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4화 (134/605)

확전! 독도해전

2020년 12월 13일 15:35,

동해 독도 남동단 79km 해역.

15분 전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을 향해 발사한 일본의 90식 함대함 미사일 56기와 F-35B 통합기 24기에서 각 1기씩 발사한 ASM3 공대함 미사일 24기는 해수면을 스치며 충무공이순신함(CG-1101)으로 날아갔으나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선쯤에서 해궁 대공 미사일에 차례대로 요격을 당하며 불꽃 쇼를 연출했다.

하지만 수적으로 밀어붙이는 일본 대함미사일에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은 중거리 방어체제로 전환하여 Shield-M2 단거리 미사일 32기로 30기의 대함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고 마지막 근접방어체제인 라스트 샷 22mm 레이저 벌컨 4문으로 나머지 대함 미사일 20기를 모두 요격하는 엄청난 성능을 보여줬다.

1척을 상대로 대함 미사일 80기를 쏟아부은 것도 억울한 상황에서 별 소득도 없이 모두 요격이 되었다는 사실에 제1항모전단의 야마모토 제독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놀라고만 있을 순 없었는지 전단 소속 구축함에 추가 공격 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치열해지는 해상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김해에서 출격한 제23전투비행단의 KF/A-25P 흑주작 전폭기의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EA-18G 전자전 공격기와 F-35B 라이트닝II는 수상함에 대한 대함 미사일 공격을 멈추고 공중전으로 전환했다.

가상 공중전 훈련에서 144:0이라는 경이로운 전적을 보유한 현존 전투기 중 최강이라는 F-22 랩터 전투기를 유일하게 격추한 기종인 EA-18G 전자전 공격기는 선두에서 비행하며 강력한 전자파를 방출하며 KF/A-25P 흑주작 전폭기의 장점인 장거리 공격 능력을 무력화시켰고 이에 거리가 70km까지 좁혀진 양국의 항공기들은 서로를 향해 자체 무장한 공대공 미사일을 날리며 최초 한일 공중전이 시작됐다.

수십 발의 공대공 미사일이 상대를 향해 날아갔고 저마다 회피기동을 하며 ECM과 각가지 채프와 플레어를 날리며 공중전에 들어갔지만, 초반, EA-18G 전자전 공격기의 전자파 방해 이점은 거기까지였다. 솔직히 KF/A-25P 흑주작 전폭기 또한 EA-18G 전자전 공격기와 비교했을 때 전자전 공격에 있어서 더 탁월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과는 뻔했다.

10여 분간 공중전이 치러진 후 이 일대 상공을 비행하는 일본 해상자위군 소속의 항공기는 더는 없었다. 모두 공중에서 산화하거나 아니면 바다로 추락하고 말았다.

★ ★ ★

2020년 12월 13일 15:45,

동해 독도 남동단 118km(제3호위대군).

콰아앙! 콰아앙!

일본 아타고급 이지스함 마야함(DDG-192) 우현에 2개의 큰 구멍이 뚫린 상태로 바닷물을 빨아들이며 급격히 기울어지고 있었다. 충무공이순신함(CG-1101)에서 발사한 초공동 어뢰인 S-SSSFM-500B 트라이던트 2발에 직격을 당했다.

쿠르르르르르~ 으아악

두 차례의 강력한 충격에 함 내 승조원들은 저마다 비명을 지르며 중심을 잃고는 쓰러졌다. 그리고 함교에서 지휘하던 카지 마사카즈 함장 또한 몸이 붕 뜬 채로 날아가 함교 창문에 부딪히고는 쓰러졌다.

“함장님, 괜찮으십니까?”

쿠라사코 겐지 부함장이 엉금엉금 기어와 함장을 부축했다. 하지만 급격히 우현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제대로 일어서긴 힘들었다.

“부서별 피해 상황 보고하라.”

깨진 머리를 부여잡으며 간신히 일어선 카지 마사카즈 함장은 곧바로 함 내 통신망을 통해 피해 상황에 대한 보고를 지시했다. 하지만 부함장은 마야함(DDG-192) 이 침몰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직감하고 함장에게 다급히 말했다.

“함장님! 마야함은 지금 복원력을 상실해 침몰 중입니다. 피해 상황보다는 퇴함 명령을 내리는 것이···.”

부함장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야함(DDG-192) 선내에는 괴상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우현으로 기울어지며 서서히 바닷속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들어 갔다.

