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2화 (62/605)

올림푸스

2019년 12월 3일 13:00,

충북 청주시 봉무산 올림푸스 지하 17층 대강당.

500석 규모의 대강당엔 서현우 대통령을 포함하여 정부 고위관료와 군 지휘관 30여 명이 자리에 앉아있었으며, 이 외 대령급 이상 지휘관들은 각자 관사에서 보안 유지하며 영상으로 시청하였다.

잠시 후 단상 좌편에 있던 백남일 박사가 마이크를 잡으며 말하기 시작하였다. 백남일 박사는 미국 이민 2세로 MIT에서 물리학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미국에서 물리학으론 저명한 인사였다. 올림푸스 기지가 완공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개발 책임자를 찾던 중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김수진 박사의 추천과 현 정부의 적극적 구애 요청으로 개발 총 책임을 맡게 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올림푸스에서 개발 관련 총 책임자인 백남일입니다. 저희 올림푸스 9,400여 명의 방산기업 연구진과 ADD 연구진 그리고 지하연구소의 연구진 등 지난 3년간 신개념의 한국형 신무기에 대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발에 매진하여, 이렇게 1차 결과물을 대통령님을 포함하여 여러 귀빈을 모시고 발표하게 되어 크나큰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올림푸스 기지의 ADD 연구진과 각 방산업체 연구진은 제17전투비행단의 지하연구소에서 연구한 수많은 연구 자료를 토대로 ‘대한민국 2020 전력 증강 계획’에 차세대 한국형 방산무기 개발하여 생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다.

“그럼 지금부터 NT 즉, 나노기술을 이용한 보호 슈트에 대해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후 중앙 대형 스크린에 보호 슈트의 이미지와 기능에 대한 부연 설명글이 보였으며, 단상 우편에선 여러 명의 군인이 보호 슈트를 착용한 상태로 입장하며 단상 중앙에 섰다. 서 있는 군인들의 모습은 꼭 사이클 선수들이 입은 얇고 몸에 딱 붙은 형태의 검은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다.

“보호 슈트의 정식 명은 K-NT01로 하이드리늄 합금이라는 복합금속물질을 극미세공기술을 적용하여 만든 얇은 옷이라 생각하시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보호 슈트는 기존 전투복 안에 입는 슈트로 두건, 마스크, 상의 하의, 장갑, 양말로 나뉘며, 왼쪽 손목에 착용하는 X-K01 제어 단말기와 연결됩니다. 첫 번째 기능으로 혹한이나 아열대의 무더위 날씨에도 신체에 필요한 최적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해줌으로써 전장의 외부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체내 땀이나 균, 바이러스에 대한 자체 살균 기능으로 오랫동안 착용한 상태에서도 위생적으로 문제가 없는 다목적 보호 슈트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백남일 박사는 우성 거리는 참석자들을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마이크에 입을 대고 말을 이어갔다.

“두 번째 기능으로는 보호 슈트라는 말에 걸맞게 외부 충격 즉, 총탄이나 폭발물에 의한 파편 방탄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7.62mm 소총탄과 각종 수류탄 및 폭탄 파편에 대해 65% 이상의 방탄능력으로 전투복과 전투 방탄복을 착용한다면 90% 이상의 방탄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전장에서 높은 생존율을 보장할 수 있으며 외부 충격에 대한 흡수 기능도 추가되어 있습니다. 그럼 보호 슈트에 대한 테스트 영상 자료를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백남일 박사의 설명에 참석자들은 신기하고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상단 중앙의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했다. 영상 자료에서는 보호 슈트와 전투복을 입은 5개의 마네킹에 AK-47 소총으로 사격하는 장면과 수류탄을 던져 터뜨리는 장면이 나왔다. 실험 이후 총탄과 수류탄 파편 충격에 쓰러진 마네킹도 있었지만 확인하는 영상엔 전투복과 보호 슈트에는 여러 흠집만 있을 뿐 마네킹 자체엔 어떠한 상처나 흠집도 없었다.

이때 좌석 중앙쯤에 특전사 정복을 입은 한 분이 손을 올렸다.

“질문 있습니다. 질문해도 될까요?”

“네.”

백남일 박사는 손을 든 군인 신분인 질문자를 보며 대답했다.

“안녕하십니까. 특전사령부 사령관 강정현 중장입니다. 군인 신분인 저로선 저러한 보호 장비를 입고 우리 장병들이 전쟁에 나간다면 참으로 든든할 거 같습니다. 이러한 보호 슈트를 개발한 연구진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 가지 염려되는 부분이 전쟁 시 적군에게 이러한 보호 슈트가 넘어간다면, 이것 또한 문제라 생각되는데, 이에 대한 방안은 있는지요?”

좌석에 앉아있던 다른 많은 사람도 고개를 끄덕이며, 강정현 중장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기다려지는지 백남일 박사에게로 모든 시선이 쏠렸다.

“좋은 질문이십니다. 하지만,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보호 슈트는 보급 대상자의 개인 신체정보인 심장 박동, 뇌파, 피부정보를 X-K01 제어 단말기 소프트웨어와 매칭되며, 타인이나 염려하는 적군이 탈취하여 착용 시 신체정보와 매칭이 되지 않는 경우 보호 기능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또한, 여러 차례 확인절차를 거친 후 중앙 컴퓨터에서도 각각의 모든 보호 슈트에 대한 제어로 5,100도 이상의 고열을 발생시켜 보호 슈트를 폐기할 수 있습니다.”

백남일 박사의 답변이 끝남과 동시에 좌석에서 환호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어서 두 번째 경계로봇에 대해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후 단상 중앙 바닥이 좌우로 열리면서 서서히 사족 형태의 검은 물체가 올라왔다.

