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6화 (136/605)

확전! 독도해전

2020년 12월 13일 23:00 (미국시각 09:00),

미국 뉴욕 UN 본부 안전보장이사회.

갑작스러운 러시아와 일본의 한중전 참전으로 한중전 전쟁이 동북아 전쟁으로 확전되자 국제사회는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번 동북아 전쟁이 자치 세계 3차 대전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우려 속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각자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 발표가 이어졌다.

이에 UN 본부는 현재 확전되고 있는 동북아 전쟁을 안건으로 긴급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였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관여된 전쟁이었기에 UN 본부 주최로 평화를 위한 중재라든지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할의 한계를 드러냈고, 단지 세계대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데 만 치중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미‧한‧일 3국 동맹의 파국이었다. 사실 이것은 미국이 2017년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며 미국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정책 기조로 삼고 동북아 평화 컨트롤센터 역할을 일본에 내주면서 비롯되었다고 봐도 무방하였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동북아 대외 군사 개입 축소와 자국의 국방예산 삭감 그리고 일본에 대한 군사 무기 수출 증대 정책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 변화에 맞춰 일본 또한 전범 국가로서 평화 헌법의 틀을 깨고 본격적으로 군국주의 본 모습을 드러내며 끝내는 보통국가로까지 천명하며 전쟁을 할 수 없는 국가에서 전쟁할 수 있는 즉, 전쟁 국가 되었다. 일본 최고 법인 일본 헌법을 넘어서는 초헌법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미국과 일본 두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이해관계가 맞물린 가운데 일이 터지고 만 것이었다.

현재 미국의 입장은 동북아 전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유보된 입장을 발표했다. 즉 한국과 일본 두 국가와의 동맹국으로서 중립적 입장으로 지켜보겠다는 의미였지만 사실 뒤로는 일본에서 요청하는 각가지 군사 무기에 대한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었다.

이렇게 동북아 전쟁은 수많은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상황이었기에 UN 본부를 비롯한 그 어떤 나라도 현재 동북아 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

★ ★ ★

1시간 전, UN 안전보장이사회.

“한국은 저번 중국에 대한 불법적 침략에 이어 이제는 일한공동수역에서 공식적으로 훈련 중인 해상자위군에 대한 불법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해상자위군의 엄청난 손실과 인명 피해를 줬습니다. 이에 한국은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 도발 국가로서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이에 마땅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대표로 나온 외무성 대사인 엔도 오토히코가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 안효준 차관이 발언 기회를 얻고자 손을 들었다.

“한국 발언하시오.”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인 미국의 안폴리 마카린 차관이 발언 기회를 줬다.

“존경하는 이사국 여러분! 잠시 스크린을 보시기 바랍니다.”

안전보장이사회 중앙 벽에 설치된 스크린에 불이 들어오고 여러 장의 문서가 보였다.

“이것은 중국과 일본이 비밀리에 협정한 조약서입니다. 체결명은 ‘일중상호체결조약서’입니다.”

최고 보안등급으로 보안유지를 한 ‘일중상호체결조약서’ 문서가 안전보장이사회 스크린에 뜨자 엔도 오토히코 대사의 얼굴은 시뻘게졌다.

“내용은 러시아가 동북 삼성으로 군대를 이동시킬 때 이에 맞춰 한국의 독도를 일본이 점령한다는 체결서입니다. 이러한 대가로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지지성명과 함께 센카쿠 열도는 일본의 공식적인 영토라는 것을 인정, 그리고 중국이 한반도 점령 시 경상도와 제주도를 일본에 이양한다는 조건, 그리고 마지막으로 난사군도를 비롯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주장하는 모든 영유권 지역에 대해 중일 양국이 공동 관리한다는 조건입니다.”

안효준 차관의 발언에 일순간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 참석자들 사이에서 술렁이기 시작했다.

“거짓말 마시오. 안효준 차관! 어디서 조작된 문서를 가지고 거짓 주장을 펼친단 말이오?”

엔도 오토히코 대사는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따졌다.

“맞소, 우리 중국은 일본과 저런 조약을 체결한 적이 없습니다. 조작된 조약서요. 안 차관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오.”

