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3화 (93/605)

고토수복

2020년 10월 31일 02:00 (중공시각 01:00)

중공 옌지 공항

저항이 심했던 중공군의 대대급 병력은 서서히 줄어들며 제압이 돼가는 상황이었고 지금은 대합실 3층만 남겨진 상태였다. 2층과 3층 계단을 따라 대치 중인 상황에서 옥상으로 진입한 일부 8중대 해병대들이 라펠로 침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옥상의 8중대는 신호와 함께 라펠로 침투한다. 6중대와 7중대는 신호와 함께 각종 수류탄을 던진 후 이어 진격한다.-

임남호 대대장의 목소리가 통신망을 타고 전해왔다.

“대대 진격~”

마지막 피날레를 위해 숨죽이며 기다리던 ‘검은 박쥐’ 대대 해병대는 대대장의 명령과 함께 건물 밖에서 대기 중인 6중대 화기소대의 KS6 레이저 머신 건의 빛줄기 난사를 시작으로 계단 사이로 대치 중이던 6개 그룹의 해병대원들이 섬광 수류탄과 확산 수류탄을 던졌다.

퓽퓽퓽퓽퓽퓽~ 파팟파파파파팟~ 쾅!! 쾅앙! 콰아앙~ 팟앗~

건물 안으로 쏟아지는 레이저 빔에 몸을 숨기고 반격은 생각조차 못 하는 중공군들 사이로 섬광 수류탄과 확산 수류탄이 날아와 터졌고 이에 핏덩어리 신세가 되거나 신음을 내며 양손으로 눈을 감싼 채 쓰러지는 중공군들이 늘어나자 이때를 놓칠세라 옥상에서 라펠을 이용한 8중대 해병들이 창문으로 진입하며 일제히 KS2 레이저 라이플의 빛줄기를 방출했다.

수류탄의 폭발과 6중대 화기소대의 일제 사격에도 일부 살아남은 중공군은 창문으로 진입하는 8중대 해병들을 향해 총구를 들어 쏘려 했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 계단을 타고 올라온 6중대와 7중대 해병들이 쏜 레이저 빔에 벌집이 되고는 그대로 다들 꼬꾸라졌다.

그리고 몇 분간 총성과 레이저 빔성이 울려대던 3층 대합실은 이젠 더 이상의 총성이나 빔성은 울리지 않았다.

-3층 접수 상황 종료!-

3층 대합실을 접수한 6중대 오은길 대위가 대대 통신망을 통해 보고했다.

-대대장님, 여기 중공군 상교 계급장을 단 지휘관을 생포했습니다.-

-상교? 상교면 연대장급이잖아? 알았다. 1층으로 데리고 오도록-

-네, 알겠습니다.-

오후 2시에 옌지(연변)시 점령 작전이 시작되고 공항에서의 교전이 시작된 지 3시간 만에 이곳에 숨어 있던 중공군 상교를 생포하고 공항 점령 작전은 막을 내렸다. 아직 수색 및 정찰할 시내 일부가 남긴 했지만, 중공군 상교를 생포함으로써 중공군 명령체계가 붕괴하여 약해질 것은 뻔했고 이에 해병사단 지휘부에서는 내일 정도면 옌지시를 완전히 점령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옌지 공항 여러 곳에서도 대한민국 태극기가 하늘 높이 펄럭이기 시작했다.

2020년 10월 31일 07:10

서울시 용산 B2 벙커 (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3일 만에 편안한 수면을 한 강이식 합참의장은 새벽 늦게 제1해병사단으로부터 들어온 보고 내용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보고 내용이 입력된 태블릿 PC를 확인하며 김용현 작전본부장에게 말했다.

“역시, 도시 점령은 쉽지 않군, 오늘 중으로 단둥과 옌지, 확실히 점령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네, 합참의장님 알겠습니다.”

대답을 들고 손목시계를 확인한 강이식 합참의장은 금일 작전회의 시간까지 30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자, 김용현 중장에게 말했다.

“김 중장? 식사는 했나?”

“하하, 커피 한잔으로 때웠습니다.”

“허허 역시 집에서 출퇴근해야 집사람이 챙겨주는데, 자네나 나나 홀아비 신세가 되었구먼, 우리 회의까지 시간 좀 남았으니 식사나 하고 오자고,”

“하하하, 그럴까요?”

전쟁 이후 합동참모본부의 모든 장성과 군인들은 용산 B2 벙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전쟁 지휘를 하고 있었다. 장성 전용 식당에 강이식 합참의장이 들어서자 많은 장성이 식사 중에 일어나 경례를 했다.

“아~ 먹기에도 바쁜데 경례는 무슨······. 앞으로 식사 중일 때는 경례는 생략들 하세요.”

