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5화 (135/605)

확전! 독도해전

2020년 12월 13일 16:00,

동해 독도 남동단 48km 해상(충무공이순신함).

치열했던 30분간의 해상전이 끝났다. 충무공이순신함(CG-1101)에서 마지막으로 발사한 해성A 대함 미사일과 아바리스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에 일본 해상자위군의 제1항모전단 함정은 교전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먼저 이번 해전에서 처음 사용한 S-SSSFM-500B 트라이던트 대함잠 초공동 어뢰 2기에 아타고급 마야함이 침몰했고, 조금 전 김해시로 귀환한 제23전투비행단 소속의 KF/A-25P 흑주작 전폭기의 공대함 미사일인 S-ASM-100 비단뱀 32기와 해성A 함대함 미사일 12기에 아타고급 히에이함은 완파되었고 아사히함과 가나자와함도 바닷속으로 완전히 침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SSM-1000K 함대함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아바리스 2기에 항공모함 카가함(CV-2001)이 반파 당했고, 해성A 대함 미사일 22기에 아타고급 타카오함(DDG-191) 역시 반파, 그리고 고마쓰함(DD-120)과 사키이함(DD-122)은 침몰했다.

“현재 항공모함 카가함과 타카오함이 방위각 1-3-8로 급변침! 22노트에 이르는 속도로 해역을 이탈 중입니다. 제3호위대군 기지로 귀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잠수함 또한 4척 모두 침로를 변경하여 카가함을 따라 잠항 중입니다.”

전탐관의 보고에 안윤준 함장은 전투지휘실 정 중앙에 있는 전술통계 스크린을 확인했다.

“그냥 보내기엔 뭔가 아쉬운데.”

입맛을 다지며 안윤준 함장이 말하자 옆에 서 있던 사격통제관이 대답했다.

“현재 대함 미사일 2종 모두 소진한 상태입니다.”

“홍상어A 어뢰는?”

“이번에 탑재된 홍상어A 어뢰는 시험용이라 탄두가 없는 어뢰입니다.”

“스퀴테 함포는?”

“네, 현재 고밀도 플라즈마 응집탄 10발이 적재되어 있습니다.”

안윤준 함장은 고민에 빠졌다. 생각 같아서는 응집탄 10발 모두 복귀하는 카가함(CV-2001)에 퍼부어 주고 싶었으나, 대함용으로 사용할 미사일이 모두 떨어진 상황에서 응집탄까지 소진한다면 다음 보급 때까지 공격수단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10발이라. 수량이 너무 적군, 전시 무장체제였다면 좋았을 것을. 함교 연결해.”

“네, 연결되었습니다.”

“부함장.”

“네, 함장님.”

함장을 대신해 함교를 지휘하고 있던 오연우 소령이 대답했다.

“전투상황 해제! 방위각 3-1-5 좌현 전타! 25노트로 전속 항진! 울릉도로 귀항 및 취역식 겸 승리 자축이나 하자고.”

“네, 알겠습니다.”

“통제관은 교전 상황 정리해서 전문으로 나한테 보내도록.”

“네, 취합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좋아! 난 이만 함교로 돌아간다.”

잠시 후, 함 내 스피커를 통해 전투상황 해제 방송이 울렸고 해상자위군과의 첫 해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한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은 출렁이는 푸른 동해의 파도를 헤치며 함수를 울릉도 방향으로 돌렸다.

★ ★ ★

2020년 12월 13일 16:15,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함동지휘통제소 상황실).

처음 ‘고구려의 기상’ 작전을 입안했을 때의 전쟁 초기와 현재 전쟁 상황은 판이해졌다. 중국의 계략으로 러시아와 일본이 중국에 붙으며 이번 한중전에 참전한 것이었다.

이에 앞으로 3개국과의 전쟁을 어떻게 전개할지 대한 전략을 짜느라 합동참모본부의 참모진들은 머리가 깨질 정도였다.

“현재 상황에서는 베이징 진공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작전본부장이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조금 전 러시아의 진공을 막기 위해서는 베이징 진공 전력을 서부전선으로 다시 물리고 일부 전력을 동원해 러시아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진공을 시작한다면 동북 삼성을 방어하기는 역부족입니다.”

처음 의견을 제시했던 1군 사령관인 최진국 대장 또한 물러서지 않고 반론을 제시하며 양쪽의 주장이 팽팽해지자 작전기획본부장인 나태윤 중장이 중재하기 위해 나섰다.

