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가는 길
2020년 6월 20일 10: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
김영철 당비서는 2박 3일 동안 정부 관계자와 동행하며 이곳저곳을 방문하였고 이제 마지막 일정으로 서현우 대통령과 1대1 면담을 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 후 청와대에 도착한 김영철 당비서는 영빈관에 들어섰고 미리 기다리던 서현우 대통령이 환한 웃음으로 악수를 청하며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서현우입니다.”
“반갑습네다. 통일전선부장 김영철입네다. 이렇게 남조선 대통령을 뵙게 되니 감개무량합네다.”
“별말씀을요. 자리에 앉으시지요.”
나름 김영철 당비서는 남조선 대통령에 대한 깍듯한 예우로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다과와 따뜻한 차가 들어온 후 몇 가지 여담을 주고받으며 얘기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보낸 2박 3일은 어떠셨습니까?”
“하도 남조선 동지들이 신경 써줘서리 불편함 없이 잘 지냈디요. 감사할 따름입네다.”
“그거 다행입니다. 다음에 또 오시면 경치 좋고 맛있는 음식들로 대접하겠습니다.”
“고거이, 저도 쬐금 아쉬운 부분이디요. 남조선이래 경치도 좋고 맛나는 음식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한 번도 못 보고 정부 관계 시설만 보고 왔디 안습네까?”
“하하, 이거 죄송합니다.”
어느덧 차 한잔 식을 시간이 지나자 김영철 당비서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이며 대통령에게 말했다.
“대통령님, 거 한가디 궁금한 게 있시요.”
대통령은 단번에 김영철의 질문이 무엇인지 알아챘는지 찻잔을 내려놓고 자세를 바로잡으며 대답했다.
“네, 말씀하시지요.”
“내레, 남조선에 내려오기 전부터 궁금했고 와서 이곳저곳 견학하면서 그 궁금증이 더 커졌디요. 비공식으로 내를 초청하여 군사 기밀에 해당하는 고급 시설과 장비들을 보여주는 의도가 뭣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슴네다.”
역시 예상한 질문이었던지 대통령은 살짝 미소를 보이고는 대답 대신 도리어 물었다.
“매우 궁금했을 겁니다. 김영철 당비서께서는 어떤 의도라 생각이 들었습니까?”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대통령의 말에 잠시 시선을 고정한 김영철 당비서는 조금은 차디찬 음성으로 대답했다.
“듣기에 불쾌할지 모르겠지만서도 내래 볼 때는 남조선은 이 정도야, 그러니끼니 까불지 말고 남조선 말 잘 들으라우, 이런 협박을 당하는 느낌입네다.”
솔직하게 생각한 점을 말하는 김영철 당비서의 말에 환한 웃음을 보이며 대통령이 대답했다.
“그러셨군요. 하지만 그건 오해입니다. 당비서님, 현재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뭐하러 협박을 하겠습니까? 단도직입적으로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통령은 방금까지의 환한 웃음을 이내 감추고는 눈빛부터 진지하게 바뀌며 상체를 탁자에 바짝 끌어당기고 말하기 시작했다.
“전 이제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몇 개월이죠. 이런 상황에서 적어도 저는 남북 평화 통일의 밑바탕이 될 초석은 만들고 임기를 마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후 어느 분이 대통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북정책이 저와 다른 성향의 대통령이라면 또다시 남과 북은 멀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구만요.”
김영철 당비서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서현우 대통령의 말에 경청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당비서님께서 2박 3일 동안 견학하신 여러 장비와 시설들은 대한민국이 보유하고 있는 것 중에 빙산의 일각만 보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이 짧아 더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니, 그게 정말입네까?”
“제가 이 자리에서 무슨 거짓을 논하겠습니까? 우리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방산무기 기술력은 미국보다 100년 정도 앞서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산업기술력도 적어도 50년 이상의 기술력을 확보한 상황이지요.”
서현우 대통령은 김영철 당비서의 반응을 보고자 잠시 말을 멈추고 바라봤다. 이에 머릿속에서 여러 생각을 하는지 굳게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당비서님, 남북 평화 통일은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남과 북, 두 국가의 의사결정으로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거 잘 아실 겁니다. 우리 주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의 모든 정책에 이래라저래라 참견하며 방해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런 주변국의 행태를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디요. 대통령님의 말이 천 번 만 번 옳디요.”
