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대해전

2020년 12월 15일 06:45,

제주도 남단 49km(제7기동전단 제72기동전대).

최대속도로 남진으로 기동하는 제7기동전단 소속 제72기동전대 호큘라 구축함에서는 사거리 90km에 달하는 하페르 K-1 함포 사격이 계속되었다.

퍼엉! 퍼엉! 펑!

기관포 사격하듯 쏟아내는 플라즈마 응집탄에 중국 호위함과 구축함은 피격당하며 검붉은 화염과 연기를 내뿜으며 전투 불능에 빠진 함정의 수는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 함정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허베이 항공모함과 산둥 항공모함을 호위하던 8척의 구축함이 고속기동으로 북상하며 제72기동전대를 상대했고 남해 깊은 심해에서는 때를 기다리며 잠항 중이었던 중국 잠수함 10여 척이 본격적인 공격 움직임을 보였다.

“각 함에 할당된 대공 미사일에 16기 초음속 함대함 미사일 중 11기 요격 성공! 중거리 요격 단계로 넘어갑니다.”

오퍼레이터의 외침과 동시에 숙종대왕함(DDG-1005)의 32연장 Shield-M에서 2기의 대공 미사일이 남쪽 상공으로 날아갔다.

숙종대왕함(DDG-1005)을 포함해 나머지 2척의 호큘라 구축함은 함포 사격은 물론 적 함정으로부터 날아오는 대함 미사일을 요격하며 점점 더 거리를 좁히며 가능한 상륙함까지 공격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때 숙종대왕함(DDG-1005)의 전투통제실에 음탐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방에 중국 잠수함 다수 발견.”

음탐관은 헤드셋을 감싸 쥐고는 탐지되는 여러 잠수함에 대해 보고가 이어졌다.

“총 12척 확인됩니다.”

“가장 가까운 잠수함부터 위치 보고해.”

전술통제관의 지시가 이어졌다.

“본 함 기준 2시 방향 하향 28도 심해 80에 거리 38,000으로 음문 분석은 진급 전략 원잠으로 확인됩니다.”

“다음은?”

“네! 같은 방향 하향 28도 심해 80에 거리 39,100에 상급 공격 원잠 확인! 11시 방향······.”

음탐관은 확보된 중국 잠수함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나열하며 보고했다. 음탐관의 보고가 끝나자 즉시 이기영 함장은 어뢰무장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어뢰무장관 홍상어A 어뢰 미사일 준비한다.”

음탐관의 보고가 끝나자 이기영 함장은 즉시 어뢰무장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네, 홍상어A 어뢰 세팅 들어갑니다.”

이때 음탐관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2시 방향 진급 전략 원잠과 상급 공격 원잠 그리고 11시 방향 원급 잠수함 3척에서 주수음 확인!”

“통신관! 영조함과 정조함에 어뢰 공격 요격 체계로 전환하라고 전해! 본 함은 적 잠수함에 대한 공격을 진행한다.”

“네, 명령 하달합니다.”

“어뢰 발사했습니다. 어뢰 유형은 YU-9형으로 본 함에 4기! 선두 어뢰 기준 도달까지 395초.”

“중국 놈들도 초공동 어뢰를 실전 배치한 모양이군.”

살짝 미간을 좁힌 이기영 함장은 어뢰무장관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탐지된 적 잠수함에 음문 삽입 및 완료되는 즉시 발사.”

“음문 삽입 및 발사 들어갑니다.”

그리고 잠시 후 K-VLS2 수직발사대에서 K-ASROC 홍상어A 어뢰 미사일 12기가 차례대로 솟구쳐 하늘로 올라갔다.

슈앙! 슈앙! 슈앙!

사거리 80km 이르는 K-ASROC 홍상어A 어뢰 미사일은 마하 3에 달하는 속도로 중국 잠수함으로 날아갔고 영조대왕함(DDG-1006)과 정조대왕함(DDG-1007)에서도 중국 어뢰를 격침하기 위해 K-ASROC 홍상어A 어뢰 미사일 24기가 하얀 항적을 그리며 남쪽 방향 상공으로 날아갔다.

