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대기갑전!
2020년 10월 31일 16:55 (중국시각 15:55),
중국 선양시 남서단 39km 작은 마을.
마을을 우회하자 엄폐하고 있던 8대의 중국 전차의 포신이 일제히 1소대를 가리켰고 이내 포신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퍼엉~ 퍼엉~ 퍼엉~ 퍼엉~
슈우~ 웅~
하지만 백호 전차의 강력한 능동SECM교란시스템의 재밍에 조준점이 흐트러진 중국 전차의 날탄은 어김없이 백호 전차를 비껴갔고 1소대 백호 전차는 즉시 중국 전차를 향해 광자포로 대응했다.
퓨웅~ 퓨웅~ 퓨웅~ 푸웅~
쏟아지는 날탄 사이로 뻗어 간 광자포가 중국 전차 정면장갑을 관통하며 전차 내부에 광자포 입자가 퍼지자 유폭과 함께 주 포탑이 동체로 떨어져 나갔다. 나머지 중국 전차 3대 역시 검붉은 불길에 휩싸이고는 더 이상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좋아 뒤로 빠지는 2번 표적! 거리 1800, 쏴!”
712호 전차장의 발사 명령과 함께 또다시 광자포에서 불이 뿜어 나오자 후진하며 거리를 벌리려는 전차의 주 포탑에 광자포가 명중했다.
마주친 지 1분도 되지 않아 엄폐했던 중국 전차 8대는 보기 흉한 몰골로 논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 711호 소대장입니다. 엄폐했던 적 전차 8대 격파! 이상!
- 중대장이다. 1소대는 그대로 중앙 돌파 임무에 들어간다. 이상!
- 712호, 알겠습니다. 이상.
중국 전차 8대를 연속 격파한 1소대는 전방에서 저글링처럼 밀려오는 또 다른 중국 전차대대를 향해 다시 기동하려는 그때 LWR(Laser Warning Receiver)에서 대전차 미사일 레이저 조준 감지 경고음이 울렸다.
삐빅. 삐빅. 삐빅.
대전차 화기 조준 레이저 송출지점은 방금 우회했던 20여 채의 집들이 모여 있던 조그마한 마을이었다. 그리고 711호 소대장으로부터 다급한 목소리가 통신망을 울렸다.
- 7시 방향 후방! 후방! 대전차 화기 감지! 연막탄 투하!
1소대장의 명령과 동시에 4대의 백호 전차에서 다영역파장 연막탄 2발이 투하되었고 퍼져가는 연막탄 속으로 전차를 감추며 포신을 마을 쪽으로 돌렸지만, 전차의 후미를 노린 대전차 미사일 HJ-9C 8발이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로 상승하다 이내 낙하하며 1소대 백호 전차를 덮쳤다.
투캉! 투캉! 콰아앙~ 콰르르릉. 쾅쾅!
마을과 가장 가까이 있었던 714호 백호 전차의 후미 엔진 부위에 화염이 치솟으며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713호 전차도 포신을 축 떨구며 곳곳에 검은 연기만 새어 나올 뿐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
712호 전차에도 포탑 후미에서 강한 충격이 전해왔지만, 피해는 없었다. 충격에 잠시 놀란 오영택 중사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레이저 송출지점이었던 곳에 현시경을 돌렸다.
“마을부터 확실히 확인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그것은 때늦은 후회였다. 또다시 소대 통신망으로 711호 소대장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 각 차장 피해 보고.
- 712호. 이상 없습니다. 대응 사격 들어갑니다. 이상.
- 713호. 기동 불가! 사격통제 장치 손상, 포수 오윤길 하사 경상, 이상.
713호 전차장의 피해 보고 이후 714호 전차장의 보고가 없었다.
- 714호? 대답해, 피해 보고를 하란 말이야!
- 제길! 제발! 714호 대답 좀 해 제발!
