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독도해전
2020년 12월 13일 14:10,
동해 독도 남동단 46km 해역(충무공이순신함).
안윤준 함장은 통신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피식 웃었다.
“어이쿠, 일방적으로 통신을 끊어버리네? 우리 해군이 예전의 해군인 줄 아는가 보지, 이번 기회에 확실히 혼내줄 필요가 있어! 포세이돈 1호와 데이터 링크는 되어있겠지?”
“네, 그렇습니다.”
“좋아! 일본 수상함은 우리가 맡을 테니 포세이돈 1호는 잠수함만 신경 쓰라고 해.”
“알겠습니다.”
안윤준 함장은 함장 전용 모니터를 한번 주시하고는 조용히 부함장에게 명했다.
“전원 전투배치.”
“네, 알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부함장 오현우 중령이 함교사관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에 충무공이순신함(CG-1101) 전체에 전투배치 명령이 떨어졌다.
- 전원 전투배치! 전원 전투배치!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승조원 180여 명은 일사불란하게 각 위치로 이동하며 전투준비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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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14:2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VIP 연락입니다!”
상황실 통신 오퍼레이터가 소리치며 말했다.
“연결해.”
대통령은 핫라인이 아닌 합동참모본부 상황실에 정식 통신 채널을 통해 영상통화를 했다. 잠시 후 스크린에 대통령의 모습이 비쳤다. 대통령은 비상위원회 회의가 끝나자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합동참모본부의 합동통제지휘소 상황실에 연결을 걸었다.
“충성! 합참의장 강이식입니다.”
공식적인 통신 채널이었기에 합참의장은 거수경례를 통해 인사를 건넸다.
“합참의장! 방금 비상위원회를 통해 러시아와 일본에 대한 결정상황을 통보하겠습니다. 먼저 동북 삼성으로 진공하는 러시아에 대해 외교부를 통해 확인을 해봤으나, 협상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대한민국은 러시아와의 정식 전쟁을 선포합니다. 일본 함대에 대해선 절대 대한민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한 척이라도 들여보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교전 승인합니다. 이게 비상위원회의 결정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합참의장에게 무거운 짐을 떠안게 하여 미안합니다.”
“대통령님!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독도를 비롯한 동북 삼성과 한반도! 그 어떤 나라라 오더라도 수호할 것입니다.”
“좋습니다. 합참의장만 믿겠습니다.”
“충성.”
화상통화가 끝나고 합참의장은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상황실이 울릴 정도로 큰 소리로 말했다.
“이제 러시아와 일본까지 이번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다. 우리는 군인이다.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 그리고 동북 삼성의 영토 방어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합참의장에 외침에 상황실에 있던 장교와 부사관은 손을 들며 환호와 함성을 질렀다.
“충무공이순신함 연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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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14:30,
동해 독도 남동단 46km 해역(충무공이순신함(CG-1101)).
독도로 항진 중인 일본 제3호위대군과 제1항모전단의 연합함대는 중순양함인 충무공이순신함(CG-1101) 1척을 상대로 수적 측면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승조원 얼굴에서는 두려운 빛은 그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승조원들은 한국 해군의 최신예 중순양함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전투력을 믿고 있었다. 이런 믿음은 일본 해군과의 23전 23승, 무패 신화의 자랑스러운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이어받은 함명 때문일 수도 있었다.
5분 전, 합참의장으로부터 일본 해상자위대가 배타적 경제수역에 진입할 경우 교전도 불사하라는 승인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다.
“P-3 일본 해상초계기 2대 중 1대가 방금 배타적 경제수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전투지휘실로부터 실시간 보고가 이어졌다.
“거리는 31km입니다. 계속 접근 중입니다.”
“하하, 은근히 우리 잠수함이 은근 신경 쓰이겠군,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한다는 건 아직도 본 함을 탐지 못 했다는 건가? 좋아! 일본 함대 현재 상황 보고하도록.”
안현준 함장의 명령에 전투지휘실의 전술통제관이 종합된 정보를 알려왔다.
“현재 본 함과의 거리 78.3km에서 북서진 중, 배타적 경제수역까지는 47km 남았습니다. 현재 제3호위대군 소속 유후다치함을 선두로 헬기항모인 휴유가함과 구축함 7척, 그리고 3km 뒤 떨어진 지점에 제1항모전단 소속의 항공모함 카가함과 구축함 8척이 항진 중입니다.”
“잠수함은?”
