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2020년 10월 28일 06:10 (중국시각 05:10),
중국 베이징시 중앙군사위원회 통합지휘소 벙커 회의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칸 커이쳐는 한국의 전술 탄도탄 공격에 따른 피해 현황을 간결하게 보고했다. 그리고 제39집단군과 제16집단군 지휘부에서도 연락이 왔다. 제39집단군인 경우 50%에 해당하는 전력이 손실되었고 현재, 후방으로 이동 중이라는 보고였다. 그리고 제16집단군도 40%에 해당하는 전력 손실을 입었고 대대급 단위로 흩어져 진지구축 및 위장작업 중이라는 보고였다.
이러한 보고에 시진핑 주석의 인상은 펴질 기미조차 없었다. 상식적으로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기습공격을 했다는 사실은 접어두고 20여 일간 전쟁 준비한 지상군 주공 부대와 북구 전구의 전략 부대들이 추풍낙엽처럼 괴멸되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냉정함을 찾고는 한국의 기습공격에 관한 대응 방안과 대대적 보복 작전수립 회의에 들어갔다. 먼저 현재 괴멸 수준에 이른 각 집단군의 즉각 후퇴 조치였다. 현재 상황에서 북한으로 진격하기엔 전력 손실이 너무나 컸고 재정비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선전포고 없이 기습공격을 감행한 한국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여 핵 공격 준비에 들어갔다. 잠시 후 젠빙-5호 정찰위성으로 한반도의 상황을 파악 후 전술핵 탄도탄을 포함하여 각가지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에 공격 준비를 전 부대에 전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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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8일 6:15,
서울시 용산구 CC 탱커(전략요격위성 제우스 1호 관제실).
“현재 중국 정찰위성 젠빙-5호 고도 380km 한반도 상공 진입 중.”
레이더 탐지 담당인 오퍼레이터가 힘찬 목소리로 보고했다.
“다시 한번 중국 정찰위성인지 확인.”
“확실합니다, 관제장님.”
“좋아! 좌표 확인.”
“현재 좌표 03-12-55 좌표 확인.”
한반도 상공 제주도 방향 상공 380km에서 젠빙 5호 정찰위성이 빠른 속도로 한반도 상공에 진입 중이었다. 그리고 한반도 일거수일투족을 정찰하며 각가지 사진들을 중국 관제실에 전송하던 젠빙-5호는 한 줄기 빛에 정통으로 맞고는 큰 폭발과 함께 산화하고 말았다.
“젠빙-5호 요격 성공하였습니다.”
중국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젠빙-5호의 요격 폭발로 인해 중국 통합지휘소는 한반도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보복감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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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8일 06:4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
강현수 장관이 합참의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는 이내 대통령을 향해 말했다.
“대통령님! 현재까지 우리가 생각한 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듯합니다. 중국 정찰위성도 요격에 성공했다는 보고입니다.”
“다행입니다. 중국의 보복공격은 아직 없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중국 정찰위성까지 당했으니 정확한 상황 판단을 하려면 시간은 조금 걸릴 듯합니다.”
“그렇긴 합니다만, 만에 있을 중국의 핵 보복에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군요.”
“현재 합참에서는 KAMD 시스템을 가동한 상태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한반도에 미사일 단 한발도 떨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요. 믿어야지요.”
이때 뒷자리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성태 비서실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대통령님, 잠시 후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시려면 지금부터 준비하셔야 합니다.”
“벌써 시간이 그리되었습니까?”
손목시계를 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강현수 장관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말했다.
“강 장관님은 계속 이곳에서 자리 좀 지키고 계시기 바랍니다. 저는 안보실장과 함께 갔다 오리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갑시다.”
어깨가 무거워 보이는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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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8일 08: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춘추관-프레스 센터).
