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독도해전
2020년 12월 13일 15:00,
일본 도쿄 내각 비상안전상황실.
한국 해군이 경제수역을 두고 해상자위군에 공격을 감행했다는 보고를 받은 아베 총리는 비상안전상황실로 내려와 현재 상황에 대해서 지켜보고 있었다.
“시바스키 대신! 예상과는 다르지 않소?”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며 매섭게 방위성 대신을 노려봤다. 이에 시바사키 대신은 뻘쭘한 표정을 지으며 눈치만 볼 뿐이었다.
중국과의 ‘일중상호체결조약서’를 체결한 후 방위성 시바사키 대신은 아베 총리의 사전 승인을 받은 후 본격적으로 독도 점령 전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한국은 중국과의 치열한 접전 속에서 베이징 진공 작전에 모든 신경이 쏠려있는 상황이었고 러시아까지 동북 삼성에 병력을 투입하며 3파전 양상이 되자 일본으로써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에 비밀리에 출항 준비를 마친 제3호위대군과 제1항모전단의 연합 함대는 약속된 시간에 맞춰 독도로 항진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정체 모를 한국 해군 함정 1척 때문에 독도 점령 작전은 시작부터 어긋나고 있었다.
“이 정도 대규모 연합함대라면 다케시마에 무혈 입성한다고 하지 않았소? 지금 피해가 이만저만 아닙니까?”
계속되는 아베 총리의 질책에 시바사키 대신이 조심히 입을 열었다.
“총리님! 한국 해군 함정 중에 우리가 모르는 신형 함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지금은 E-767 조기경보관제기로 인해 정확한 정체를 파악했으니 지금부터는 압도적인 전력으로 충분히 격파하고 다케시마를 손에 넣을 것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하지만 시바사키의 대답에도 못마땅한 표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다른 질문을 던졌다.
“현재 미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네, 사전에 구워삶아 놨기에 미국은 일단 소소한 영토분쟁으로 간주하고 지켜보는 것으로 얘기가 되어있습니다.”
“그거야, 이런 교전 없이 신속하게 다케시마를 점령했을 때의 조건 아닙니까? 확실한 단속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 ★ ★
2020년 12월 13일 15:00,
동해 독도 남동단 46km 해상(충무공이순신함).
“제3호위대군의 함정으로부터 90식 함대함 미사일 35기 추가 발사되었습니다. 본 함 착탄까지 250초입니다.”
전투지휘실 전술통제관이 통신망을 통해 알려왔다.
“이제야 우리 함대를 탐지했나 보군. 목표 할당한다. 대함 미사일 1기당 해궁 미사일 1기씩 할당 및 할당 완료되면 추가 명령 없이 발사한다.”
“알겠습니다.”
명령을 내린 안윤준 함장은 부함장을 바라보며 불렀다.
“부함장.”
“네, 함장님.”
“나는 전투지휘실로 이동할 테니 함교는 부함장이 지휘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이런 대화 속에서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48셀 K-VLS-II에서 동시에 4기씩 해궁 함대공 미사일이 푸른 불꽃을 내지르며 남쪽 상공으로 날아갔다.
잠시 후 전투지휘실에 안윤준 함장이 들어섰다. 교전 중인 상황이었기에 전투지휘실 최고 상급자인 전술통제관이 약식 경례를 하려 하자 제지하며 요격 상황에 관해 물었다.
“됐어! 교전 중에 무슨 경례인가. 현재 요격 상황은?”
“네, 현재 요격까지 25초 전입니다.”
전투지휘실의 대형 레이더 화면에는 해상자위군의 함대함 미사일을 표기한 35개의 붉은 점이 빠른 속도로 본 함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본 함에서 발사된 해궁 미사일 또한 할당된 목표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사격통제관.”
“네, 함장님.”
“요격 이후 제3호위대군 소속 함정 7척에 각기 2기씩, 헬기항모에 4기, 아바리스 미사일 세팅하도록.”
* 아바리스 (SSM-1000K 함대함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사거리 450km, 마하 8
“네, 아바리스 미사일 목표물에 할당 세팅합니다.”
충무공이순신함(CG-1101)과의 거리 61km 지점에서 양 국가의 미사일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해수면을 해치며 날아가는 해상자위대의 90식 함대함 미사일을 향해 구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해궁 미사일은 그대로 내리꽂으며 충돌했고 그럴 때마다 폭발과 함께 파편이 비상하며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총 35기 중 28기 요격 성공 나머지 7기 계속해서 본 함으로 날아옵니다. 착탄까지 185초입니다.”
전술통제관의 보고와 동시에 사격통제관의 보고가 이어졌다.
“2차 요격 들어갑니다.”
“아니, 됐어! 호큘라 자동 대응 시스템 락 걸고 수동 모드로 전환.”
“네? 무슨 말씀인지.”
의아한 표정으로 전술통제관이 물었다.
