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1화 (81/605)

개전

2020년 10월 28일 05: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

국군 합동지휘통제소에서 전쟁 상황에 대한 정보는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국가위기상황센터에 전송하였고 대통령의 맞은편 벽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압록강 국경선 일대 디지털 지도에 각가지 그래프 형식과 숫자들로 보기 좋게 보여주고 있었다.

“대통령님, 집단군 내 전투력 1위라는 제38집단군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전력의 81% 이상이 괴멸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크린에는 각 집단군의 예하 부대들의 현재 피해 상황에 따른 전력 보유량이 표시되었고 그것을 통계 내어 집단군 전체 피해 수치가 퍼센트로 표기되어 보였다.

“그렇군요. 합참에서의 작전이 잘 맞아떨어진 듯하군요.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부분 말씀입니까?”

“중국 지도부의 성향으로 봤을 때 피해가 크면 클수록 어떤 짓을 할지 모릅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지독한 보복 작전을 펼칠 수도 있어요.”

“대통령님, 합참을 믿지 않습니까? 충분히 합참에서도 최악의 보복 작전까지도 생각해 대응 방안을 마련했으니 지켜보시지요.”

“그래요. 이제 그럴 수밖에 없지요.”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갖고 날을 샌 대통령은 현재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매우 피곤한 상태였다. 이에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크게 한 번 펴고 양 눈을 비빈 대통령은 비서관을 보며 오라는 손짓을 했다.

“커피 한 잔만 갖다 주게. 아주 진하게 말이야.”

“네, 대통령님,”

“미안하네, 여기 있는 모든 직원 모두에게 갖다 주게나. 나만 피곤한 것이 아니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커피를 주문하다 상황실 주위를 돌아본 대통령은 깨달았다. 나야 여기에 앉아서 보고만 받고 지켜보기만 하면 되지만, 수십 명의 직원은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며 바쁘게 업무를 보고 있었다.

“대통령님, 잠시 눈이라도 붙이시는 게 어떠신지요? 몇 시간 후면 대국민 담화 발표도 하셔야지 않습니까?”

피곤해 보이는 모습을 본 강현수 국방부 장관이 염려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쟁을 일으킨 수장이 무슨 쉴 자격이 있다고?”

“네? 대통령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통일과 한반도 국토 방어를 위한 방어적 공격입니다.”

“이유가 어쨌든 내 손으로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누가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생각···.”

“강 장관, 괜한 소리를 했군요. 알았어요. 그만합시다.”

★ ★ ★

2020년 10월 28일 05:08,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각 군단 포병에서 발사한 지대지 순항 미사일(현무3E2-A타입(GLCM))은 제39집단군과 제16집단군에 착탄 했다는 보고입니다. 총 102기 중 요격으로 불발된 14기 제외하고 88기 목표 지점에 정확히 착탄 되었습니다.”

실시간으로 각 군의 공격 상황에 대해 목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큰소리로 외치는 오퍼레이터들의 눈과 손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제40집단군을 향한 함대지 순항 미사일(천룡A 미사일(SLCM)) 60기 중 요격당한 12기를 제외한 총 48기 목표물에 착탄 성공!”

개전 후 첫 착탄이 떨어진 지 40분이 지난 시점 ‘고구려의 기상’의 1단계 ‘새벽 불빛’은 끝을 보고 있었다.

“현재 지상군과 해군 진격 상황에 대해 보고하도록.”

1단계 작전이 마무리되자 강이식 합참의장은 자리에 앉으며 잠시 여유를 부리며 후속 부대 진격 현황을 물었다.

“6번 스크린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제7기동군단 본부 및 예하 부대인 제20기갑사단을 선두로 수도기갑사단과 제30기계화보병사단이 개성 부근을 지나 개성평양고속도로를 타고 북진 기동 중입니다”

이번 작전을 위해 북진 선봉군단인 제7기동군단은 수도기갑사단(맹호), 제20기갑사단(결전), 1군단 예하였던 제30기계화보병사단(필승)을 배속시켜 3개의 기갑 및 기계화사단으로 편성했다.

보고와 함께 콘솔을 조작한 오퍼레이터에 의해 6번 스크린에는 현재 육군 지상군의 진격 상황이 화살표 모양으로 표기되었다.

“이외 2군단 소속 제7기갑사단(칠성), 제15자동경계사단, 제27경갑산악사단이 임시로 개통한 철원덕천고속로로 진입 중이며, 5군단 제3기갑사단, 제6기계화보병사단, 제8기계화보병사단이 이제 막 출발한다는 보고입니다.”

“해군 상황은?”