기이잉! 푸팟팟팟

이제는 바닷물까지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함 내에 쏟아져 들어왔다. 이에 함장은 생각할 것도 없이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마야함 승조원은 전원 퇴함한다! 전원 퇴함한다!”

“함장님도 지금 나가셔야 합니다.”

부함장인 쿠라사코 켄지가 함장을 부축하며 함교 밖으로 나가려 했다.

“이거 놓게나. 나는 마야함과 함께 하겠네. 자네나 어서 다른 근무자와 함께 나가도록 하게.”

함장은 부축한 손을 뿌리치고 함장 전용 의자를 부여잡고는 부함장에게 가라는 손짓을 했다. 카지 마사카즈 함장은 마야함(DDG-192)과 운명을 함께 하려 했다.

“네? 그럴 순 없습니다.”

“어서! 시간이 없어! 빨리 나가란 말이야.”

굳은 결심을 보이며 두 눈을 감고 마지막을 기다리는 함장의 모습에 부함장은 경례한 후 쓰러져 있는 승조원들을 데리고 함교 밖으로 빠져나갔다.

푸아핫~ 슈슈슈슈슈욱~

성난 파도가 배를 집어삼키듯 마야함(DDG-192)은 90도로 기울어진 채 바닷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구명조끼를 의지한 채 바닷물에 뛰어든 쿠라사코 켄지 부함장은 구조함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이내 몸이 경직될 정도로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마야함의 자매함인 히에이함(DDG-193)의 함교와 헬기 격납고는 대함 미사일에 피격되어 검은 연기를 내며 붉은 화염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함 내부에서는 불규칙한 폭발이 일어났고 그럴 때마다 강판으로 만들어진 구조물들은 종잇장 찢어지듯 날아가 흉측한 몰골로 변해갔다. 또한, 자체 동력을 잃은 히에이함(DDG-193)은 유수에 떠밀려 함대 대열에서 서서히 일탈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야함의 뒤편에서 카가함을 호위 중이던 아사히함(DD-119)과 신형유도미사일 구축함인 가나자와함(DD-121) 또한 함수만 조금 보일 뿐 여러 부유물만 남긴 채 바닷속으로 서서히 침몰 중이었다.

“다들 저체온에 조심해라! 몸을 최대한 밀착하고 버텨라. 곧 구조함이 올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던 함정 3척 모두 침몰을 당하자 빠른 구조는 어렵다고 판단한 쿠라사코 켄지 부함장은 두 다리를 꼬고 웅크린 자세에서 손은 구명조끼를 감싸고는 주위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병들에게 악을 쓰며 소리쳤다.

하지만 12월의 겨울 바닷물 온도는 영하 2도에 달했고 이러한 살인적인 차가운 바닷물은 물에 빠진 해상자위군의 수병들에겐 치명적이었다. 몸속의 포도당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저혈당으로 인한 두통을 동반한 후 의식은 서서히 사라져 갔다. 쿠라사코 켄지 부함장 또한 5분을 넘기지 못했다. 그의 두 눈꺼풀은 매우 무거웠다.

한편, 카가함(CV-2001) 아일랜드 함교.

총 3차례의 대함 미사일 공격을 막아낸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은 아직 건재한 4척의 제1항모전단 함정을 향해 대함 미사일 22기를 발사했다.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이 발사한 대함미사일은 초음속 대함 미사일인 해성A 미사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제3호위대군을 괴멸시켰던 SSM-1000K 함대함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인 아바리스 2기도 카가함(CV-2001)을 향해 함께 날아가고 있었다. 현재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이 보유하고 있던 2가지 종류의 대함미사일 모두를 발사한 것이었다.

슈와아아아앙.

해수면을 닿을 듯 말 듯 씨 스키밍 모드로 빠르게 날아가는 대함 미사일을 향해 제1항모전단 구축함에서도 요격미사일인 SM-2 대공 미사일이 날아왔다.

대함 미사일의 공격에 제1항모전단 야마모투 겐쥬르 제독의 명령이 떨어졌다.

“F-35B 라이트닝II를 발진시켜! 최대한 대함 미사일을 요격하라.”

급한 나머지 항공기 운영 통제실에 직접 명령을 하달하자 대기하고 있던 F-35B 통합기 4기가 수직 이륙을 하며 고도를 높였고 이지스 타카오함(DDG-191)에서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표적 세팅과 동시에 공대공 미사일이 연이어 발사했다.

그리고 잠시 후,

“요격 실패, 요격 실패.”

