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공중전
2020년 10월 31일 21:05 (중국시각 20:15),
중국 번시시 서단 20km 상공.
기동력에서 우수하다는 Su-27 전투기를 복제한 J-11B 전투기는 좌우로 선회하며 수비 기동을 펼쳤고 이에 최영호 소령이 계속 따라붙자 중국 조종사는 나름 베테랑이었는지 시저스 기동을 펼치기 위해 순간 감속으로 오버샷을 시키고 연달아 리버스 기동으로 최영호 소령의 꼬리를 잡으려 했다. 이에 최영호 소령은 기본적인 항공역학적 운동을 무시한 텀블링 기동으로 대응했다. 말 그대로 기체를 앞으로 숙이며 급속하게 180도를 구르며 J-11B 전투기를 지나친 후 위아래가 뒤집힌 상태에서 J-11B 전투기의 정면으로 바라봤다.
쉐이에에에엑~
시저스 기동으로 한국 전투기의 꼬리를 잡았다 생각한 중국 J-11B 전투기 조종사는 갑자기 뒤집힌 상태로 정면에 나타난 최영호 소령의 전투기에 깜짝 놀라며 바로 30mm GSh-30-1 기관포의 버튼을 누르려 했다. 하지만 먼저 캐노피를 뚫고 들어오는 레이저 빔에 온몸이 벌집이 되고는 그대로 조종간을 놓치며 지상으로 추락하다 공중 폭발을 했다.
몇 분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중전이 지나고 나서야 소나타 편대가 상대한 중국 J-11B 전투기는 모두 격추되었다. 이에 다른 편대를 돕기 위해 항전 장비의 레이더를 살피려던 중, 아폴론 정찰위성으로부터 새로 탐지한 중국 전투기 탐지 정보가 모든 103전투비행대대 전투기에 전해졌다.
이에 103전투비행대대 대대장은 각 편대에 체크 명령을 내렸다.
- 벌새, 각 편대! 웨스트사우스트 포인트, 보기 다수, 거리 130 체크.
- 레종, 소나타, 로우키, 위스키, 블랙핑크 카피 뎃.
이 시각 제8전투비행단 단장으로부터 긴급연락이 왔다.
- 비행단장이다. 현재 무장상태로 교전할 수 있겠는가? 이상!
- 벌새, 각 편대 최대 6발의 단거리 미사일 무장 보유 중! 충분히 교전 가능합니다. 이상!
- 비행단장이다. 현재 교전 중인 전투기와 추가로 확인된 적 전투기의 숫자가 백여 대가 넘는다. 추가 교전은 매우 위험하다고 본다. 이상.
- 벌새, 우리가 지금 물러나면 제7기동군단이 위험합니다. 추가 교전 승인을 요청합니다. 이상!
추가 교전 허락 요청에 무전 통신망 넘어 제8전투비행단장으로부터 잠시간 적막이 흐른 후 비행단의 목소리가 들렸다.
- 비행단장이다. 좋다! 현재 제10전투비행단에서 흑주작 6개 편대가 출격 중이다. 그때까지만 최대한 안전을 확보하면서 가용한 무장만 사용 후 즉각 귀환한다. 알았나? 이상.
- 벌새, 확인했습니다. 이상!
- 안 중령! 귀관의 명령 하나하나에 부하들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건투를 빈다. 이상.
- 벌새! 카피 뎃!
추가 교전을 허락받은 안형일 대대장은 대대 통신망으로 전체 명령을 내렸다.
- 벌새, 웨스트사우스트 포인트, 다수 밴딧, 밴딧, 크로징 거리 120 체크!! 레종, 소나타, 로우킥 인게이지 올펜스.
- 레종, 카피 뎃.
- 소나타, 카피 뎃.
- 로우킥, 카피 뎃.
- 컨택 위스키, 블랙핑크는 현재 교전 중인 밴딧 처리 후 합류 이상.
- 위스키, 카피 뎃.
- 블랙핑크, 카피 뎃.
잠시 후 6개 편대 중 4편대는 교전 지역을 이탈하며 남서단 방향으로 선회했고 바로 애프터 버너를 켜며 고속기동을 시행했다. 그리고 나머지 위스키 편대와 블랙핑크 편대는 살아남은 중국 전투기 20여 대와의 교전을 계속했다.
띠딕띡딕~
아폴론 정찰위성으로부터 적 전투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위치가 전달되었다. 러시아의 Su-30MKK를 무단으로 복제한 다목적 전투기인 J-11BS 전투기 48대와 J-10 전투기의 최종 개량형인 J-10B 전투기 96대였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의 명령으로 추가로 출격한 총 144대의 전투기는 6개 대형을 유지하며 선양 방향으로 비행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단거리 미사일인 까치독사 미사일 12발만 보유한 KF-21P 주작 전투기 4개 편대가 고속으로 비행해 갔다.
