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8화 (118/605)

치우천황의 형벌!

2020년 11월 8일 15:25 (중국시각 14:25),

중국 베이징시 중앙군사위원회 통합지휘소 벙커 상황실.

위이이이이잉~

베이징 시내 전체에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탄도탄 미사일에 대한 경보였다.

“현재 엄청난 속도로 2기의 미사일이 베이징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착탄까지 42초입니다.”

다급하게 소리치는 오퍼레이터의 얼굴은 그야말로 공포에 찬 표정이었다.

“뭐야? 42초? 지금까지 탐지도 못 하고 뭐 한 거야.”

착탄까지 42초를 남기고 탐지했다는 말에 기가 찼는지 칸 커이쳐 부주석은 앞에 있는 오퍼레이터용 책상을 발로 걷어찼다.

파악!

“방공여단에서 S-400 40N6 미사일 8기 요격 들어갔습니다.”

“8기 더 쏘라고 해.”

신경질적으로 칸 커이쳐 부주석이 소리쳤다.

“추가 발사 지시합니다.”

“착탄까지 12초! 1번 요격 실패!, 2번 요격 실패! 아 7번 요격 실패! 8번도 실패! 1차 요격 모두 실패.”

잠시 후 떨리는 음성으로 오퍼레이터는 외쳤다.

“2차 요격미사일 8기 모두 실패!”

시간도 없을뿐더러 마하 65에 달하는 속도로 떨어지는 미사일에 러시아에서 도입한 최신예 초고고도 탄도탄 요격 미사일인 S-400 40N6도 요격하기엔 무리였다. 총 16기의 요격미사일은 기대와 반대로 모두 요격에 실패했고 에피루스 미사일 2기는 베이징 상공 1km에서 엄청난 섬광을 터뜨리며 폭발했다.

콰앙아앙~ 콰앙아앙~

폭발과 함께 SEMP(Super Electro Magnetic Pluse) 충격파는 베이징 중심지 두 곳에서 빛의 속도로 퍼져나갔다.

뚜웅~ 뚜웅~ 뚜웅~ 우지지지직 뚜둥!

오퍼레이터들의 모니터는 꺼졌고 벙커 안 조명도 몇 번 깜빡이더니 모두 꺼져버렸다. 말 그대로 중앙군사위원회 통합지휘소인 벙커는 컴컴한 어둠 속으로 빠져버렸다. 또한, 비상 발전기도 가동되지 않았다.

“뭐하는가? 어떻게 좀 해봐!”

정치국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소리쳤다. 이에 부관들은 급한 마음에 핸드폰을 꺼내 들어 조명을 켜려고 했으나, 핸드폰도 SEMP에 망가져 전원이 나가버렸다.

몇 분 후 구시대 유물인 손전등 램프에 불이 켜지며 희미하게나마 상황실 안이 밝아졌다.

“대체 어떻게 된 건가? 분명 벙커를 건설할 때 EMP 차폐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나.”

컨 커이쳐 부주석이 벙커 관제장을 불러놓고 호통치고 있었다. 벙커가 건설된 후 지속해서 거금을 드려 벙커에 대한 EMP 차폐기술부터 각종 전자장비인 컴퓨터도 지멘스 SITEMP를 도입한 상태였다. 하지만, 막상 EMP 공격을 당하고 나서 모든 게 무용지물이 되었다.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대책 없이 머리만 조아리는 관제장을 보내고 칸 커이쳐 부주석이 시진핑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주석님, 일단 밖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잠시 이곳에서 대기했다가 다음 비밀 벙커 X-2로 이동해야겠습니다.”

“언제까지 말입니까.”

“군인들을 보냈으니 확인 후 이동 시간을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번지고 있었다. EMP에 취약한 전자 회로는 갑작스러운 과부하에 불꽃이 튀기며 불이 났다.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차마저 EMP에 ECU 회로가 고장 난 상태라 출동하지 못했고 이러한 불길은 점점 더 주위 건물로 번져가며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만 갔다. 그리고 이러한 화재는 수십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으며 인명 피해는 늘어만 갔다.

★ ★ ★

2020년 11월 8일 15:35 (중국시각 14:35),

중국 진저우시 남서단 15km.

선양 탈환 작전이 성공하면 해안 따라 잉카우를 걸쳐 다롄으로 진공 하려던 제21집단군은 금일 탈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진저우에서 발이 묶여 버렸다. 이에 제21집단군 사령관은 중앙군사위원회로부터 내려온 명령에 따라 친황다오 일대로 부대를 이동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막 12기갑사단과 함께 집단군 본진이 이동하려는 그때 부대 전체에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뭔가?”

제21집단군 사령관인 두웨이 중장이 부관에게 물었다. 이에 들려오는 보고내용을 확인한 부관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대답했다.

“현재 이 일대로 탄도탄 미사일 공격이랍니다.”

“뭐? 방공부대 요격 들어가라고 하고 우리는 바로 진지 이탈한다! 모두 부대에 알려.”

