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3화 (63/605)

올림푸스

2019년 12월 3일 19:00,

충북 청주시 봉무산 올림푸스 지하 17층 관리자 회의실.

대통령은 신무기 개발 발표회에 이어 간단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올림푸스 방산업체와 ADD에서 생산되고 있는 각가지 무기 생산현황에 대한 상세 보고를 받기 위해 오영일 기지장 회의실에 들어섰다. 이에 미리 기다리던 올림푸스 관리부서 직원들과 각 방산업체 책임자, 그리고 ADD 개발실 연구원들이 일동 기립했다. 회의실에 들어온 대통령은 일일이 악수를 청한 후 회의실 중앙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럼 올림푸스에서 생산되고 있는 방산무기의 생산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백남일 박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브리핑 스크린 앞으로 다가가 섰다.

“7층 생산라인부터 보고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현웅 로템 방산업체에서 생산 중인 K-3 백호 전차에 대한 보고 드리겠습니다. 작전 9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K-3 백호 전차는 10월에 15대의 초도생산을 시작으로 현재 210대가 생산되어 있으며 현재 생산된 전차는 내년 초 육군 기갑부대에 실전 배치할 예정입니다.

“잠시만요.”

대통령이 손을 살짝 올려 브리핑을 중단시켰다.

“네, 대통령님.”

“전시 및 특수상황에서는 월 생산능력은 어떻게 됩니까?”

“네, 생산라인을 총 가동한다면 월 40대까지 생산을 늘릴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앞으로 설명할 때 최대 생산량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로 현재 실전 배치된 K2 흑표전차에 대해서는 신기술을 적용하는 개량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 10대의 개량작업을 통해 총 140대에 대해 개량작업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이것 또한 월 20대까지 추가로 개량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세 번째로 한호디펜스 방산업체에서 생산하는 K-23P 현무 장갑차입니다.”

브리핑 스크린에 K-23P 현무 전투보병장갑차에 3D 영상 그림과 여러 가지 테스트 동영상이 짧게나마 선보였다.

“K-23P 현무는 현재 월 50대씩 생산하여 550대의 생산이 완료된 상황이며 K-3 백호 전차와 마찬가지로 내년 초에 각 기갑부대에 실전 배치가 됩니다. 그리고 생산라인을 최대 가동 시 월 50대 이상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때 대통령이 옆에 있는 강현수 국방부 장관에게 살짝 손짓하자 이내 강현수 장관이 상체를 대통령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강 장관님, 앞으로 장병의 생존율과 관련된 장비들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모든 군부대에 실전 배치할 수 있도록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이런 상황에서도 백남일 박사의 브리핑은 계속 이어졌다.

“다음은 8층 생산라인입니다. 8층은 삼일테크원 방산업체에서 생산하는 K-9A1 라이트닝 155mm 자주포로 월 생산량 20대에 최대 생산량 월 45대입니다. 현재 240대가 생산 완료된 상태입니다. 두 번째로 한국형 MLRS인 K271 신기전으로 발사관 생산은 월 55대, 최대 생산량 120대로 차량과 조립된 완성된 대수는 450대이며, 현재 K-9 A1과 함께 각 군에 실전 배치 중입니다. 이에 플라스마탄과, 플라스마 확산탄은 월당 각 1,000발과 500발씩 생산되고 있으면 최대 생산량은 3,500발, 2,200발입니다. 탄 총생산량은 14,000발과 7,000발입니다.”

“강 장관! 현재 신규 탄에 대한 비축분은 총생산량으로 봤을 때 몇 프로입니까?”

대통령이 질문에 강현수 장관은 뒤에 있던 군수사령관과 몇 마디 주고받고는 이내 대답했다.

“현재 생산량 된 탄 수량만 본다면 탄별 5% 정도라고 합니다.”

“5%로? 너무 적군요. 탄 생산량도 최대한 늘려주세요. 전쟁 비축분 기존 기준보다 200%로 상한선을 잡으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지시하겠습니다.”

“다음은 9층 생산라인으로 우진테크라이원 방산업체에서 생산하는 K-1000 해태로 월 35대 생산 중이며 현재까지 430대 생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대 생산량은 월 70대까지 끌어 올릴 수 있으며, 해태 운용 교육이 완료되는 내년 6월부터 서부 GOP 경계사단부터 점차 실전 배치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올림푸스 방산업체 및 ADD 생산라인은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국군장병과 생존율과 밀접한 모든 장비에 대해서 월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특히, 장병 개인 장신구인 보호 슈트 및 방탄 헬멧, 신형전투복, 방탄복, 신형군화에 대한 생산량을 기존보다 3배 이상 가까이 끌어 올렸고, 또한 각가지 탄약에 대해 충분한 비축분을 마련하라는 지시로 생산되는 모든 탄약을 각 군 탄약고로 이동시켰다.

★ ★ ★

2019년 12월 5일 10: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실 집무실.

“내년 2월 12일 제5차 남북 실무자 회담 때 대통령님의 평양 방문에 대한 정확한 일정을 잡을 예정입니다. 이에 대한 요청 사항은 사전에 김영철 당비서에게 전달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통일부 오승태 장관이 북한과의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보고하듯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 장관님, 이 기회를 우리는 잘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제가 먼저 김여정을 만날 보는 것이···.”

“오 장관님, 끝난 얘기를 또 하십니까? 기회는 한 번뿐입니다. 지금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가 직접 김여정한테 말해주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괜히 어설프게 했다가 리병철이 눈치라도 채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 않습니까?”

뭐라 반박할 말이 없던 오승태 장관은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입을 다물고 말았다.

