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대기갑전!
2020년 10월 31일 19:00 (중국시각 18:00),
중국 선양시 남서단 25km.
특유의 헬기 로터 소리를 울려대며 횡대 대형으로 기동하는 송골매 공격헬기의 양 날개에 장착된 S-ALAM 60 흑룡 미사일은 선양 최후 방어 라인을 책임지고 있던 제39집단군의 기갑여단인 99식G 전차들을 향해 연신 불꽃을 내지르며 날아갔다. 수십 발의 흑룡 미사일은 마하 6이라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일직선 항적을 보이며 가장 선두에 있던 중국 전차부터 차례대로 폭사시켰다.
이에 제39집단군 본부에서는 선양 후방 일대에서 위장막으로 엄폐하고 있던 PLAGF 대공 부대에 요격 명령을 지시했고 사거리 70km에 저고도 지대공 미사일인 HQ-16B 미사일 16발이 송골매 공격헬기를 향해 날아갔다.
슈우웅~ 슈우웅~ 슈우웅~
삐빅. 삐빅. 삐빅.
레이다 표적 락온 경고음이 송골매 공격헬기 조종석에 울려 퍼졌고 송골매 헬기대대 대대장은 지대공 미사일의 발사 경고와 능동SECM교란시스템 재밍 방출 및 회피기동을 하라는 명령을 대대통신망을 통해 하달했다.
- 런치, 런치, 런치 각 편대 뮤직 온 앤 회피기동 실행!
16대의 송골매 공격헬기는 강력한 재밍 방출과 채프 및 플레어를 뿌리며 회피기동으로 들어갔다. 헬기이면서도 전투기 못지않은 회피기동을 펼치는 송골매 공격헬기는 HQ-16B 미사일이 도달하기 직전 회피하거나 강력한 재밍 방출로 HQ-16B 미사일의 유도를 교란해 자폭시키기도 했다.
한편 제7기동군단 직할 대포병레이더에서 HQ-16B 미사일의 발사지점을 탐지하자 바로 758포병대대의 예하 알파포대 6개 MRLS K270A1 발사 장갑차의 12연장 발사관에서는 사거리 120km에 달하는 270mm 플라즈마 확산탄 36발이 일제히 서북쪽 상공으로 발사됐다.
쿠왕아아앙~ 쿠왕아아앙~
천지가 진동하는 발사음과 시커먼 후폭풍을 일으키며 날아간 36발의 플라즈마 확산탄은 송골매 공격헬기를 향해 2차 요격 공격을 하려던 제39집단군 PLAGF 대공부대로 떨어지고 있었다.
상공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플라즈마 확산탄의 자탄들은 축구장 넓이 수배에 이르는 넓은 지역으로 분산하여 PLAGF 대공 부대의 HQ-16B 미사일 발사차량은 물론 탐색 레이더 차량과 사격통제 레이더 차량까지 지옥의 화염 속으로 끌어드리며 불바다로 만들었고 그 일대는 화약 냄새로 진동했다.
이처럼 송골매 공격헬기가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을 때마다 제7기동군단 직할 포병대대에서는 발사지점에 대한 대포병 사격을 감행하여 중국군 대공 부대에 큰 피해를 주면서 송골매에 대한 지대공 공격 차단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지대공 미사일 공격 위험에서 벗어난 제172항공대 송골매 공격헬기는 무장했던 흑룡 미사일 16발과 30mm 레이저 벌컨 빔의 플라즈마 전지팩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공격했고 이후 비행대대장의 귀환 명령이 떨어지자 격추된 3대를 빼고 나머지 13대는 기수를 돌려 기지로 귀환 기동에 들어갔다.
쿠르르르르릉~ 쿠르르르르릉~
한편 지상에서는 한바탕 신나게 휘젓고 사라지는 송골매를 뒤로하고 흉물스러운 몰골로 고물이 되어버린 중국의 최신예 99식G 전차 사이로 제60기갑여단의 26전차대대와 32전차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중국 전차와 후방 일대에 배치된 장갑차를 향해 백호 전차의 포신에서는 광자포 입자를 쉬지 않고 토해냈다.
슈웅, 쾅!
712호 전차의 붉은 광자포 입자에 날탄을 날리며 다가오던 중국 전차의 포신 부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면서 폭발했다.
