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대기갑전!
2020년 10월 31일 17:30 (중국시각 16:30),
중국 판진시 상공.
삐빅, 삐빅, 삐빅.
선두로 판진 시 상공을 지나고 있는 중국 공군의 J-20 스텔스 전투기 홍쿠 편대에 일제히 RWR(Radar warning receiver) 경보음이 조종석에 울려댔다. 이에 홍쿠 편대장이 레이더 모니터를 확인했으나 탐지되는 물체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KJ-2000 공중조기경보기에서도 그 어떠한 적 전투기에 대한 탐지 데이터가 링크하지 않았다.
- 런치! 런치! 런치! 암즈!
홍쿠 편대장은 욕설을 내뱉으며 2개 편대에 회피기동 명령을 지시했다.
- 홍쿠1, 홍쿠편대, 로홍두 편대, 뮤직 온 앤 긴급 브레이크 턴!
J-20 스텔스 전투기 8대는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면서 사방으로 갈라지며 산개 회피기동을 펼쳤다.
슈우우우웅~ 쾅! 쾅! 쾅!
연속으로 3대의 J-20 스텔스전투기가 마하 8의 속도로 날아온 방울뱀 미사일에 직격을 당하며 공중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파편이 비상했고 홍쿠 편대장만 가까스로 미사일을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살아남았다는 안도는 아주 짧았다. 또다시 RWR 경보음이 편대장의 귀에 울려댔다.
삐빅. 삐빅. 삐빅.
“대체 KJ-2000에서는 뭐 하는 거야. 뻔딴!”
J-20 스텔스 전투기가 실전 배치 당시 중국당국에서는 미국의 F-22와 호각을 다투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라며 서방국가에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자국의 전투기 기술을 과시했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 투입된 결과 보통 4세대 전투기나 다름없는 스텔스 효과와 대공 레이더의 한계를 보이고 말았다. 사실 한국이 아닌 타 국가와의 교전이었다면 100%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렇게 유린당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 홍쿠1, 아보트 앤 이그레스.
홍쿠 편대장은 보이지 않은 적의 잇따른 공격에 공포감을 느끼자 로홍두 편대장에게 임무 중지 및 귀환 의사를 전했다. 그리고 로홍두 편대장도 가망 없는 교전에 목숨을 잃고 싶지 않았던지 홍쿠 편대장의 의사에 동의했다.
- 로홍두1, 아보트 앤 임멜맨 턴! 이그레스 버너 온 고.
임멜맨 턴 회피기동으로 진저우 기지 방향으로 기수를 돌린 후 버너를 켜며 도망가려는 5대의 J-20 스텔스 전투기의 RWR 경보음은 계속 울려댔고 10여 초 후 조금 전 공대공 미사일 공격에 운 좋게 살아남은 홍쿠 편대장의 기체의 엔진 부위에 미사일이 명중되자 조종석까지 화염이 밀려오며 공중 폭발을 하였고 로홍두 편대 4대 역시 연이어 날아온 주작 전투기의 방울뱀 미사일에 직격당하며 똑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임무 완수는커녕 보이지 않은 적에게 공포감만 느낀 J-20 스텔스 전투기 8대는 판진시 상공에서 그렇게 산화하고 말았다.
★ ★ ★
2020년 10월 31일 17:40 (중국시각 16:40),
중국 선양시 남서단 39km 작은 마을.
대전차 미사일 공격으로 기동 불능이 된 713호 전차를 보호하기 위해 711호 전차와 712호 전차는 전방에서 밀려오는 중국 전차와 치열한 교전을 하고 있었다.
슈웅~ 슈슈슈슈~ 쾅앙 쾅!
퓨융~ 퓨융~
거리 800까지 가까워진 중국 96식 전차의 날탄 사례를 받으며 벌써 17대를 격파한 712호 전차에서는 전차장이고 포수고 정신없이 표적 지정과 함께 발사판을 밟느라 정신이 없었다.
급기야 96식 전차, 후방 3km 지점에 AFT-10 대전차 미사일(홍전-10) 장갑차가 모습을 드러내며 2개의 4연장 발사관에서 HJ-10 대전차 미사일을 연속으로 날렸다. 한국 포병의 포격에 살아남은 대전차 미사일 장갑차부대였다.
최대 사거리가 10km로 미국의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과 맞먹는 위력을 가졌다는 HJ-10 대전차 미사일은 하얀 항적을 그으며 1소대 방향으로 날아왔다. 진작부터 1소대 백호 전차에 대전차 미사일 경보음이 울려댔지만 다가오는 전차를 상대하느라 미처 대처할 틈이 없었다.
이에 712호 전차장 오영택 중사는 광자포 사격 임무를 김영주 하사에게 맡기고는 남아 있는 흑룡 미사일 5발을 이용해 AFT-10 대전차 미사일 장갑차에 표적을 지정하며 대응절차에 들어갔다. 광자포는 광자포대로 흑룡 미사일은 흑룡 미사일대로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교전에 임했다.