현대 전투기 공중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취하는 방법은 스텔스 상태에서 멀리 보고 멀리 쏘는 단순한 방식이다. 지금까지 주작 전투기는 위 2가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압도적인 승률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 서남 방향으로 날아가는 16대의 주작 전투기는 고작 12발의 단거리 미사일과 레이저 벌컨 빔만으로 수적으로 9배에 달하는 적과 마주치고 있었다.
2차 중국 전투기와의 거리 50km까지 좁혀진 상황에서 103비행대대장이 통신망으로 공격 명령을 하달됐다.
- 벌새, 각 편대 까치독사 스탠바이.
- 레종, 카피 뎃.
- 소나타, 카피 뎃.
- 로우킥, 카피 뎃.
- 파이어! 각 편대! 도그파이트 앤 인게이지 오펜스 고.
비행대대장의 명령과 함께 마지막 무장인 까치독사 단거리 미사일 16발이 내부무장에서 튀어나오며 푸른 불꽃을 내뿜으며 날아갔다. 사거리 50km에 열추적 및 능동유도 미사일인 까치독사 미사일은 마하 8에 달하는 속도까지 끌어올리며 선두로 비행하는 1전투비행사단 2연대 소속 10전투비행대대의 대형 속으로 파고들었다.
슈어우우웅~ 콰콰쾅아앙~
슈우어엉 콰아아~ 쾅!! 쾅!
경고음이 울리자마자 날아온 첫 번째 까치독사 단거리 미사일에 10전투비행대대의 전투기 16대가 격추되었고 후방에서 따라오던 17전투비행대대 소속 J-10B 전투기들은 핑거 팁 대형에서 즉시 라인 어브레스트 대형으로 전환하며 가시거리 안으로 들어온 주작 전투기에 레이더 락온을 걸기 시작했다.
삐이.
J-10B 전투기의 레이더 전파에 탐지되었다는 RWR(Radar warning receiver) 경고음이 울리자 주작 4개 편대의 전투기는 락 온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하좌우로 긴급 회피기동을 펼치며 SECM를 방출했다.
슈아아아아~
하지만 끝까지 락온을 유지한 J-10B 전투기 6대에서 각 1발씩 사거리 70km에 달하는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PL-12C이 불꽃을 터뜨리며 주작 전투기 6대를 향해 날아갔다.
- 런치! 런치! 암즈.
이에 표적이 된 콜사인 소나타인 최영호 편대장은 정면으로 날아오는 PL-12C 미사일을 향해 기동하며 레이저 벌컨 빔을 뿌렸다.
한국 공군의 탑건 답게 정면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한 최영호 소령은 캐노피 넘어 3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윙맨인 오길성 중위의 기체가 270도로 급속 회전하며 PL-12C 미사일을 피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후미 꼬리날개를 스치며 비껴간 PL-12C은 다시 한번 최소 선회력을 유지하며 오길성 중위의 기체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이에 다급하게 최영호 소령이 오길성 중위에게 알렸다.
- 컨택, 티코 체크 식스! 식스! 식스! 브레이크 턴!
다시 꼬리를 문 PL-12C 미사일은 그대로 오길성 중위의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듯 날아왔지만, 최영호 소령의 명령에 그대로 브레이크 턴 회피기동을 펼치자 또다시 미사일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다시 한번 선회하며 끝까지 표적을 추적하려던 PL-12C 미사일은 최영호 소령의 특급 사격 실력에 여러 빛줄기를 맞고 폭발했다.
쮸웅쮸웅쮸웅쮸웅~ 콰콰쾅!
이렇게 선양 서남단 60km 일대 상공에서는 16대 128이라는 수적 불리함을 이겨내며 103전투비행대대의 4개 편대는 도그파이트 전장으로 깊이 들어가고 있었다.
★ ★ ★
2020년 10월 31일 21:10,
대한민국.
어제 있었던 단동 시청 태극기 게양식 뉴스가 나간 이후 국민의 전쟁 지지율은 급속도로 상승했고, 그 분위기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었다. 수많은 예비역은 물론 40대를 넘긴 민방위 세대까지 재입대에 관한 전화 문의 쇄도로 병무청은 업무 마비 직전까지 가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겪었다. 이에 정부 관계 부서에서는 전쟁과 관련하여 동요하지 말고 일상생활에 충실해 달라는 공고문을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런 현상을 각 언론 시사프로그램의 패널들은 아마도 애국심 고취와 연이은 승전 소식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들을 내세우며 지금이야말로 옛 선조의 땅을 되찾을 때라며 역사적 사명감을 운운하며 거들었다.