잠시 후 200노트에 달하는 중국 YU-9형 초공동 어뢰가 해수면을 뚫고 잠항한 홍상어A 어뢰와 충돌하자 충격파를 일으키며 폭발했다. 그리고 이러한 폭발은 연이어 일어났다.

“영조함과 정조함에서 중국 어뢰 모두 격침했다는 보고입니다.”

“좋아! 잘하고 있어! 두 함에는 계속 대잠경계 신경 쓰고 추가 어뢰 공격에 대비하라고 전해.”

“네! 알겠습니다.”

1차 중국 잠수함 어뢰 공격을 방어한 제72기동전대 호큘라 구축함은 이제 숙종대왕함(DDG-1005)에서 발사한 K-ASROC 홍상어A 어뢰 미사일에 관한 결과를 지켜봤다.

“1번, 2번 홍상어A 어뢰 미사일! 중국 대공 미사일에 요격을 당했습니다. 3번, 4번, 5번 비행 모드에서 잠항 모드로 전환! 6번 어뢰 요격! 7번, 8번, 9번 어뢰 잠항 모드로 전환! 10번 어뢰 요격! 11번 잠항 모드로 전환.”

비행 모드로 중국 잠수함 바로 위 해수면으로 낙하하는 홍상어A 어뢰 미사일을 중국 구축함에서 대공 미사일로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총 12기 중 8기만이 해수면을 파고들어 잠항 모드로 전환 후 중국 잠수함을 향해 다가갔다.

갑작스러운 어뢰 공격에 중국 잠수함은 기만기와 하드 킬로 대응을 했지만,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잠수함들은 호큘라 구축함에 마지막 어뢰 공격을 퍼부었다. 또한, 해상에서도 중국 구축함에서도 점점 더 다가오는 호큘라 구축함을 향해 대함 미사일을 연신 발사했다.

“3번 어뢰 명중! 4번 어뢰 격침 실패! 하드 킬에 당했습니다. 5번 어뢰 명중! 7번 8번 어뢰 명중! 9번 어뢰 격침 실패! 격침 실패! 10번 어뢰 명중했습니다. 마지막 12번 어뢰 도달까지 5초, 4초, 3초, 2초, 1초 명중! 격침 성공입니다.”

온 신경을 헤드셋에 집중하고 SUSL-01MP 함수 소나로부터 반사되어 들려오는 초광음파를 실시간으로 분석한 음탐관의 보고 소리가 이어졌다.

“총 12기 중 최종 목표 명중은 잠수함 5척입니다. 탕급 잠수함 1척, 상급 잠수함 2척, 원급 잠수함 2척입니다.”

김기영 함장은 12기 홍상어A 어뢰 미사일로 5척의 잠수함만을 격침했다는 결과에 조금은 실망했지만, 격침된 잠수함 중 가장 최근에 건조한 탕급 전략 원잠 1척이 포함되었다는 부분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본 함을 목표로 한 대함 미사일은 총 10기! 초음속 대함 미사일 3기에 아음속 대함 미사일 7기입니다. 선두 초음속 대함 미사일 착탄까지 120초입니다.”

한참 음탐관의 보고에 분주했던 숙종대왕함(DDG-1006)의 전투지휘실은 레이더 담당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여유 부릴 틈이 없었다.

“함장님! 이제 대공 미사일은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사격통제관으로부터 암울한 보고가 들려왔다.

“Shield-M은?”

“4발 남았습니다.”

몇 시간 동안의 교전으로 이제 숙종대왕함(DDG-1005)에 남은 대공 미사일은 이제 중거리 미사일인 Shield-M 4기뿐이었다. 나머지 2척의 호큘라 구축함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에 이기영 함장은 헬멧을 들어 올려 이마의 땀을 닦고는 바로 지시를 내렸다.

“Shield-M 3발은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요격에 들어가고 요격 실패 시 마지막 1기로 추가 요격에 들어간다. 이 외 나머지 대함 미사일은 CIWS를 믿는 수밖에. 바로 요격절차에 들어간다.”

“네! 함장님.”

