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독도해전
2020년 12월 13일 10:3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고구려의 기상’ 마지막 단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작전 안에 따른 제7기동군단(북진선봉)과 제3기갑사단(백골)의 베이징 진공이 시작되었다. 또한, 상황에 맞추어 다롄항의 제7기동전단과 제10상륙함대도 출항 대기 중에 있었다.
“지금까지는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합참의장님.”
상황실 메인 스크린에는 제7기동군단의 예하 사단을 표기한 파란색 삼각 표기가 설정된 진공로를 따라 기동에 들어갔고 제3기갑사단은 츠펑시 53km를 남겨두고 제13집단군과 조우하여 교전에 들어갔다. 제13집단군은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 대한 신속대응군이었으나, 집단군 치고는 규모 면에서는 작았다.
삐리리리리링.
스크린을 주시하고 있던 합참의장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이에 발신자를 확인하니 VIP 직통번호였다.
“네, 대통령님, 강이식입니다.”
얼마 후 짧게 통화를 마친 합참의장의 얼굴은 매우 어두워졌다.
“무슨 일입니까? 의장님?”
“나는 급히 청와대에 갔다 와야겠네, 자네는 중러 국경선 일대의 러시아군 동향 좀 상세하게 확인해보게”
뜬금없이 러시아군의 동향을 파악하라는 말에 작전본부장은 뭔가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걸 직감하고 더 는 질문은 하지 않은 채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작전본부장의 대답을 뒤로 한 채 합참의장은 그대로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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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11:2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벙커에 도착한 강이식 합참의장은 대통령으로부터 건네받은 문서를 건네받았다.
“오늘 주한 러시아 대사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문서의 번역본이오.”
외교부 김재학 장관이 말했다.
문서의 제목은 ‘러중영토이양체결서’이었고 내용을 읽어가던 합참의장의 얼굴 미간은 내 천자가 깊이 새겨질 정도로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정말 이것이 사실입니까?”
읽고도 믿기지 않았는지 합참의장은 외교부 장관을 보며 되물었다.
“확실하오. 중국 놈들이 제대로 장난친 모양이오.”
문서 내용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중국은 동북 삼성과 내몽골 자치구 일부의 영토를 2020년 11월 13일 12:00 시부로 어떠한 조건 없이 러시아에 이양하는 것에 양국은 체결하였으며, 이에 러시아 영토에 주둔 중인 모든 한국군은 즉시 철수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렇지 않는다면 자국 영토를 무단 침범한 침략군으로 선정하여 무력행사에 들어가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개 같은, 아,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합참의장은 너무나 어이가 없던지 대통령 앞에서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괜찮습니다. 이해합니다.”
서현우 대통령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힘없이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러시아의 요청에 합참의장의 머리는 복잡해졌다. 이에 미리 와 있던 강현수 국방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중국 놈들이 이렇게까지 나올 줄 생각도 못 했습니다. 동북 삼성을 러시아에 이양하다니요. 누구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중국 놈들이 판을 아주 크게 벌이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러시아를 끌어들여 한국을 압박하고 전쟁을 끝내려는 수작인 듯합니다.”
국방부 장관은 분노에 치를 떨며 목소리까지 떨리고 있었다.
취지량지 대장은 중한 전쟁에 중국이 승리할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자, 시진핑 주석을 설득해 빼앗긴 동북 삼성을 러시아에 이양하고 그 대가로 러시아가 한국을 압박시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도가 있었다. 첫째 한국이 러시아의 압박에 동북 삼성에서 철수하고 종전에 대한 요청을 끌어내는 것, 둘째는 한국이 동북 삼성을 포기하지 않고 러시아와 전쟁을 벌일 시 중러 합동으로 한반도까지 밀고 내려가 한국을 완전히 점령하는 것이었다. 취지량지 대장은 마음속 한구석에는 한국이 러시아와 싸워주길 바랐다.
“합참의장.”
“네, 대통령님.”
“의장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대통령의 질문에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합참의장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대통령님! 저는 군인입니다. 정치적 판단은 대통령님이 하시겠지만, 저는 군인으로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정말 진심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 옛날 소련이 온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우리 군은 승리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말입니까?”
“대통령님! 자신 있습니다.”
합참의장은 확신이 담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강 장관 생각은 어떻습니까?”
서현우 대통령은 이번에 강현수 장관에게 물었다.
“저 또한 강 대장과 같습니다. 우리 민족의 염원인 고토수복이 바로 앞입니다. 그러기에 지금 포기하는 건 너무나 아쉽습니다. 또한, 러시아에 동북 삼성을 넘긴다면 중국과의 전쟁도 애매하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요. 육로가 사라진 상태에서 해상 전쟁만으로는.”
똑똑똑.