“전, 당비서님께서 직접 두 눈으로 보신 현재 대한민국의 군사적, 경제적 역량을 보시고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어떤 나라도 남과 북 두 나라의 평화 통일에 왈가불가하지 못할 힘을 가졌다는 것을요. 이런 대한민국과 함께하시지 않겠습니까?”
“음···.”
“두 나라의 정치이념 모든 걸 다 떠나서 한민족, 하나 된 나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까? 수십 수백만의 남과 북 이산가족이 67년간 생이별을 하고 있습니다. 이젠 살아계신 분들 얼마 남지도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분단의 슬픈 역사를 종결시키고 새롭게 행복한 한반도가 되었으면 하는 게 저의 대통령 임기 중 이루고 싶은 마지막 염원입니다.”
가슴을 울리는 서현우 대통령의 말에 김영철 당비서는 가슴이 먹먹했다. 정치이념 그게 뭐라고 지금까지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지내왔는지 울컥하는 마음에 김영철 당비서는 쉽게 말을 뱉지 못했다.
“대통령님은 진정 한민족을 위한 마음이 크고도 높다 생각합네다. 이런 말을 들으니 맘속 어디선가에서 뭔가가 벅차오르는 느낌입네다. 내레, 남조선과의 평화 통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시야요. 대통령님의 그 마음 그대로 김여정 제1부위원장에게 전달하겠습네다.”
눈시울이 붉게 물들 김영철 당비서는 진정 진심 어린 말로 대답했다. 이에 서현우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김영철 당비서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고맙습니다, 당비서님. 꼭 좀 부탁드립니다. 우리 이제 한민족 하나만 생각합시다.”
“걱정마시라요. 최선을 다하겠습네다.”
이날 3시간에 걸친 서현우 대통령과 김영철 당비서와의 1대1 비밀면담은 진정 남과 북이 평화 통일로 가는 염원의 첫 단추를 푸는 계기가 되었고 북으로 돌아간 김영철 당비서는 바로 김여정 제1위원장과 독대를 통해 서현우 대통령의 진실한 염원을 그대로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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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8일 14:00,
대한민국 서해 공해상.
한국 해경 2명이 순직한 사건이 1개월이 지난 가운데 중국의 불법 조업 어선은 사라졌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한국과 중국은 서로 간 대사를 포함해 외교관들 모두를 추방했고 외교단절의 순서를 밟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중 관계는 급격한 냉각상태에 빠졌다. 이런 와중에 중국은 하루가 멀다고 2015년과 2018년에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Su-35 전투기 2기가 한국 영공까지 근접 비행을 하며 무력시위와 정찰 임무를 펴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한국에서는 F-35A를 보내 대응하였고 오늘도 어김없이 Su-35 수호이 전투기 2기가 한국 영공 가까이 붙어 정찰 임무 중이었다. 이에 한국 측 공군의 대응은 오늘따라 달랐다. F-35A 라이트닝II가 아닌 F-21P 주작 2기가 군산 제38전투비행단 공군기지에서 출격했다.
새로 창설된 제38전투비행단은 K-21P 주작 24기와 F/A-25P 흑주작 24기가 가장 먼저 실전 배치된 공군기지였다.
- 블랙문1, 웨스트 포인트 Su-35 수호이 2기, 거리 70 확인.
- 블랙문3, 카피 뎃.
블랙문 편대 편대장인 최영호 소령과 윙맨인 오길성 대위는 군산기지에서 출격한 후 애프터 버너를 사용해 최고속도 마하 8.5라는 경이적인 속도로 Su-35 수호이 전투기를 향해 초고속으로 접근 중이었다. 이륙 후 정확히 52초 만에 150km를 비행해 적 전투기와의 거리 70Km까지 접근했다.
- 블랙문1, 고도 상승 및 방울뱀 2발 스탠바이.
- 블랙문3, 확인 뎃.
편대장의 명령에 블랙문3는 급격히 고도 25km까지 상승하였고 이어 적 전투기에 대한 레이더 조준을 완료하고 언제든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방울뱀 발사 대기 모드로 비행에 나갔다.
- 블랙문3, 방울뱀 스탠바이.
- 블랙문1, 컨택 블랙문3, 방울뱀 대기.