인자한 표정으로 말하고 자리에 앉은 합참의장과 작전본부장에게 취사병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과 밥이 담긴 식판을 가져왔다.

“합참의장님 맛있게 드십시오.”

“어? 고맙네, 오~ 오늘 국은 내가 좋아하는 된장국이구먼, 잘 먹겠네”

된장국에 1국 4찬식 식판을 보고는 합참의장은 식욕이 돌았는지 이내 수저를 들어 국을 떠먹었다.

“허허, 맛이 진품이구먼, 이거 집밥보다 여기 밥이 더 맛있지 않나?”

“하하하, 그러다가 사모님이 들으시면 혼나십니다.”

“에끼! 이 사람아~ 큰일 날 소리를 하는군, 하하하 어서 들게나”

“하하하, 네, 합참의장님”

2020년 10월 31일 08:00

서울시 용산 B2 벙커 (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작전회의실)

8시에 시작한 합동참모본부 작전회의는 개전 후 지금까지의 전장 상황에 대한 김용현 작전본부장의 브리핑으로 시작되었다. 10분간의 브리핑이 끝나고 다음으로 야전에서 작전 중인 군단별 현황을 보고하는 시간으로 접어들었다.

“다들 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과 지휘관들 덕분에 우린 여기서 이렇게 편히 의자에 앉아서 회의하고 있습니다. 시간 될 때마다 각 사령관은 야전 부대에 자주 연락하고 격려 좀 하면서 필요한 물자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바로 해결해 주길 바랍니다.”

다음 회의로 넘어가는 시간을 틈을 이용해 합참의장이 말을 꺼냈다.

“자! 그럼 다음 회의로 넘어갑시다.”

“네, 합참의장님, 지금부터 각 야전 부대 지휘관들의 현황 보고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작전본부장의 말이 끝나자 화상 회의로 참석한 제7기동군단장 양민춘 중장이 회의실 벽에 걸려있는 대형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충성! 제7기동군단장 중장 양민춘입니다. 지금부터 제7기동군단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간략하게 보고드리겠습니다.”

양민춘 중장은 준비한 자료를 봐가며 설명을 시작해 갔다.

“현재 제7기동군단은 번시 남서단 15km 지점에 제7기동군단 본부 및 직할 부대와 함께 전진기지를 구축 중입니다. 선양 시까지 65km 지점입니다. 그리고 예하 부대인 제20기갑사단은 전진기지로부터 서북단 15km 지점에 임시 주둔 중이며 수도기갑사단은 어제 하루 동안 긴급 기동을 펼쳐 전진기지로부터 북단 28km 지점에 주둔 중입니다. 선양 외곽까지 23km 떨어진 지점입니다.”

“중공군 동태는 어떤가?”

합참의장이 물었다.

“네, 현재 각종 정찰기와 아폴론 정찰위성에서 보내준 정보에 의하면 현재 선양 시를 방어하는 제39집단군은 선양 도심으로 들어가 시가지 전투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되며, 쓰핑으로 후퇴했던 제40집단군은 선양으로 기동하던 중 돌연 방향을 돌려 테링 근방에서 S106 도로를 타고 남하 중입니다. 우리 수도기갑사단의 3시 방향으로 공격 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베이징 일대에서 안산으로 이동한 제65집단군은 제20기갑사단의 배후 공격을 담당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랴오양 근처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양민춘 중장의 간략한 보고가 끝나자 다른 스크린에 디지털 지도가 비치고 설명했던 내용이 표기로 표시되어 보였다.

“역시, 중공 놈들 우리가 의도한 대로 미끼를 확실하게 물었어. 군단 하나에 3개 집단군이 모여들었으니 말이야······. 어떤가? 3개 집단군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겠나?”

“네, 합참의장님, 충분히 막아낼 수 있고 괴멸시킬 수 있습니다.”

“좋네, 그 자신감, 하지만 합참에서도 기동사단만 홀로 남겨두지는 않을 것이네, 필요한 지원과 조치는 최대한 할 것이니 열심히 싸워주길 바라네.”

“네, 감사합니다. 충성!”

"자! 다음 후방 2선 공격부대 5군단 상황은?”

강이식 합참의장이 5군단 현황을 물어보자, 이내 스크린에는 제5군단장 모습이 화면이 보였다.

“충성! 5군단장 중장 고연수입니다.”

“그래, 수고가 많다.”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전형적인 상남자 스타일인 고연수 중장이 절도있는 동작으로 경례하고는 이내 설명에 들어갔다.