현재 청와대 춘추관(프레스 센터)에는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가 이른 아침부터 있다는 말에 청와대 출입 기자들은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후 서현우 대통령이 춘추관(프레스 센터)에 들어섰다. 그리고 단상에 선 대통령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금일 4시 정각 대한민국 국군은 한반도를 침공하려는 중국군에 대해 선제공격을 하였습니다. 이는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에 입각하여 한반도를 침공하기 위해 15일부터 북부 전구 4개의 집단군이 압록강 국경선 일대로 이동하는 것을 침략군으로 단정 지었고, 이에 전쟁 승리를 위해 기습공격을 지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과 북이 연방제 통일을 합의한 상황에서 중국의 침략행위는 우리의 평화 통일을 방해하고 또다시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갈라놓으려는 파렴치한 작태와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밖에 간주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민국은 중국의 침략행위에 대한 정당한 기습공격이며 중국은 즉각 압록강 일대에 이동한 모든 군대를 철수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국토수호와 국제 사회의 정의 실현을 위해 철저한 응징을 가할 것을 선포합니다.”
잠시 목이 마른 대통령은 물 한잔을 하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에 현 시간부로 대한민국은 전시동원체제로 전환하며 비상 계엄령을 선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조국의 통일과 세계 국가 정의 실현을 위해 모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절대 없을 것이며 한반도 일대에 그 어떠한 미사일도 떨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평소대로 직장인은 회사로, 학생은 학교에 가시면 됩니다. 단 한 가지, 국가 수호를 위해 중국과 싸우는 우리 대한민국 국군장병에게 크나큰 용기와 힘을 낼 수 있게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대국민 담화 발표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짧고 간결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는 한반도 전역은 물론 세계 서방국가에 그대로 전해졌고, 이를 접한 세계 모든 국가는 충격 아닌 충격에 빠졌다. 실질적으로 전력상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본 것이었다. 그리고 미국의 반응 또한 마찬가지였다. 분명 미국은 10여 일 전부터 중국의 각 집단군 이동 상황을 정찰위성과 군 정보기관의 첩보로 미리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를 한국에 전달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국익에 있어 어떤 쪽이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오는지 따져보았기 때문이었다. 정치적, 군사적 동맹 관계가 멀어진 현재 한반도 전쟁이 미국에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미 정부의 판단이 더 앞섰기에 그 어떠한 중국군의 이동 상황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한국은 미국보다 더 정교한 정보력으로 기습공격을 감행했고, 이에 미국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세계 모든 나라의 언론매체는 동북아의 두 국가 간의 전쟁 발발에 대한 속보를 자기 국가의 이익 관계를 따져가며 중립적인 입장에서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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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8일 08:5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 국가위기상황센터로 다시 돌아온 대통령은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현재 국민 반응은 어떻습니까? 크게 동요하지는 않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현재 각 여야당에서 이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통해 국론이 통일되었고, 한민족의 통일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전쟁이라는 이유로 국민을 안정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국회에서 이렇게 도와주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지는군요.”
여러 고위 인사들과 함께 국가위기상황센터로 들어서는 그때 한 비서관이 매우 놀란 눈으로 달려와 보고했다.
“현재 중국에서 각종 탄도탄과 순항 미사일이 발사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 대한 침략행위에 대한 대대적 보복과 UN 안보리에 회부 하겠다는 전인민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상하였던 일이었다. 서현우 대통령은 차분하면서도 찹찹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드디어 시작되었군요. 센터실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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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8일 08:55,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현재 중국 전 지역에서 탄도탄 발사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수량 80기로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통신관 오퍼레이터들은 각 군에서 쏟아져 오는 여러 정보를 취합 및 통계 내어 실시간으로 소리치듯 보고했다.
“제2함대(서해함대)서 추가보고, 북해함대에서 순항 미사일 38기 인천과 서울 방향으로 발사되었습니다.”
“중국 탄도탄 미사일 80기에서 140기로 늘었습니다.”
개전 후 5시간이 흐른 시점에 드디어 중국군의 대대적 미사일 보복 작전이 시작되었다. 예상하였던 중국의 보복 작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기다렸던 합참의장도 막상 지금 상황에서는 양손에 땀이 났다.
“예상했던 그림이야. 각 군에 준비한 대로 확실히 책임지고 요격하라고 지시해.”
“알겠습니다.”