“것보다, 제2차 대북지원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아 네, 현재 관련 부서에서 여러 가지 지원에 대해 정책 수립 중입니다. 조만간 정리되면 정식으로 보고 드리겠습니다만, 이번에 파주에서 개성 그리고 평양까지 거쳐 신의주까지 연결되는 고속도로 사업에 대해 북한도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하하하, 그렇죠? 제가 뭐라 했습니까? 북한 측면에서 보면 도로도 무료로 만들어줘, 거기에 통행료까지 벌 수도 있어, 뭐 북한에는 일거양득 아니겠습니까? 뭐 우리는 중국까지 육상로가 확보되어 비용적이나 시간상으로 단축되니 이거 남북 합쳐 일거양득이 아니고 일거삼득이군요.”

조금 전까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던 오승태 장관은 대통령의 자랑 섞인 말에 환하게 웃으면 대꾸해줬다.

“그러고 보면 대통령님의 혜안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거, 오 장관님 표정 보니 내가 잘난 채를 너무 한 거 같군요.”

옆에서 듣기만 하던 나성태 비서실장이 살짝 실룩거리며 웃어버렸다.

★ ★ ★

2019년 12월 10일 19:00,

북한 평양시 국가안전보위부 부장실.

“확실하디?”

리병철 부위원장이 의심의 눈초리로 김원흥 부장을 쏴보며 저번에 보고한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못을 박고자 물었다.

“확실합네다. 대외공작대에서 확실히 그년의 시신을 확실히 처리했습네다. 더는 신경 안 써도 됩네다.”

하지만 리병철의 눈초리는 거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김 부장의 말을 믿갔서. 김 부장을 위해서라도 말이디.”

김흥원 부장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온몸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1개월 전 대외공작대 오지완으로부터 김순희를 처리하는 데 실패했다는 보고를 받은 김흥원은 차마 사실대로 리병철 부위원장에게 보고할 수는 없었다. 사실대로 보고했다면 반역죄로 몰려 자기 목숨은 물론 가족들까지 모두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소리소문없이 총살당했을 것이다. 이에 김흥원은 오지완에게 여자 시체 한 구를 구해 처리한 것으로 지시했고 리병철에겐 얼굴을 훼손된 시체 사진을 보여주며 처리했다고 거짓 보고를 올렸다.

“어찌 제가 거짓 보고를 하겠습네까?”

그제야 의심의 눈초리를 걷어드린 리병철은 현재 북한 정권의 실세들이라고 해도 무관할 참석자들을 쭉 훑어보곤 화제를 돌려 말을 이었다.

“조만간에 말이디, 내가 누누이 말했던 준비한 일이 터질끼야,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또다시 뒤집혀지겠디, 얼마 안남았시야. 그러니 항상 강조하디만 자기 사람들 확실히 관리하라우.”

리병철이 준비하고 있는 건 바로 2020년 2월 12일에 있을 제5차 남북 실무자 회담 장소에 대한 폭탄 테러 계획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김씨 왕조의 시대를 끝내고 리병철의 시대를 맞이하려는 마지막 계획이었다.

지난 2015년 김정은 정권이 남조선에 대해 평화정책으로 전환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있던 리병철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제3의 세력으로부터 천문학적 지원금을 받아 평양 폭탄 테러를 계획 및 성공한 것이다. 이후 리병철은 김여정 편에 서 경쟁 상대였던 반대파 세력들을 반란죄로 죄다 숙청하였고 그 자리에 자기 측근들을 채워버렸다. 이렇게 계획한 대로 일이 술술 풀리자 점차 자기 세력들을 키워 나갔고 이제 마지막 계획을 실행하여 다시 한번 북남의 혼란을 틈타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 것이다.

“저희는 언제든지 리병철 부위원장 동지를 따를 겁네다. 믿고 맡겨 주시라요.”

인민부력부 박영식 부장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비장한 말투로 말했다.

“기래, 기래, 여기 있는 동무들, 내래 절대 읺디 안깟어, 자 우리 오늘은 거하게 술 한잔하러 가자우”

★ ★ ★

2019년 12월 13일 19:00,

서울시 강남구 국가정보원 대외정보국 1과 사무실.

국가정보원 대외정보국은 김현준 과장과 지동철 팀장, 그리고 3명의 요원이 후난에서 순직하는 바람에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황이었고 대외정보1과 1팀은 이제 박기웅 주임과 서동규 요원만 남은 상태였다. 이에 서동규 요원은 2팀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이번 김순희 작전에 참여했던 모든 요원은 일계급 특진을 하였다. 그래서 윤태진도 주임에서 대리로 승진했다.

경부고속도로의 검은 밴에서 윤태진 대리가 몇 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더니 그것도 재미가 없었던지 운전 중인 서동규 요원에게 말했다.

“동규야, 박기웅이는 왜 안 온다냐? 아직도 부상에서 다 안 나았다니?”

“부상은 다 나은 거 같은데요. 중국에서 개인적으로 할 일이 있다면서 1개월 휴가 냈어요. 아마 다음 주면 복귀할 거 같은데요?”

“한국 와서 쉬지, 중국에서 뭐할 게 있다고 1개월이나 휴가를 냈다니?

“잘 모르겠습니다, 윤 대리님.”

“오면 소주나 찐하게 한잔해야겠다. 너도 같이 마시자.”

“감사합니다.”

★ ★ ★

2019년 12월 14일 14:00,

북한 평양시 리병철 부위원장 관사.

“돈은 잘 받았시야요.”

- 염려한 부분은 걱정마시라요. 조만간 일어날끼니 기대해도 좋습네다.

“그러티요. 그러티요.”

- 잘 알고 있시야요. 그럼 다음에 다시 연락합세다.

리병철 부위원장은 알 수 없는 정체와 통화를 마친 후 책상 위에 발을 올리고는 쿠바산 시가렛 하나를 꺼내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였다.

“조금만 기다리라우 간나새끼들. 이제 북조선은 내 꺼이야!”

위기

2019년 12월 14일 14:30,

서울시 국가정보원 원장실.

똑똑.

“들어오세요”

“긴급입니다.”

대북정보팀 김나윤 국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원장실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이에 나봉일 원장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대답했다.

