차를 향해 S-AGM-20 맥궁 미사일을 발사했다. 삽시간에 십여 미터까지 솟구치는 화염과 열기는 해변 일대 모두를 집어삼켰다.
해변 곳곳은 화염과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중국군의 시체들로 산을 이뤘다. 처음부터 한국 해군의 상륙을 대비하지 못한 임시 방어 진지였기에 그만큼 쉽게 뚫렸고 방어하던 중국군의 피해는 늘어났다.
더군다나 수평선 넘어 제10상륙함대를 호위하던 제7기동전단 소속의 호큘라 구축함 3척에서도 카이파쿠 해변에 대한 함대지 순항 미사일과 하페르 K-1 함포 사격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에 해변은 물론 해안도로 뒤편 시내까지 연속적인 폭발과 함께 시내 곳곳에는 퀴퀴한 화약 냄새가 퍼졌다. 그리고 포격의 화망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일부 중국 시민들의 사상자가 속출했다.
“새끼들아! 숨지 말고 쏘란 말이야! 그냥 있다가는 다 죽는 거 몰라?”
진지 속에서 머리를 처박고 벌벌 떨고 있는 QW-18 사수와 부사수를 째려보며 대교 계급의 장교가 악을 쓰며 소리쳤다.
“빨리빨리 안 움직여?”
대교 계급의 장교는 급기야 권총을 꺼내 들고는 더욱 큰 소리로 소리치자 QW-18 사수와 부사수들은 진지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각종 화기를 퍼부으며 날아오는 봉황 지상공격기에 QW-18 대공 미사일 발사관을 겨누었다. 지축을 뒤흔드는 폭발음과 각종 화기의 총격 소음 속에서 대교 계급의 장교가 발사 명령을 내렸다.
“1번 사수부터 발사.”
장교의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4기의 대공 미사일이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날아갔다. 하지만 중국 장교의 바람과는 다르게 한국 지상공격기들은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며 대공 미사일을 피했고 도리어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다른 지상공격기의 22mm 레이저 벌컨 빔을 뒤집어쓰고는 온몸의 살점이 사방으로 튀며 날아갔다. 또한, 대공 사수들 역시 장교와 마찬가지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그리고 각 상륙강습함에서 이함한 64대의 WAH-91SP 송골매 공격헬기가 편대별로 기동하며 다시 한번 카이파쿠 해변을 지옥의 화염 지대로 만들어버렸다.
상륙 지점의 지상 제압 공격이 순조롭게 진행되자 독도함 아일랜드 함교에서 모니터로 실시간 확인하던 제10상륙함대의 함대장인 오승환 제독이 작전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각 LHD 상륙함에서 EFV 출동하라고 전하게.”
“네, 알겠습니다. 명령 하달하겠습니다.”
“그리고 해변 장악되면 바로 LST 투입한다.”
“네, 제독님.”
잠시 후 4척의 LHD 다목적 강습상륙함에서 100여 대의 K-24P-N 상륙돌격장갑차가 함미 도크를 통해 줄줄이 빠져나와 횡대 대형을 갖춘 후 서서히 거센 파도를 가르며 카이파쿠 해변을 향해 점차 속도를 높이는 기동을 펼쳤다.
쿠르르릉.
어두웠던 하늘이 일출과 함께 서서히 밝아지는 현시점에 100여 대가 넘는 상륙돌격장갑차가 횡대 대형으로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기동하는 장면은 상공에서 호버링 중인 대잠헬기의 조종사 눈에는 대 장관으로 보였다. 그리고 최신예 EFV K-24P-N 상륙돌격장갑차는 플라즈마 워터제트(Water Jet) 추진체 덕분에 바다 위에서도 육지 기동 못지않은 속도인 55노트라는 놀라운 속도로 해수면을 스치듯 내달렸다.
쾅! 콰앙! 쏴르르르르~
가끔 날아오는 포탄에 상륙돌격장갑차 사이사이로 물보라가 솟구쳐 올랐다. 한국 해병대의 상륙을 막고자 긴급 투입된 중국군 포병부대의 포격 공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포병의 공격은 이내 멈추고 말았다. 호큘라 함대에서 발사한 함대지 순항 미사일이 중국 포병의 상공에서 터지며 가혹한 형벌을 선사했기 때문이었다.
투웅 투웅 투퉁~
10여 분 후 드디어 상륙돌격장갑차가 해변에 가까이 다가가자 상륙돌격장갑차의 포탑 전방에 장착된 5연장 발사관에서 다영역파장연막탄이 줄줄이 사출됐고 상공 5m 높이에서 연막탄이 터지자 해변 일대는 온통 짙은 황색 연기로 뒤덮였다. 그리고 장갑차 상부 포탑에 장착된 22mm 레이저 벌컨 빔이 원격조정을 통해 하얀 빛줄기를 사정없이 뿌려댔고 포탑 양쪽에 장착된 16연장(4X4) 50mm 발사관에서는 플라즈마 활성탄이 경쾌한 발사음과 함께 포물선을 그으며 해변 곳곳에 구축된 방어 진지에 불벼락을 선사했다.
“1소대! 1분대와 2분대 하차! 하차.”
상륙돌격장갑차가 해변 위로 올라오자 단차장이 상륙 해병대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에 장갑차 후방 해치가 열리고 16명의 해병대원이 쏟아져 나왔다.
타타앙! 탕! 드르르르륵! 쿠아앙! 탕! 타타타탕!
