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반격
2020년 11월 6일 14:3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충무관.
11월 말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현우 대통령은 생존하고 계신 위안부 할머니 41분을 청와대로 초청해 충무관에서 만찬의 시간을 가졌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그에 따른 책임 배상에 대한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고 일본 아베 총리와 담판을 지으려는 취지였다.
“대통령님! 지금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급히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들과 즐거운 대화 중에 나성태 비서실장이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급한 겁니까?”
“네, 대통령님.”
이에 대통령은 원형 테이블에 앉아계신 할머니분들께 잠시 양해를 구하고 집무실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2층 집무실로 들어서자 미리 강현수 국방부 장관과 강이식 합참의장이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섰다.
“그래요. 급한 일이라는 게 혹 전쟁입니까.”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의 표정을 보고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 서현우 대통령은 혹시 하는 생각으로 물었다. 이에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은 서로의 얼굴을 잠시 쳐다봤고 합참의장이 살짝 고개를 끄덕거린 후 대통령의 질문에 대답했다.
“맞습니다. 대통령님.”
“표정을 보니 그리 좋은 소식은 아닌 거 같고, 말해보세요.”
합참의장은 침 한번 삼키고는 자세를 바로잡고 말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2시간 30분 전 서부전선 일대에서 중국군의 전술핵 공격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정지된 화면처럼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두 눈만 커졌다.
“전술핵! “핵폭탄 말입니까.”
“네, 투발 수단은 다연장 로켓탄과 일부 지대지 미사일로 위력은 10kt에서 15kt 정도의 전술핵입니다.”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강이식 합참의장은 가져온 보고서 문서를 가방에서 꺼내 대통령에게 건넸다. 보고서의 표지 제목에는 ‘제7기동군단 및 제3기갑사단 전술핵 공격 피해 현황’이라고 쓰여 있었다.
“상세한 피해 현황은 지금 드린 문서를 보시면 됩니다. 먼저 간략하게 보고 드리겠습니다. 중국군은 12시를 기준으로 서부전선 일대에서 매복하고 있던 1,500문 이상의 다연장과 각종 대포 그리고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그중 7발의 전술 핵포탄 공격을 받았습니다. 판진 시에 주둔했던 제20기사에 2발, 그리고 푸신 시에 주둔했던 수기갑사에 3발, 제3기사에 2발입니다.”
“10kt 위력이라면 어느 정도입니까.”
“아!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10kt이라면 일본에 투하된 리틀보이 핵폭탄의 반 정도 되는 위력입니다.”
“그렇다며 그 정도의 위력을 가진 핵포탄 7발을 우리 군이 맞았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며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힘없이 말했다.
“일단 대략적 피해 보고를 해주세요.”
“네, 현재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수기사입니다. 사단 전력 31%에 해당하는 장비들이 손실되었고 병력은 251명 전사에 부상병은 622명입니다. 다음은 제20기사로 사단 전력 16%에 달하는 장비 손실과 112명 전사에 부상병 291명입니다. 마지막으로 제3기사는 사단 전력 8.3%에 해당하는 장비 손실과 55명 전사에 129명 부상자입니다. 총 418명 전사, 1,042명 부상자입니다. 부상자 대부분은 화상에 의한 부상자들이 대부분입니다.”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리고 몇 번 문지른 후 상체를 죽이며 턱을 괴고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어제까지만 해도 한국군 전사자는 총 68명에 부상자는 181명뿐이었다. 하지만 오늘 하루 전쟁으로 한국군 전사자는 8일 동안의 전사자보다 6배나 많은 전사자가 발생하고 말았다.
“대통령님.”
몇 분이 지나도록 대통령의 말이 없자 강현수 국방부 장관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미안합니다. 나도 모르게 생각에 빠져서. 그래 지금 각 부대 상황은 어떻습니까? 핵포탄이면 방사능으로 문제가 클 텐데 말이죠.”
“네, 현재 모든 부대가 핵포탄 폭심지 일대를 벗어나 후방 쪽으로 모두 물러난 상태입니다.”
피해 현황 보고서를 살펴본 대통령은 더욱 힘이 더 빠진 목소리로 질문을 이어갔다.
“방사선 피폭 우려는요.”
“전차나 장갑차에 탑승한 병력은 양압장치 시스템으로 방사선에 안전했으나 그 외 차량에 탑승한 병력은 방사선 피폭 의심 환자로 분류하여 현재 군단 병원으로 모두 호송조치를 하였습니다.”
“얼마 전 방사능 제거 기술을 실용화 단계까지 성공했다고 하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현재 방사선 피폭 제거 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탑재한 3개의 포병대대가 며칠 전 서부전선에 투입된 상태이며 피폭 환자에 대해서도 즉시 방사선 피폭 제거 치료를 할 것입니다.”
“100% 완치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다행입니다.”
“대통령님! 한 가지 승인을 요청할 것이 있습니다.”
강이식 합참의장이 다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승인요? 무엇을 말입니까.”
“치우천황의 형벌 2단계입니다.”
“1단계가 아니라 2단계입니까?”
살짝 놀란 대통령이 되묻자 합참의장은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마음 같아서는 3단계를 요청하고 싶었습니다.”
보고서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선 대통령은 창가 쪽으로 다가갔다. 다른 해보다 일찍 찾아온 첫눈이 푸른 하늘을 뒤덮은 채 온 세상을 하얀 게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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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6일 18:4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1975년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대한민국 정부는 핵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는 국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비밀리에 핵미사일의 보유량을 늘리고 있었고 일본 또한 핵미사일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자체적으로 상당량을 축적했다는 정보들이 공공연히 떠돌았고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미국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렇게 한반도 주변국의 핵미사일 경쟁이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핵확산금지조약에 발이 묶인 대한민국은 방사능 없는 핵미사일 즉 플라즈마 증폭탄이 개발됨으로써 가상 적대국의 핵무기에 대한 대응 보복수단으로 플라즈마 증폭탄의 투발 수단을 여러 가지로 개발했다.