“무슨 일인가?”
노크 소리가 들리자 나성태 비서실장이 말했다.
“네, 합참에서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들어오게.”
문이 열리고 비서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현재 러시아군이 중국 국경선을 넘으려는 군사행동을 포착했다는 보고입니다.”
“그게 정말인가?”
합참의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되물었다.
“또 있습니다.”
“또?”
“현재 독도를 향해 일본의 대규모 수상함이 이동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일본이? 이 빌어먹을 왜놈 새끼들! 저번 지린 사린가스 살포에 이어 이번엔 독도 도발까지!”
강현수 국방부 장관이 탁자를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통령님! 현재 상황은 비상위원회를 열어 결정하시고 저는 바로 합참으로 돌아가서 대응 준비를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결정되는 데로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비서실장은 지금 즉시 비상위원회 소집 명령을 내리세요.”
“네, 알겠습니다.”
★ ★ ★
2020년 12월 13일 12:0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합동참모본부 상황실은 초비상사태로 난리가 났다.
“현재 상황은? 러시아부터 말해봐.”
상황실에 들어서자마자 메인 스크린을 보며 합참의장이 말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대규모 병력은 아니지만 총 네 군데에서 러중 국경선을 넘기 위해 기동 중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동부군구 5군 소속 57차량소총사단이 완편된 채로 현재 하바로포스크를 출발해 국경선 5km까지 접근한 상태입니다. 또한, 블라고베셴스크에서 주둔 중이던 제35군 소속 제38 차량소총사단이 이미 국경선을 넘어 남서진하며 15km까지 들어온 상태입니다. 이외 제29군 소속 39독립차량소총사단이 슈웨이젠 국경선 일대로 진공 중입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없나?”
“다른 것보다 5군 병력 이동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러시아 동부군구의 5군은 프리모르스키와 우수리스크 일대에 주둔한 야전군으로 중국과 일본에 대응하기 위한 정예군이었다.
“그렇군, 일단 1개 사단씩 진공 시켜 분위기를 파악하고 제대로 한번 밀어붙이겠다는 의도군.”
“합참의장 동지! 우리 북주군이 장비는 허접해도 특수8군단사령부 10만 공작원은 최정예 요원입네다. 말만 하시라요. 모스크바에 있는 푸틴 모가지라도 당장에 따올 수도 있디요.”
“부참모장 최호일 대장이 얼굴까지 빨개지며 분노 섞인 음성으로 노발대발했다.”
“최 대장님! 특수8군단은 언젠간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때까지 잠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네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합네다.”
러시아군에 대한 파악이 끝나자 일본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어디쯤인가?”
“3번 스크린입니다. 마이즈루 해역에서 해군기지에서 출항한 제3호위대군과 제1항모전단는 현재 오끼섬 남동단 22km, 독도로부터 168km 지점에서 17노트로 항해 중이며 항공모함인 카가함(CV-2001)과 헬기항모 휴우가함(DDH-181)를 포함한 방공구축함은 15척입니다. 이중 이지스 구축함은 총 6척으로 아타고급 5척, 공고급 1척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탐지된 잠수함은 총 4척으로 제1잠수대군 소속의 오야시오급 잠수함 2척과 소류급 잠수함 3척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우리 해군 1함대는 위치는?”
“현재 1함대(동해함대) 소속 제11구축함전단은 제주도 방어를 위해 제주도 남동단 35km에 있습니다. 독도까지 거리는 630km입니다. 이외 제12호위함전단은 현재 포항 기지에 정박 중입니다. 의장님! 제12호위함전단이라도 기동 명령을 내리겠습니까?”
“호위함 전력 가지고는 어림없어! 이거 중국 놈들한테 완전히 뒤통수 맞은 꼴이군.”
스크린에는 일본 함정의 위치와 각 함정에 대한 함명과 상세 제원 정보가 표기되었다.
“지금 현재 일본 함정을 막을 마땅한 한국 함정은 없습니다.”
작전본부장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23전비단을 출격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공군참모총장인 김병환 대장이 말했다.
“방공 구축함이 15척에 항모까지 있는 상황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전투기로 함정의 항로를 막기엔 무리라고 보네.”
“합참의장님! 충무공이순신함이 있지 않습니까?”
해군참모총장인 나형환 대장의 말에 모든 장성의 시선이 한쪽으로 모였다.
“아직 취역은 물론 진수한 지 한 달도 안 된 충무공이순신함을 실전에 투입하자는 건가?”
“충무공이순신함은 현재 인수평가 겸 취역을 앞당기기 위해 정원대비 2/3에 달하는 승조원이 승선한 상태입니다. 또한, 6개월간 모든 승조원이 시뮬레이션 훈련을 해왔기에 실전 배치를 하더라도 전혀 문제없이 잘해 낼 것입니다. 그리고 포세이돈 1호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1척으로 일본 함대를 상대하기엔.”