“알겠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상공 1km에서 엄청 밝은 섬광이 터지고 충격파가 순식간에 전해졌다. 그리고 전자기기들은 스파크가 튀긴 후 고장이 났고 어떤 전자기기는 불까지 났다. 당연히 지휘장갑차 또한 전자기기가 고장이 났고 급기야 엔진도 꺼져버렸다.

“각 부대와 통신이 끊겼습니다.”

“EMP 공격인 듯합니다.”

작전부관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말했다.

제우스에서 발사된 총 3기의 에피루스 미사일은 북경에 2기, 그리고 나머지 1기는 이곳 진저우 제21집단군 본진에 떨어졌다.

“일단 이곳에서 이탈해!”

사령관의 명령에 작전부관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령관님! 장갑차도 멈춰버렸습니다.”

“뭐야?”

작전부관의 황당한 대답에 두웨이 중장은 장갑차의 벽을 주먹으로 치고는 다시 지시를 내렸다.

“그럼 이동 가능한 차량을 가져와야 할 거 아니야!”

사령관의 짜증 섞인 명령에 작전부관은 수행병에게 갔다 오라는 눈치를 보냈다.

“알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수행병은 후방 해치를 열고 장갑차 밖으로 나왔다. 조금 전까지 요란하게 엔진을 울리며 기동 준비를 하고 있던 수백 대의 전차, 장갑차, 그리고 모든 차량들은 죽은 듯 조용히 멈춰있었고 이에 영문을 모르는 기갑 승조원들은 차량 밖으로 나와 웅성대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장갑차 위로 올라가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엔진을 켜고 움직이는 차량이나 장갑차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다시 눈을 부릅뜨고 둘러보려는 그때 하늘에서 뭔가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바로 아스트라-PIP 대륙간탄도 미사일이었다.

슈와아아아아아아~

쾅앙! 쿠카카캉

수행병의 눈에 비췬 장면은 엄청나게 밝은 빛과 피어오르는 구름버섯! 그리고 엄청난 열기와 함께 밀려오는 폭풍 바람이었다.

“으~ 으아아악”

★ ★ ★

2020년 11월 8일 15:37 (중국시각 14:37),

중국 심천시 남산구(소프트웨어 산업단지).

심천 남산구는 글로벌 제조기업 800여 사의 제조공장이 들어선 중국 내 손에 꼽히는 최대 소프트웨어 산업단지다. 말 그대로 중국당국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21세기 중국 경제를 끌고 가는 대표적인 한곳으로 대기업의 지원이 줄을 잇기도 했다.

이런 곳에 한국 하데스 사일로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아스트라-PIP가 대기권을 돌파하고 떨어지고 있었다. 심천 근처의 제42집단군 소속 방공부대에서 요격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고 종말 단계에 이르자 러시아의 S-300을 베이스로 개량한 HQ-9C 중트럭의 발사관에서 HQ-9C 지대공 미사일들이 하얀 연기를 뿌리며 하늘로 날아갔다.

* HQ-9C 지대공 미사일은 1단 직경 700mm, 2단 560mm이며, 무게는 2톤에 길이는 6.8m이다. 미사일 탄두 중량은 180kg이며, 최대속도는 마하 4.2에 사거리는 200km다.

FT-2000 대 레이더의 지령 유도를 받으며 목표물에 가까워지자 액티브 레이더 유도로 전환되며 아스트라-PIP 탄도탄 미사일은 요격하려 했다. 순간 아스트라-PIP 탄도탄의 몸통 페어링이 열렸고 안에 탑재된 6발의 K-SH 지노그 플라즈마 증폭탄은 360도 방향으로 튕겨 나오며 자체 추진을 일으켰고 활공 낙하를 하기 시작했다.

투웅! 끼이잉~ 팟팟팟~ 휘릭~ 휘릭~

이에 첫 번째 대공 미사일인 HQ-9C는 껍데기뿐인 아스트라-PIP의 몸통을 명중하면 폭발했고 나머지 3발의 HQ-9C 대공 미사일은 갑자기 변경된 목표물을 액티브 레이더 유도 탐지했으나 날아가는 속도와 떨어지는 속도 차를 이기지 못하고 빗겨나가고 말았다.

쿠아앙! 콰콰쾅!

6발의 K-SH 지노그 플라즈마 증폭탄은 목표로 했던 심천시 남산구 일대에 차례대로 낙탄했고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그 일대 산소를 죄다 빨아드리며 버섯구름을 만들었다.

쿠쾅! 쿠쾅! 쿠쾅! 쿠쾅! 쿠쾅! 쿠쾅!

버섯구름 6개가 피어오르자 심천시는 반이나 되는 면적의 지면이 뒤집혔고, 4,000도 이상의 열폭풍은 외곽으로 퍼져나갔다.

열폭풍이 스치고 지나간 후 폭심지부터 지면이 제멋대로 갈라지고 튀어 오르며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갈라진 틈으로 마그마처럼 엄청 뜨거운 열기가 쏟아 올랐다. 마치 지옥의 용광로 같았다. 나중에 이곳을 본 사람들은 이곳이 한때 중국 경제의 한 축이었던 소프트웨어 첨단 산업 단지가 있었던 자리라고 절대 믿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심천 소프트웨어 산업단지를 시작으로 상하이 조선공업단지, 진저우 산업단지, 츠시 산업단지, 청두 에너지산업단지, 후이저우 산업단지와 이외 여러 대도시에 있는 산업단지와 산업시설물은 심천과 같은 운명을 맞고 말았다.

