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전!
2020년 11월 14일 22:30,
북한 신의주시 북단 55km 상공.
통합공격전투비행단 소속 KA-11P 봉황 지상공격기 16기가 신의주 공항에서 이륙하여 압록강 국경선을 따라 비행했다. 그리고 잠시 후 2대씩 조를 편성해 각자 미리 설정된 구역으로 날아갔다.
고도 500m에서 저속으로 비행하는 봉황 지상공격기 16기는 지상용 소나라고 불리는 랜드마크I을 차례대로 지상으로 떨어뜨렸다.
투웅! 투웅! 쉐에에에에엑~
길이 1.2m에 직경 150mm인 랜드마크-I은 떨어지는 낙하속도에 힘입어 지면에 박혔고 상단에 우산대 같은 레이더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지면에 박힌 앞부분의 초정밀 센서는 그 일대에서 발생하는 진동파를 감지하여 실시간으로 신의주 통합공격전투비행단 중앙지휘소로 전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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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5일 00:30,
북한 신의주시 통합공격전투비행단 기지.
압록강 국경선 일대에 봉항 지상공격기 16대가 설치한 랜드마크-I는 총 256개로 통합공격전투비행단 중앙지휘실 스크린 디지털 지도에 각자의 위치가 표기되었고 그 주위 일대에 감지되는 진동을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정보들을 보내주고 있었다.
“1섹터 랜드마크-I 16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됩니다.”
“2섹터 랜드마크-I 16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됩니다.”
총 24개 섹터로 나눠진 해당 담당 오퍼레이터의 보고가 이어졌다. 이에 비행단장 김균현 준장이 지시했다.
“해당 정보는 통합해서 합참에 전송하고 다음 날 새벽 작전에 투입되는 모든 지상공격기와 전투기는 야간작업을 하더라도 정비점검 한 번 더 실시하라고 해, 요새 날씨가 매우 추워졌어. 이런 날씨에는 정밀기계일수록 오작동을 할 수 있으니 점검에 신경 쓰라고 해.”
안경준 작전과장이 대답했다.
“지금 정비대대에서 모든 기체에 대해 정밀 정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아! 마지막으로 내일 작전에 대해 잠깐 회의 좀 하자고, 다들 작전브리핑실로 소집하게.”
“네, 단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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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5일 09:30,
북한 자강도 자성읍 북동단 17km(8-3 섹터).
13일 최초 국경선 일대에서 교전을 치렀던 제11군단 제51기계화경계사단 26연대 3대대 3중대의 경계 구역인 압록강 강변으로 이십여 대의 러시아제 트럭이 하얀 눈밭 위를 질주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쿠릉쿠릉쿠릉쿠릉~
멀리서 봐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트럭 뒤편에는 북한 군사용어로 132mm 방사포 발사관이 달려있었다. 잠시 후 한국군 3중대 주둔지 정문에 도착한 20여 대의 트럭과 지프는 몇 가지 절차를 밟고 통과한 후 중대본부 앞에 펼쳐진 자갈밭 연병장에 도착하여 도열하기 시작했다.
한편 중대본부 현관 앞에서는 어제 대대본부로부터 이와 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3중대장 나현호 대위가 행정병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러시아도 아닌 소련 당시에 생산했던 BTR-60 장갑차에서 똥색 군복을 입은 상위계급의 북한군 장교가 하차한 후 옷맵시를 한번 매만지고는 나형호 대위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반갑습네다. 내래 제620포병군단 544대대 1포대장 강만수 상위입네다.”
절도 있게 거수경례를 한 강만수 상위는 작은 키에 삐쩍 마른 몸이었지만 눈매만큼은 날카롭고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전형적인 북한군 장교 스타일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3중대장 대위 나형호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나형호 대위도 거수경례한 후 악수를 청하자 남과 북 두 장교는 힘 있게 악수했다.
“그라디요. 이렇게 남조선군과 함께 중국 놈들과 싸우게 되서리 무한의 영광입네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날씨도 추우니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그럽세다.”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중대본부에 들어선 강만수 상위와 부관들은 실내의 따뜻한 온기에 살짝 놀라며 이내 두꺼운 외투를 벗고는 자리에 앉았다.
“요거 철재로 만든 건물인데도 실내는 아주 많이 따뜻하구만요기래.”
“자체 난방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때 행정병이 커피를 타와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에 강만수 상위가 두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커피라는 거디요? 내래 몇 번 먹어봤습네다.”
“뜨거우니 조심히 마시기 바랍니다.”
나형호 대위가 거피를 가리키며 권하자 강만수 상위와 부관들은 들뜬 눈빛을 보이며 이네 커피를 들고는 홀짝홀짝 마셨다.