“포세이돈 1호와 본 함의 극초음광-02MP 함수소나에 음탐된 잠수함은 총 8척으로 제1잠수대군 소속 오야시급 2척, 소류급 잠수함 3척, 그리고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미확인 잠수함 3척이 항공모함전단 주위에서 잠항 중입니다. 본 함과의 거리 70km 밖입니다.”
“미확인 잠수함?”
“아직 우리 해군의 피아식별 데이터에 적용되지 않은 일본의 최신 잠수함으로 예상됩니다.”
“음. 이것들이 이번 작전에 최신예 잠수함까지? 포세이돈 1호에 연락해서 최신예 잠수함 3척에 대한 음문 취합하고 공격 시 우선순위로 두라고 해.”
“알겠습니다.”
포세이돈 1호에서 보내온 해심 정보와 인공지능 양자 다영역 호큘라 B.L 2.0 자체 레이더를 통해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은 일본 함대와 해상초계기 2대에 대한 상황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보고 있었다.
“자! 그럼 잠수함 위험은 없는 게 확인되었고 겁대가리 없이 우리 경제수역으로 들어온 하루살이부터 해결해 볼까? 전투지휘실! 목표 할당한다. 해상초계기 2기에 대해 표적1과 2로 지정, 각각 해궁 미사일 1기씩 발사대기.”
안윤준 함장은 거침없이 명령을 이어갔다.
“목표 할당 표적1과 2에 각각 해궁 미사일 1기씩 발사대기 중입니다.”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은 호큘라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로 인해 목표만 설정하며 자동으로 모든 걸 계산하여 타 함정보다 공격 및 방어 절차 시간이 크게 단축되었다.
“해궁 미사일 발사.”
“해궁 미사일 2기 발사합니다.”
푸아아아앙. 푸아아아앙.
충무공이순신함(CG-1101) 함수에 있는 48셀 K-VLS-II에서 해궁 미사일 2기가 푸른 불꽃을 터드리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상공으로 솟아올랐다.
“해궁 미사일 2기 정상 발사. 도달까지 1번 표적 15초, 2번 표적 19초입니다.”
“이거, 쪽발이 놈들 정신 번쩍 나겠는데? 이 정도면 뭐 피할 틈도 없이 가겠구먼.”
잠시 후 충무공이순신함(CG-1101) 전방 상공에서 희미하게 섬광이 연이어 번쩍거렸다. 마하 6의 속도로 날아간 해궁 함대공 미사일에 일본 해상초계기 2기는 회피 기동은 물론 채프나 플레어도 뿌릴 틈도 없이 상공에서 불벼락을 맞고 말았다.
“표적 2기 모두 요격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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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14:45,
동해 독도 남동단 122km 해역(제3호위대군).
“뭐야?”
방금 전투지휘실로부터 P-2 해상초계기 2기가 요격되었다는 보고에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버럭 화를 냈다.
“근방에 한국 함정은 없었다고 하지 않았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앞에 있던 선반을 발로 차며 전투지휘실과 연결된 마이크에 소리를 질러댔다.
“죄송합니다. 다행히 미사일 발사지점은 포착하였습니다.”
“어디야?”
“북동단 78km 북위 36°50.36 동경 132°36.46로 추정됩니다.”
“거기면 거기지 추정은 뭐야?”
“현재 레이더에 탐지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곳에 이지스함만 5척인데 탐지를 못 하고 있다는 건가?”
“죄송합니다. 대체 뭐가 문제인지 탐지를···.”
“됐다. 부함장! 카가함 연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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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14:50,
동해 독도 남동단 46km 해역(충무공이순신함).
“어떻게 나오는지 한번 볼까?”
1대 22의 수적 불리함에도 여유를 부리는 안윤준 함장은 일본의 반응이 매우 궁금했는지 함장 전용 모니터를 보며 기대에 찬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었다.
“카가함에서 다수의 항공기 이함 중입니다. 숫자 계속 늘어납니다. 항공기 기종은 F-35B로 확인됨.”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나미츠 항공모함을 인수할 때 운용 항공기로 해군 전용인 F-35C가 아닌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라이트닝II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카가(나미츠) 항공모함 외 일본 해상자위군의 헬기항모에서도 F-35B를 운용하기 위해서였다.
“본 함 1척을 상대로 전투기 16대나 출격을 시키는군”
안윤준 함장은 마이크를 들고는 전투지휘실에 명령을 지시했다.
“함장이다. 전투기든 함정이든 수역으로 넘어오면 따로 명령 없더라도 전술통제관의 판단하에 공격하도록 한다.”
“알겠습니다.”