“현재 제7기동전단과 제10상륙함대의 제53상륙전단은 04시 30분 포항 해군기지에서 출항하여 28노트의 속도를 유지하며 현재 동북 방향 32km 해상을 항해 중입니다.”

“좋아, 계획한 대로 가고 있군. 그럼 2단계 작전으로 돌입한다. 미사일 사령부 연락해.”

강이식 합참의장은 피곤함을 풀고자 좌우로 고개를 몇 번 돌리고는 이내 2단계 작전을 위해 지시했다.

“육군 미사일사령부 연결됐습니다.”

- 충성, 중장 오태균입니다.

“충성, 수고가 많다. 계획대로 2단계 작전 실행한다. 이상.”

- 충성! 알겠습니다.

<‘고구려의 기상’ 작전>

1단계(새벽 불빛): 중국군의 주공과 후공 부대에 대한 신속하고 빠른 기습타격

-제우스 지노그 증폭탄 8기로 후공 부대 중 강력한 제38집단군 괴멸

-제우스 에피루스 펄스탄으로 선공 부대인 제39집단군과 제16집단군 각종 군사 시설 및 장비 무력화

-주작 편대와 흑주작 편대로 제39집단군과 제16집단군 공습

-군단포병 보유의 순항 미사일로 후 공인 제40집단군 타격

-1함대와 2함대에서 제39집단군과 제16집단군 잔존부대 타격

2단계(새벽 불빛2): 한반도 위협 순위에 따른 중국군 각 부대 2차 공격

-북부 전구에 있는 레이더기지 타격

-전략, 전술 탄도탄 미사일기지 타격

-전투기 비행장 타격

-중국 해군 북해함대 타격

한반도 전역에 있는 육군 미사일사령부 예하 미사일 부대에서 사거리 800km와 1,200km 달하는 지대지 전술 탄도탄 미사일이 푸른 불꽃 줄기 항적을 보이며 어두운 새벽하늘을 향해 치솟아 올랐다. 총 120기에 달하는 미사일 숫자였다.

“미사일사령부로부터 보고입니다. 목표 12곳에 대한 현무-1E2와 현무-2E2 미사일 모두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는 보고입니다.”

120기에 달하는 현무 전술 탄도탄 미사일은 고도를 높이며 대기권으로 향하자 중국 각처 레이더기지와 방공기지에서는 비상상태로 전환하며 대공 미사일을 이용한 요격시스템을 가동했다.

“적어도 목표물에 5기 이상은 떨어뜨려 줘야 할 텐데 말이야.”

중국과 한반도 전체가 표시된 디지털 지도에 120기의 전술 탄도탄 미사일의 항적이 그려지고 있었다. 대기권에 도달하면서 각자의 목표물로 흩어지는 미사일 항적은 그야말로 예전 유행했던 PC게임인 ‘파워게임’을 보는듯한 착각을 보였다.

★ ★ ★

2020년 10월 28일 05:30 (중국시각 04:30),

중국 베이징시 중앙군사위원회 통합지휘소 벙커 회의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통합지휘소 벙커는 한국이나 미국 못지않게 넓은 공간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고 수많은 오퍼레이터가 각자 자기 모니터를 보며 현재 한국의 선제공격에 대한 온갖 데이터를 수집하며 정리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실 센터 옆 회의실에는 중앙군사위원회와 정치국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콰아앙!

상황실에 앉아있던 수십 명이 눈이 출입문으로 향했다. 누군가가 출입문을 발로 세게 걷어차 큰 소리가 났던 것이었다. 그리고 보기 흉하게 망가져 버린 양 문 사이로 한 명의 그림자가 다가왔고 그 모습은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었다.

그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눈은 실핏줄이 터졌는지 충혈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겉모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회의석 정 중앙으로 걸어 들어온 시진핑 주석은 이내 분노를 주체 못 했는지 회의 탁자를 양손으로 내려치며 일갈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어떻게 중화인민공화국이 한국으로부터 선제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까? 국방부장 대체 군은 뭘 하고 있었다는 겁니까!”

핑 바이헝은 국방부장은 머리를 조아리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현재 각 군 정보관들이 정보를 취합 중입니다. 정확한 데이터는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합니다. 먼저 확인된 부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직도 상황을 파악 못 했다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탄도탄 공격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북부 전구에 배치된 3곳의 JY-26A 레이더기지와 4개의 집단군 소속 이동형 JY-26B 레이더에도 탐지를 못 했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헤이룽장성 솽야산의 대형 X 밴드 레이더기지에서는 단지 착탄 3분 전 마하 55 이상의 속도로 낙하하는 미사일만 탐지했다는 보고입니다. 착탄시간은 03시 27분 12초였습니다.”