“이거 남조선 커피라서 그런지 맛이 다르구만요. 지금까지 마신 커피하고는 차원이 다릅네다.”
“대대장 동지! 남조선 커피래 맛이 기똥찹네다.”
강만수 상위와 3명의 부관은 몇 모금 마시고는 커피의 맛에 홀딱 반했는지 싱글벙글하며 찬사를 늘어놨다. 이런 흔하디흔한 커피에 이렇게 신기해하고 좋아하는지 이런 모습을 지켜본 나형호 대위가 행정병을 불렀다.
“김 병장.”
“네, 중대장님.”
“행보관에게 말해서 보급품으로 나온 커피 몇 박스 가져와라.”
“알겠습니다.”
행정병에게 지시한 후 다시 강만수 상위를 보면 나형호 대위가 말했다.
“좋아하시니 몇 박스 드리겠습니다.”
“이거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이거이 실례가 아닌가 모르갑습네다.”
“아닙니다. 하하하, 앞으로 생사들 두고 동고동락할 사이인데 커피가 무슨 대수겠습니까? 다른 필요한 물품도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네다, 나형호 대위 동지.”
한반도가 분단 된 지 62년 만에 중국과의 전쟁을 위해 남과 북의 장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1개월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만큼 오늘 이 자리는 뜻깊은 자리였고 대대에서 지원 온 정훈장교는 이러한 장면을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남과 북의 장교가 대화가 오가는 사이 건물 밖 하얀 눈이 덮인 연병장에는 북한군 포병들이 방사포 방열과 앞으로 지내게 될 막사를 설치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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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5일 11:0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13일부터 시작한 중국군의 국경 일대 교전으로 합동참모부에서는 지금까지 철저히 배제했던 북한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작전 안을 긴급 수정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김여정 제1부위원장을 통해 북한군 620포병군단을 압록강 국경일대로 이동하여 한국군 자동경계 중대당 북한 인민군 1개 포대 전력을 투입하여 국경선 일대 중국군에 대한 포격 압박을 가하려 했다. 또한, 합동공격전투비행단을 통해 집중적인 공습 후 산악전투를 목적으로 재편성한 제3군단 예하 2개 경갑산악사단을 압록강 국경선 전 지역에 투입하기로 했다.
“620포병군단은 부대별로 배치는 완료되었는가.”
국방부에 들렀다 온 합참의장이 상황실에 도착하자마자 작전과장에게 물었다.
“도로편이 좋은 1섹터부터 8섹터까지는 모두 이동 완료했고 나머지 섹터는 오늘 중으로 배치될 예정입니다.”
김용현 작전과장이 대답했다.
“구닥다리 북한 포병을 이렇게 써먹을 줄은 생각도 했는데 말이야.”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의 포병전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남북통일이 아닌 지금, 북한군을 100% 신뢰할 수는 없으니 해당 부대에 북한군의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도록 지시하게.”
“알겠습니다. 합참의장님.”
“국경선 중국군 움직임은 어떤가.”
“3번 스크린을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신의주 비행단에서 보내온 통계표입니다.”
3번 스크린에는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에 설치된 랜드마크-I의 위치 정보와 그 주위로 감지되는 진동파 파장이 정보가 보기 좋게 보였다.
“현재 섹터 6부터 섹터 12에 진동파가 주로 감지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군그래 대략 몇 명 정도로 파악되나.”
“네, 가장 많은 곳이 섹터9로 대략 12,000명으로 확인되며 대략 총 5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5만이면 적어도 4개 사단 아닌가? 대체 이놈들은 이 엄동설한에 지금까지 산속에서 숨어서 어떻게 버틴 거야.”
“기존 비상식량과 국경선 일대 도시에서 식량들을 축적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좋아! 어쨌든 이번 기회에 국경선 일대 정리를 해야겠어. 작전시간이 오후 3시였나.”
“그렇습니다.”
“순안 공군기지 비행단도 참여하는 건가.”
“봉황 지상공격기 24기가 참여합니다.”
“산악사단 이동은.”
“제2경갑산악사단과 제12경갑산악사단은 오늘 오전 7시에 이동하기 시작하여 현재 철원덕천고속도를 타고 북진 중입니다. 오늘 안으로 1차 주둔지인 강계에 2사단이, 혜산에는 12사단이 도착할 예정이며 그곳에서 3일간 정비 후 섹터별로 분산 배치될 예정입니다.”
“그래, 이제 바쁘게 되었어. 서부전선 일대도 슬슬 움직여야 하고 동북 삼성 점령전도 실행해야 하고 말이야. 아 맞다. 내일 오전에 북에서 손님이 올 거야.”
“무슨 말씀입니까?”
“북한군도 이제부터 한중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니 북한 당국에서 지휘부 장성 몇 명을 보낸다는군.”