한국 공군 항공기와 해군 공격헬기 그리고 호큘라 함대의 지상공격에도 좀비처럼 살아남아 상륙을 저지하려는 중국 제77보병사단 중국군은 곳곳에서 대응 사격을 가했다. 이에 상륙돌격장갑차에서 하차하던 일부 해병대는 총격을 받고 쓰러지는 해병대가 발생했다. 하지만 보호 슈트의 방탄능력 덕분인지 이내 일어나 엄폐할 곳으로 뛰어갔다.
★ ★ ★
2020년 12월 17일 08:0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새벽부터 시작한 옌타이 상륙작전에 날을 꼬박 새우며 상륙전 상황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던 강이식 합참의장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되고 상황에 마음속으로 매우 흡족해했다.
과거 2차 세계대전을 보더라도 상륙작전을 감행하는 쪽은 방어하는 쪽보다 피해 규모가 크게는 10배 이상 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작전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한국의 첫 상륙작전은 중국군 지휘부를 완벽히 속임으로써 상륙작전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다행입니다, 의장님! 지금까지 사상자나 장비 손실은 미미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군이 주축으로 이뤄진 작전이다 보니 해군참모총장인 나형환 대장이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이번 상륙작전으로 베이징을 방어하는 중국군 전력을 조금이나마 산둥으로 분산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어제 낮 전멸한 것으로 판단했던 중국 전투서열 1위의 제38집단군이 재편성을 완료한 후 그 모습을 드러내며 베이징 동단에서 진공 하는 제20기갑사단(결전)을 막았다. 그러잖아도 제65집단군과 제27집단군을 상대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38집단군까지 상대하게 되자 합동참모본부는 불필요한 피해를 줄이고자 제20기갑사단을 쟈오딩산까지 후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진저우에서 주둔 중인 제25경갑보병사단을 쟈오딩산으로 긴급 진공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제20기갑사단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함이었고 또한 중국군의 전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그동안 대기 중이었던 제2해병사단의 상륙작전도 지시했다.
“그것도 그렇지만 우리 해병대의 상륙지점이 산둥으로 전개된 것을 중국이 알았으니 혹시 톈진에서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21집단군을 베이징 방어 임무에 합류시킬까 봐 걱정입니다.”
“나도 그것이 걱정이긴 하네, 우려하던 대로 만약 21집단군까지 합류하면 20기사가 4개 집단군을 돌파할 수 있을지. 아니면 돌파는커녕 큰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도 들고 말이야.”
“쉽사리 톈진에서 21집단군을 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강이식 합참의장 뒤편에서 서 있던 작전본부장이 말했다.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나?”
“네,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톈진은 베이징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고민은 하겠지만 절대 병력을 다른 곳으로 투입하진 못할 것입니다.”
“자네 말대로 그랬으면 좋겠네. 하지만 만일 21집단군까지 20기사에 붙는다면 25경갑보사와 합류할 때까지 수동적인 교전만 하라고 당부해놓게.”
“네, 알겠습니다. 의장님.”
“현재 공수특전단 준비는 잘 돼 가고 있나?”
강이식 합참의장은 주제를 돌려 질문했다.
“네, 현재 4개 공수특전여단과 2작사 직할 2중갑강습여단이 성남기지에서 대기 중에 있습니다. 명령만 내리시면 바로 투입 가능합니다.”
“일단 옌타이 상륙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하자고.”
성남 공군기지 즉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는 1, 3, 5, 7공수특전여단 특전사들이 완전무장 상태로 기지 내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옌타이 상륙전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산둥반도의 대공 방어 기지를 제압하면 바로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산둥반도의 여러 도시를 점령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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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7일 09:10(중국시각 08:10),
중국 옌타이 푸산구 카이파쿠 해변.
1차 상륙돌격장갑차로 1,600여 명의 해병대가 해변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고 해안도로를 경계 삼아 총격전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중국군은 시내 곳곳에서 부서진 건물을 엄폐 삼아 대응 사격을 가해왔다. 이런 중 나머지 2차, 3차 해병대가 상륙돌격장갑차를 이용해 해변에 도달했다. 그리고 바로 해변에서도 천왕봉급 전차상륙함인 LST 8척도 해변에 도달하자 램프가 열리고 이내 K-2 흑표 전차 12대가 엔진음을 울리며 줄줄이 튀어나왔다.
쿠르르르릉!
모래밭을 헤집으며 K-2 흑표 전차가 해변을 넘어 해안도로 난간을 가뿐히 넘어서 올라섰다. 그리고는 주 포탑이 천천히 움직이더니 고막을 찢을 듯한 포격 소리와 함께 55t에 달하는 육중한 흑표 전차가 들썩거렸다.
퍼엉! 퍼엉! 콰앙!
K-2 흑표 전차의 대인유탄인 HE탄(고폭탄)은 중국군이 엄폐할 만한 곳에 빨랫줄처럼 날아가 폭발했다. 대량의 폭풍과 파편을 발생시킨 HE탄은 엄폐하고 있던 중국군의 신체를 벌집으로 만들었고 파편에 살아남은 중국군은 강력한 충격파에 고막이 찢어지거나 내장 파열을 일으켜 부상자를 만들었다.
1만여 명의 해병대로 이뤄진 제2해병사단은 1개의 전차대대를 선두로 카이파쿠 해변 전체를 완전히 장악했고 괴멸하다시피 도망간 제77보병사단과 옌타이 시내에서 방어에 치중한 옌타이 수비사단을 제압하기 위한 진공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