“뭡니까?”

김나윤 국장은 대답 대신 문서 한 장을 내밀었고, 나봉일 원장은 낚아채듯 문서를 건네받고는 바로 읽었다. 이건 30분 전 리병철이 알 수 없는 정체와 위성을 통해 전화한 내용이었다.

“이게 대체 뭐지요?”

급하게 달려왔는지 잠시 숨을 고르던 김나윤 국장이 입을 열었다.

“30분 전, 평양에서 미국 워싱턴 지역에 있는 사람과 위성 통화한 내용입니다.”

“뭐요? 그럼 백악관?”

“아닙니다. 백악관은 아니고 워싱턴 근방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백악관이 아니라는 말에 일단 안심한 나봉일 원장은 다시 한번 대화 내용을 천천히 읽어봤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대화 내용 중 눈에 두 귀를 쫑긋하게 만들 내용이 있었다. 마지막 계획이란 말과 조만간 일어난다는 그 말, 뭔가 테러 계획을 암시하는 말들이었다.

“대체 누가 평양에서 워싱턴 쪽 인물과 이런 통화를 한단 말인가요?”

대화 내용을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증은 더해갔다.

“일단 이 자료는 정보분석실에 넘기세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한 듯합니다. 그리고 새터민 중 평양 관련 전문가들에게 협조를 받아 이 목소리의 주인공도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네, 원장님.”

대북정보국에서 획득한 리병철의 전화 내용은 올해 1월에 쏘아 올린 지구 광대역 통신위성 헤라 1호를 통해 평양에서 발신되는 모든 위성 통신을 감청하던 대북정보국 요원에 의해 운 좋게도 바로 확인이 되어 보고가 되었던 것이었다.

★ ★ ★

2019년 12월 16일 14:00,

전북 무주군 제99훈련비행단 공군기지 작전브리핑실.

“반갑다. 난 제99훈련비행단장 김기태 준장이다.”

김기태 준장의 한마디에 앉아있던 80여 명의 조종사 사이 곳곳에서 웅성거렸다.

“영호야, 우리나라에 99훈련비행단이 있었냐? 난 처음 듣는데?”

중앙 뒤쪽에 앉아있던 전창빈 대위가 공군사관학교 동기며 단짝이었던 최영호 대위에게 어리둥절한 눈빛을 보이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난들 알겠냐? 나도 처음 들어. F-15K 조종한다고 좋아했더니 이게 웬 날벼락이냐? 이거 혹시 FA-50 전투기로 구성한 비행단 아닐까? 아니면 올해 초에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F-35A일 수도 있고.”

“F-35A는 벌써 실전 배치됐다던데?”

“그럼 뭐야, 네 말대로 F-50인 거야?”

최영호 대위는 공군사관학교 졸업 후 4년 동안 서산 공군기지인 제20전투비행단에서 KF-16 전투기 조종사였다가 얼마 전 F-15K 전투기로 구성된 대구 공군기지인 제11전투비행단에 전출되어 F-15K를 조종하게 되었다고 입이 귀에 걸려 행복감에 젖어 있다가 마른하늘 물벼락 맞듯이 5일 만에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조용! 궁금한 게 많을 것이다. 이것만 말해주겠다, 여기 있는 제군들은 행운아라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런 말 하는지는 지금부터 옆에 있는 류 대령이 설명할 것이다. 노인네가 말 많으면 욕먹는 거 안다. 그래서 인사말은 짧게 끝내도록 하겠다. 그럼 저녁 식사 때 다시 보도록 하고 설명 잘 듣기 바란다. 이상!”

김기태 준장이 퇴장하니 앉아있던 모든 조종사가 일어섰다. 퇴장 후 옆에서 지켜보던 류재신 대령이 단상 중앙으로 이동하며 서 있는 조종사들을 의심 장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다들 앉아, 난 제99훈련비행단 교육 참모 류재신 대령이다. 먼저 이곳 제99훈련비행단에서 듣고 보는 모든 정보는 군사기밀 SS 급으로 취급되며, 외부 정보 누출 시 책임자에 대한 징계는 말 안 해도 알겠지만, 이적죄에 해당하는 형을 받을 수 있다. 이점 숙지하고 설명 듣도록.”

상기된 표정으로 앉아있는 조종사들이 류재신 대령이 보기엔 재밌었는지 살짝 미소를 보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여기 모인 제군들은 각 비행단에서 최고의 실력자라고 판단하여 차출된 것으로 생각하면 기분 좋겠지? 안 그런가?”

이 말에 긴장하며 듣고 있던 여러 조종사가 조금은 상기된 표정에서 웃음기 있는 얼굴로 바뀌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곳은 훈련비행단이다. 즉 이곳은 전투 공군기지가 아닌 전투기 조종을 위한 훈련장인 것이다. 그리고 이곳.”

“질문 있습니다.”

최영호 대위가 손을 번쩍 들고 큰소리로 외쳤다.

“혹시 FA-50 전투기에 대한 교육과 훈련입니까?”

앉아있던 많은 조종사가 최영호 대위에게 모든 시선이 모여졌다가 류재신 대령에게로 시선이 옮겨졌다. 다들 궁금했는데 질문 잘했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성질 한번 급하네, 너 이름이 뭐야?”

류재신 대령은 한쪽 눈을 치켜들며 질문했던 최영호 대위에게 말했다. 순간 최영호 대위는 벌떡 일어났다.

“대위 최영호! 죄송합니다, 말씀 중에 너무 궁금하여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앉아라. 궁금하겠지. 하지만 질문은 설명 후에 받겠다. 그러니 설명 중엔 귀 쫑긋 세우고 듣도록. 최 대위,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다시 한번 우렁차게 대답하며 최영호 대위는 머쓱하니 앉자 류재신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설명을 이어갔다.