“좋아! 다음간다. 표적 4번, 거리 880, 준비!”
“전차장님, 마지막 탄입니다. 광자포 전지 교체해야 합니다.”
“벌써?”
“네, 한발 남았습니다.”
“쏴!”
슈웅, 쾅!
4번째 표적이 피격된 것을 확인한 오영택 중사가 말했다.
“3시 방향 피격된 적 전차 보이지? 거기로 잠시 엄폐한다.”
“네, 알겠습니다.”
염훈기 상병에게 지시한 오영택 중사는 다영역파장 연막탄 1발을 날렸고 이내 4m 높이에서 연막탄이 터지며 연기가 퍼져나갔다.
“전지 몇 번째냐?”
잠시 숨 좀 돌릴 겸 엄폐한 상태에서 오영택 중사는 김영주 하사에게 물어봤다.
“이게 마지막 광자 전지입니다.”
“벌써 200발이나 쏜 거야?”
“전차장님! 우리가 지금 교전한 지 벌써 3시간이 넘어갑니다.”
김영주 하사는 대답하며 신속한 동작으로 장전기를 열어 다 사용한 광자 전지를 꺼냈고 광자 전지 보관함에서 지름 10cm에 길이 60cm의 원기둥 형태인 새 광자 전지를 꺼내 장전기에 장전한 후 레버를 당겨 장전기를 닫았다. 그리고 포수 전용 모니터를 확인했다. 모니터에는 새로 교체된 광자 전지의 충전량과 발사 수량이 입력되었다.
“전지 교체 완료! 충전량 100% 발사 수량 50발 이상 없습니다.”
“다시 출발하자! 1시 방향으로 기동한다.”
오영택 중사는 광자전지팩 교체를 완료했다는 보고에 바로 기동 명령을 하달했다.
“네! 알겠습니다.”
쿠르르르르릉.
3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생사를 넘나 들은 교전에 몸과 마음은 극도로 피곤하였지만 향후 전쟁에 있어 승기가 판가름 날 수 있는 중요한 전투였기에 712호 전차 승조원을 포함한 제7기동군단의 모든 국군장병은 최선을 다해 교전에 임했다.
1시간 후, 대포병 사격부터 공중침투 공격, 그리고 백호 전차의 돌파 공격까지 중국군을 압도한 공격은 선양 최후 방어 라인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또한, 선양 동단 대평원 전투에서도 수도기갑사단(맹호)과 제3기갑사단(백골)은 개전 당시 주력 부대가 반 토막이 난 후 예비사단을 배속시켜 재편성한 제40집단군을 상대로 큰 무리 없이 선양으로부터 8km까지 밀어붙였다.
포위섬멸 작전으로 한국 선봉군단을 격파하려던 중국군의 예상과는 다르게 참담한 패배에 이르자 중앙군사위원회에서는 한국 합동참모부에서 예상하던 몇 가지 카드 중 하나를 선택했다. 바로 중국 공군의 대대적 전투기 출격 명령이었다. 일부 중앙군사위원회 공군 장성은 지금까지 공중전에서 맥없이 당한 이유가 확인되지 않았고 정확한 한국 전투기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후 출격을 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내밀기도 했지만, 컨 커이쳐 부주석은 작전 권한을 내세우며 밀어붙였다.
먼저 KJ-2000 공중조기경보기 6대와 전장 지역 곳곳에서 은밀히 위장막으로 엄폐하고 있는 스텔스 전투기 전용 레이더인 YJ-26B 이동형 레이더 차량의 레이더를 가동하여 한국 전투기에 대한 탐지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J-20 스텔스 전투기 4개 대대와 J-30 스텔스 전투기 3개 대대, 그리고 지상 공격을 위한 J-11 전투기 2개 대대 64대를 동시에 출격시키는 작전이었다. 작전에 투입되는 전투기 숫자는 총 176대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작전이었다.
진저우와 푸신 그리고 자오양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9개 비행대대 전투기들은 각자 무리를 지으며 서서히 마하 1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며 선양 방향으로 기동했고 이에 한국 공군에서도 평양 순안 기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KF-21P 주작 전투기 6개 편대가 긴급 출격하였고 KA-11P 봉황 지상공격기도 이륙장에서 출격 명령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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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1일 20:2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상황실은 전술담당 오퍼레이터의 보고 소리에 조용할 틈이 없었다.