명령을 내린 후 함장 전용 모니터를 확인하니 카가함에서 이함한 F-35B를 나타내는 빨간 점, 4개 그룹이 빠르게 북상하고 있었다.
“요격 절차 들어갑니다.”
잠시 후 전투지휘실로부터 요격 보고가 올라온 후 K-VSL-II(한국형 수직발사대)에서 GTAS-150 해궁 미사일 16기가 경쾌한 발사음을 내며 상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F-35B 16기가 경계 수역을 통과했다는 뜻이었다.
슈우우우웅~ 슈우우우웅~ 슈우우우웅~
16기의 해궁 미사일이 하얀 항적을 그으며 날아가는 장면 보기 드문 장관이었다.
“적 전투기는 반응이 없는 거로 봐서는 아직도 본 함을 탐지하지 못 했는가 보군.”
“소문난 집에 구경할 거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함장님”
보통 전투기가 수상함을 상대할 때는 먼 거리에서 대함미사일을 쏘고 복귀하는 단순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금 F-35B 라이트닝II 16기는 본 함의 대략적인 위치만 알뿐, 레이더상으로 정확한 탐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목표 도달 초탄 10초 전.”
어느 순간 표적이 되어버린 F-35B 라이트닝II 16기는 상하좌우로 갈라지며 회피기동에 들어갔고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며 앞으로 닥칠 지옥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듯했다. 하지만 근접 거리에서 마하 6이라는 속도는 그런 것을 용납지 않았다. 회피기동을 펼치든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든 말든 해궁 미사일은 할당된 표적을 향해 정확히 날아갔다.
쾅! 쾅! 쿠아아앙!
연이어 터지는 섬광을 확인하던 함교에 전투지휘실로부터 다급한 목소리라 들려왔다.
“F-35B 라이트닝II 4기에서 각 1기씩 공대함 미사일 총 4기 발사되었습니다. 미사일 종류는 ASM-3 공대함 미사일입니다. 도달까지 28초.”
* ASM-3 공대함 미사일은 2017년에 일본에서 개발한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로 사거리 300km에 이르는 장거리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이다.
보고와 함께 충무공이순신함(CG-1101)에서 다시 한번 4기의 GTAS-150 해궁 미사일이 발사됐다.
본 함의 위험도를 측정하여 자동 대응하는 호큘라 인공지능 슈퍼컴퓨터가 알아서 해궁 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었다.
“일본 함대에서도 대함미사일은 총 5발, 아! 계속 늘어납니다. 총 8발입니다. 대함미사일 종류는 90식(SSM-1B) 함대함 미사일입니다.
* 90식 함대함 미사일은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에서 개발한 함상 발사 대함 미사일, 즉 함대함 미사일이다. 기존 지상 발사형 88식 지대함 미사일을 해상 형으로 전용한 것으로 사거리 200km에 속도 마하 0.9, 탄두 중량은 225kg으로 유도체계는 관성항법 능동레이더 유도 방식이다.
살아남은 F-35B 라이트닝II에서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을 탐지하고 일본 함대에 데이터를 링크하자 일본 함대에서도 충무공이순신함(CG-1101)에 대함미사일을 발사했다. 하지만 몇 초 후 살아남아 자국 함대에 데이터 링크했던 F-35B 라이트닝II 3기마저도 이내 공중에서 산화하고 말았다.
“적 전투기 16기 모두 격추되었습니다.”
“와아~”
적 전투기 대한 요격 보고에 전투지휘실과 함교에서는 작은 함성이 울렸다. 그리고 바로 대함 미사일 8기에 대한 2차 요격절차에 들어갔다.
“함대함 8기 도달까지 241초.”
“대함 미사일 1기당 해궁 1기씩 할당! 바로 발사!
“대함 미사일 1기당 해궁 미사일 1기씩 할당받아 발사!”
또 한 번 해궁 미사일 8기가 푸른 불꽃을 내지르며 포물선을 타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전투지휘실! 본 함에 대함 미사일을 날린 함에 해성A 미사일 각 2기씩 선사한다.”
“목표 할당 들어갑니다. 아타고함, 후유즈키함, 마야함, 쵸카함, 가나자와함, 사키이함, 총 6개함에 해성A 미사일 각 2기씩 할당.”
“할당되었으면 바로 발사.”
“해성A 함대함 미사일 발사합니다.”
48셀 K-VLS-Ⅳ(한국형 수직발사대)에 장착된 해성A 함대함 순항 미사일 12기가 동시에 발사관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 SSM-700S 해성A 미사일: 함대함 초음속 순항 미사일, 사거리 250km, 마하 3.5, 관성항법 능동레이더 유도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