“이곳 무주군의 제99훈련비행단은 여의도의 반 정도 크기다. 타 비행단보다 작게 보일 것이다. 건물은 본관, 복지관, 체육관, 숙소 건물, 복합건물, 격납고 20개가 전부이며, 교육 관련 교육장 및 훈련 시설은 지하 3층부터 7층에서 진행한다. 또한, 교육 및 훈련은 총 6개월이며, 이 기간에 여기 모인 제군들 80명은 이론교육 및 훈련 이수 완료 전까진 외출 외박 없다. 일요일을 뺀 주 6일, 하루 14시간의 교육과 훈련을 받게 될 것이다.”

순간 작전브리핑실의 모든 조종사에겐 요즘 말로 멘붕이 왔는지, 절망적인 눈빛으로 서로 얼굴만 바라보기만 했다. 최영호도 전창민 얼굴을 보며 온갖 인상을 썼다.

‘뭐냐, 이건. 지금까지 받은 교육과 훈련도 토 나올 지경인데 또, 또, 또 교육을 받으라니. 그것도 6개월 동안 외출과 외박이 없다니.’

최영호는 초점 없는 눈빛으로 류재신 대령을 바라보며 입속에서 ‘이건 꿈이야, 이건 꿈이야.’라는 의미 없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왜 다들 얼굴이 똥 씹은 표정인가?”

류재신 대령은 조종사들의 얼굴이 죽상으로 변한 걸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악마와 같은 웃음을 보이며 설명을 이어갔다.

“잘 들어라. 6개월간의 교육 후 필기 및 실기 시험을 통과하는 수료자에겐 포상금 및 15일 포상휴가를 줄 것이며, 탈락자는 1개월 추가 교육을 한다. 당연히 포상금과 포상휴가는 없겠지? 그러니 한 번에 합격하는 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좋을 것이다. 또한, 교육 수료자 전원에게 일 계급 특진과 함께 이곳과 제3훈련비행단에서 훈련 교관으로 2년간 복무를 할 것이다. 어때, 마음에 드나?”

“워!”

“와!”

죽상이던 조종사들의 얼굴은 어느덧 함박꽃이 피었다.

“조용! 전방에 있는 스크린을 보기 바란다.”

스크린과 연결된 컴퓨터 콘솔 앞에 있던 허윤정 대위가 콘솔을 조작하였다. 200인치 대형 스크린이 환해지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전투기 사진이 3D 형태로 보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프런트부터 각 진형으로 쭉 뻗은 몸체에 주익 날개는 가변후퇴익 방식이고 타 전투기보다 전고가 낮아 조금 납작한 스타일로 기존 다른 전투기처럼 터보팬에 들어가는 흡입구가 없는, 꼭 SF 영화에서 나오는듯한 세련된 전투기 모습이었다.

“이 전투기의 정식 명칭은 KF-21P 주작이다. 현재 제공권 임무를 맡은 KF-16을 대체한다. 대한민국 최초 자체 개발된 100% 스텔스 전투기로(FA-50 다목적 전투기의 모체인 T-50 개발 당시 한국 KAI와 록히드마틴이 합착으로 만들어졌기에 KF-21P 주작이 대한민국 최초 자체 개발된 전투기로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실전 투입된 서방국가의 그 어느 전투기보다 성능과 스텔스 기능에서 절대 우위에 있다고 난 감히 제군들에게 말하고 싶다.”

일순간 앉아있던 조종사들은 유치원 시절 로봇 장난감을 선물 받아 좋아하는 아이들처럼 들뜬 표정을 보이는 조종사가 있지만,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보이는 조종사들도 보였다. 그런 표정을 읽었는지 류재신 대령이 꼭 집어 말했다.

“현재 훈련용 시재기 단좌형 12대가 여기 제99훈련비행단에 있다.”

그 순간 엄청난 환호성이 작전브리핑실을 뜨겁게 만들었고 최영호 대위도 두 손 번쩍 들어 만세를 외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대한민국 조종사로서 대한민국 자체 기술로 만든 전투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다는 건 그 어떤 포상금이나 일 계급 특진보다 비교할 수 없는 영광과 자긍심이기 때문이다.

과거 전투기 구 사업 때마다 서방국가들의 장난질에 웃돈을 주고도 다운그레이드 기종을 구매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사야 했던 현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에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대한민국 조종사로서 현 불안한 안보 사항에서 이러한 차세대 전투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는 것은 실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조용! 조용! 이 정도로 환호성을 지르기는 아직 이르다.”

조종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류재신 대령도 또한 흐뭇해하며 KF-21P 주작 제원에 대해서 레이저 포인트를 비추며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전장: 16.5m

전폭: 11.2m

전고: 4.2m

자체중량: 4,551kg

최대이륙중량: 80,000kg

최대 속도: 마하 8.5

고속크루즈: 마하 4.62

실용상승한도: 30km

최대 항속거리: 10.000km

항공전자장비: K-HOKULLA MCS 01(화력관제, 레이더, 재밍, 항재밍)

엔진: K-PTZ-500 엔진 x 2

무장:

12mm 레이저 벌컨 빔

S-AAM-50 까치독사(적외선) * 2(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S-AAM-200 방울뱀 * 8(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S-AAM-500 코브라 * 4(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S-AGM-100 아나콘다 * 2(공대지 미사일) or S-ASM-100 비단뱀 * 2(공대함 미사일) or K-PSB(플라스마 확산탄) * 2

“다들 알겠지만, 제원만 봐도 기존에 알고 있던 전투기와 사뭇 다른 단어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지겹게 받을 이론교육 때 확인하도록.”

스크린에 레이저 포인트를 비취며 원을 그리자 옆에 있는 허정윤 대위의 손 돌림이 빨라졌다. 그리고 스크린 화면에는 새로운 영상으로 바뀌었다.

“이것의 정식 명칭은 KF/A-25P 흑주작이다.”

