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2020년 12월 15일 23:00 (미국시각 10:00),
미국 워싱턴 D.C 외곽 건물.
세계 1위 군사 대국이자 경제 대국인 미국은 제1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경제적 성장을 공고히 하고 세계적인 자본주의의 대국으로 도약하여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을 키웠다. 이후 제2차 세계 대전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유럽과 아시아 전쟁에서 모두 승리한 후 소련과의 이데올로기 이념적 대립각을 세우며 자유민주주의 대표적 국가로 위상을 떨쳤다. 그리고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미국은 세계 유일의 경찰국가로서의 국제사회 질서를 주도해 나갔다.
하지만 현재 초강대국이자 세계 경찰국가의 역할을 하는 미국을 움직이는 건 2016년 힐러리를 누르고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아닌 USSC(United States Supreme Security Council)라는 비밀 조직이었다.
USSC는 1956년 네바다주에서 외계 우주선이 발견되었던 당시 미국 기득권 세력의 대표 가문이었던 13개 가문은 USSC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한 후 외계 우주선에 대한 사유화와 함께 비밀리에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에 지하연구소를 건설했다. 이후 USSC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쏟아부어 외계 우주선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를 하였다.
결과적으로 현시대를 뛰어넘는 첨단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이러한 신기술은 미국의 수많은 기업과 연계하여 미국 경제를 장악해 나가며 어마어마한 자본금을 축적했다. 급기야 USSC는 경제계를 뛰어넘어 문화계와 정치계까지 손이 안 닿는 대가 없었다. 실로 미국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거대한 힘을 얻게 됐다.
미국의 대통령은 물론 유명 정치인 중 USSC의 정치 후원금을 받지 않은 자가 없을 정도였고 USSC의 미국 정치계 장악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런 방증으로 USSC는 미국 백악관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미국의 모든 걸 좌지우지해왔다.
USSC를 움직이는 13개 가문은 가문마다 1인의 대표를 선출하여 10년 임기로 총 13인의 인원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USSC의 의장직은 외계 우주선이 처음 발견되었던 네바다 사막의 땅 주인이었던 한 가문에서 70년째 의장직을 도맡아왔다.
60여 년간 USSC 조직을 이끌고 왔던 13개 가문의 대표자 13인은 항상 검은 가면을 쓰고 일절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으며 이름 또한 각자의 닉네임으로 불려왔다.
세계 자본의 10%를 보유하고 있는 USSC는 특히 방산무기 분야에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해 왔다. 지금까지 후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 내전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모든 전쟁의 시발점은 USSC의 흑막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세계적인 범죄 집단이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는 전쟁을 통한 방산무기의 수요를 촉진하고 이를 공급함으로써 무한대의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것이었다.
이중 한반도에 종종 발생한 남과 북의 전쟁 고조 또한 USSC의 의도이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의 군비 경쟁을 부추겨 두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2015년 들어 USSC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급진적으로 개선되고 평화 분위기로 전환된 것이었다. 이에 USSC는 비밀리에 세계가 경악할 무서운 음모를 기획했다. 그것은 바로 2015년 8월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발생했던 폭탄 테러 사건이었다. 한국의 대통령까지 서거한 이 엄청난 사건의 배후에 USSC 있었던 것이었다.
USSC는 거액의 검은돈으로 북한 지도부의 거물인 국방위원회 리병철 부위원장을 매수에 성공했고 이후 치밀한 계획 속에서 평양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급진적으로 가까워졌던 남과 북의 평화가 깨지고 반대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국은 물론 가장 근접한 일본까지 이때다 싶었는지 숨기고 있던 군국주의를 서서히 내세우며 이제는 보통국가를 천명한 후 미국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급하고는 최신예 방산무기를 마구마구 수입했다.