블랙문1 전투기는 전방에서 다가오는 Su-35 수호기 전투기와 초 접근전을 펼치려는 듯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 체 그대로 날아갔다. 그리고 가시 유효거리 40km에 다다르자 블랙문1 주작 전투기의 기체가 사라졌다. 이것은 훈련기에 없었던 TCS(투명은폐시스템) 기능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한국 영공 바로 직전까지 접근하여 무력시위를 하는 Su-35 수호이 전투기 2기는 한국 공군의 대응이 없음을 수상하게 생각하며 중국 KJ-2000(쿵징-2000) 공중조기경보기에 송신해봤지만, 중국 KJ-2000 공중조기경보기에서도 어떠한 항공기도 탐지되는 게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바로 그때 Su-35 수호기 두 기 사이로 보이지 않는 먼가가 번개같이 지나쳤고 이상 기류가 발생하며 순간 Su-35 항전계기판에서 이상 신호가 울리며 모니터가 깜박거리며 요동쳤다. 그리고 한국 공군으로부터 통신이 날아왔다.
- 한국 공군 제35전투비행단 소속의 블랙문1이다. 너희들은 현재 한국 영공 2km까지 침범했다. 더 이상의 진입은 불허한다. 즉시 귀환하라.
Su-35 수호이 전투기 조종사는 순간 당황하며 레이더를 뚫어지라 쳐다봤다. 러시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주크-27 펄스도플러 레이더 화면을 확인했지만, 그 어떠한 것도 탐지되지 않았다. 그러는 중 순간 Su-35 수호이 전투기 2기 사이로 공간이 틀어지는 듯한 현상이 일어나고 뭔가의 형체가 서서히 나타났다. 바로 최영호 소령의 블랙문1 KF-21P 주작 전투기였다. TCS(투명은폐시스템)를 해제하고 기체를 들어낸 최영호 소령은 Su-35 수호이 전투기 2기와 나란히 비행하며 다시 한번 통신을 날렸다.
- 마지막 경고다. 기수를 돌리지 않으면 바로 요격하겠다.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기체에 놀란 중국 조종사들은 이런 상황이 믿기지 않았는지 최고의 기동력을 발휘하는 전투기답게 배럴 롤 기동을 펼치며 기수를 중국으로 향했고 이에 최영호 소령은 멀어져가는 중국 전투기를 주시했다.
- 블랙문1, 컨택 스테이지 에너미 2기 귀환 중.
- 스테이지, 확인. 에너미 거리 50까지 확인 후 귀환 바람.
- 블랙문1, 카피 뎃!
처음으로 중국 공군에 한국의 6.5세대급 전투기를 선보인 이 날, 중국 공군에서는 한차례 난리가 났었다. 말도 안 되는 Su-35 조종사의 주장 때문이었다. 이에 중국 공군은 두 명의 Su-35 조종사에게 허황한 정보를 흘린다는 죄목으로 징계가 내려졌다. 사실 조종사가 겪었던 일들에 대해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중국의 현 과학으로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리고 또 한 가지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의 거만한 태도와 자만심이 그러한 징계로 이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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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30일 15:00,
대구시 오스카 벙커 (해심방어위성 포세이돈2호 관제실).
포세이돈 2호 관제실에서는 5시간 전부터 한국해역으로 침투하고 있는 북해함대 제2 잠수함대 전대 소속 033식 로미오급 SSK-315 잠수함을 주시하고 있었다.
“현재 위치 배타적 경제수역인 북위 36도22’ 동경 124도28’ 방위 180도 25노트로 심항 중, 우리 수역까지 31해리(59km).”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이은수 관제장이 혀를 찼다.
“1950년도 생산한 저런 고물 잠수함으로 지금 우리 수역으로 넘어오고 있는 거야?”
“그러게요. 이거 뭐, 타격 시 우리 어뢰가 아깝습니다.”
옆에서 부관제장이 중앙 스크린을 주시하며 맞장구쳤다.
“어쩔 수 없지, 해군본부에서 우리 수역으로 1cm만이라도 들어와도 타격하라고 했으니. 이외 탐지되는 건 없나?”
“네, 공해상에 중국어선 120여 척 외엔 현재 잠수함 1척뿐입니다.”
“적 잠수함 1분 간격으로 위치 계속 보고 하도록”
“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