“현재 제5군단 직할과 예하 사단은 어제 오후 4시부로 제11군단 3개의 예하 사단에 경계 임무 인계를 마친 후 오후 5시부터 기동하여 제3기갑사단(백골)은 통화를 우회하여 신빈 만족 자치현에서 하루 숙영을 하였습니다. 현재 선양으로 기동 준비 중입니다. 다음 제6기계화보병사단(청성)은 현재 둥펑 서남단 35km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제8기계화보병사단(오뚜기)은 통화 남단 25km에 위치하여 오후에 있을 통화 점령 작전에 온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3사단은 언제쯤 수기사(수도기갑사단)를 백업해줄 수 있습니까?”

작전본부장이 물었다.

“현재 위치와 기동 속도로 봐서 금일 12시 정도면 백업해줄 수 있는 위치까지 확보할 거 같습니다.”

“알았네. 현재 랴오닝성 일대에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중공군들이 많을 것이야. 1군 사령부와 정찰위성에서 최대한 정찰 정보를 전달하겠지만, 자체적으로 기동 간 정찰 드론으로 주위를 확인하고 기습에 특별히 조심하며 기동할 수 있도록 한다.”

합참의장은 노파심이 섞인 당부의 잔소리를 늘어놨다.

“하하하. 고연수 중장이 알아서 잘할 겁니다.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합참의장님”

옆에서 듣고 있는 1군 야전사령관 최진국 대장이 중간에 끼어들었다.

“하하하, 이거 내가 고연수 중장을 낮게 봤나? 노인네 노파심이라고 생각하게나”

“아닙니다. 합참의장님, 주의 깊게 듣고 불상사 없이 기동하겠습니다.”

“그래, 수고하게나”

“충성!”

“다음은 제2군단 현황입니다.”

작전본부장의 말과 동시에 스크린에 제2군단장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충성! 제2군단장 중장 유길원입니다.”

군인치고는 잘생긴 호남형의 얼굴을 가진 유길원 중장이 경례했다.

“수고한다. 유 중장”

“감사합니다. 보고 드리겠습니다. 제2군단도 마찬가지로 현재 12군단에 경계 임무 인계하고 사단별 진공 중에 있습니다. 제27경갑산악사단은 허룽 남단 15km에 있으며 제15경갑산악사단은 푸쑹 남단 11km 위치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7기갑사단은 바이산 남서단 18km까지 기동하여 점령 작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20년 초 국방부는 K-1000 해태 자동경계로봇을 이용한 경계 임무 전환 계획으로 제5군 경계사령부(별명:방패대)를 창설하여 예하로 2개의 군단을 배속시켰다. 제11군단인(철통)에 각 3개의 예하 자동경계사단을 배속시켰고 두 번째 군단인 12군단(방극)에 3개의 자동경계사단을 배속시켰다. 사단마다 432개의 K-1000 해태 자동경계로봇을 운영하며 각 자동경계로봇의 거리를 필요에 따라 100m에서 500m까지 이동 배치함으로써 6개 사단이 투입 시 최소 200km에서 최대 1,296km까지 자동경계로봇만으로도 경계 임무가 가능했다.

현재 모든 사단에 각각 432개의 자동경계로봇을 완전 편제 배치를 하지 못했지만, 현재 배치된 수량만으로도 압록강과 두만강을 잇는 국경선은 충분히 경계 임무를 할 수 있는 수량은 확보하고 있었다.]

20분 후 제1해병사단장의 보고와 해군과 공군의 보고를 받은 합동참모부 회의실은 마지막으로 ‘고구려의 기상’ 작전 중 수정 및 보완할 부분으로 의제를 바꿔 회의를 진행했고 다시 30분이 지난 후 회의는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귀관 여러분, 이제 동북 3성에 대한 대대적 북벌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개전 후 3일간은 제7기동군단만 신경 썼고 모두 다 잘 해왔지만, 이제는 9개 이상의 북벌 부대로 늘어난 상황에서 수색과 정찰 임무가 매우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각 지휘관은 이 점 유념해 주시고 정찰위성에 대한 사용 권한을 사단까지 내릴 테니, 의심되고 위험한 지형이라면 꼭 정찰위성을 통해 확인 및 작전을 하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이만 회의를 마칩시다.”

마지막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합참의장은 좌편에 앉아있던 정보본부장을 불렀다.

“네, 합참의장님”

“어느 정도 확인했나?”

정보본부장인 안길원 중장이 다가와 조용히 대답했다.

“50% 정도 됩니다.

“50%라···. 아직 멀었군, 적어도 80% 정도는 되어야 안심할 수 있어.”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럼, 계속 알아보고 바로바로 보고 하게나”

“네. 알겠습니다.”

속삭이듯 조심스레 말을 주고받은 합참의장은 더 이상의 볼일은 없는지 그제야 회의실 문을 나섰고 나머지 장성들도 뒤따라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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