“지금 본 함은 완편 무장상태가 아니야. 되도록 아껴가며 사용하자고, 그리고 이번 기회에 근접방어시스템 성능도 확인해 볼 수 있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전술통제관은 함장의 의도를 알아챘는지 즉시 오퍼레이터에 명령을 내리자 안윤준 함장은 사격통제관에게 추가 명령을 지시했다.
“사격통제관! Shield-M2 미사일 4기만 할당! 나머지는 최후 근접방어체계인 라스트 샷(22mm 레이저 벌건 빔)으로 방어한다.”
본 함의 성능을 체크를 해볼 심상으로 적극적 사전 차단 요격이 아닌 최후 근접방어체계 요격으로 명령을 내린 안윤준 함장은 실전 상황에서 매우 무책임하고 무모한 명령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윤준 함장은 최첨단 기술로 집약된 한국 최초의 중순양함인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근접방어시스템을 굳게 믿었다.
“1번 표적부터 4번 표적까지 Shield-M2 단거리 미사일로 할당합니다.”
“할당 완료되면 발사.”
“할당 완료! 발사합니다.”
잠시 후에 함교 바로 아래에 장착된 16연장 Shield-M2 발사관에서 플라즈마 부트터를 일으킨 Shield-M2 단거리 미사일 4기가 푸른 빛을 발산하며 날아갔다.
쿠아아앙! 쿠아아앙! 쿠아아앙! 쿠아아앙!
플라즈마 부스터를 사용하는 Shield-M2 단거리 미사일 4기는 순식간에 마하 6까지 끌어올리며 1차 대공 방어 화망을 뚫고 날아오는 첫 번째 대함 미사일부터 노렸다.
그리고 몇 초 후 Shield-M2 폭발하며 근접 확산탄 조각이 선두에서 날아온 대함 미사일을 덮쳤다.
쾅! 쾅! 콰쾅!!
“4기 모두 정확히 적 대함 미사일 요격 성공! 나머지 2기 대함미사일은 본 함까지 거리 28km, 착탄까지 91초.”
전술통제관인 하영복 소령이 직접 모든 데이터를 확인하며 즉시 실시간으로 보고하자 안윤준 함장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보였다.
“명중률이 100%군, 좋아! 다음은 라스트 샷 좀 믿어볼까?”
“함장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ACS(실드차폐시스템) 가동 준비를 해야지 않겠습니까?”
함장과는 다른 게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전술통제관의 의견에 ‘그럴 거까지 있나?’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안윤준 함장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수용했다. 이에 전술통제관인 하영복 소령은 기관장에게 ACS(실드차폐시스템)를 가동할 수 있는 출력까지 끌어올려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에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플라즈마 초광자 Mod-D 엔진 4기는 거칠면서도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박동 치기 시작했다.
“적 대함 미사일 5초 후 씨위즈(CIWS) 화망권 안으로 진입합니다. 라스트 샷 가동합니다.”
20km 이내에 접근한 해상자위군의 90식 대함 미사일을 향해 함교 상단에 장착된 라스트 샷 22mm 레이저 벌컨 빔에서 하얀 빛줄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일반 펠링스나 골키퍼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빛 속도로 뿌려지는 레이저 빔은 3초도 안 되어 첫 번째 대함 미사일을 요격했고 이어 마지막 대함 미사일 역시 벌집으로 만들어 폭발시켰다. 요격 절차에 들어간 지 십 초도 안 걸려 요격에 성공했다.
“본 함으로 향한 대함 미사일 2기 모두 제거되었습니다.”
“좋아! 이제 우리 차례군, 세팅된 아바리스 미사일 16기 발사한다.”
“각 구축함에 2기, 헬기항모인 휴우가함에 총 4기 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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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15:05 (중국시각 14:05),
중국 자무쓰시 북동단 172km 지점.
국경선 동부군관구 제5군 제57차량소총사단의 3개 연대는 중러 국경선을 넘어 26km까지 내지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에서는 바이청 일대에 주둔 중인 제6기계화보병사단(청성)을 즉시 자무쓰 일대로 고속기동 명령을 내렸고 그동안은 자무쓰 일대에 주둔 중이던 제1해병대사단 예하 제3해병연대에 임시 방어 임무에 나서게 했다.
“빨리빨리 움직여라! 굼벵이 마냥 뜸 들이지 말고!”
32기습대대장 임남호 중령이 양손을 허리에 차고 해병대 특유의 카리스마를 풍기며 소리를 질렀다. 조금 전 사단으로부터 러시아의 제57차량소총사단을 저지하라는 명령을 받고 긴급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10여 일간 휴식과 점령 전을 반복하여 어려움 없이 점령지를 넓혀가던 제32해병연대 소속 장병들은 임시 막사를 철거하고 각가지 물품들을 K-24P-N 상륙돌격 장갑차에 실어 날랐다.