현재 중국 랴오니성 일대에는 선양 대기갑전 말고도 2시부터 시작한 2군단과 5군단의 각 예하 사단과 제1해병사단이 무주공산과 마찬가지인 해당 목표 도시로 진입하여 공안건물과 여러 공공기관 건물을 접수하며 도시 점령전을 하고 있었다.
“현재 진저우 기지에서 J-20 전투기 48대, J-11 전투기 64대, 푸신과 자오양 기지에서 J-30 전투기 각 32대씩 선양 상공으로 출격! 현재 북위 41도 22분, 동경 122도 25분에서 2개의 밀집 대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술정보담당 오퍼레이터가 아폴론 정찰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보고하였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군, 우리 공군 대응 상황은?”
강이식 합참의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팔짱을 끼고는 공군전담 통신관에 물었다.
“순안 기지에서 주작 24대 방금 막 출격하여 선양 상공으로 기동 중이며 봉황 지상공격기는 이륙장에서 출격 대기 중입니다.”
중앙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는 선양 상공으로 이동하는 백여 개의 중국 전투기로 표기된 붉은 점이 깜박거렸고 평양 순안 기지에서 출격한 한국 전투기도 파란 점으로 깜빡이며 신의주 상공 부분에서 표기되어 있었다.
‘4단계 작전 중 가장 큰 고비군.’
며칠간 하루 3시간 이상 자지 못해 피곤했던 강이식 합참의장은 뒷목을 잡고 고개를 한번 돌린 후 작전본부장에게 지시했다.
“공중전에서 승기를 잡으면 바로 즉시 봉황 공격기 출격하라고 하게나, 마지막 한 방을 날려줄 때야!”
“지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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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1일 20:25,
북한 신의주시 북서단 10km 상공.
다이아몬드 편대 대형을 유지하며 마하 1.2에 달하는 속도로 선양 남단 방향으로 향하는 중국 전투기를 향해 고속기동 중인 KF-21P 전투기는 신의주 상공을 지나자 아폴론 정찰위성과 평양시 상공 고도 12km에서 비행 중인 E-737 공중조기경보기 피스아이 1호로부터 레이더 탐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으며 대규모 첫 공중전 준비에 들어갔다.
쉐에에에에에~
6개 편대로 이뤄진 103전투비행대대의 비행대대장인 안형일 중령이 비행대대 통신망으로 각 편대장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 벌새, 웨스트포인트, J-20 전투기 48대, 거리 230 체크! 앤 각 편대 라인 어브레스트!
- 레종, 카피 뎃.
- 소나타, 카피 뎃.
- 로우킥, 카피 뎃.
- 위스키, 카피 뎃.
- 블랙핑크, 카피 뎃.
편대장들의 회신 이후 각 편대는 횡대 대형으로 전환하였고 비행대대장의 추가 명령을 기다렸다.
- 벌새, 전투태세 돌입! 할당된 목표에 각 1기씩 코브라 스탠바이.
24대의 주작 전투기 중앙 하단의 내부무장 해치가 열리고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S-AAM-500 코브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 각 편대 코브라 발사!
비행대대장의 발사 명령에 각 편대 전투기들도 “폭스 쓰리”를 외치며 일제히 발사 버튼을 눌렀다. 내부무장에서 튀어나온 사거리 500km에 달하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코브라는 주작 전투기와 분리된 후 순간 추진을 일으키더니 푸른 불꽃 항적을 보이며 조종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강력한 플라즈마 로켓 추진력에 5초도 안 되어 마하 20이라는 속도에 다다른 코브라 미사일은 마치 빛줄기 항적을 보이는 듯한 착각을 주며 할당된 표적으로 향해 순식간에 도달했다.
250km 떨어진 적기에 36초라는 짧은 시간에 도달한 코브라 미사일은 격추 100%라는 확률을 보이며 J-20 전투기 24대를 상공에서 산화시켰다. J-20 스텔스 전투기 조종사들은 LWR 경고음도 듣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하자 백여 대의 중국 전투기들은 회피기동을 펼치며 공중조기경보기와 지상의 YJ-26B 이동형 레이더의 적 기체 탐지 정보만 오길 간절히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