500인치 중앙 스크린에는 한반도와 중국 전역이 다 보이는 디지털 지도에는 미사일 항적을 보여주는 빨간 점선들이 중국에서 한반도 방향으로 표기되기 시작했고 그 점선들은 더 늘어나고 있었다.
“순항 미사일이야 제2함대(서해함대)에서 처리하면 될 것이고 문제는 탄도탄이지. 저 중에 핵미사일이라도 있으면 무조건 1순위 요격이다. 현재 탄도탄 종류는 확인되었나?”
“네, 현재 기준 탄도탄 185기 중 120기는 DF-21(둥펑-21)로 확인 나머지 DF-15 입니다. 중부 전구에서 지대지 순항 미사일 CJ-10(창젠-10) 150기 발사되었습니다.”
“서부 전구 여러 구역에서 DF-3(둥펑-3) 탄도탄 미사일 동시에 45기 발사되었습니다. 핵미사일일 확률이 높습니다.”
국군 합동통합지휘소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막상 한반도를 향해 발사되는 각가지 탄도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의 숫자가 늘어나자 오퍼레이터의 보고 소리는 마치 비명처럼 들렸고, 그 비명은 계속 들려왔다.
“중부 전구에서 DF-4(둥펑-4) 탄도탄 미사일 22기 발사되었습니다.”
“뭐? DF-4까지? 시진핑이 마음 단단히 먹었군. 한반도를 향해 사거리 5,400km짜리까지 날린 걸 보니.”
“합참의장님, 제우스 1호에서 탄도탄 요격 들어갑니다. 5번 스크린입니다.”
오퍼레이터의 보고 소리에 강이식 합참의장은 5번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다. 현재 대기권을 향해 솟아오르고 있는 DF-21 탄도탄 미사일을 향해 표적 리스트 순위를 정하고 요격 준비하는 화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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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8일 08:57,
서울시 용산구 CC 탱커(전략요격위성 제우스 관제실).
“아폴론 1호로부터 데이터 링크 ON.”
“표적 리스트 좌표 확인.”
“표적 리스트 좌표 210개 확인 완료!”
현재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여기 요격 담당 오퍼레이터일 것이다. 200여 기의 탄도탄 미사일을 착탄시각과 위험 선별순위 등등 각가지 정보를 취합하여 가장 먼저 요격해야 할 탄도탄을 지정하고 요격 준비하는 업무, 오퍼레이터의 열 개 손가락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며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중앙 대형 스크린에 차례대로 표적 리스트 좌표가 지정되자 요격통제관이 바로 지시를 내렸다.
“플라즈마 출력 확인.”
“플라즈마 출력 100%입니다.”
“연속 발사!”
“발사!”
요격통제관의 발사 명령에 제우스 1호의 레이저포에서 파란 빛줄기가 연속으로 날아갔다.
츄웅~ 추웅~ 츄웅~ 추웅~
우주 상공에서 제우스 1호 위성에서 파란 빛줄기로 선을 그을 때마다 대기권으로 진입하려던 중국의 DF-21 탄도탄 미사일은 조각이 되며 공중산화하고 말았다. 이에 관제장실에서 침착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던 관제장이 물었다.
“현재 요격 상황보고”
“DF-21(둥펑-15) 탄도탄 미사일 65기 모두 요격 완료.”
“DF-21(둥펑-21) 탄도탄 미사일 120기 중 56기 요격 성공.”
“DF-3(둥펑-3) 탄도탄 미사일 45기 중 12기 요격 성공.”
“DF-4(둥펑-4) 탄도탄 미사일 22기 중 10기 요격 성공”
“현재 탄도탄 252기 중 143기 요격 성공했습니다.”
제우스 1호는 미리 입력된 좌표를 따라 거침없이 파란 빛줄기를 내뿜으며 중국의 탄도탄 미사일을 요격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띠띠띠띠!
“플라즈마 출력 35%! 요격통제관님, 제우스 플라즈마 출력저하로 앞으로 10여 발밖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플라즈마 출력관리 담당 오퍼레이터가 다급한 목소리로 돌아보며 소리쳤다.
“뭐? 출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