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3화 (133/605)

확전! 독도해전

4시간 전,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2 연구소(남궁원 연구실).

이곳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에 온 지 4년 2개월. 남궁원의 일상은 매일 같았다. 오전에 여러 연구실 수석연구원들과의 회의를 시작으로 호큐라를 통한 각종 연구 자료를 정리하고 취합하는 업무였다. 그러던 중 5일 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한 가지 임무를 맡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실력발휘를 하고 있었다.

“됐어! 잭 팟을 터뜨렸다! 호큘라, 고맙다!”

2일 동안 날을 세다시피 한 남궁원은 피곤함에 절은 얼굴을 하고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젖히며 만세를 불렀다.

- 데이터 다운로드 완료.

손목시계를 통해 호큘라의 기계적인 음성이 들려왔다.

“그래? 그럼 해킹 흔적은 확실히 삭제해.”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이제는 호큘라와 음성 대화까지 가능하게 된 남궁원은 손목시계에 입을 갖다 대고 말했다.

5일 전 국가정보원 사이버보안국의 요청으로 남궁원은 일본 내각정보실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여 지린시 사린가스에 대한 증거자료를 찾던 중, 내각 총리실과 관련된 여러 수상한 문서를 발견하고는 총리실 서버까지 추가로 해킹을 시도하여 2일 만에 원하던 자료를 찾아냈다.

지난 과거 나사를 해킹했을 때만 해도 수개월이나 걸렸던 일이 지금은 호큘라의 도움을 받아 5일도 안 되어 일본 내각정보실뿐만 아니라 총리실 서버까지 침투하여 원하던 자료를 해킹할 수 있었다.

“오케이.”

순식간에 내각 총리실 서버에서 자료를 다운받은 남궁원은 보안 USB에 담았다.

“잘 있었어? 호큘라도 안녕.”

중국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잠시 국정원으로 복귀했던 남궁원의 연인인 이혜진 과장이 들어왔다.

“언제 왔어?”

“방금.”

-이혜진! 오랜만이다.

“그래, 안녕”

호큘라가 인사를 전하는 사인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가볍게 포옹을 하고는 남궁원은 살짝 USB를 보여주며 자랑하듯 말했다.

“또 한 건 했지.”

“며칠 전에 사이버보안국에서 요청했다던 그거야?”

“이틀 동안 날밤 까면서 방금 잡아냈지요.”

“역시! 우리 원이 실력은 알아줘야 해.”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일단 짐 풀고 있어, 나는 자료 넘기고 올게.”

“알았어. 전달하고 내 방으로 와.”

신난 표정을 지으며 남궁원은 출입문을 통해 나갔다.

★ ★ ★

2020년 12월 13일 15:20,

동해 독도 남동단 79km 해상(제3호위대군).

“방위각 2-8-2, 거리 23K에서 어뢰 4기 탐지! 그중 1기가 본 함이 목표입니다.”

음탐관의 다급한 목소리가 소류급 잠수함인 운류함(SS-502)의 전투지휘실을 울렸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조타장! 방위각 0-9-2으로 급속 변침! 잠항각 25도 전속 항진한다.”

이에 운류함장인 오세토 이사오 이등해좌가 즉각 반을 보이며 명령을 지시했다.

“아,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현재 거리 22km, 도달까지 63초입니다.”

“대체 어떤 어뢰이길래 22km 위치에서 63초란 말이야?”

오세토 이사오 함장은 자기가 알고 있는 상식선을 벗어난 보고에 한쪽 눈을 치켜들며 따지듯 음탐관을 질책했다.

“그것이··· 660 노트에 달하는 초공동 어뢰로 추정됩니다.”

“말 같잖은 소리!”

오세토 이사오 함장은 본능적으로 욕설을 내뱉으려 하다가 이내 멈췄다. 660 노트의 속도라면 충분히 초공동 어뢰라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주항주식 닉시 기만기 준비! 준비되는 대로 바로 사출해!”

“닉시 기만기 준비! 준비! 사출합니다.”