사격통제관은 대답과 동시에 요격담당 오퍼레이터에 명령을 내렸다.

“표적 할당한다. 초음속 대함 미사일 1번부터 3번까지 목표 설정! Shield-M 미사일 발사.”

“Shield-M 미사일! 발사합니다.”

함교 바로 아래에 설치된 32연장 Shield-M 발사대에서 3기의 Shield-M 미사일이 날아갔고 함미 헬기격납고 바로 위에 설치된 32연장 Shield-M 발사대에서도 1기의 Shield-M 미사일이 하얀 항적을 그으며 날아갔다.

한편 후미에서 따라오는 영조대왕함(DDG-1006)과 정조대왕함(DDG-1007)에서도 남아있던 Shield-M 중거리 미사일 각기 2기와 3기가 숙종대왕함(DDG-1005)을 지나쳐 남쪽으로 날아갔다.

콰앙! 콰앙! 쾅! 콰앙!

잠시 후 함교에서도 전방 해수면 위에서 번쩍이는 섬광들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가까운 곳에서 초음속 대함미사일과 Shield-M 중거리 미사일 간의 충돌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1번, 2번, 요격 성공 3번 요격 실패! 3번 미사일 본 함 착탄까지 55초.”

“3번 표적! 재차 요격 들어간다. Shield-M 미사일 발사.”

슈아앙.

마지막 Shield-M 미사일 1기가 발사관을 빠져나와 하얀 연기를 뿌리며 날아갔다.

수평 하게 날아가던 Shield-M 미사일은 이내 고도를 내리며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고는 해수면 위로 고속 비행하는 중국의 초음속 대함 미사일인 YJ-83(C-803)을 향해 힘차게 내리꽂았다.

쿠아앙.

1차 요격에서 실패했던 3번 표적은 이번에는 Shield-M 미사일을 피하지 못하고 정확히 충돌하여 폭발했다.

“3번 표적! 요격 성공했습니다. 이제 CIWS 자동 가동합니다. 착탄까지 159초.”

“영조함과 정조함은?”

소속 구축함이 걱정되었는지 함장은 염려가 담긴 말투로 물었다.

“다행히 두 함 모두 초음속 대함 미사일은 요격 성공했습니다.”

“다행이군, 그럼 현재 남은 함대 미사일은 몇 발인가?”

“네! 함장님.”

“영조함에 아음속 대함 미사일 12기!, 정조함에는 아음속 함대 미사일 11기입니다.”

“너무 많은 거 같은데.”

김기영 함장은 왠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착탄까지 81초! 거리 10km, CIWS 가동합니다.”

숙종대왕함(DDG-1005)의 라스트 샷인 22mm 레이저 벌컨 빔에서 빛줄기가 춤을 추듯 날아갔다.

쭈웅쭈웅쭈웅쭈웅쭈웅~ 쭈웅쭈웅쭈웅쭈웅쭈웅~

숙종대왕함(DDG-1005)에 뻗어 나가는 두 개의 하얀 빛줄기는 이내 2기의 대함 미사일을 벌집으로 만들며 짧은 시간에 요격에 성공했고 바로 다음 표적을 향해 레이저 빛줄기를 날렸다. 일반 기관포와 성능 비교 대상이 아닌 22mm 레이저 벌컨은 빛 속도에 달하는 레이저 불꽃을 빈틈없이 사방으로 뿌려댔고 그물에 물고기가 걸리듯 중국 대함 미사일은 차례대로 폭발했다.

“3번, 4번 요격 성공! 5번도 요격 성공! 6번 대함미사일 착탄까지 14초! 거리 3100!”

쭈웅쭈웅쭈웅쭈웅쭈웅~ 콰앙!

7번 표적 대함미사일은 날아오는 빛줄기를 운 좋게 피한 후 파업 기동을 펼쳤고 이내 고도 인계점까지 도달하자 바로 숙종대왕함(DDG-1005)을 향해 돌진하는 그때 함수에 장착된 22mm 레이저 벌컨 빔에 의해 폭발했다.

“대함 미사일 모두 요격 성공했습니다.”