“두 분 모두 틀린 말은 아닙니다. 현재 베이징 진공을 늦춘다면 중공은 베이징 방어를 위해 추가 병력을 투입하여 견고한 방어 전선을 구축할 것입니다. 그리고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대규모 병력으로 진공을 해온다면 현재 동북 삼성에 전개한 한국군 병력으로는 어떻게든 막아낼 수는 있으나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또한, 러시아는 세계 1위의 핵보유국이기도 합니다. 핵전략은 아니더라도 중공처럼 전술핵을 사용한다면 더욱 막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방안은 있는가?”

회의가 시작되고 처음부터 듣기만 하던 합참의장이 물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본토에서 병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이지만, 사실 지금 동북 삼성에 추가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한계입니다. 이에 저는 북한군, 즉 북주군을 투입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정치적 군사적으로 정리가 안 된 북주군을 투입하자는 말에 회의에 참석한 대한민국 모든 장성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이 중에 놀라기는커녕 웃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최호일 대장이었다.

“하하하, 맞습네다. 이제 우리 북주군이 나설 때라고 봅네다.”

최호일 대장은 작전기획본부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톤 터치하듯 말을 이었다.

“우리 북주군에는 100만이 넘은 정예군이 있디요. 뭐 지금은 재편성으로 그 숫자는 줄었디만은 한국군에서 군사 장비만 지원해준다면 적어도 2개 군단 정도는 충분히 한국군과 함께 동북 삼성 전선에 투입하여 제 역할을 할 수 있디 안까슴네까?”

“맞습네다. 특히 포병전력은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입네다.”

제620포병군단 군단장인 윤기윤 중장까지 끼어들어 최호일 대장의 말을 도왔다.

“이 부분은 회의가 끝나는 대로 청와대에 요청해 보겠습니다.”

“확실히 요청해 주시라요. 네도 평양에 미리 연락을 해보겠습네다.”

“네, 그렇게 하세요.”

이때 회의실 문이 열리고 부관 한 명이 서류 몇 장을 들고 들어왔다.

“의장님! 충무공이순신함으로부터 전문입니다.”

부관은 의장에게 서류를 넘기고 밖으로 나갔다.

“무엇입니까?”

육군참모총장인 신성용 대장이 물었다. 이에 천천히 읽어가던 합참의장의 표정이 밝아지며 급기야 살짝 미소를 보였다.

“하하하! 승전 관련 정리된 보고서입니다.”

강이식 합참의장이 읽고 있는 문서에는 금일 독도 해역에서 치러진 충무공이순신함(CG-1101)과 일본 해상자위군의 연합함대와의 교전 상황에 대한 모든 정보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 ★ ★

2020년 12월 13일 17:30,

일본 도쿄 내각 비상안전상황실.

지금 상황실 분위기는 그야말로 시베리아 칼바람이 불어 닥친 것처럼 얼어 있었다. 제3호위대군에 이어 제1항모전단까지 패전했다는 소식에 아베 총리의 분노는 그야말로 후지산 대폭발 직전과 같았다.

“내가 항모전단을 만들기 위해 그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말아 먹느냐 말이오!”

아베 총리의 분노는 무라 카와 해상막료장에게 쏠려 있었다.

“죄송합니다. 총리님! 한국 함정의 성능이 생각보다···.”

마땅한 변명거리가 없던 해상막료장은 우물쭈물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 함정이 뭐요? 어떻게 단 1척에 16척이 당할 수 있단 말이오. 그것도 헬기항모와 항공모함까지 말이오? 이게 말이 된단 말이오?”

계속된 아베 총리의 질책에 해상막료장은 고개를 푹 숙이고 더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총리님! 지금은 우리 해상자위군의 일방적인 패배에 대한 수습대책이 필요합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앞으로 닥칠 현실적인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걸 누가 모릅니까? 좋은 의견들 있으면 말해보시오.”

“우리 해상자위군은 훈련일정에 맞게 평화적인 훈련 중 한국 해군의 계획된 공격에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국제적 이슈로 몰아 무조건 한국을 고립시켜야 합니다. 총리님.”

시바사키 대신이 회의 석상을 둘러보며 힘주어 말했다.

“그렇지요. 그렇게 몰고 가야 합니다.”

아베 총리가 방위성 대신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이나모토 정보실장.”

“네, 총리님.”