급속 발사로 자주항주식 닉시 1발이 잠수함의 발사관에서 빠져나와 자동 잠항을 하며 운류함과 같은 음을 방사하며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정체불명의 어뢰를 유인하려 했다.

하지만, 포세이돈 1호에서 발사된 S-SSSFM-500 트라이던트 초공동 어뢰는 이런 닉시 기만기를 무시하고 할당된 목표만을 향해 날아왔다.

“닉스에 속지 않습니다. 정체불명의 어뢰 그대로 본 함으로 날아옵니다.”

음탐관의 절규하는 목소리는 운류함(SS-502) 전체에 퍼져나갔다. 이에 오세토 이사오 함장이 외쳤다.

“다들 충격에 대비해라.”

콰아아아앙!

탄두 중량 500kg에 달하는 트라이던트 어뢰에 직격당한 운류함(SS-502)은 그대로 커다란 구멍이 뚫리며 앞뒤로 갈라졌고 수압이 풀리며 안에 있던 승조원과 수많은 부유물이 잠수함에서 빠져나갔다.

콰앙, 콰앙, 쾅!

또한, 운류함(SS-502)이 격침된 이후 그 해심에서는 3번의 추가 폭발이 이어지며 소류급 잠수함 코쿠류함(SS-506)과 진류함(SS-506) 그리고 오야시오급 잠수함인 우즈시오함(SS-592)도 운류함(SS-502)과 같은 처지가 되고 말았다.

한국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선이라고 알려주는 듯 이 일대에는 온갖 잠수함의 부유물과 기름 찌꺼기가 떠올랐다.

★ ★ ★

2020년 12월 13일 15:20,

동해 독도 남동단 47km 해상(충무공이순신함(CG-1101)).

"포세이돈 1호 관제실로부터 일본 잠수함 4척 격침했다는 연락입니다.”

조금 전, 제3호위대군을 상대로 압도적 승리를 이끌고 연이어 제1항모전단을 저지하기 위해 북동단으로 동진하는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전투지휘실 통신담당 오퍼레이터로부터 보고가 올라왔다.

“잘하고 있군.”

팔짱을 낀 채로 전투지휘실 한쪽 편에서 서 있던 안윤준 함장이 말했다.

“제1항모전단의 구축함에서 90식 함대함 미사일 발사되었습니다. 숫자는 8, 9, 10. 계속 올라갑니다.”

“현재 거리?”

“본 함과의 거리 76km입니다. 적 함대함 미사일 총 56기입니다. 초탄 기준 착탄까지 240초입니다.”

레이더 탐지관은 탐지되는 정보를 토대로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호큘라 자동 대응 시스템 락 해지! 지금부터 적 함대함 미사일에 대해 자동 대응 들어간다.”

안윤준 함장의 지시에 전술통제관은 복명복창한 후 실제 운용 오퍼레이터에 재차 지시를 내렸다.

“호큘라 자동 대응 시스템 락 해지! 자동 대응 전환됩니다.”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대공 방어가 자동 대응 시스템으로 전환되자 호큘라 슈퍼컴퓨터는 적 미사일로부터 본 함의 위험도와 현재 미사일 잔량을 계산한 후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대응하기 시작했다. 먼저 해궁 미사일 35기가 발사관을 떠나 남동단 상공으로 날아갔다.

슈와아앙, 슈와아앙.

전투지휘실 대형 스크린에는 양국 함정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표기한 두 가지 색상의 점들이 서로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카가함에서 다수의 항공기 이함 중.”

“몇 기인가?”

전술통제관이 물었다.

“계속 늘어납니다. 현재 F-35B 전투기 11기.”

그리고 1분 후 적 항공기에 대한 숫자에 대한 보고가 다시 들려왔다.

“적 항공기 최종 보고입니다. F-35B 전투기와 총 24기와 EA-18G 전자전 공격기 4기가 이함하여 본 함 방향으로 비행 중입니다.”

“확실하게 붙자는 거군. 우리도 공군 지원 요청해?”

“네, 제23전투비행단에 지원 요청하겠습니다.”