3척의 구축함에서 발사한 SM-2 대공 미사일과 F-35B 라이트닝II에서 발사한 AIM-120 공대공 미사일 모두 요격에 실패했다는 보고가 계속해서 들려오자 야마모토 켄쥬르 제독과 각 구축함의 함장들 얼굴색은 어두워졌다.

요격에 들어간 함정은 이지스함인 타카오함(DDG-191)과 준 이지스함인 고마쓰함(DD-120), 그리고 요격 정보를 받아 요격 임무에 동참한 신형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사키이함(DD-122) 등 방어력과 펀치력을 모두 겸비를 했지만,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이 발사한 극초음속 대함미사일의 어마어마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요격은 계속해서 실패했다.

“요격 실패! 요격 실패! 목표 1번과 2번이 본 함을 향해 계속 날아오고 있습니다. 착탄까지 10초.”

레이더 오퍼레이터가 언급한 목표 1번과 2번은 마하 8에 달하는 속도로 날아오는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아바리스였다. 목표물에 가까워진 아비리스는 해수면을 박차고 팝업 기동으로 전환하며 고도를 올렸다.

슈콰콰와앙~

카가함(CV-2001)과 호위하는 구축함 3척에서 사거리 20km에 달하는 최신형 RIM-116B block 3 단거리 미사일과 근접방어체제인 20mm 펠링스(Phalanx)까지 동원하며 요격에 들어갔다. 하지만 마하 8의 속도로 날아오는 아바리스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은 9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만을 허용했다.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기에 지금 상황에서는 요격 성공은 극히 희박했다.

RIM-116B block 3 21연장 발사관에서 단거리 미사일이 8발이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날아갔다. 그리고 20mm 펠링스 또한 자동으로 작동하며 상공을 향해 탄막을 형성했다.

두르르르! 두두르르르! 두르르르!

분당 4,500발의 연사 속도를 자랑하는 펠링스가 불을 뿜었다. 6열의 총열이 회전하며 토해내는 탄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아! 5초 착탄까지 5초 남았습니다.”

절규가 담긴 레이더운용 오퍼레이터의 목소리는 마치 저승사자의 목소리와 같았다. 앞으로 자기가 살 시간이 5초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며 마지막 희망인 RIM-116B block 3과 펠링스에 모든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역시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요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끝내 요격했다는 보고는 올라오지 않았고 상공 300m까지 고도를 높였던 극초음속 대함 순항 미사일 아바리스 2기는 급격히 방향을 바꿔 카가함(CV-2001)을 향해 70도 각도로 유지하며 빠르게 떨어졌다.

“충격에 대비해라!”

함교 내에서 누군가가 소리치자 승조원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몸을 의지할 만한 것을 찾아 붙잡았고 그 순간 10만 톤에 달하는 항공모함 카가함(CV-2001)이 심하게 흔들렸다.

쿠아아앙!

카가함(CV-2001)의 함수 상갑판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강철 갑판은 여지없이 찢어지며 흉한 몰골을 드러냈다. 또한, 갑판 위에 웅크리고 있던 승조원 여러 명은 폭발 위력에 휘말리며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바로 두 번째 아바리스 미사일이 함미 쪽 항공기 엘리베이터를 강타하며 내부까지 파고 들어가 폭발했다.

쿠아아앙!

일반 갑판보다 취약했던 엘리베이터는 미사일의 낙하 운동에너지에 그대로 바닥까지 폭삭 내려앉았고 내부 중심까지 파고든 미사일은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내부 곳곳을 화염으로 집어삼켰다. 재수 없게도 내부 격납고 안에 착함 되어있던 예비 F-35B 통합기 4대가 이 화염에 휩쓸리며 연속 폭발을 일으켰다. 또한, 연속된 내부 폭발의 후폭풍에 승조원까지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나뒹굴며 사상자들이 속출했다.

“대체 어디에 맞은 건가?”

순간 중심을 잃고 쓰러진 야마모투 겐쥬르 제독은 의자를 짚고 일어나며 힘겹게 말했다. 이에 부관 한 명이 황급히 함교 밖을 확인하고는 대답했다.

“함수 상갑판과 함미 후갑판 쪽에 직격당한 듯합니다. 후갑판 쪽 항공기 엘리베이터 피해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오카 함장.”

“네, 제독님.”

“우선 부서별 피해 파악하고 복구반을 즉시 투입하게.”

“네, 알겠습니다. 제독님.”

오카 히로시 함장은 즉시 부관에게 지시를 내렸고 이에 함 내 방송을 통해 복구반 출동과 부상자를 구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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