“누구인지 정해졌습니까?”
“오늘 이 건으로 국방부에 들렀다 온 거라네. 북에서 오는 손님은 제620포병군단장인 김기윤 중장과 부총참모장인 최호일 대장이라는군.”
“북에서 거물을 보내는 거 같습니다.”
“그렇긴 하군, 우리로 말하면 합참차장급이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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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5일 15:00,
북한 신의주시 통합공격전투비행단 공군기지.
신의주 상공 일대는 통합공격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전투기로 하늘을 덮고 있었다. 일부 주작 전투기를 제외한 모든 전투기와 폭격기에는 벙커용 집속탄을 무장한 채로 압록강 줄기를 따라 북으로 비행해 갔다.
작전명 ‘두더지 잡기’로 압록강과 두만강 국경선 일대에 퍼뜨린 랜드마크-I에서 탐지된 중국군 매복 부대를 공습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동원된 공중 전력은 주작 전투기 36기, 흑주작 전폭기 24기, 봉황 지상공격기 24기, 청룡 폭격기 16기였다. 그리고 순안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봉황 지상공격기 24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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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5일 15:10,
북한 신의주 북단 28km 지상.
지난 10월 28일 한국군의 선제공격에 앞뒤 가리지 않고 이곳까지 도망쳐온 제39집단군 소속 331대대 중국군은 비상식량과 근처 마을에서 식량을 공급받으며 추운 날씨에도 산속에서 비트를 파고 매복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상급부대에서 국경선에 대한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몇 차례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대대장님! 일어나셔야겠습니다.”
비트 속에서 상공을 관측하던 관측병이 조용히 말했다.
“비행기 3대가 저고도로 낮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있을 야간 전투를 위해 잠시 눈을 붙이고 있던 양 보우 상교가 눈을 비비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비행기 날아다니는 거 하루 이틀이야.”
“그것이 오늘은 조금 이상한 게 고도도 낮고 꼭 우리가 매복한 근처에서 비행하는 듯합니다.”
무시하기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한 331대대 대대장 양 보우 상교는 비트 틈으로 쌍안경을 내밀고는 저공으로 날고 있는 비행기 3대를 확인했다.
“저 전투기들 모양새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타입이구먼.”
“맞습니다. 처음 보는 기종 같습니다.”
상급부대에서 나눠준 피아식별 정보에도 없는 처음 보는 전투기 3대가 크게 회전을 하고는 다시 이쪽으로 기수를 돌려 날아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여기서 숨어있는 거 알 수 있겠어? 그냥 정찰 비행이겠지, 무전병.”
“네, 대대장님.”
“각 중대에 연락해서 절대 비트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연락해.”
“알겠습니다.”
지시를 내리고 다시 한번 쌍안경으로 날아오는 한국 전투기를 확인하는 순간 선두 2기의 전투기에서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흠칫 놀란 양 보우 상교가 소리쳤다.
“뭐야? 우리 위치를 아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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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5일 15:10,
신의주 북단 28km 상공.
폭격 임무를 맡은 KA-11P 봉황 지상공격기 2기가 할당받은 섹터 1지역으로 막 들어섰다. 그리고 잠시 후 콜사인 푸들인 봉황 지상공격기 1호의 무장통제관이 통신망으로 무전을 보냈다.
- 섹터 01 붐 에리어 엑세스! 플라이 헤딩 160 체크!
- 불독1 카피 뎃.
폭격 1조 팀장인 무기관제장의 지시에 2대의 봉황 지상공격기는 오른쪽으로 기수를 크게 선회기동을 펼쳤다. 그리고 다시 한번 무기관제장의 명령이 이어졌다.
- 붐 스텝!
- 불독1 카피 프로프레이션.
무기관제장은 콘솔 모니터를 확인하며 폭격지점에 정확히 위치하자 콜사인 볼독1에게 무전으로 알렸다.
- 붐! 드로잉 다운! 고우!
- 불독1, 카피 뎃!
폭격 1조 팀장인 무기관제장의 폭탄투하 명령에 2기의 봉황 지상공격기는 나란히 기동하며 양 날개에 장착된 벙커용 집속탄 여러 발을 시차를 두고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투웅! 투웅! 투웅!
날개에서 분리되어 자유낙하로 떨어지는 벙커용 집속탄은 일정 고도에 다다르자 폭탄 커버가 분리되며 십여 개의 자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자탄들은 상단에 조그마한 프로펠러 날개가 펴지고는 자유 활공 비행을 하며 넓게 퍼져나갔다.
쾅앙! 콰앙! 콰르르르르릉!
지면에 떨어진 자탄들은 일반 폭탄과는 다르게 지면 깊숙이 파고들고는 지면 전체를 울릴 정도의 크나큰 폭발 위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