먼저 중국과의 개전 초 사용했던 우대지 미사일인 K-SH 지노그 미사일이었고 두 번째가 주작과 흑주작 전투기에서 투발했던 활공유도탄 형식인 K-PAB 플라즈마 증폭탄이었다. 세 번째는 천룡C 함대지 순항미사일과 함대지 탄도탄 미사일인 S-CLBM 묠니르, 그리고 잠대지 탄도탄 미사일인 S-SLBM 궁니르였다. 마지막으로 플라즈마 증폭탄 중 가장 위력이 강하다는 육군 미사일사령부 소속의 하데스 지상방어위성 사일로에 장착된 SD-ICBM 아스트라 미사일이었다.
청와대에서 돌아온 강이식 합참의장은 곧바로 합동참모본부의 모든 참모진을 긴급 소집했다.
“대통령님께서 치우천황의 형벌 2단계를 승인하셨습니까.”
작전본부장 김용현 중장이 제일 먼저 물었다. 이에 강이식 합참의장은 대답 대신 고개만 살짝 끄덕거렸다.
“그렇다면 형벌 2단계 공격 시점은 언제로 정하실 겁니까.”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30여 명의 참모진을 둘러보던 강이식 합참의장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번 주 일요일인 8일 오후 3시로 정해졌다.”
“지금 당장 보복공격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술핵 공격에 가장 많이 화가 나 있던 작전기획본부장인 나태윤 중장이 이를 갈며 의사를 표했다.
“나 중장! 대통령님께서 치우천황의 형벌 2단계를 승인하시면서 부탁한 게 있네. 되도록 중국 민간인들에 대한 희생은 최소화해달라는 부탁이었네. 이런 이유로 일요일로 정했으니, 그 분노를 잠시 내려놓게나.”
합참의장에 말에 작전회의실에 모인 참모진들 한명 한명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그만큼 한국군에 수뇌부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
“작전 일시는 정해졌으니 지금은 서부전선 일대의 부대 후속 조치가 매우 시급한 부분이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서류 몇 장을 합참의장에게 건네며 작전본부장이 말을 이었다.
“현재 아폴론 정찰위성 3개와 군단 무인정찰기를 총동원하여 북경부터 선양까지의 모든 일대를 정찰 한 결과 중부 전구 소속의 제20집단군과 제54집단군은 링위안 시까지, 서부 전구의 제21집단군은 서해 해안을 따라 친황다오 일대까지 진공 중인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중국군 전략 의도 분석은 되었나.”
“서부전선 중 위아래 양쪽 날개를 꺾고 몸통인 선양에 모든 전력을 집중하여 공격하려는 의도로 분석하였습니다.”
건네받은 서류를 천천히 읽어본 합참의장이 서류를 내려놓고 말했다.
“음! 나름 정확한 분석이라고 보네, 제군들!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중국군의 전술핵 공격을 받았다. 자국의 영토에 전술핵을 쓸 만큼 중국은 지금 매우 급한 상황이라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제군들의 분노도 충분히 느끼고 있고 나 또한 제군들의 분노 못지않다네.”
강이식 합참의장은 조금 더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을 이었다.
“중국군의 의도를 파악한 지금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특히 군수사령부는 제7기동군단의 전력 손실에 따른 전쟁물자들을 파악 후 신속하게 일선 부대에 수송하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고, 미사일사령부는 작전 시행일 전까지 확실한 준비를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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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6일 19:10 (중국시각 18:10),
중국 랴오중현 동남단 12km G91 고속도로.
2일 전, 선양에서 출발해 랴오중과 타이안을 점령한 제20기갑사단(결전)의 예하 부대인 제60기갑여단은 핵포탄의 공격에서 운 좋게 피해 없이 살아남았다. 아마도 여단급 규모에 두 지역으로 병력이 나뉘었기에 할당된 핵포탄 수량은 적었을 것이고 그만큼 요격을 피하고 떨어지는 핵포탄은 없었던 것이었다.
중국의 핵포탄 공격 이후 합참본부에서는 긴급으로 서부전선을 구축한 일선 부대에 대대급 단위로 흩어져 후방으로 후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제60기갑여단 소속 26전차대대도 G91 고속도로를 타고 라오중현을 떠나 랴오양을 향해 종열 대형을 유지하며 고속기동을 하고 있었다.
쿠르르르릉.
712호 전차 오영택 중사는 낮에 보았던 핵포탄 섬광이 문뜩 생각이 났는지 김영주 하사와 염훈기 상병에게 헤드셋을 통해 말했다.
“낮에 핵폭발하는 섬광 처음 봤지.”
“그렇게 밝은 빛은 처음 봤습니다.”
7시간 전 핀잔 일대에서 엄청난 섬광과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것을 똑똑히 본 김영주 하사가 대답했다.
“오 중사님! 아까 출발 전에 소대장님이 하는 말 잠깐 들었는데 이번 중국 핵포탄 공격에 61기갑여단 피해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전사자도 몇백 명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게 말이다. 개새끼들, 어떻게 지들 영토에 핵포탄을 터뜨릴 수 있냐?”
“오 중사님! 그런데 걱정인 것이 우리는 앞으로 핵포탄 공격 걱정하며 싸워야 합니까?”
“그건 모르지. 하지만 위 분들이 다 생각하고 있지 않겠냐? 대대적 보복공격이라든지, 아니면 우리도 핵포탄으로 공격한다든지.”
“우리나라에 핵포탄이 어딨습니까? 오 중사님.”
“없냐? 없으면 말고.”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