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9화 (139/605)

남해 대해전

2020년 12월 15일 02:00,

경남 거제도 구조라해수욕장 해변.

겨울바람에 세차게 불어오는 거제도 임시부두에 K-9A1 라이트닝 자주포 6대가 환한 라이트를 켜고 W 형태로 자리를 잡으며 방열방위각 둘넷백 방향으로 방열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 포병의 최신예 자주포답게 1분도 안 되어 6문의 은빛 포신은 대마도를 가리킨 상태로 방열을 마쳤고 FDC 장갑차를 비롯한 여러 장갑차도 자리를 잡으며 당장에라도 포격 명령만 내리면 쏠 수 있도록 모든 조치가 완료되었다.

K-9A1 라이트닝 자주포 장갑차의 내부 탄 적재공간에는 탄과 장약이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DP-ICPDM(이중목적 개량 플라즈마 확산탄) 60발이 자동장전 클립에 장착되어 있었고 포격지점에 대한 사격 제원 또한 모두 입력이 완료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언제든 명령만 떨어지면 10분도 안 되어 60발을 모두 소진할 수 있는 상태였다.

구경장: 155mm

승무원: 3명

이동형태: 궤도형

중량: 38t

중량 대 마력비율: 55hp/t

속도: 90km/h

능판능력: 60%

경사능력: 30%

항속거리: 1500km

엔진: KPP-50 플라즈마 엔진출력: 2,500마력

화력(사거리): 85km

급속: 15초 이내 5발

최대발사: 3분간 분당 16발

지속발사: 1시간 동안 분당 5발

초탄발사속도 정지 시: 20초 이내

초탄발사속도 기동 시: 40초 이내

내부무장: 8mm 레이저 벌컨 1문

대공무기: 60mm GTAS-60 천룡2기 X 2

기타: 탄+장약 일체형 - DP-ICPDM(이중목적 개량 플라즈마 확산탄)

탄적재량: 60발

한국과 일본의 전쟁을 다룬 창작소설에 단골 메뉴로 나오는 대마도(쓰시마)는 전쟁 시작과 동시에 한국으로부터 가장 먼저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되고 공수부대로 인해 점령을 당하는 비운의 섬이었다.

사실 일본 관점에서 대마도는 위치적으로 전략적, 전술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은 곳이었으나, 위 소설과 같은 맥락으로 실제로 대마도에는 방위를 위한 무장 병력은 경무장만을 갖춘 대대급 병력만이 주둔 중이었고 만일에 있을 한국군의 대규모 상륙전에 대응할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다만 해상/항공자위대를 비롯해 나름 레인저 훈련 등을 받은 정예 병력으로 구성되어 헬리콥터와 LCAC 등을 동원하여 도서 재탈환 훈련을 비교적 중시해왔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 탐지를 위한 지상 고정식 장거리 조기경보레이더를 설치하여 최전방 레이더 운용기지로 활용하고 있었다.

★ ★ ★

2020년 12월 15일 03:40,

제주도 남동단 43km 해상(제3함대).

중국 해군의 대함군 상륙을 막기 위한 한국 해군의 전력은 2개 함대와 제7기동전단 소속 72기동전대 그리고 잠수함사령부 예하 잠수함이었다.

호큘라 구축함 3척, 이지스 구축함 6척, 방공 구축함 8척, 호위함 17척, 그리고 잠수함 9척이었다. 총 41척으로 단순 숫자로만 보자면 대규모 전력이었으나 현재 제주도를 향해 북상 중인 중국 대함군과 비교하자면 1/3도 안 되는 전력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대함군에는 함재기 50여 대가 착함 중인 70,000t에 이르는 항공모함 2척이 있었다. 또 한 가지 대한민국 해군 제1함대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대치 중인 상황으로 중국 대함군 쪽으로 100% 전력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 시각, 중군 대함군의 선두 함대와의 거리 110km까지 좁혀진 해역,

별빛도 먹구름 사이로 숨어버린 검은 바다 위로 수십 척의 함정은 적막함 속에서 천천히 남쪽으로 항해 중이었다. 그리고 배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항적 사이로 하얀 파도와 함께 야광충들만이 빛을 발산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고요하고 평온한 바다였다.

KD-3A 성종대왕함(DDG-997)에서 총지휘를 맡았지만, 교전 통제 즉, 공격 목표 설정 및 미사일 요격 할당 배분 지정은 호큘라 구축함인 KD-4 숙종대왕함(DDG-1005)의 통제 속에서 이번 해전은 치러지고 있었다. 즉 공격과 요격에 있어서 필요 이상의 중복으로 미사일 손실과 전력 분산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슬슬 시작할 때가 된 거 같은데. 안 그런가, 박 제독.”