중국 외교부 친강 국장까지 발뺌하며 큰소리를 쳤다.

“이것이 조작된 문서군요? 좋습니다. 정식으로 이 문서가 조작된 문서인지 진본인지 확인해보시죠. 조작된 문서라면 제가 이 자리에서 모든 죄를 달게 받을 것이며 한국은 UN에서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하나 이 조약서가 사실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두 분 말해보세요.”

안효준 차관은 이사회 회원국 참석자들을 한번 쭉 살피고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왜 말을 못 하십니까? 떳떳하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저와 한국은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것이며 안보리에서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수용할 것입니다.”

안효준 차관은 엔도 대사와 친강 국장을 노려보며 더욱 힘 있게 쏘아붙였다. 이에 엔도 오토히코 대사는 더 따지고 싶었으나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자칫 잘못 말했다가 향후 조약서가 실제 진본으로 밝혀지면 그 후폭풍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말을 못 하는군요?”

발언 기회를 주고자 잠시 기다렸던 안효준 차관은 다시 입을 열었다.

“존경하는 이사국 여러분! 현재 한국은 중국은 물론, 이제 러시아와 전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중국과 암암리에 비밀 조약서를 체결한 일본과도 전쟁해야 할 상황입니다. 한국은 이번 한중전에 이어 동북아 전쟁이 세계대전으로 확전되는 절대 원치 않습니다. 다만 한국을 불법적 침략국으로 몰아붙이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의 영토 이양 체결문서를 근거로 한국이 점령한 동북 삼성을 향해 공격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있어서 모든 이사국에서는 중립적 측면에서 봐달라는 것입니다. 그것뿐입니다. 앞서 이유가 어쨌든 한국은 스스로 이 전쟁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이상입니다.”

시종일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발언을 마친 안효준 차관이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다시 한번 이사국 참석자들 사이에서 일순간 술렁이었고 이사회 의장인 안폴리 마카린 차관이 일본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발언 의사를 물었다.

“엔도 오토히코 대사님! 한국을 불법 침략국으로 안건을 상정하겠습니까?”

이에 엔도 오토히코 대사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말했다.

“아닙니다. 취소하겠습니다.”

‘일중상호체결조약서’를 한국에서 확보한 이상 더는 한국을 불법 침략국으로 주장할 근거가 사라졌고 도리어 일본 입장이 매우 난처해져 버렸다. 이에 안전보장이사회에 안건 상정을 해봤자 일본의 거짓 주장만 더 커질 뿐이었다.

“그럼 이번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는 이것으로 끝낼 것이며 1시간 휴정 후 동북아 전쟁에 있어 세계대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각 이사국 의견을 수렴하고 결정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 ★ ★

2020년 12월 14일 01:2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대통령 집무실).

“그래요. 안 차관 수고 많았습니다. 2차 회의 건도 끝나는 대로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재학 장관이 전화를 끊고는 이내 대통령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방금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끝났다는 연락입니다.”

UN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소집 회의로 서현우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료 인사 몇 명은 청와대에서 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회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번에 국정원에서 입수한 ‘일중상호체결조약서’가 한 몫 단단히 한 듯합니다. 일본에서 안건 상정으로 올렸다가 끝내 취소했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이번엔 일본에 한 방 제대로 날린 듯합니다.”

“김 장관님이 표현 제대로 해주시는군요.”

“그런데, 대통령님! 한 가지 궁금한 것이···.”

“뭘 말입니까? 강 장관.”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 일본이 저질렀던 지린시 사린가스 살포 건에 대해서는 함구하라 하셨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강현수 국방부 장관이 물었다.

“다른 거 없습니다. 히든카드를 한 번에 두 장을 동시에 쓰기엔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언젠가 사린가스 건을 제대로 써먹을 날이 다가올 것입니다.”

“그런 이유였군요.”

대통령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는 이내 김재학 장관으로 시선을 돌려 질문을 하였다.