슈우웅! 슈우웅! 슈우웅!
3발의 흑룡 미사일이 712호 전차의 발사관에서 푸른빛을 뿜으며 날아갔고 조금 전 AFT-10 장갑차에서 발사한 HJ-10 대전차 미사일이 1소대 백호 전차 일대에 떨어지며 큰 폭발이 일어났다.
콰아아앙!
HJ-10 대전차 미사일 2발 중 1발은 근처에 떨어졌지만, 나머지 1발이 712호 백호 전차의 조종석 자리에 정통으로 명중했고 그 충격에 백호 전차가 잠시 흔들렸다.
헤드셋으로 염훈기 상병의 비명이 들려왔다. 외부 충격에 안전 손잡이를 붙잡았던 오영택 중사가 깜짝 놀라 헤드셋으로 염훈기 상병을 불렀다.
“뭐야? 염 상병 다쳤어?”
“아, 아닙니다. 충격 때문에 상단 해치에 머리를 부딪쳐서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야 이 자식아! 놀랬잖아. 기동하는데 문제없지?”
“죄송합니다. 12시 방향 카메라 하나 망가진 거 빼곤 문제없습니다.”
“12시 카메라? 그럼 조종하기 힘들지 않냐?”
“직접 보고 운전해야지 말입니다. 이병 때 흑표 전차를 조종할 때는 직접 보고 조종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쇼.”
수적으로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기동 불능인 713호 전차 때문에 후퇴도 못 하는 상황에서 왼쪽에서 광자포 발포 소리가 일제히 울렸다. 바로 26전차대대 7중대 전차의 광자포 소리였다.
“됐어! 우리 중대에서 지원 왔다. 염아 우리도 앞으로 기동하자! 본격적으로 앞에서 확실히 휘저어버리자!”
“알겠습니다. 갑니다.”
중국 제1기갑사단의 선봉 21전차대대와 교전했던 7중대에서 1소대를 지원하기 위해 급히 방향을 틀어 왔다.
- 712호, 좀 더 앞으로 나가 교전하겠음 이상!
- 711호, 라져 이상!
지원 온 7중대 전차와 함께 712호 전차가 앞으로 튀어나가며 적진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이제 백호 전차의 특기인 고속기동으로 유린 한번 해보자! 알았나?”
“옛!”
“알겠습니다.”
오영택 중사의 외침에 자신감이 충만한 목소리로 김영주 하사와 염훈기 상병이 대답했다.
쿠르르르르릉.
40여 대의 중국 전차와 장갑차 사이로 들어간 712호 전차는 빠른 기동으로 회피기동을 적절히 사용하며 연신 광자포를 뿜어냈다.
투캉! 투캉!
워낙 가까운 거리에서 교전이라 날탄에 직격당하는 횟수가 늘어났지만, 712호 백호 전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전차와 장갑차를 박살 냈다.
수천 대의 전차와 장갑차가 뒤엉킨 선양 남단 대평원은 천여 대의 전차와 장갑차의 무덤으로 변해버렸고 교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갔다. 하지만, 26전차대대를 선두로 중국 제1기갑사단의 중앙을 돌파한 제60기갑여단과 제61기갑여단은 상식을 뛰어넘는 방호력 덕분으로 수적 불리함에서도 서서히 승기를 잡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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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1일 18:00 (중국시각 17:00),
중국 번시시 남서단 31km 70포병대대.
“편각! 여섯하나백, 사각! 오둘공, DP-ICM탄에 신관은 복합신관!”
제20기갑사단의 사단포병여단인 70포병대대의 기준포인 부라보 포대 삼포 포반장이 FDP에서 내려오는 제원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명령을 내렸다. W자로 방열한 부라보 포대의 K-9A1 라이트닝 6문은 장전 절차를 마치고는 이내 각 포반장의 명령과 함께 일제히 포격을 시작했다.
퍼어엉~ 슈우~ 퍼어엉~ 슈우~
교전 초반 제7기동군단과 제65집단군의 포병은 서로를 향한 대포병 포격에 포격 후 진지 이탈 다시 긴급 방열 후 포격을 반복하며 술래잡기 싸움을 하였다. 하지만 한국 포병은 신속한 포격 원점 탐지와 기동력과 방열속도, 그리고 압도적인 화력 차이로 승기를 잡아갔고 반대로 중군의 포병 공격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덕분에 한국 기갑부대도 중국 포병의 포격에 해방될 수 있었다.
70포병대 외 나머지 제7기동군단의 포병대대에서는 실시간으로 전해오는 좌표 제원을 입력하며 TOT 사격과 연속 사격에 집중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사격으로 모든 포병대대에서는 탑재하고 있던 탄약은 이미 바닥난 지 오래였고 K-70T 탄약수송장갑차로부터 탄약을 지금 받으며 포격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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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1일 18:2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의 스크린에는 현재 선양 일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전 상황들이 마치 영화처럼 보였고 가장 큰 스크린에는 각 가지 정보들을 통계하여 디지털 지도에 부대 위치를 포함한 여러 정보를 표기하며 보였다.