711호 소대장의 절규 섞인 부름에도 끝내 714호의 응답은 없었다. 엔진 부위에 대전차 미사일 3방을 얻어맞은 714호 승조원 3명은 거대한 화염 속에서 모두 전사하고 말았다.
며칠 전 교전에서 한국군의 기갑 방호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것을 파악한 중국군 제65집단군은 이번 교전을 위해 미리 각 마을에 대전차 화기소대를 매복시켰다. 대규모 기갑전에서 울리지 않는 전술이었지만, 어이없게도 이 전술은 먹혀들고 있었다. 신형 대전차 미사일인 HJ-9C를 보유한 중국 병사들은 1차 발사지점을 이탈해 새로운 발사지점을 찾아 뛰어갔다.
“개새끼들~ 염아! 마을 쪽으로 전차 돌려! 그리고 김 하사는 표적 지정되면 무조건 연속으로 쏴버려!”
전우의 죽음에 눈이 돌아간 오영택 중사는 일갈하듯 소리쳤다.
“알겠습니다. 전차장님!”
712호 전차가 신속하게 제자리에서 180도 방향전환 기동을 펼치며 마을 쪽으로 고속기동을 시작했고 포신에서는 연달아 광자포가 불을 뿜었다. 그리고 711호 전차는 712호의 후방을 엄호하기 위해 전방 사주형식으로 다가오는 전차에 대비했다.
퓨슝~ 퓨슝~ 퓨슝~ 퓨슝~
중국 대전차 화기소대 병사들에게 발사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계속 날리는 광자포에 허름한 집들은 이내 불길에 휩싸이며 불타거나 무너져 내렸다.
퓨슝~ 퓨슝~
콰아앙~ 콰르르릉. 쾅쾅! 화르르르르~
마을 쪽으로 기동하는 712호 전차장 오영택 중사는 현시경을 통해 마을 구석구석을 적외선과 인버터 모드로 확인했다.
불타는 집 사이사이로 대전차 화기를 든 중국 병사들이 붉은 발광색을 띠며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인원은 총 16명 8팀이었다.
“모든 마을에 대전차 화기로 무장하고 숨어있는 거 아니야? 그럼 골치 아픈데.”
현시경을 주시하며 중얼거리는 오영택 중사는 2인 1조로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는 대전차 화기소대 중국군에게 표적 지정을 했다. 그리고 바로 김 하사에게 발사 명령을 내렸다.
“11시 방향 거리 2000, 1번, 2번, 3번 차례대로 쏜다!”
“네, 알겠습니다.”
담장 안에서 웅크리고 기회를 엿보던 중국군 병사 두 명을 조준경 사각 조준점에 위치하자 김영주 하사는 주저 없이 발사판을 밟았다.
퓨웅~ 콰앙!
직선으로 날아간 광자포는 그대로 담장을 뚫고 폭발하자 광자 입자에 맞은 대전차 화기소대원의 몸은 순식간에 녹아들며 산화했고 두 번째로 날아간 광자 입자는 허름한 집 한 채를 그대로 날려버리며 숨어있던 중국 병사들은 그대로 날려버렸다. 그리고 세 번째 표적을 향해 포신이 돌아가는 사이 HJ-9C 대전차 미사일 한 발이 하얀 항적을 보이며 날아왔다.
HJ-9C 대전차 미사일은 발사 이후 이내 자리를 뜰 수 있는 Fire And Forget 무유도형 이었고 TOP Attack 방식과 FAF 방식 둘 다 사용할 수 있는 즉, FGM-148 제블린을 그대로 모방한 복제품이었다. 발사 후 대전차 화기 소대원 2명은 그대로 반대편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슈웅.
하늘로 솟아오른 대전차 미사일은 그대로 712호 전차 주 포탑 상단을 노리며 날아왔다.
콰아앙!
다행히 능동SECM교란시스템의 강력한 재밍 방출과 긴급 회피기동을 펼쳐 대전차 미사일은 712호 전차 옆으로 떨어졌고 이에 오영택 중사는 원격조종으로 12mm 레이저 벌컨 빔으로 도망가는 중국 병사를 겨냥한 후 바로 방아쇠 버튼을 눌렀다.