“만에 하나 중국과 체결한 ‘일중상호체결조약서’ 내용이 외부로 흘러갈 일은 없겠지요?”

“네, 철저히 보안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좋습니다, 외무성 대신.”

“네, 총리님.”

“일본에 주재한 모든 대사관에 한국 해군의 일방적 공격으로 평화를 지향하는 해상자위군이 큰 피해를 보고 수많은 우리 자위군 병사들이 전사했다는 내용으로 정리해서 알리시오.”

“알겠습니다. 총리님.”

“통합막료장, 현재 자위군의 국가 위기 비상령은 내려졌습니까?”

“네, 현재 육해공 모든 자위군에 비상령이 내려진 상태이며 만일의 사태에 비상 대기 중에 있습니다. 특히 제2호위대군 제2호위대는 쓰시마섬 뒤편에서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비상 대기 중이며 제6호위대는 제주도 해역에 있는 한국 해군의 제1함대와 대치 중입니다. 그리고 제3호위대군을 대신해 방어 임무에 나설 제4호위대군이 시모노세키로 긴급 항진 중입니다.”

“이 회의가 끝나면 바로 대외 성명 발표를 통해 일본 국내 언론매체는 물론 해외 모든 언론에 알릴 것이오. 이에 비상시국으로 전환하여 국가 총동원령을 내릴 것입니다.”

“한국과 전면전을 하시려는 겁니까?”

후생노동 대신인 우치다가 기겁하며 아베 총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지금 상황에서 뭣을 못합니까? 동해에서 우리 해상자위군의 함정 10척이 침몰하고 수천 명이 전사했소이다.”

내각 대신 중 유일한 야당 쪽 인사로 항상 아베 총리의 의견에 제동을 건 우치다 대신에게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아베 총리가 일갈했다.

“하지만 독도 점령을 위한 국지전과 전면전은 차원이 다릅니다.”

“우치다 대신! 천황 폐하의 군대가 한국 해군의 불법적 공격에 그 깊은 동해에 수장을 당했는데 지금 그런 말이 나옵니까?”

시바사키 대신이 우치다 대신의 말을 끊으며 역정을 내며 소리쳤다.

“그것은 우리 해자군이 먼저 독도를···.”

“우치다 대신! 아까 말하지 않았소? 우리 해자군은 단지 일정에 따른 훈련이었소.”

우치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는 시바사키 대신과 아베 총리의 말에 냉소를 터뜨리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한중전으로 소홀해진 한국의 독도를 ‘일중상호체결조약서’의 계획대로 제3호위대군과 제1항모전단이 점령에 성공했다면 아베 총리는 정치적 공학에 따라 대외적으로 고유 영토를 수복했다는 정치 선전으로 일본 시민의 지지를 받으며 정치적 입지는 상승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실패로 돌아가자. 이제는 한국을 불법적으로 공격을 감행한 전범 국가로 지정하고 일본을 피해국 코스튬 플레이를 하려는 의도가 우치다 대신의 눈에 선했다.

‘일본을 밑바닥까지 끌고 내려가는구나!’

우치다 대신은 한숨을 내쉬며 두 눈을 감았고 아베 총리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우리 일본은 지난 1945년 패전 이후 전범 국가로 낙인찍혀 지금까지 국제사회에 이렇다 할 목소리나 힘을 내세우지 못했습니다. 이제 대일본은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급기야 아베 총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더 큰 목소리를 외치듯 말했다.

“과거 대일본 제국이 이루지 못한 염원을 지금 우리 세대에서 이룹시다. 관방장관?”

“네, 총리님.”

“1시간 후 대외 성명 발표 때 국가 총동원령을 내릴 것이오. 관방장관은 각 부서와 협조하여 모든 기업의 공장을 군수공장으로 전환하시오.”

“알겠습니다.”

1시간 후 아베 총리는 독도 해역 근방에서 훈련 중인 일본 해상자위군을 향해 한국 해군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기습 공격으로 제3호위대군 및 제1항모전단이 피해를 보았다는 소식을 해외 모든 언론매체에 전격 공개했다.

또한, 일한 간 협정된 공동경계수역임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한국 해군의 공격은 전쟁 도발이며 일본 국민과 국가의 존엄성을 무시한 처사로 이에 이제부터 한국을 적대국으로 천명하며 희생된 해상자위군의 목숨에 대해 복수를 할 것이라 전 세계에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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