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장. 만주 대기갑전
2020년 10월 31일 15:00,
동중국해 심해 북위 31° 10’ 동경 125° 30’ 해심.
급속 잠항으로 중국 잠수함의 길목에 미리 도착하여 대기 중인 이봉창함(SSP-081)은 다가오는 중국 잠수함의 정체까지 파악이 끝낸 상태였다. 중국 동해함대 소속 039형 쏭급으로 구소련제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035형 잠수함 밍급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개발한 잠수함이었다. 초도 1척은 소음이 심하다는 지적에 개량형 039G와 039A를 개발했다. 현재 이봉창함(SSP-081)과 조우 중인 중국 잠수함은 039G 개량형 쏭급 SS320과 SS321 디젤 잠수함이었다.
두 척의 중국 잠수함은 길목에 6,000t급 호큘라 잠수함인 이봉창함(SSP-081)이 시퍼런 칼날을 세우고 기다리고 있는 것도 모르고 서로 간 거리 3000을 유지하며 최고 속도인 22노트로 다가오고 있었다.
“현재 SS320과 SS321 A-1 기만체 통과했습니다. 거리 25km, 22km입니다.”
나원현 함장은 중국 잠수함의 귀를 속이기 위해 미리 서서 방향 30km 떨어진 곳에 기만체 1개를 날려 보냈고 막 중국 잠수함이 A-1 기만체를 통과하고 있었다.
“SS321이 기만체와 거리 5km까지 벌어지면 A-1 기만체 가동한다.”
“네, 알겠습니다.”
중국 잠수함과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SUSL 소나만 활성화 한 채로 중국 잠수함이 A-1 기만체와 5km까지 벌어지길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음탐관의 목소리가 전투통제실을 울렸다.
“SS321 중국 잠수함 기만체와 5km 거리 확보되었습니다.”
음탐관의 보고에 나원형 함장은 즉시 명령을 이어갔다.
“A-1 기만체 가동.”
“A-1 기만체 가동합니다.”
오퍼레이터의 대답과 동시에 A-1 기만체에서 한국형 잠수함의 엔진음을 쏟아냈다. 이에 갑자기 후방에서 들리는 한국 잠수함의 음문에 중국 잠수함은 순간 당황했는지 후방에 있던 SS321 잠수함의 후미 어뢰발사관이 개방되었고 SS320은 잠항 각도를 급격히 내리며 심해로 빠져들어 갔다.
“SS321은 어뢰발사관 개방합니다. SS320은 급 잠항각 30도로 하강하기 시작합니다. 각 중국 잠수함과 거리 22km, 25km입니다.”
“좋아! 1번, 2번 백상어A((K-744) 발사관 개방.”
“1번, 2번 백상어A 발사관 개방!”
“SS320에 하나, SS321에 하나 표적 지정.”
“표적 지정 완료!”
“발사!”
“발사!”
계속되는 명령에 복명복창하며 무기통제관은 초공동 백상어A 어뢰 2발을 발사했다.
* 백상어A 중어뢰:
2003년 개발하여 실전 배치한 533mm 중어뢰인 백상어는 올림푸스 기지에서 플라즈마 수중엔진을 장착하여 수중에서 마하 0.8에 가까운 속도를 내는 초공동 어뢰로 개량했다. 지름 483㎜, 길이 4m, 무게 800㎏, 사정거리 약 50㎞, 속도는 524노트다.
후방에서 갑자기 나타난 한국 잠수함의 엔진음에 허둥대던 2척의 쑹급 잠수함은 전방에 있던 이봉창함(SSP-081)에서 발사한 어뢰가 거리 5km까지 가까워지자 그때야 어뢰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하지만 초공동 백상어A 어뢰의 속도에 반격조차 할 여유가 없었던지 SS320은 우현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며 디코이를 방출했다. 그리고 자주항주식 닉시까지 동원하며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음문을 통한 능동 탐지 어뢰가 아니었기에 백상어A에게 아무 소용없는 짓이었고 디코이 또한 이봉창함(SSP-081)에서 초광음파 소나로 확실히 표적을 락온을 걸었기에 속일 수가 없었다. 얼마 후 첫 번째 초공동 백상어A 어뢰가 SS320 잠수함의 후미를 강타하자 심해 100m에서 큰 폭발의 파문이 일어났다.
“SS320 격침! 거대한 폭발음이 들립니다. 그리고 SS321과 충돌까지 5초 남았습니다.”
A-1 기만체에 2발의 533mm Yu-4 어뢰를 발사한 SS321 잠수함은 유선유도 Yu-4 어뢰의 사거리가 짧다는 걸 인지하고 급히 좌현으로 선수를 돌리며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SS321도 SS320이 폭파되고 몇 초 되지도 않아 동중국해의 부유물 처지가 되고 말았다.
“SS321도 격침 성공했습니다.”
“주변 스캔 한 번 더 하고 원래 위치로 급속 잠항한다.”
“네, 주변 스캔 들어갑니다.”
★ ★ ★
2020년 10월 31일 16:00 (중국시각 15:00),
중국 번시시 서남단 15km 제60기갑여단 주둔지.
제60기갑여단 주둔지에 주둔 중이던 백여 대의 K-3 백호 전차들이 백호의 울음소리를 포효하듯 가슴을 울려대는 엔진음을 일제히 방출하며 기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드디어 종심 타격의 최종 목표인 선양을 점령하기 위해서였다.
“26전차대대부터 1차 집결지점까지 기동 시작한다.”
여단 통신망으로부터 여단장의 굳은 의지가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제60기갑여단의 선봉 제26전차대대가 선두로 나서며 역사에 길이 남을 대규모 기갑전이 이제 막 시작하려 했다.
제60기갑여단과 제61기갑여단 그리고 제62기계화보병여단 장갑차들이 줄줄이 1차 집결지점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백 대의 전차와 각종 장갑차가 각자 지정된 위치를 고수하며 기동하는 모습은 정말 대 장관이었다. 또한, 사단과 군단 주둔지에서 방열을 마친 포대들은 선양을 향해 포신을 높이 쳐들고는 언제든 포격 요청 시 포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제17항공단의 공격헬기들도 완전 무장을 하고 대기 중에 있었다.
이러한 제20기갑사단에 대항할 제65집단군은 제1기갑사단을 선두로 여러 기계화보병사단과 차량화보병사단이 흙먼지를 날리며 넓게 포진하여 교전 준비를 위한 기동을 하고 있었고 잠시 선양으로 들어갔던 제39집단군의 기갑여단과 2개의 기계화보병사단이 선양으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