류재신 대령의 말과 동시에 스크린엔 새로운 형태의 전투기가 3D로 표현되며 돌아가고 여러 가지 정보를 보여주고 있었다. 기존 KF-21P 주작과 비슷하면서도 외형적으로 컸으며, 도색이 검은색으로 되어있어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느낌의 디자인이었다.

“KF/A-25P는 현재 대한민국의 전폭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F-15K를 대체할 기체다. 현재 4대의 훈련용 시재기가 있다.”

전장: 19.3m

전폭: 14.5m

전고: 4.8m

자체중량: 4,551kg

최대이륙중량: 150,000kg

최대 속도: 마하 12

고속크루즈: 마하 7

실용상승한도: 45km

최대 항속거리: 15.000km

항공전자장비: K-HOKULLA MCS 01(화력관제, 레이더, 재밍, 항재밍)

엔진: K-PTZ-1000 엔진 x 2

무장:

12mm 레이저 벌컨 빔

S-AAM-30 까치독사(적외선) * 2(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S-AAM-200 방울뱀 * 4(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S-AGM-100 아나콘다 * 12(공대지 미사일) or S-ASM-100 비단뱀 * 12(공대함 미사일) or K-PSB(플라스마 확산탄) * 8 or K-PAB(플라스마 증폭탄) * 2 or S-AAM-200 방울뱀 * 8

위기

2019년 12월 26일 14: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대한민국의 첩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물론 기무사령부와 국군정보사령부까지 모든 초점이 리병철 부위원장으로 쏠려 있었다. 앞으로 일어날 테러 사건에 대한 예측과 북한 내부 상황 등,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모든 정보를 배제하고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각오로 각종 대북정보를 취합 및 분석을 하였다.

그리고 며칠 후 북한 리병철과 워싱턴의 미확인자와의 통화 내용을 한 차례 더 감청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 분석을 한 결과, 내년 2월에 있을 제5차 남북 실무자 회담이 최종 목표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연기해야 합니다.”

국가정보원 나봉일 원장이 목소리에 힘을 주곤 말했다. 이 말에 잠시 대통령 집무실은 고요한 적막만 흘렀고 누가 하나 이에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다. 대통령 또한 깊은 생각에 잠기며 온 세상이 하얀 게 물든 바깥 풍경만 바라봤다. 그러던 중 통일부 오승태 장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위험하긴 하겠지만 진행해 보겠습니다.”

“오 장관님, 폭발 테러로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상체를 앞으로 세우며 나봉일 원장이 더 힘줘 말했다.

“나 원장님 말대로 목숨을 잃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연기한다고 해서 현재 북한 내부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도리어 시간만 주게 되어 북한에서 쿠데타라도 일어난다면, 상황은 더 나빠지지 않겠습니까?”

오장수 안보실장도 별다른 대책이 생각나지 않자, 찬성도 반대도 아닌 말로 짧게 말했다.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군요.”

“오승태 장관님.”

대통령이 조용한 목소리로 오승태 장관을 불렀다.

“네, 대통령님.”

“저도 반대입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오 장관님을 보낼 수 없습니다.”

절대 불가의 굳은 의지의 눈빛으로 대통령은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하지만, 국정원 분석결과가 100% 맞는다는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만약 맞더라도 남북 실무자 회담 때까지 시간은 있으니 그동안 대비책을 마련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비라···.”

짧게 말하고 다시 생각에 잠긴 대통령은 탁자에 양손을 올리고는 나봉일 원장을 바라봤다.

“가능하겠습니까? 테러가 일어난다는 가정하에 충분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의 질문에 나봉일 원장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심정 같아서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자신감 있게 말하고 싶었지만, 이 말 한마디로 오승태 장관을 사지로 내몰 수 있기에 고민 아닌 고민을 하다, 한 가지 묘책이 생각났다.

“장담은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회담 장소를 판문점이 아닌 우리 쪽으로 변경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좋아요. 그렇다면 오 장관님, 회담 장소를 이번엔 우리 쪽 관할 구역에서 하는 것으로 합시다. 가능하겠습니까?”

“지금 남북 분위기로 봐서는 장소 변경에 크게 반대는 없을 거 같습니다.”

“회담 장소를 변경하는 전제로 회담은 연기 없이 진행합시다. 하지만 장소 변경이 어렵다면 무조건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하겠습니다.”

오승태 장관도 이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라 생각이 들었는지 대통령의 말에 수긍했다.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그럼 회담 장소 변경 요청 후 답변에 대해 다시 대해 다시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 ★

2019년 12월 28 16:00,

전북 무주군 제99훈련비행단 공군기지 지하 3층 교육실.

토요일인데도 제99훈련비행단은 차세대 전투기 조종법에 대한 이론교육으로 정신이 없었다.

지금까지 귀에 닳도록 항공역학의 양력, 항력 등 처음부터 새로 배우는 최영호에게는 죽을 맛이었다. 하지만 차세대 전투기 조종사가 된다는 생각에 졸린 눈을 비비며 앞에서 열심히 강의하는 교육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영호야, 너 너무 열심히 한다?”

단짝 전창빈이 볼펜으로 최영호 옆구리를 꾹꾹 찌르며 말했다.

“내가 원래 한다고 하면 끝을 보는 성격 아니냐?”

“웃기시네. 네가?”

“방해 말고 너도 열심히 들어라? 나중에 최종 시험에서 탈락하고 1개월 더 고생하지 말고.”

“사관학교 때 나보다 성적 안 좋았던 거 잊었구먼, 우리 영호가.”

“내가 다른데 정신 팔려서 그랬지! 지금은 아니다.”

“핑계는.”

★ ★ ★

2019년 12월 31일 10:00,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올해 1월, 첫 번째 우리나로호가 발사되고 10월에 두 번째로 정찰위성인 ‘KS-SS 아폴론’ 1호, 2호, 3호를 쏘아 올렸다. 그리고 2개월도 안 되어 세 번째 우리나로 3호가 우주를 향해 발사 준비과정에 있었다.