★ ★ ★

2020년 11월 8일 15:40 (중국시각 14:40),

중국 창지시 남단 33km(334전략미사일대대 주둔지).

제2포병사령부으로 알려진 로켓군의 예하 부대인 제3미사일여단의 334전략미사일대대는 둥펑-26(DF-26)을 운용하는 부대로 미국 괌을 주목표로 한 사거리 4,000km에 달하는 MRBM탄이었다. 또한, 한국에도 매우 위협이 되는 핵미사일이기도 했다.

334전략미사일대대는 개전 후 본 주둔지를 떠나 하루에 한 번씩 진지 이동하며 언제든 명령만 떨어지면 즉시 발사할 수 있도록 기동과 엄폐를 병영 하여 부대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한국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에서는 개전 전부터 중국군의 이동발사 미사일 차량부대에 대한 지속적 위치를 파악했고 이중 334전략미사일부대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대 전체에 공급경보가 울렸고 각 차량은 신속하게 진지 이탈 준비를 마치고 새로운 진시로 기동하기 시작했다. 차륜형 트럭이기에 야지에서도 속도를 높이며 부대 전체가 진시를 빠져나가는 그때 하늘에서 여러 개의 섬광이 터지고 수많은 자탄이 지상으로 넓게 퍼지면 낙탄했다.

그리고 기동 중인 334전략미사일대대 상공에도 자탄 비가 내리며 축구장 10여 배에 달하는 넓은 장소에서는 연속 폭발이 일어나며 차량들이 폭발하거나 핵미사일의 몸통 연료통이 폭발하는 등 이날 334미사일대대는 종말을 맛보았다.

★ ★ ★

2020년 11월 8일 15:42 (중국시각 14:42),

중국 쿤밍시 동단 20km(쿤밍 핵미사일 기지).

위잉~ 위잉~ 위잉~

10여 기의 사일로가 건설된 쿤밍 핵미사일 기지에 공급 경보음이 울렸고 빨간 경보등 또한 모든 곳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이에 군인들은 각자 위치로 뛰어갔고 방공부대 또한 요격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쿤밍 핵미사일 기지는 중국 본토에서 최남서단에 있는 로켓군 직할 부대로 둥펑-31(DF-31(CSS-9))을 운용하며 개량형인 둥펑-31A(DF-31(CSS-9 Mod 2))인 경우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사거리 11,200km에 달하는 ICBM 탄이었다.

핵미사일 기지답게 방공부대의 대응은 즉각 이었다. 한국군의 탄도탄 미사일을 탐지함과 동시에 십여 발의 S-400 시스템의 40N6 미사일이 하늘로 향했고 잠시 후 고고도 탄도탄 요격 미사일인 HQ-9C 미사일 또한 하늘로 하얀 항적을 그리고는 이내 하늘 속으로 사라졌다.

레이더 운용 오퍼레이터는 모든 신경을 레이더 화면에 집중했다. 떨어지는 항적과 그 항적을 맞추기 위해 올라가는 20여 개의 항적, 가장 먼저 발사된 40N6 미사일 한 발이 명중하려는 그때 갑자기 적 탄도탄 미사일은 7개로 늘어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1개의 미사일에서 6개의 작은 미사일이 나왔다고 봐야 했다. 첫 번째 40N6 미사일은 탄도탄 미사일 몸통에 그대로 꽂히며 폭발했고 나머지 40N6 미사일은 자체 액티브 레이더에서 표적을 설정하기도 전에 상대성 속도로 인해 그냥 빗겨나며 요격에 실패했다.

“1차 요격미사일인 모두 요격 실패했습니다.”

당장에라도 울 듯한 표정으로 오퍼레이터는 2차 요격미사일인 HQ-9C에 희망을 걸며 바로 지령 유도를 재설정했다. 그리고 잠시 후 표적까지 가까워지자 각 미사일은 액티브 레이더로 전환하며 K-SH 지노그 미사일 1기당 3기씩 그룹을 지며 빠르게 접근했다.

“1번 요격 성공! 예스! 예스! 예스!”

중국 무기치고 성능이 좋은 건지 아니면 운이 좋았던지 1번 표적부터 깔끔하게 요격되자 오퍼레이터는 보고와 함께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지만, 나머지 모든 미사일은 요격에 실패하고 말았다.

“5번 요격 실패, 5번도 요격 실패! 아.”

오퍼레이터는 헤드셋을 벗어던지고는 머리를 감싸며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통제관이나 다른 오퍼레이터들은 절망적인 상황에 포기했는지 두 눈을 감고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렸다.

방사능만 없지 핵포탄 50kt급에 달하는 K-SH 지노그 미사일 5발을 얻어맞은 쿤밍 핵미사일 기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반경 5km에 해당하는 지역까지 그 어느 생명체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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