요격담당 오퍼레이터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보고 했다. 이때 커다란 폭발음이 후방 쪽에서 들렸다.

“뭔가?”

이에 요격 담당 오퍼레이터가 울상을 짓고는 대답했다.

“영조함! 영조함 피격! 대함 미사일 1기에 피격되었습니다.”

“어디에?”

“함미의 헬기격납고 부분입니다.”

이에 전투통제실 영상용 스크린에는 외부 카메라에 비친 영조대왕함(DDG-1006)의 모습이 보였다. 함미 격납고 부분이 흉측하게 함몰되었고 헬기까지 폭발했는지 여기저기 틈 사이로 검붉은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제길! 역시 CIWS만으로 대함미사일 10기 이상 요격은 힘든가 보군.”

“영조함 연결해.”

“네! 연결했습니다.”

“숙종함의 이기영 전대장이다.”

- 충성! 대령 오일준입니다.

“피해는 심각한가?”

- 네!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엔진 기관이 손상된 듯합니다. 더 이상의 기동은 불가능할 거 같습니다.

“승조원 피해는?”

- 내부 갑판병 5명과 헬기 운용병 2명, 헬기 조종사 1명 전사, 부상자 12명입니다.

“알았다. 지금부터 영조함은 정조함의 구조지원을 받아 전장에서 이탈해 제주도 기지로 회항한다.”

- 일단 이곳에서 방어 기동을 할 수 있습니다.

“오 함장! 그러다가 어뢰 공격이라도 받으면 큰일이다. 명령에 따르도록.”

- 알겠습니다.

영조대왕함(DDG-1006)과 통신을 마친 후 끌어 오르는 분노를 진정시키고 음탐관에게 물었다.

“적 잠수함 상황은?”

“네, 현재, 후방으로 모두 후퇴하고 있습니다.”

“후방으로? 네! 그렇습니다.”

“수상함 또한 함수를 돌려 방위각 2-4-0으로 침로를 변경한 후 고속기동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도망가는 건가?”

“아무래도 그런 듯합니다. 함장님! 하하하.”

“이겼다! 우와!”

통신담당 오퍼레이터 중 하사 계급의 부사관 한 명이 일어나 만세를 부르며 소리쳤다. 장작 3시간의 대 혈투가 막 끝났고 살아남았다는 기쁨에 그랬던지 자기도 모르게 취한 행동이었다. 이에 나머지 승조원들도 환호를 지르며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제군들! 조용.”

이기영 함장의 명령에 일순간 전투통제실은 조용해졌다.

“아직 우리에게는 할 일이 남아있다. 다시는 중국 놈들이 한반도에 상륙하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못 하게 해야지 않겠나? 나는 중국 상륙함대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다. 최대한 거리를 좁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홍상어A 어뢰라도 다 뿌리고 돌아가자! 어떤가?”

함 내 스피커를 통해 모든 승조원에게 함장의 말이 전해졌다.

“좋습니다. 이번에도 통신관 오퍼레이터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맞습니다. 함장님.”

“아자! 아자! 파이팅! 중국 놈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좋다! 제군들, 마지막 선물을 안겨주고 기지로 돌아가자.”

“네, 알겠습니다.”

“어뢰무장관 현재 홍상어A 수량은 얼마나 있나?”

“네! 현재 홍상어A 20기 남았습니다.”

“좋아! 가장 큰 상륙함 5척만 골라서 때려주자! 함교 들리나?”

“네! 함교 부함장입니다.”

“방위각 2-3-2 우현 반타! 최대속도로 항진한다.”

“네! 알겠습니다.”

중국 대함군의 항모 허베이함의 침몰과 산둥함의 피격 소식에 중앙군사위원회에서는 더 이상의 전력 손실을 방지하고자 대함군 전체에 회항 명령을 내렸다. 이에 기동이 가능한 중국 호위함과 구축함은 일제히 닝보 해군기지를 향해 회항에 들어갔고 중국 상륙수상함을 타격하기 위해 남진 중인 숙종대왕함(DDG-1005)은 전속력으로 중국 대함군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