안윤준 준장은 통신 채널을 함교로 바꾼 후 부함장을 불렀다.

“오 소령.”

“네, 함장님.”

“방위각 0-4-2로 우현 반타! 15노트로 변속한다.”

“알겠습니다.”

★ ★ ★

2020년 12월 13일 15:22,

경남 김해시 제23전투비행단 공군기지 활주로.

2시간 전부터 출격 대기 중이던 KF/A-25P 흑주작 16기가 조금 전 떨어진 출격 명령에 이글루에서 모습을 드러나고는 유도병의 지시에 따라 활주로에 들어섰다. 그리고 2개의 활주로에 각 8기씩 종렬 대형으로 이륙 준비 절차를 마치자 가장 선두에 있던 흑주작 전투기부터 엔진음이 격해지며 순간 급추진을 일으키며 발진했다.

슈우우우웅~ 슈우우우웅~ 슈우우우웅~ 슈우우우웅~

그리고 4분 후 총 16기의 흑주작 전투기가 이륙을 마치자 편대별 대형을 갖췄고 이내 독도 방향으로 애프터 버너를 켠 후 슈퍼 크루즈 상태로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 ★ ★

2020년 12월 13일 15:3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대통령 집무실).

비상위원회를 통해 일본과 러시아의 모든 주재 대사관들을 모두 추방함과 동시에 한중전에 개입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선 적국으로 간주하여 초강경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한 후 지하 벙커 집무실로 돌아온 서현우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과 함께 일본 함대와의 교전 상황을 생중계 보듯 지켜보고 있었다. 이때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국정원장이 뛰어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무슨 일입니까?”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 나머지.”

“일단 앉으세요.”

나봉일 원장은 앉자마자 서류를 꺼내 들어 탁자 위에 올려놨다.

“이게 뭡니까?”

“저번 지린시 사린가스 건과 금일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토 도발 사건의 단서가 되는 자료입니다.”

“정말입니까?”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각자 서류를 들고서는 천천히 읽어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충격적인 내용으로 인해 서현우 대통령의 인상은 심하게 일그러졌고 국방부 장관 또한 서류를 탁자에 내려놓으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미리 3개국이 합의를 봤군요.”

“이런···.”

★ ★ ★

2020년 12월 13일 15:30,

일본 도쿄 내각 비상안전상황실.

아베 신조는 물론 시바사키 방위성 대신과 여러 관료의 얼굴은 현재 상황이 믿기지 못한 표정을 지으며 무인정찰기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해상자위군의 한 주축인 제3호위대군 소속 구축함들은 현재 침몰한 구축함은 4척을 제외하고 나머지 반파된 4척은 마이루즈 해군기지에서 긴급 출항한 구조함에 이끌려 회항 중이었다.

“이제는 단순하게 조그마한 섬 점령하는 영토분쟁이 아닌 국가 간 전면전으로 돌입될 상황이었다.”

내각관방장관인 스가 요시히데가 서문을 열었다.

“대체, 어떻게 한순간 호위대군 1개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할 수 있단 말이오! 시바사키 대신! 아까 뭐라 했소?”

“죄송합니다, 총리님.”

쾅! 쾅!

“지금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자 하는 게 아니오!”

답답한 마음에 앞에 있는 탁자를 치던 아베 총리는 고개를 돌려 외무성 대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어떤 상황입니까?”

“방금 보고된 내용으로는 한국 내 일본 대사관 직원에 대한 추방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외무성 대신 오치 후르메가 대답했다.

“우리도 한국 대사관 직원을 모두 추방하세요. 이렇게 된 이상, 전면전도 불사해야겠지요.”

아베 총리는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미국 입장도 확인해야 하고, 민주당이나 타 소수당 반대가 심할 것입니다.”

“미국은 걱정하지 마시오. 대신 스가 요시히데 장관은 야당 쪽 사람이니 특히 주시하시오. 알겠습니까? 그리고 시바사키 대신! 제1호위대군과 제2호위대군도 출항 준비를 하라고 지시하시오. 시바사키 대신.”

“네, 알겠습니다. 아베 총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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