“현재 일본 대사관 직원들 추방 건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네,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를 비롯해 총영사 등 32명 모두 오늘 중으로 추방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한국 대사와 대사관 직원 모두에 대한 추방 조치 명령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자국민에 대한 안전 확보가 우선입니다. 외교부에서는 일본에 대한 관광을 전면적으로 중지하시고 일본에서 거주한 한국인과 유학생에 대한 귀국 조치를 빠르게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서현우 대통령은 이번엔 국정원장에게 시선을 옮겨 당부하듯 말을 전했다.

“일본은 분명 이번 일을 군국주의의 부활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 봅니다. 국정원에서는 일본에 대한 해외정보수입에 더욱 신경 써 주세요.”

“현재 일본에서 미국의 무기 수입을 위한 요청이 늘고 있다는 정보입니다.”

“미국의 입장은 어떤 것 같습니까?”

“겉으로는 중립적 입장을 표방하지만, 지금까지 미국의 행태로 봐서는 웬만한 무기는 일본에 수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음. 김 장관이 미국대사를 만나서 정확하게 미국 입장 좀 확인해보세요. 이런 식으로 계속 우리 뒤통수를 때리는 건 심히 불쾌하다는 뜻을 충분히 전달하세요.”

“알겠습니다.”

서현우 대통령은 잠시 고개를 뒤로 저치고는 목을 감싸고는 천천히 주물렀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여러 국가와의 관계 때문인지 요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요. 러시아군은 현재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네, 아직은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은 없습니다. 현재 여러 전선에서 대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러시아가 가장 걱정되긴 합니다.”

대통령은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이에 이해가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국방부 장관이 대답했다.

“대통령님, 합참에서 잘해 낼 것입니다. 믿고 기다려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중국도 쉽게 이겨내지 않았습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대통령을 위안하고자 국정원장까지 적극 국방부 장관의 말을 도왔다.

“알겠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하니 잠시 딴생각이 들었는가 봅니다. 자! 오늘 회의는 이 정도로 하고 내일 다시 봅시다.”

“네, 대통령님.

★ ★ ★

2020년 12월 14일 02:0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상황실 메인 스크린에는 동북 삼성의 중러 국경선을 따라 한국군과 러시아군을 표시한 표기들이 서로를 대치한 상태로 보였다. 아직 까지는 군사적 충돌은 없으나 시간이 흐르자 이제 양국 군대는 50km 이내로 거리는 좁혀진 상태로 대치 중이었다. 이 중 5군 소속 제57차량소총사단은 전차연대를 선두로 진공 속도가 다른 부대보다 가장 빠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상대하는 한국군은 육군이 아닌 제1해병사단의 제3해병연대였다.

“현재 3해병연대로 러시아의 57사단을 막을 수 있겠는가?”

조금은 걱정된 표정으로 강이식 합참의장이 물었다.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러시아의 제57차량소총사단은 233차량소총연대, 234차량소총연대, 12전차연대, 55방공연대로 이뤄져 있습니다. 병력은 총 6,393명입니다.”

작전본부장이 레이저 포인트로 스크린 곳곳을 가리키며 설명에 나갔다.

“현재 가장 위협적인 부대는 아시겠지만, 선두로 진공 중인 T-80을 운용 중인 12전차연대입니다. 전차수는 총 123대로 확인되었습니다.”

“수적으로도 밀리는군. 러시아 주력 전차가 초기 버전이긴 하더라도 엄연히 3세대급 전차이고 125mm 활강포를 탑재한 전차를 상대로 상륙장갑차만으로는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제원만 가지고 비교하자면 해병대에서 운용하는 K-24P-N 상륙돌격장갑차의 방호력이라면 충분히 T-80 전차의 125mm 활강포는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상륙돌격장갑차의 50mm 광자포로 T-80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음. 그렇다 해도 러시아와의 교전에 있어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은데 말이야. 가장 근처에 있는 기갑부대는 어디 있는가?”

“네, 제5경계사령부 직할인 82기계화보병사단이 3해병연대 기준 남동단 252km에 있습니다.”

“좋아! 제3해병연대는 후방으로 80km까지 물리고 82기계화보병사단에 2개 전차대대만 차출해 3해병연대를 지원하도록 지시하게.”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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