제주도 방어 작전을 직접 지휘하기 위해 어젯밤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헬기를 타고 성종대왕함(DDG-997)에 도착한 이기형 제독은 함교 상단에 설치된 스크린을 보고는 넌지시 말을 던지자 제3함대 사령관인 박수일 소장이 대답했다.

“이 정도 거리면 교전하는 데 문제는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 현재 본 함과의 거리는?”

성종대왕함(DDG-997)에는 전투지휘실 컴퓨터와 연동된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각종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현재 본 함과의 거리 112km, 제72기동전대와의 거리는 104km입니다.”

성종대왕함(DDG-997) 함장인 윤경진 대령이 대답했다.

“우리 작전에 투입한 잠수함에는 명령이 있을 때 천천히 거리만 좁히고 절대 공격은 하지 말라고 전하고 모든 함정에 전투배치 명령 하달하게.”

“알겠습니다.”

작전사령관의 명령이 떨어지자 통신담당 오퍼레이터는 모든 함정에 전투배치 명령을 전파했고 성종대왕함(DDG-997) 역시 모든 승조원은 전투배치 경보음과 함께 각자의 자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위이잉! 위이잉!

“함대 전투배치! 함대 전투배치.”

“아폴론 정찰위성으로부터 정보 링크 걸어.”

보통 아폴론 정찰위성을 통해 중국 대함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속속들이 확인해야 했으나, 이번엔 조금 달랐다. 아마도 중국에서 한국 정찰위성에 대한 대비를 위해 모든 함정에 강력한 전자파를 발산하여 정찰위성으로부터 탐지를 방해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예 정찰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현재 강력한 전파 방해로 고해상도 정찰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잠시 후 대형 스크린에 중국 대함군의 함정이 모습이 잦은 지직거림과 함께 보였다.

수십 척의 구축함이 선두로 북상 중이었고 그다음으로 상륙전단과 민간 수송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공모함 2척과 호위하는 구축함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총 20km 거리의 간격을 둔 대규모 수상함 집단이었다.

이때 호큘라 구축함인 KD-4 숙종대왕함(DDG-1005) 전투지휘실로부터 연결된 통신망으로 보고가 올라왔다.

- 항공모함에서 함재기 이함 중! 기종은 J-15 전투기로 현재까지 22기 이함 완료. 수량은 계속 늘어납니다.

* J-15(중국명 젠-15)는 중국 해군의 야심 찬 항모 보유 계획의 하나로 러시아의 Su-33을 복제해 추진 개발한 중국산 함재기 버전이다. WS-10A 터보팬 엔진 2개를 사용했으며 2009년 8월 31일 초도비행을 했다. J-15 전투기는 처음부터 항공모함용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접이식 날개를 갖추고 있고 착륙기어 등이 강화되었다. Su-27의 중국판 복제품인 공군용 심양 J-11과 엔진 성능이나 기체성능이 비슷할 것으로 추측되며 최고속도 마하 2.53.5, 사정거리 110120km인 Kh-31·41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등을 쏠 수 있어 우리 함정에 위협적이다.

“드디어 시작되었군, 우리도 항공모함이 있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이기형 제독의 말에 제3함대 사령관인 박수일 소장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박 제독 자네는 센스가 없군그래. 제주도에 있는 제25전투비행단도 움직이지 않는 항공모함이라 생각되지 않나?”

“아, 하하하, 그렇군요.”

“웃자고 한 소리네! 25전비 상황은?”

“이기형 제독의 질문에 전술 부관이 즉시 대답했다.

“현재 주작 전투기 24기 모두 이륙하여 현재 본 함 해역으로 슈퍼 크루즈 모드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2019년 제주도 상공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제25전투비행단이 창설되고 제공권 확보를 위해 KF-21P 주작 전투기 24기가 배속되었다. 그리고 금일 새벽부터 활주로에서 비상 대기 하던 주작 전투기 24기가 모두 이륙하여 중국 J-15 전투기와의 공중전을 위해 슈퍼 크루즈 모드로 빠르게 남하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의 항공모함 2척에서 이함 한 총 48기의 J-15 전투기에서 사거리 120km 달하는 YJ-12 공대함 미사일을 한국 해군 함정을 향해 발사했다. 총 96기의 공대함 미사일은 검은 하늘에서 하얀 연기를 그으며 1차 목표로 설정된 제3함대 함정과 72기동전대 소속의 호큘라 구축함 3척을 향해 날아왔다. 함정당 56발이 할당되었다.

이에 숙종대왕함(DDG-1005) 전투지휘실로부터 보고가 올라왔다.

“적 함재기에서 총 96발의 공대함 미사일 발사! 최초 착탄까지 94초.”