30여 분 후 드디어 이동 준비가 완료된 제32해병연대는 제57차량소총사단이 진공하고 있는 방향으로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 8대의 공중 엄호를 받으며 상륙돌격 장갑차의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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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15:10,
동해 독도 남동단 121km 해상(제3호위대군).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극초음속 함대함 미사일인 아바리스 미사일을 얻어 받은 제3호위대군의 함정들은 저마다 검붉은 연기를 내뿜었고 간혹,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함정들도 있었다.
마하 8이라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온 아바리스 극초음속 미사일에 미처 대응할 여유가 없었던 유후다치함은 선수와 좌현 부분에 미사일을 얻어맞고는 마스트의 안테나만 남긴 채 바닷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가까스로 1기의 아바리스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한 공고급 이지스함인 묘코함(DDG-175)은 나머지 1기의 미사일에 그만 함교가 직격을 당하고 말았다. 생각 이상의 위력적인 폭발력에 함교와 마스트는 공중분해 되듯 사방으로 날아가며 박살이 났고 함장을 비롯한 승조원들은 화염 속에 그대로 휩쓸리며 산화했다.
이외 다카나미급 마키나미함(DD-112)과 스즈나미함(DD-114)도 각 1기씩의 아바리스 미사일을 뒤집어쓰고는 검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함대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세토리리함(DD-156)은 좌현으로 45도 기울어진 상태로 물속에 있어야 할 프로펠러가 수면으로 모습을 내놓은 채 유속의 힘에 떠밀리며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또한, 헬기항모 휴우가함(DDH-181)의 대공 방어를 위해 자 함의 안전을 뒤로한 채 요격에 신경 썼던 아타고함(DDG-177)은 2기의 미사일을 얻어맞고는 아예 용골까지 반으로 쪼개진 채 침몰하고 있었다. 그리고 침몰 중인 아타고함(DDG-177)의 근처 바다에는 승조원들로 보이는 시체들이 둥둥 떠다녔다.
이러한 광경을 함교의 깨진 유리창으로 확인한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의 얼굴에도 넘어질 때 어디에 부딪혔는지 시뻘건 피가 줄줄이 흘렀다. 그리고 아수라장이 된 함교는 피투성이 상태로 쓰러진 승조원들이 대부분이었다.
“괜찮으십니까?”
함교 선반을 딛고 가까스로 일어선 휴우가함 이토 히로시 함장이 물었다.
“괜찮네, 자네는 어떤가?”
제독의 물음에 가슴을 움켜쥐고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갈비뼈가 나간 듯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할 수가 있단 말인가.”
휴우가함(DDH-181) 함교의 모든 유리창은 박살이 나 있었고 이런 유리 파편에 승조원 대부분이 맞고 쓰려졌다. 그리고 헬기항모 갑판에 착함 중이던 F-35B 통합기 4기와 여러 헬기는 서로 뒤엉켜 채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고 일부 헬기는 바다에 추락하기도 했다. 그리고 갑판 두 곳에서 커다란 구멍이 뚫려 상태로 붉은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휴유가함(DDH-181)은 헬기항모의 역할을 완전히 상실했다.
현재 일본의 해상자위군의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는 초음속도 아닌 마하 8에 달하는 극초음속의 아바리스 미사일을 고작 마하 3.5에 달하는 SM-2 대공 미사일로 막는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세계 해군 전력의 3위답게 극초음속 미사일 16기 중 5기를 요격하는 데 성공하여 4척은 침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히로유키 제독은 이를 갈며 통신 마이크를 들었다.
“각 함대 피해 보고 바란다.”
직접 모든 함대에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직접 통신을 보낸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자꾸 흐려지는 시야 때문인지 눈을 비비며 답변을 기다렸다.
- 묘코함입니다. 현재 함장을 포함한 함교 내 승조원 모두 전사! 저는 전투지휘실 통제관 도시타 테츠로 3등해좌입니다.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통신이 날아온 묘코함(DDG-175)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함교와 마스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로 검붉은 화염만이 춤을 추고 있었고 조타 기능을 상실했기에 유속에 떠밀려 함대에서 일탈 중이었다.
“묘코함 승조원 전원 퇴함 하라!”
- 알겠습니다.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힘없이 명령을 내린 후 다른 주위 함정을 확인하는 사이 살아남은 함장들로부터 피해 상황보고가 이어졌다.
“제3호위대군 함정은 지금 지금부터 작전지역에서 이탈한다. 현재 바다에 빠진 승조원을 구출하고 본 해군기지로 회항한다. 이상.”
살아남은 3개 함정으로부터 피해 상황을 들은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더는 교전할 여력이 없다는 판단이 들자 회항 명령을 내렸고 제1항모전단장을 호출했다.
“야마모투 제독!”
- 네, 야마모토 제독입니다.
“무전 내용은 들었습니까?”
- 네, 들었습니다.
“독도 점령 임무에 대해서는 야마모토 제독에 전권 위임합니다.”
- 알겠습니다. 카스이 제독님! 꼭 임무를 완수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마지막 말을 내뱉은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