“그게 뭡니까? 그럼 한국에서 발사한 탄도탄 미사일은 사전에 탐지를 못 하고, 착탄하기 3분 전에 탐지했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수억 위안을 들여 만든 레이더가 고작 그 정도라는 겁니까? 입에 거품 물고 성능 자랑할 때는 언제고? 총장비부장?”

“네, 주석님.”

올 것이 왔다는 심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푸디후차오는 몸을 곧게 세우고 부동자세를 취했다.

“당신, 이런 고철 덩어리로 나를 농락했어?”

“아닙니다. 근래까지 미국의 F-22 스텔스 전투기의 이동 경로라든지 일본에서 발사한 우주발사체에 대해 정확하게 탐지했고 대기권 밖에서도 궤도추적까지 문제없이 성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다시 말합시다. 그때까지 원인 규명 확실히 준비하시오. 국방부장, 계속하시오.”

참석한 모든 사람의 시선이 총장비부장으로 향했다가 다시 자기에게 쏠리자 핑 바이헝 침을 한번 꿀컥 삼키고는 보고를 이어갔다.

“제38집단군에 떨어진 미사일은 솽야산의 대형 X 밴드 레이더에서 탐지한 숫자는 총 8기였습니다. 주변 군사기지에서 보고로는 미사일 1기에 지름 8km 해당하는 지역이 엄청난 화염에 휩싸였다는 긴급보고였습니다. 이런 폭발이 총 8번이었다면 좁은 구역에 배치되었던 제38집단군은 괴멸 또는 집단 군으로서의 전투력은 상실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38집단군에 연락을 해봤습니까?”

“아직 제38집단군과 연락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군그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보고에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온갖 인상을 쓰며 비스듬히 자세를 취한 시진핑은 계속 보고 하라는 손짓을 보냈다.

“제38집단군에 미사일 착탄 이후 제39집단군과 제16집단군에 각각 6개의 탄도탄 미사일이 집단군 지휘부 부대를 목표로 탄 종류는 EMP탄으로 상공 1km에서 폭발하였습니다. 이에 모든 대공 레이더와 대공 방어 무기들이 무력화되었고 이후 수분이 지난 다음 한국 공군 전폭기 편대의 공대지 미사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 후 재차 한국에서 날아온 지대지 순항 미사일과 함대지 순항 미사일에 2차 공격을 당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제38집단군과 마찬가지로 제39집단군과 제16집단군은 연락 두절이며 제40집단군만 연락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럼 제40집단군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국방부장은 탁자 위에 있던 문서 하나를 집어 들고는 읽어 나갔다.

“현재 제40집단군 군단장은 사망하여 부군단장인 루호워 소장이 군단장 대행으로 지휘 중이며입니다. 집단군 본진은 60%이상 괴멸을 하였고, 나머지 예하 부대 중 제82주교단, 제118기계화보병사단, 제119차량화보병사단, 제191차량화보병사단, 제5기갑사단, 포병여단, 방공포병여단은 10%에서 20% 정도의 피해를 보고 현재 선양 시로 긴급 후퇴 중입니다.”

“기가 막히는군, 3개 집단군은 연락도 안 되고, 1개 군단은 후퇴나 하고.”

그때 상황실에 있던 대교 계급의 정보관장이 소리치며 회의실로 들어왔다.

“현재 한국에서 탄도탄 120발 발사되었습니다. 현재 대기권으로 진입 중이며 각기 12개 목표로 방향전환 중입니다.”

“왕빠단!”

짧게 일갈한 시진핑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바라보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칸 커이쳐 부주석, 이제부터 이번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모든 작전 권한을 줄 테니 총지휘를 하시오. 그리고 당장 저 죽일 빵즈놈들 탄도탄부터 해결 바랍니다.”

시진핑 주석을 빼고 실제 군 서열 1위인 칸 커이쳐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자 상장 계급의 군인이었다. 시진핑의 명령과 함께 자리에 벌떡 일어난 칸 커이쳐는 절도 있는 동작으로 경례 후 짧게 대답하고 나갔다.

“권한 받겠습니다. 그럼 이만.”

칸 커이쳐가 회의실을 빠져나가자, 시진핑 주석은 회의석에 앉아있는 여러 중앙군사위원회와 정치국 위원들을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며 말했다.

“21세기 들어 군사 굴기니 뭐니 하며 군사 대군이라 떠벌린 중국이 한낱 작은 나라에 이렇게 맥없이 맞은 것이 말이 됩니까? 지금부터 중앙군사위원회에서는 필요하다면 전략핵까지 동원해서라도 피의 보복 작전을 수립하여 칸 커이쳐 부주석에게 입안하고, 정치국위원회는 이번 한국의 비열한 기습 침략에 대해 UN 안보리에 회부 및 정치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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