한편 세계 각 국가는 이번 한중전을 다양한 시선으로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 이유는 지난 29일 있었던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이 상정한 한국의 선제공격에 대한 제재 결의안이 부결되고 전쟁 상황마저 예상과는 다르게 한국군의 선전으로 이어지자 각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계산기를 두드리며 눈치작전에 들어간 것이었다.
이런 와중에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한국에 파병했던 국가 중 홍익인간 이념을 바탕으로 6.25 참전국 보은지원단의 대폭적인 경제적 지원을 받은 8개 국가는 혈맹을 내세우며 파병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지 파병할 수 있다는 내용을 대사관을 통해 알려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외교부를 통해 혈맹국으로서 파병 지원에 큰 고마움을 표하지만, 실제 파병 지원에 대해서는 요청하지 않았다.
반대로 중국과 가깝게 지냈던 몇몇 동맹국과 공산국가에서는 선제공격을 감행한 한국을 세계 3차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죄악 국가로 지정하고 현재 세계 평화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선동하고 나섰다. 이에 한국 정부는 외교부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경제적으로 수입과 수출을 금지하며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한국 정부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나라는 주변국인 일본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반응이었다. 미국은 이번 UN 결의안에서 반대표를 던지며 일단, 한국에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갔지만, 러시아는 결의안에 찬성한 국가로 가장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는 나라 중 하나였다. 또한, 일본은 겉과 속이 다른 국가라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그 속내를 정확히 파악하고자 모든 정보력을 동원하고 있는 상태였다.
★ ★ ★
2020년 10월 31일 21:13 (중국시각 20:13),
중국 번시시 서단 62km 상공.
중국 적진 깊숙이 침투하여 도그파이트 중인 103전투비행대대 4개 편대는 조금 전 지원 온 나머지 2개 편대까지 합세하며 수적 불리함에서도 우월한 기동과 투명은폐시스템을 적절히 사용하며 128대 중 41대를 격추하며 피 말리는 공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1대를 쫓으면 대여섯 대가 꼬리를 물며 기관포와 열 추석 미사일을 날리는 상황에서 주작 전투기 3대가 격추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진저우와 푸신 일대까지 KJ-2000 공중조기경보기가 이동하여 강력한 전파로 탐지하기 시작했고 지상에서도 차량 이동형이자 스텔스 전용 레이더인 YJ-26B까지 현재 교전 지역으로 이동하여 강력한 전파를 내보냈다. 이에 한국 103전투비행대대의 주작 전투기의 레이더에 하나둘 탐지 정보가 보였다. 처음으로 대공 레이더망에 한국 전투기가 탐지되자 중국의 방공여단 부대에서는 HQ-16B 미사일을 사정없이 쏘아 올리기 시작했다. 도그파이트인 상황에서 아군기가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처음으로 탐지된 한국 전투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는지 아니면 지금까지 아군 전투기의 복수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섰던지 가리지 않고 지대공 미사일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슈와와와아~ 슈와와와아~
- 머드 런치! 고도 하이! 브레이크 턴!
103비행대대장은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대대 통신망으로 각 편대에 알렸다. 그리고 이제는 교전 한계점까지 도달했다는 판단에 귀환 명령을 내리던 그때 외부통신망으로 10전투비행단 소속 제101전투비행대대로부터 무전이 날아왔다. 바로 수원공군기지 제10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24대의 흑주작 전투기 201전투비행대대였다.
- 킹콩 201전투비행대대입니다. 103전투비행대대 대대장 확인바람 이상!
- 벌새, 103 대대장, 이상.
- 킹콩, 벌새에게 임무 받겠다는 통보 이상!
- 벌새, 킹콩에게 임무 넘겼다는 통보 이상!
- 킹콩, 벌새대대 고도 하이 요청, 폭스 투, 쓰리 스탠바이 플랜 이상!
- 벌새, 카피 뎃.
201전투비행대대의 공격에 따른 교전 지역 이탈을 요청받자 비행대대장은 각 편대에 명령을 하달했다.
- 각 편대, 고도 하이 교전 지역에서 이탈 및 기지로 복귀한다.
이에 21대의 주작 전투기는 기수를 올리고는 애프터 버너를 가동하자 최고속도로 고도를 높였고 HQ-16B 지대공 미사일과 적기의 추격을 뿌리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