그러나 USSC가 주도한 대로 흘러가던 동북아는 2017년 들어 돌연 한국의 행보에 틀어져다. 상상하지도 못한 세계 모든 국가를 놀라게 한 각가지 신약 제품을 선보였고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던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저마다 신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세계 경제를 순식간에 흔들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 중심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쏠리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한국 경제 부활은 2년이 지나면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기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그리고 2019년 서현우 대통령은 경제적 성장을 토대로 자주국방 정책을 내세워 한미전시작전권 회수는 물론 주한 미군까지 철수시켰다.
이러던 중 2020년 들어 또다시 한국과 북한의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통일 이야기까지 나오자 USSC는 다시 한번 리병철 부위원장을 통해 거대한 음모를 기획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과는 다르게 한국 국가정보원에 테러 계획이 사전에 발각되면서 음모는 실패했고 리병철 부위원장은 처결당하고 말았다. 다행히 한국 정부와 국가정보원은 USSC의 정체는 파악하지 못했다.
그리고 USSC의 의도와 상관없이 한국과 중국의 전쟁이 발발했다. USSC의 13인은 어떤 선택이 이익이 될지 계산했다. 결론은 한국과 중국의 전쟁을 중립적 태도를 고수 하자였다. 이후 한국이 중국에 밀리면 그때를 시점으로 무기 수출은 물론 군사적 지원을 통해 그 대가로 한국의 신기술을 요청하려 했다. 하지만 지금 현재 한국과 중국의 전쟁은 USSC의 바람과는 반대로 돌아갔다.
일방적인 한국의 대공세에 중국은 수도까지 내줄 정도로 밀리고 있었고, 이제는 러시아와 일본까지 한중전에 참여함으로써 전쟁 규모가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염려까지 가는 수준까지 되어버렸다. USSC는 절대 제3차 세계 대전을 바라지 않았다. 단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소모적인 전쟁만을 바랄 뿐이었다.
이에 워싱턴 D.C 외곽의 허름한 건물에는 13인이 모여 동북아 전쟁에 대한 회의가 진행되었다.
“빅토리아! 한국을 계속 지켜보기만 할 것입니까?”
13명의 검은 가면 중 중후한 목소리의 사내가 정 가운데에 앉아있는 검은 가면을 향해 말을 건네자, 중앙의 검은 가면은 여성 목소리로 대답했다. 바로 USSC 조직의 의장을 맡은 닉네임 빅토리아였다.
“루돌프, 저번 회의에서 당분간 지켜보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번 UN 안보리에서도 중국의 상정 건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중후한 목소리의 닉네임은 루돌프였다.
“그때 당시에는 중국의 군사력 소모도 기대했고 이후 한국이 밀리게 되면 무기 수출과 함께 군사적 지원을 통해 한국의 신기술을 요청하려 했던 거 아닙니까? 지금은 우리 예상과는 다르게 중국이 일방적으로 깨지고 있고 더군다나 일본과 러시아까지 참전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루돌프와 같은 생각입니다. 더는 한국을 그냥 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른쪽 맨 끝에 있던 검은 가면이 말했다. 들리는 목소리만 판단하자면 적어도 70대 이상의 남자 목소리였다.
“다른 분들은 의견은 어떤가요?”
닉네임 빅토리아가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 물었다.
“저는 좀 더 지켜 보자에 한 표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상황이 우리 USSC 측면에서 보자면 나쁠 것이 없습니다. 들려오는 정보에 의하면 한국이 사용하는 무기들은 미국이 보유한 그 어떤 무기와 비교했을 때 성능 면에서 탁월하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한국을 압박한다면 향후 한국은 우리 미국의 도움이 절실할 것입니다. 그때를 기다리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블랙킹! 잘 들었습니다. 다른 분 의견은 없습니까?”
“저도 블랙킹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대신 일본에서 요청한 무기에 대해 승낙했으면 합니다.”
“체스맨!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 무기를 말하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빅토리아! 솔직히 우리는 동북아 전쟁에 있어서 승패를 원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기회가 될 때마다 우리는 무기를 팔고 전쟁 국가들의 균형만 잡아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좋습니다. 다른 분들 의견을 더 들어보겠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다른 의견이 없다면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 무기에 대한 일본에 판매에 대한 안건에 대해서 표결을 하겠습니다. 찬성하는 분은 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성 목소리의 주인공인 닉네임 빅토리아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원형 탁자를 중심으로 앉아있는 검은 가면들을 쭉 둘러봤다.