“전술통제관! 지금부터 숙종함에서 요격 통제에 들어간다. 각 함에 요격미사일 분배 및 자동 요격 시행한다.”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숙종대왕함(DDG-1005)의 호큘라 슈퍼컴퓨터는 위험순위와 각 함의 대공 미사일 수량을 계산하여 모든 함에 목표물 할당 및 제원을 제공했다.

슈와아앙~~ 슈와아앙~

인천급 호위함 4척을 제외하고 수직발사대가 장착된 13척의 함정에서 불꽃과 함께 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각가지 대공 미사일이 연속으로 솟아올랐고 어느 정도 고도에 다다르자 서서히 포물선을 그으며 남쪽으로 사라졌다.

이때부터 각 함정 전투지휘실에서는 해당 목표물에 대한 요격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듯 보고 소리가 울렸고 성종대왕함(DDG-997)에서도 발사한 대공 미사일에 대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전투지휘실로부터 함교에 전달되었다.

“본 함을 표적으로 한 공대함 미사일 7기 15초 후 1번부터 요격 들어갑니다.”

남과 북에서 서로를 향해 날아간 미사일들이 충돌하기 시작하며 검은 바다 위 상공에서 불꽃 쇼가 벌어졌다.

쿠앙!! 쾅앙!! 콰콰콰앙앙~~

미사일끼리 충돌할 때마다 구름 사이로 빛들이 새어 나왔다. 검은 바다, 검은 하늘, 그리고 검은 먹구름이 일순간 그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장관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섬뜩한 장면이기도 했다.

“1번 요격 성공!, 2번 요격 성공······ 7번 요격 성공, 다음 인천함(FF-811)으로 날아간 8번 표적도 요격 성공, 9번 요격 성공! 마지막 10번 표적 3초, 2초, 1초, 요격 성공했습니다.”

전투지휘실에서 요격 성공 여부 보고가 실시간 올라왔다. 다행히 J-15 함재기에서 발사된 96기의 공대함 미사일은 모두 요격이 되었고, J-15 함재기들은 2차 공격을 하지 못하고 급기동을 펼치며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바로 제주도 제25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KF-21P 주작 전투기에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었다.

양 진형의 전투기가 공중전으로 전환이 되자 중국 구축함에서 각 4발씩의 함대함 미사일 공격이 이어졌다.

“숙종함! 이번엔 요격과 함께 우리도 대함 미사일 공격을 동시에 한다.”

“네, 알겠습니다.”

80여 척의 중국 구축함에서 발사한 대함 미사일 수량은 총 296기, 좀 전에 발사한 공대함 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른 숫자였다.

하지만 숙종대왕함(DDG-1005)의 호큘라 시스템은 몇 초도 되지 않아 요격을 위한 대공 미사일과 공격을 위한 함대함 미사일에 대한 할당 및 배분 계산을 완료하고 각 함대에 명령을 전달했다. 이번 함대함 미사일은 제1함대까지 모두 추가하여 배분되었다.

성종대왕함(DDG-997)에 요격이 할당된 적 대함 미사일은 총 28기, 그리고 공격할 함대함 미사일은 8척 함정에 대해 각 2발씩 총 16발이 배분되었다. 양 현에 장착된 4연장 발사관 4기 모두 이번 공격에 사용해야 할 판이었다.

함수의 수직발사대에서는 SM-2 대공 미사일이 초 단위로 쉬지 않고 날아올랐다. 또한, 함정 양 측면에 있는 함대함 미사일 발사관에서도 푸른 불꽃을 내지르며 솟아올랐다.

이때 제1함대사령관으로부터 통신이 날아왔다. 현재 일본 제2호위대군의 6호위대는 물론 대마도 우측에서 항해하던 2호위대까지 제1함대 방향으로 기동을 펼치며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보고였다.

“역시···.”

살짝 입술을 깨문 이기형 제독은 제1함대에 명령을 내렸다.

“1함대 사령관의 판단하에 선공도 승인한다. 물러서지 말고 적극적인 교전에 임하도록.”

- 소장 길운석! 알겠습니다.

1함대 사령관과 통신을 마친 이기형 제독은 바로 통신 오퍼레이터에게 또 다른 곳을 연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포세이돈 3호 관제실 연결해.”

“연결합니다.”

- 충성! 포세이돈 3호 관제실 관제장 영윤주입니다.

대형 스크린 상단 왼편에 작은 사이즈 형태로 관제장인 영윤주 대령의 얼굴이 보였다.

“수고가 많다. 지금부터 포세이돈 3호는 제1함대 안전을 우선으로 한 적극적인 지원을 하도록! 초공동 어뢰를 모두 다 소진하더라도 말이야. 알겠나?”

-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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