“그러니 23전비가 받쳐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다시 한번 김병환 대장이 23전비 활용 건에 대해 다시 의견을 제시했다.
“지금 충무공이순신함은 어디에 있나?”
“현재 울산으로부터 동단 55km에 있습니다.”
“거리는 문제없군, 무장상태는?”
“30%의 무장상태입니다.”
“부족하지 않겠나?”
“충무공이순신함은 무장량이 상당해서 30%로도 문제없을 거 같습니다.”
“좋아! 충무공함 함장 연락해.”
합참의장의 명령에 통신통제관이 대답하며 오퍼레이터에게 지시를 내렸다.
“5번 스크린 연결되었습니다.”
“충성! 함장 안윤준입니다.
“충성! 현재 승조원들 훈련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우리나라 최초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초대 함장을 지냈고 국방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걸쳐, 작전능력과 위기관리능력에 있어서 탁월한 최고 엘리트로 촉망받던 안윤준 대령은 진급까지 거부하며 한국 최초의 호큘라 중순양함 함장직에 지원한 인물이었다.
안윤준 대령은 현재 동해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통신과 레이더 탐지를 통해 미리 알고 있었고 이에 질문의 의도를 알았는지 힘 있게 대답했다.
“비록 저를 포함한 승조원 180명은 충무공이순신함에 승선한 지 20일도 되지 않았지만 10년을 함께한 팀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임무든 맡겨만 주시면 함명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다. 오늘부로 충무공이순신함은 정식으로 취역한다. 취역식은 독도에서 일본놈들의 축하를 받으며 하도록.”
“감사합니다.”
“지금 즉시 독도로 항진하여 일본 놈들이 배타적 경제수역 안으로 들이지 말도록 한다.”
“네, 임무 받겠습니다.”
“건투를 빈다.”
“감사합니다. 충성.”
화상 통신을 마친 강이식 합참의장은 작전본부장을 바라보고 명령을 이어갔다.
“23전비단도 출격 대기 시키도록.”
“네, 알겠습니다.”
★ ★ ★
2020년 12월 13일 14:00,
동해 독도 남동단 127km 해역.
제3호위대군 사령관인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헬기항모인 휴우가함(DDH-181)의 아일랜드 함교 의자에서 앉아 푸른 물결을 헤치며 항진하는 대규모 함대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에 휴우가함(DDH-181) 함장인 이토 히로시 일등해좌가 다가가 물었다.
“제독님,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하하하, 그렇게 보이나?”
“그렇습니다.”
“이런 장관을 보면서 기분이 안 좋을 수 없지 않은가?”
“그렇군요.”
“저기 카가함을 보세나, 든든하지 않아? 어서 우리 일본도 자체적으로 저런 항모들을 건조해야 할 텐데 말이야.”
“맞습니다. 제독님.”
부함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한국 해군으로부터 무선 연락입니다, 제독님.”
“연결하게.”
“제3호위대군 사령관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이오.”
-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한민국 해군 충무공이순신함 안윤준 함장입니다.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통신 마이크를 손으로 가리고는 이토 히로시 함장에게 물었다.
“충무공이순신함? 해군 4,200t짜리 방공 구축함인 그 충무공이순신함을 말하는 건가?”
“맞습니다. 제독님.”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마이크를 입에 갖다 댔다.
“그래 무슨 일입니까?”
-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는 독도가 위치한 한국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접근 중입니다. 더 이상의 접근을 불허하니 회항하시기 바랍니다.
“무슨 소리요? 배타적 경제수역이라니, 그곳은 한일공동관리 수역이 아니오?”
- 2018년 9월 10일 한국 정부는 1999년에 체결한 한일어업협정에 대한 파기를 정식으로 발표했습니다.
“허허, 멋대로 한쪽에서 파기하면 그게 협정입니까?”
- 일방적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하기엔 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윤 함장! 일방적인 주장에 우리 대 일본은 허락한 적도 없고 수용한 적도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 임무를 그대로 진행할 것이오.”
-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해상자위대의 접근을 불허합니다. 회항 바랍니다.
“해상자위대라니? 우리는 해상자위군이오!”
- 아, 죄송합니다. 해상···.
카스이 히로유키 제독은 기분이 상했는지 통신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리고는 함장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
“저 건방진 놈은 어디 있는 건가?”
“현재 레이더에 탐지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레이더 탐지 범위 밖에 있는 거 같습니다.”
“겁쟁이 자식! 숨어서 이런 식으로 도발하다니, 카가함에 연락해서 초계기 띄우도록 해! 독도 근방까지 정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