“찬성 11표입니다. 미군 무기에 대해 일본에 판매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마르스님.”
“네, 빅토리아.”
무기 판매와 관련된 업무를 맡은 닉네임 마르스가 대답했다.
“이번 건도 마르스님이 백악관에 전달해서 잘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자, 그럼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 회의 때 뵙기로 합시다.”
말을 끝낸 빅토리아가 가장 먼저 일어나 뒤편 검은 커튼 사이로 빠져나갔고 하나둘 나머지 검은 가면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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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6일 11:30,
북한 평양시 주석궁.
주석궁 회의실에서는 매일 남북 연방 통일 관련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한반도의 염원인 남북통일이 15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 국가 간의 행정기관 세부 조직과 운영 상황에 대해서 북한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한국에서는 통일부에서 이름이 바뀐 통일 정책부의 오승태 장관과 청와대 오장수 안보실장, 그리고 200여 명의 통일 정책부 공무원 그리고 국방부의 남일현 차관과 5명의 장성 및 영관급 군인 100여 명은 지난 10월 1일 연방제 통일 합의 성명 발표 이후 20일 평양으로 넘어와 2개월간 연방제 통일에 대한 절차 업무에 눈코 뜰 새 없이 지냈다.
가장 먼저 시급했던 부분은 북한군의 재편성 부분이었다. 17개 군단에 89개에 달하는 사단의 규모를 4개 군단에 12개 사단, 그리고 8개 여단으로의 축소였다. 4개의 군단에는 2개의 자동경계 군단과 1개의 포병군단, 그리고 나머지 1개의 특수 8군단이었다. 이외 해체되는 모든 부대의 인민군들은 장기 복무 신청자 외는 통일 정책부와 협의하여 앞으로 있을 북주 복원 사업에 투입할 기업에 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연방제 통일 이후 북주 정부 산하에 구성하게 될 여러 행정부 조직과 업무를 맡을 직원들에 대한 배정 및 교육이었다. 반세기 넘게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어 남한에서의 공무원과 같은 업무 방식을 주입하고 교육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문 강사를 파견하여 조금씩 개념의식을 바꿔나갔다.
“대통령님께서 김여정 부위원장님께 감사한다는 말씀을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오전 회의가 막바지에 이르자 오장수 안보실장이 주제들 돌려 말했다.
“거 무슨 감사입네까? 되려 우리 북조선이 감사할 따름이디요. 지원해주시는 식량과 각종 의약품으로 우리 인민들의 건강이 매우 좋아졌다는 보고가 있지 않카슴네까?”
“이제 15일 후면 한 나라가 되는데 당연히 국민의 건강을 챙기는 건 당연하지요.”
“그렇디요. 이제 한 나라가 되는거디요.”
이때 한국의 국방부 장관격인 인민무력부 나원일 부장이 대화에 끼어들며 물었다.
“오장수 실장 동지? 그나저나 국방군 무기를 받아 숙달 훈련을 하는 특수8군단은 언제 전장에 투입합네까?”
특수8군단(제8특수군단사령부)은 우리의 공수특전사와 비슷하며, 영화 '쉬리' 에 북한의 최강 부대로 등장한다. 특수8군단은 68년 1.21 청와대 습격 사건을 맡은 124부대를 기반으로 69년 만들어졌으며 전쟁 발발 시 AN-2기를 이용한 한국의 후방침투, 요인 테러, 시설파괴 등 10만 명의 정예병으로 구성되어 한국군 입장에서는 상당히 신경 쓰이던 부대였다.
“하하하, 아마도 조만간 국방부에서 도움을 요청할 것입니다.”
“8군단 아새끼들래 몸이 근질근질 한가 봅네다. 요새 잘 먹고 좋은 장비를 사용 하니끼니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디요. 하하하.”
“네, 저도 기대됩니다. 나원일 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