쭈웅쭈웅쭈웅쭈웅. 쭈웅쭈웅쭈웅쭈웅.
사정없이 돌아가는 6열 벌컨 빔의 레이저 빛줄기는 뛰어가는 동선을 따라 쓱 하니 훑었고, 12mm 벌컨 빔의 위력 때문인지 레이저에 맞은 중국군 2명은 잔인할 정도로 온몸이 찢어지며 사방으로 핏덩어리가 튀었다.
“이 개새끼들 다 죽여버리겠어!”
오영택 중사는 전우의 죽음에 울분을 토하며 현시경에 얼굴을 밀착하고는 인간으로 판명된 발광체에 중국군이건 민간인이건 확인도 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12mm 레이저 벌컨 빔을 난사했다.
★ ★ ★
2020년 10월 31일 17:10 (중국시각 16:10),
중국 라오양시 남단 18km 산골짜기.
제7기동군단의 본부 주둔지에서 출발한 제17항공단 소속의 171항공대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 16기가 산골짜기를 따라 저공비행 중이었다. 제65집단군의 수뇌부를 타격하는 임무였다.
스텔스 형태의 한국형 공격헬기 송골매는 2017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2019년 후반에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초부터 육군 항공부대에 실전 배치했다. 초기 개발 개념은 공격헬기와 지상 공격기의 장점을 합친 개념으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에 스텔스 외형과 레이더 성능, 무장력 그리고 2개의 플라즈마 터보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터보추진 시 로터를 접고, 마하 1에 달하는 속도를 낼 수 있는 신개념의 공격 헬기였다.
K-PSB 플라스마 확산탄 2발과 대공 대지 모두 공격이 가능한 다목적복합탄인 S-ALAM 60 흑룡 미사일 16발을 장착한 송골매 공격헬기는 막 산골짜기를 벗어나자 로터를 접고는 쌍발 플라즈마 터보추진을 일으키며 마하 1에 달하는 속도로 제65집단군 수뇌부 본부로 날아갔다.
- 알파! 알파!, 목표까지 거리 11,000, 지금부터 할당된 목표 지점으로 산개한다. 이상.
- 부라보, 라져.
- 찰리, 라져.
- 델타, 라져.
비행대대장의 명령에 고속으로 저공비행 하던 16대의 송골매 공격헬기는 4개 조로 분리된 후 각자의 방향으로 산개했다.
슈우우우우우~
몇 분 후 송골매 알파조가 중국군의 대공 레이더를 돌파하며 제65집단군 수뇌부 본진까지 침투하자 그제야 대공을 담당하고 있던 여러 대공 부대에서 HQ-6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려 했다. 하지만 송골매의 강력한 능동SECM교란시스템의 재밍으로 중국군의 대공 레이더에 쉽게 탐지거나 표적 지정이 힘들었다.
알파조 송골매 4기는 로터 기동으로 전환하며 고도를 낮추며 가장 먼저 각 대공 레이더기지에 K-PSB 플라즈마 확산탄을 선물로 보내주며 교전에 들어갔다.
- 알파편대, 인게이지 오펜스 이상!
- 알파2, 라져.
- 알파3, 라져.
- 알파4, 라져.
가공할 K-PSB 플라스마 확산탄은 중국군의 대공 레이더 주둔지를 쑥밭으로 만들며 대공 레이더의 기능을 상실케 했고 이에 눈이 먼 중국군의 본진을 향해 본격적으로 짓밟기 시작했다. 본진 방어 임무를 맡은 여러 직할 부대와 기갑 대대의 전차와 장갑차는 S-ALAM 60 흑룡 미사일로 요리해 나갔다.
삐빅, 삐빅, 삐빅.