이번에 쏘아 올린 인공위성은 극비에 부쳐졌으며, 언론에는 조기경보위성으로만 전해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실제 쏘아 올릴 위성은 전략요격위성 '제우스 1호'였다. 정지위성으로 상공 36,000km 궤도에 안착할 예정이며, 자체 플라즈마 추진 엔진으로 어느 궤도로든 진입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스플리스 성인의 과학 문명 기술을 연구, 개발하여 터득한 대한민국 응용 신기술의 총화였다.

<전략요격위성 - KS-AD 제우스 1호 제원>

크기: 5.5(H)x2.6(D)x1.80(L)m,

중량: 150t

궤도: 36,000㎞ 정지궤도

기능: 투명은폐시스템, 실드차폐시스템

추진체: 플라즈마 초광자 엔진(엔진 무게 80t)

무기

요격 레이저포 : 초 고출력 레이저 빔 -> 탄도탄, 및 지상 물체에 대한 요격

우대지 K-SH 지노그 미사일(직경:220mm, 길이:3m) 4연장(2*2)*2 = 8기 -> 반경 5km 이내 초토화 - 플라즈마 증폭탄 미사일

우대지 K-SE 에피루스 미사일(직경:130mm, 길이:2.5m) 8연장(4*2)*2=16) -> 반경 15km SEMP 펄스 형성으로 디지털 장비 파괴

평시에는 투명은폐시스템 가동으로 그 어떠한 광학 카메라로 확인 불가능

1967년 우주개발사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을 포함해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은 인공위성 무기화 금지라는 우주조약을 맺음으로써 제우스 위성과 같은 무기체계 위성 개념만 연구한 체 실제 실용화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조약 때문이 아닌, 무기체제의 위성이 매우 무겁다는 단점으로 이를 극복할 만한 우주발사체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우리나로호는 발사 중량 추진력이 500t 이상으로 충분히 쏘아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였기에 가능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국의 핵무장에 따른 대공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총 4단계의 K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시스템을 단계별로 진행하였다.

1단계: KS-AD 제우스 요격위성으로 한반도를 목표로 하는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에 대한 대기권 돌파 전 레이저 포로 요격 및 발사 원천지점에 대한 공격

2단계: 현재 개발 중인 ‘삼족오’ 우주 전용 전투기로 외기권 돌파 후 우주 공간에서 탄도탄 탄두가 분리되기 전 레이저포로 직접 요격

3단계: 미국의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시스템보다 한 단계 더 진보한 초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시스템으로 지상위성 ‘KS-LD 하데스’ 사일로에서 발사되는(TSHAAD, Terminal Super High Altitude Area Defense) 사거리 5,000km 초장거리 미사일인 S-LSM-600 바이던트는 외기권 진입 전 고도 1,000km~5,000km 시점에서 요격

4단계: KD-4 호큘라 구축함 및 KC-1 호큘라 순양함의 S-SSM-500S 트라이아나로 사거리 3,200km에 고도 500km~3,000km에서 요격하며 마지막으로 KD-3A 구축함의 SM-3 블록 1A 미사일이 고도 500km 이내에서 요격

잠시 후, 우리나로 3호가 푸른빛을 발하며 발사관이 벌어지며 높은 상공을 향해 솟아올랐다. 그리고 2km 상공에 이르자 엄청난 폭발력을 보이며 순간 가속, 우주속도에 다다르며 지구 대기권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2시간 후 제우스 1호는 정지궤도에 무사히 진입 성공하였고, 대한민국은 한반도로 향하는 모든 탄도미사일에 대한 1단계 KAMD를 완성했다. 앞으로 2021년 안으로 4단계까지 구축된다면 미국의 MD 시스템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방어체계가 완성될 것이다.

★ ★ ★

2019년 12월 31일 16:30,

서울시 용산구 CC 벙커(전략요격위성 KS-AD 제우스 1호 관제실).

용산 CC 벙커는 한미연합군 지휘통제실로 사용한 벙커였으나, 한미작전권 이양과 주한미군 철수로 인해 6월부터 내부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이제는 항공우주군의 각종 위성 관제실로 사용하게 되었다.

제우스 요격위성을 운용하는 위성 관제실 중앙에는 500인치 스크린 1개와 좌우로 300인치 스크린 4개 그리고 10여 개의 작은 스크린으로 꾸며져 있었으며 3열로 구성된 오퍼레이터들은 각자 전용 모니터를 보며 뭔가를 끊임없이 뭔가를 하고 있었다.

분주하게 이것저것을 확인하던 오퍼레이터 한 명이 헤드셋을 부여잡고는 갑자기 큰소리로 소리쳤다.

“아폴론 2호 위성으로부터 데이터 링크 온 동해 상공 37°7'35.18"N 앤드 130° 8'49.85"E 지점에서 방위각 0-9-3방향, 마하 0.8의 속도로 이동하는 미사일 탐지”

“락온 원 앤, 1번 스크린 줌 인 오픈.”

요격통제관이 바로 지시를 내렸다.

“락온 원 앤, 1번 스크린 줌 인 오픈!”

위성 통제실의 중앙 스크린에 한반도 상공 사진이 보이며 점차 확대되더니 울진군에서 동쪽 50km 지점에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순항 미사일 하나가 포착되었다.

“제우스 요격 시스템 가동.”

“요격 시스템 가동!”

요격통제관의 명령에 이번엔 요격 담당 오퍼레이터가 지시내용을 복명복창하며 키보드와 컨트롤 레버를 조작했다. 이에 고도 36,000km 한반도 상공에 있던 제우스 1호의 동체 외부 노즐에서 몇 번의 추진이 일어나며 제우스는 지구를 바라보는 각도를 살짝 변경하며 위성 중앙에서 원형의 문이 열리며 레이저 포 한 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플라즈마! 출력 100%!”

“목표 스캔 정상, 요격준비 완료!”