30분 전 171항공대 소속의 송골매 16대가 제65집단군 수뇌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기분 좋은 소식을 보고받은 강이식 합참의장은 나흘 동안 면도를 하지 않아 덥수룩하게 자란 턱수염을 만지며 스크린을 주시했고 함께 보고 있던 작전본부장인 김용현 중장이 살짝 말을 건넸다.
“이제 야간 교전으로 넘어간 상황이니 우리에게 매우 유리하게 됐습니다. 잠시 후 171항공대에서 제39집단군 기갑여단을 타격하기 위해 고속기동한다고 합니다. 이에 제61기갑여단과 제62기계화보병여단은 제65집단군의 예하 기계화보병사단을 맡고 제60기갑여단이 선양 방향으로 진격할 예정입니다.”
제7기동군단으로부터 보고된 내용을 김용현 중장이 나름 정리하여 간단하게 보고했다.
“선양까지 밀고 가면 후방으로 빠졌던 중국 공군에서 대대적으로 반격할 확률이 높을 텐데? 대응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현재 순안 기지에서 KF-21P 주작 6개 편대와 KA-11P 봉황 지상공격기 6개 편대가 출격 대기 중입니다. 출격 시 각 3개 편대씩 남단 교전 지역과 동단 교전 지역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거침없이 대답하는 작전본부장을 보고는 옆에 함께 있는 정보본부장인 안길원 중장에게 말을 건넸다.
“중국의 탄도탄 미사일 기지에 대한 동향은 어떤가?”
합동참모부에서는 선양 점령 작전에 있어 중국군의 패배로 선양이 함락된다면 충분히 탄도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었다. 이에 아폴론 정찰위성은 물론 격추당할 거까지 감수하며 중국 내 전 지역에 무인 스텔스 정찰기인 팔콘아이 30여 대가 고도 20km에서 비행 중이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중국의 탄도탄 기지의 발사 동향은 없는 상태나, 중국 탄도탄 비중의 60%에 달하는 차량발사체 탄도탄 미사일 부대에 대한 약 45% 정도가 파악이 안 된 상태이기에 정확한 판단을 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역시 차량용 발사체가 문제군, 그쪽은 계속 신경 써 주고.”
“알겠습니다.”
“현재 믿을 수 있는 건 전략요격위성 제우스밖에 없군. 제우스 지휘소에 탄도탄 요격에 대한 준비태세에 빈틈없이 하라고 전하게나.”
“네, 알겠습니다.”
작전본부장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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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1일 18:50 (중국시각 17:50),
중국 선양시 남서단 30km.
교전이 시작된 지 3시간이 지난 선양 남단 대평원은 벌써 어둠이 짙게 깔렸고 이런 어둠은 최첨단 장비로 이뤄진 한국군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 밤에도 낮처럼 볼 수 있는 광학 비전 장비들로 어둠에 구애받지 않았다. 이런 장점을 살려 제60기갑여단의 각 전차대대는 중국의 제1기갑사단의 중앙을 깨고 107전차대대에 분산 작전 임무를 넘기고 26전차대대와 32전차대대는 선양 일대로 방향을 틀어 중국군의 선양 최후 방어 라인인 제39집단군의 기갑여단과 여러 기계화보병사단에 대한 타격 임무에 들어갔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제172항공대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 16대가 고속기동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목표는 제39집단군의 기갑여단과 기계화보병사단이었다.
휘이이잉, 휘이이잉.
전투기도 헬기도 아닌 형태의 송골매 16대가 굉음을 내며 26전차대대 상공을 지나치고 전방 9km에서 방어 라인을 갖추고 기다리는 제39집단군의 기갑여단과 기계화보병사단을 가시거리로 확인하자 송골매 비행대대장의 명령이 통신망으로 들려왔다.
- 탱고1, 헬기 기동으로 전환!
- 왈츠1, 라져.
- 부르스1, 라져.
- 삼바1, 라져.
대대장의 명령에 속도를 줄인 후 프로펠러를 작동하며 헬기 기동으로 전환한 송골매 비행대대의 대대장이 다시 한번 명령이 떨어졌다.
- 탱고1, 목표거리 9000, 라인 어브레이스트! 인게이지 오펜스 이상!
- 왈츠1, 라져.
- 부르스1, 라져.
- 삼바1, 라져.
- 탱고1, 고!
두두두두두두두.
횡대 대형으로 기동한 송골매 공격헬기 16대가 기수를 아래로 지향하며 제39집단군의 기갑여단과 기계화보병사단을 향해 기동하며 양 날개의 흑룡 미사일을 날리기 시작했고, 지상에서도 26전차대대와 32전차대대가 서서히 기동하며 선양 최후 방어 라인을 돌파하기 위한 공중과 지상 합동 공격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