K-PSB 플라즈마 확산탄에 대공 시스템의 눈이 되는 레이더가 손상되어 각종 대공 미사일을 쏠 수 없게 되자 중국 병사들이 QW-18B 휴대 대공화기를 들고 송골매를 향해 여러 발의 대공 미사일을 날렸다.
- 알파1, 머드 런치! 런치! 런치! 머드 스파이크 12시 방향! QW-18B.
- 편대 올 뮤직 온! 브레이크 턴!
- 알파2, 알파3, 알파4 라져.
통신망을 통한 알파조 편대장의 대공화기 발사 경고 알림에 송골매 공격헬기들은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며 기존 헬기에서 볼 수 없었던 기동을 펼치며 QW-18B 대공미사일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보복공격을 위해 하강한 송골매 공격헬기는 30mm 레이저 벌컨 빔의 빛줄기를 선사했다.
퓽퓽퓽퓽퓽퓽퓽퓽퓽퓽~
빛줄기가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지상에서는 차량은 물론 경장갑 차량도 폭발했고 무방비 상태의 중국 병사들은 온몸이 찢어지며 고깃덩어리 신세가 되었다.
삐삐삐.
정찰위성 아폴론으로부터 레이더 정보를 링크 받고 있던 알파 편대장의 레이더 화면에 100km 밖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비행 물체 8개가 확인되었다. 아직 정확한 기종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적어도 J-20이나 J-30 전투기는 틀림없을 터, 이에 알파조 편대장은 편대에 즉각 귀환 명령을 내렸다.
- 알파1, 웨스트 포인트 미확인 비행물체 8개 탐지, 거리 110, 알파 편대는 즉각 고속기동으로 이그레스! 이상.
- 알파2, 라져.
- 알파3, 라져.
- 일파4, 라져.
최신식 공격헬기라 하여도 공격수단인 30mm 레이저 벌컨 빔만 남은 상태에서 전투기와 교전하는 건 무리였기에 고도를 높이고는 이내 플라즈마 터보추진을 일으키며 후방으로 전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송골매 헬기가 떠나는 전장의 지상은 살아남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보았고 이때 제65집단군 사령관인 루이퉁 상장을 비롯하여 참모진들도 대부분 사망하거나 중상을 당했다.
★ ★ ★
2020년 10월 31일 17:30,
북한 신의주시 북서단 25km 상공.
평양 순안 기지에서 긴급 출격한 제8전투비행단의 KF-21P 주작 1개 편대가 핑거 팁 대형으로 슈퍼 크루즈를 하며 중국 안산시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방금 진저우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중국 공군의 J-20 스텔스 전투기를 공격하기 위함이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중국 공군의 J-20 스텔스 전투기는 제65집단군 수뇌부를 타격한 미확인 한국 헬기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최고속도로 비행하며 오로지 그쪽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한편 마하 8에 가까운 속도로 신의주 상공을 지나친 주작 편대장인 홍수영 소령이 편대 통신망으로 말했다.
- 레종, 웨스트포인트, J-20 전투기 8대, 거리 210 체크!
- 도라지, 카피 뎃.
- 팔팔, 카피 뎃.
- 디스, 카피 뎃.
잠시 후면 KF-21P 주작 전투기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S-AAM-200 방울뱀의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몇 초 후 거리 200km 안으로 진입하자 편대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 전투태세 돌입한다! 현재 고도에서 고 박스 라인 어브레스트! 목표 1기씩 중거리 공대공 방울뱀 스탠바이.
주작 편대는 속도를 늦추며 핑거 팁 대형에서 라인 어브레스트 횡대 대형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대형이 갖춰지자 편대장의 발사 명령이 떨어졌다.
- 레종, 편대 방울뱀 발사!
- 도라지, 폭스 쓰리!
- 팔팔, 폭스 쓰리!
- 디스, 폭스 쓰리!
- 레종, 폭스 쓰리!
내부무장에서 튀어나온 각각의 방울뱀 공대공 미사일은 강렬한 푸른빛을 발산하며 무서운 속도로 안산시 방향으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