출력 운용 담당 오퍼레이터의 보고 이후 요격 담당 오퍼레이터가 요격준비 완료 최종 보고를 하며 소리쳤다.

요격통제관이 살짝 고개를 돌렸다. 이에 임수호 관제장은 고개를 끄덕였고 허락 사인을 받은 요격통제관이 바로 소리쳤다.

“발사.”

“발사!”

통제관의 발사 명령과 함께 사격 담당 오퍼레이터가 발사 조종간에 있던 버튼을 당겼다. 그러자 제우스 위성 레이저 포문에서 몇 번의 스파크가 일어나는 듯하더니 파란 빛줄기를 내밀며 한반도 동해 상공에 내리꽂았다.

츄웅~ 파파팟 콰아아앙~

순간 마하 0.85로 날아가던 순항 미사일은 빛의 속도로 날아온 파란 빛줄기에 맞고는 그대로 폭발을 일으키며 먼지 재로 산화하며 사라져버렸다.

“목표, 요격 성공! 최종 요격 위치! 북위 37° 8'37.93" 동경 130°16'37.78"입니다.”

오퍼레이터가 신난 목소리로 크게 소리치자 관제실 안의 모든 사람은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양손을 크게 벌려다.

“와!”

짝짝짝!

궤도에 진입한 후 제우스의 위성 상태를 확인한 후 실시한 미사일 요격 테스트는 성공적이었다. 사실 탄도탄 미사일 요격용으로 설계된 제우스 1호 요격 시스템은 첫 테스트로 마하 0.85라는 느린 속도의 목표물을 상대로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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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일 09:3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

신년 연설을 위해 서현우 대통령이 모습을 보이자 영빈관에 참석한 300여 명이 따뜻한 박수로 반겨줬다. 잠시 후 서현우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왔다.

이에 수십 대의 취재진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일제히 들렸고 방송 카메라 또한 서현우 대통령을 영상에 담아 전국으로 방송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아 주셔야 제가 연설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계속되는 박수 소리에 대통령이 농담 섞인 말로 짧게 말하자 영빈관에 참석한 사람들이 웃음을 보이며 자리에 앉았다.

“남들이 보면, 다들 제 친인척들만 참석한 줄 알겠습니다.”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시작하려는 의도였는지 대통령은 재치있는 농담을 꺼내자 영빈관에 참석한 귀빈들 곳곳에서 웃음꽃을 피웠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인사 올리고 신년 연설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은 단상 옆으로 한걸음 옮기고는 허리까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단상으로 옮겨 마이크를 입에 갖다 댔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20년 경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쇄신 정부가 들어선 지 4년이 지난 지금 임기도 1년이 남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고 하더니 정말 빨리도 지나가는 거 같습니다.”

대통령은 살짝 미소를 보이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우리 대한민국은 지난 2015년 평양 폭탄 테러로 인해 크나큰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내야 했습니다. 경제가 힘들고, 나라가 힘들고 국민이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언제 그랬냐? 할 정도로 단기간 눈부신 발전을 이뤘습니다. 이것은 국민 여러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해보겠다는 굳은 의지에서 비롯한 피와 땀의 결실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지난 4년간 쇄신 정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추진했던 여러 정책에 대해 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고 첫 취임식 연설을 통해 국민 여러분과 약속했던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 국가의 암적인 존재, 국가사업 비리, 방산비리, 일부 공무원들이 거리낌 없이 저질러온 뇌물수수, 불법 청탁, 공금 횡령 등 온갖 사회악 비리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가 청렴도를 올리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둘째로 지난 70여 년간 반민족행위자인 친일파들의 친일 행적을 낱낱이 파헤쳐 뒤틀렸던 역사를 바로잡았고 수많은 재산 또한 국고 환수를 통해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게 국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지원과 복지 정책으로 조금이나마 도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하루하루 수많은 사건이 매스컴과 언론매체에 타이틀로 비치며 진정 정의가 살아있는 국민을 위한 나라로 발돋움 치는 시기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세 번째로 침체한 한국 경제를 어떻게 살리느냐였습니다. 제2의 IMF라며 경제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하루 수십, 수백 개 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이 폐업 및 부도가 일어났고 이에 가장은 직장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리며 수많은 실업자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한민족 특유의 근면과 성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국민의 힘으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더불어 쇄신 정부의 경제 회복정책을 단계별로 시행하여 국가와 기업의 협력 속에 신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에 다시 뛰어 들을 수 있었으며, 기업이 살아나고 실업률이 낮아지고 그러면서 내수시장이 활발해지며 톱니바퀴 돌아가듯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말을 했더니 이거 목이 좀 타는 거 같습니다. 물 한잔하고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발판삼아 외부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1910년 나라의 주권을 빼앗겨 춥고 추운 시베리아 벌목공으로, 강제 노역으로 일본의 탄광과 전범 기업의 노역자로, 이분들은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들에게 돌아오라는 말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왜? 나라가 힘이 없고 돈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런 말 하면 어떤 분들은 분명 이리 말씀하실 겁니다. 발전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나라 살림을 그런 일에 쓰냐고요. 묻고 싶습니다. 이 정도 발전했으면 그분들 데리고 올 수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품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 몸속에도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는데 정녕 한민족 국가인 우리가 외면한다면, 그분들은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영빈관이 떠나갈듯한 큰 박수 소리에 대통령은 잠시 연설을 멈추고 영빈관의 청중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박수 소리가 자들을 때쯤 다시 연설을 시작했다.

“지금도 많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하루를 살더라도 내 고향, 내 가족과 함께 사는 게 행복한 삶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이후 대외 교포 포용정책의 하나로 대한민국으로 돌아오는 모든 동포 여러분께 내 고향, 내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지원정책을 내놓으려 합니다. 이곳에 참석하신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시청하시고 계신 국민 여러분, 이 멋진 이 일을 한마음으로 동참하여 만들어 가지 않겠습니까?”

이날 1시간 동안 진행된 서현우 대통령의 신년 연설은 대한민국 전국뿐만 아니라 해외 수많은 교포도 시청하였고, 특히, 고려인과 조선족, 재일교포 등 한 맺힌 사연을 가지고 살았던 수많은 사람에게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했고, 지난 세월 마음속 깊이 묻어둔 원망함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수많은 사회 각층 단체에서는 대통령의 대외 교포 포용정책에 대해 지지하는 성명과 함께 모금 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한반도가 들썩거렸다.

★ ★ ★

2020년 1월 4일 11:30 (미국시각 1월 3일 10:30),

미국 워싱턴 D.C 외곽 USSC 별장.

검은 복장과 검은 가면을 쓴 13인은 타원형 형태의 큰 탁자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있었다. USSC(United States Supreme Security Council) 구성원들이었다. 음산한 분위기 속에 회의는 진행되었고, 마지막 안건에 관한 내용만 남은 상태였다.

“모든 계획은 준비된 상태입니다. 여러분들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입니다. 그럼 이번 계획에 대해 찬성하는 분 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성 목소리의 검은 가면은 다른 검은 가면들을 두루 살핀 후 말하자 이에 몇 명의 검은 가면들이 손을 들었다.

“찬성 8표입니다. 그럼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스핑크스님 차질 없이 진행 바랍니다.”

“네, 4년 전처럼 깔끔히 처리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 ★ ★

2020년 1월 5일 10:30,

충북 청원군 경부고속도로 죽암 휴게소.

대테러수사1과 안연우 과장이 죽암 휴게소에 주차한 후 휴게소 건물 뒤편으로 걸어갔다. 잠시 후 건물 뒤 편에 다다르자 조그만 건물이 보였고 그 안에는 첨단 개인 장구류를 착용한 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여긴가?”

안연우 과장은 처음 방문하는지라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내 K2 소총을 매고 있던 두 명의 군인이 다가오며 선임인 듯한 군인이 물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안연우라고 합니다. 여기서 왔습니다.”

안연우 과장은 이름을 밝히며 국가정보원 신분증을 내밀었다. 그리고 군인은 신분증을 건네받고는 뒤 책상 위에 있는 조그마한 기계에 올려놓고는 뭔가 조작을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군인은 신분증을 돌려주며 말했다.

“방문일지에 기록하시고 저기 엘리베이터로 가시면 됩니다. 층수는 지하 5층입니다.”

“감사합니다.”

신분증을 돌려받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안연우 과장은 생각했다.

‘국정원보다 더 살벌하네.’

엘리베이터에 탄 안연우 과장은 지하 5층으로 내려간 후 내렸다. 내리자마자 마주친 건 또 여러 명의 군인과 검은 정장을 한 사내들이었다.

“몸수색하겠습니다. 가지고 계신 모든 물건은 여기 바구니에 넣으시고 저기 저쪽으로 통과하세요.”

할 말만 한 검은 정장 사내는 바구니를 내밀고는 한쪽을 가리켰다.

공항 검색대처럼 생긴 곳을 지나치자 아까 제출했던 바구니를 또 다른 검은 정장의 사내가 돌려주며 말했다.

“10분 후 차가 도착하니 저기 대기실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가리키는 곳을 보니 여러 사람이 앉아있었다.

“감사합니다.”

넓은 통유리로 된 대기실에 들어가 잠시 앉아있다가 보니 미니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이에 대기실에 있던 사람들이 분주히 미니버스로 향했고 안연우 과장도 따라갔다.

“지금부터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그 어떤 것도 찍어선 안 됩니다.”

안연우 과장은 주의사항을 말하는 검은 정장 사내를 지나쳐 미니버스에 탑승했다. 그리고 미니버스는 환하게 뚫린 터널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2020년 1월 5일 10:50,

충북 청주시 봉무산 올림푸스 기지.

5분 정도 긴 터널을 달린 미니버스가 넓게 펼쳐진 지하 광장으로 들어서며 멈췄다. 이곳이 종착지인지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하자, 안연우 과장도 따라 내렸다.

“지하에 이런 넓은 광장이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구먼, 그리고 뭔 군인들이 이리 많아.”

지하 광장엔 저마다 K2 소총과 개인 장구류까지 착용하여 완전무장한 수십 명의 군인이 날카로운 눈빛을 내비치며 경계를 서고 있었고 광장에서 건물로 들어가는 출입구에는 검은 정장의 사내들이 안내하고 있었다.

잠시 후, 건물 안으로 들어선 이현우는 여러 개의 검색대 중 3번 검색대로 들어섰다. 삼엄한 경계 속에 천장 구석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었고, 복도에 서 있는 검은 정장의 사내들은 선글라스로 눈을 가린 채 매의 눈처럼 방문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듯했다.

“신분증 주시고요. 모든 물품은 반입 금지니 여기 사물함에 넣으세요. 돌아가실 때 다시 찾아가시면 됩니다.”

이에 안연우 과장은 신분증과 함께 국가정보원에서 발행한 협조 공문 한 장을 같이 보여줬다.

“이 일로 오늘 11시에 방문하게 된 겁니다. 미팅 시간은 11시고요.”

안연우 과장의 말에 검색 요원은 공문서를 천천히 읽어본 후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몇 마디 주고받고는 신분증을 건네며 말했다.

“검색대 통과하시고, 저기 4번 엘리베이터 타시고 지하 17층에서 내리시면 안내할 분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래요? 감사합니다.”

짧게 인사를 하고 검색대를 통과했다. 아무 이상이 없자, 검은 정장의 사내들이 핸드 스캔기로 다시 한번 온몸을 스캔하고는 가라는 손짓을 했다.

‘국정원 보안시스템과는 차원이 다르구먼.’

마음속으로 혀를 내두른 안현우 과장은 방금 검색 요원이 알려준 4번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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