“정식 명칭은 K-1000 해태입니다. 해태는 기존 GOP 및 국경선에서 기존의 경계 병력을 대처하는 무인경계로봇으로써 무장은 12mm 레이저 벌컨 빔, 좌우에는 각각 9연장인(3*3) 대공 및 대전차 모두 타격이 가능한 50mm 다중목적복합탄인 흑룡 미사일과 몸통 뒤쪽에는 16연장(2*8) 40mm 로켓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운영 방식은 자동경계 및 오퍼레이터의 수동경계 2가지 모드로 운영되며, 주 임무는 분쟁지역 및 휴전선 일대에 대한 경계 임무였지만 때에 따라서 산악, 평지, 시가지 등 모든 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전천후 무인 경계 전투 로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남일 박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K-1000 해태가 부드러운 기계음을 내며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끼이이잉~ 끼이이잉~

영화에서나 볼 듯한 사족형 로봇의 움직임에 좌석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평균 50대가 넘은 중년 신사들이었지만 다들 신기한 눈빛을 보이며 술렁거렸다.

“그럼 테스트 영상을 보시기 전에 영상에 나오는 인간은 발열 장치를 장착한 로봇입니다.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자! 그럼 보시죠.”

대형 스크린에 한 대의 K-1000 해태가 3km 떨어진 전방 숲속을 경계하며 서 있었다. 잠시 후 숲속에서 여러 움직임을 포착했는지 K-1000 해태는 즉각 숲속 방향으로 상체 부분을 회전시키고 전투태세를 갖추기 위해서인지 약간 상체를 내리고는 이내 양쪽 흑룡 미사일 발사관을 벌리며 숲속 방향으로 고정했다.

다른 화면에서는 K-1000 해태를 조종하는 오퍼레이터의 전방 모니터에 숲속에서 움직이고 있던 물체에 대해 적외선, 전자기장, 인버터 상태, 총 3가지 비전 영상이 분할된 화면으로 보여줬고. 인간으로 보이는 생물체는 체온에서 발열되는 색상으로 표기되고 그 뒤에 따라오는 전차 한 대는 전자기장 및 인버터 상태로 전차 한 대가 뚜렷하게 보였다.

잠시 후 오퍼레이터는 화면을 고율 광학 줌을 이용하여 확대한 화면으로 확인했다. 완전군장을 한 5명의 군인과 전차 1대였다. 이에 K-1000 해태는 즉각 양쪽 흑룡 미사일 1발을 쏘더니 이내 12mm 레이저 벌컨 빔에서 수많은 붉은 빛줄기를 내며 숲속 방향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슝~ 쾅!!!

쮸웅~쮸웅~쮸웅~쮸웅~쮸웅~쮸웅~쮸웅~

20초도 안 되는 시간이 지나자 숲속은 그야말로 벌집이 된 모양새였고 5명의 군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차 1대도 엄청난 불길에 휩싸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되어 있었다.

테스트 영상은 계속 이어졌다.

이번엔 오른편에 5km 떨어진 넓은 평지에서 십여 대의 수송 트럭이 돌진하고 있었다. 이에 즉각적으로 상체가 회전하며 해태 뒤쪽에 탑재한 16연장 40mm 로켓탄 발사관이 살짝 움직임을 보이더니 한 번에 8발의 로켓탄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발사되었다.

하얀 연기와 함께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로켓탄은 상공 10m에서 연달아 터지며 수많은 파편을 바뀌며 지상으로 파고들었고 이에 달리던 수송 트럭들을 벌집으로 만들며 운행 불능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마무리는 12mm 레이저 벌컨 빔으로 소송 차량을 모두 파괴했다. 그리고 영상은 끝났다.

짝짝짝!

영상이 끝난 후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자 정부 관료들과 군 지휘관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과 손뼉을 쳤다.

“대단합니다. 이런 신개념의 무기를 개발하다니, 경계 근무나 전장에 있어 우리 장병들의 생존율이 매우 올라가겠군요.”

이에 옆에 있던 강현수 국방부 장관도 손뼉을 치며 매우 흡족한 웃음을 보이며 대통령의 말을 거들었다.

“맞습니다. 저런 무기로 전장 지역에 투입된다면 필요 이상의 소중한 인명피해는 없을 듯합니다. 정말 멋지군요.”

대강당 내 박수 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자, 백남일 박사가 다시 마이크에 입을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호응해 주셔서 지금까지 고생한 게 한순간 날아가는 듯합니다. 자, 그럼 계속해서 다음은 보병 장병들의 머리를 보호해줄 방탄 헬멧에 대해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앙 스크린에는 마찬가지로 방탄 헬멧이 3D 형태로 보여주는 그림과 각가지 추가된 기능에 관한 부연 설명글이 표기되었다.

“정식 명 K-01 BP 방탄 헬멧은 방탄 헬멧의 기본 목적인 머리 보호 외에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먼저 방탄 헬멧의 방탄능력은 하이드리늄 합금이 결합한 아주 가벼운 물질로 만들어져 20mm 기관포에도 버틸 수 있는 방탄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백남일 박사는 스크린에 보이는 헬멧 부위를 가리키며 상세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두 번째로 방탄 헬멧 전방 부분에서는 시야를 보호하며 2가지 상태의 비전 기능이 있는 실드 글라스가 내부에 장착되어 전투 시나 야간에 실드 글라스가 헬멧 안 내부에서 튀어나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부 설명해 드리자면, 총탄에 의한 보호뿐만 아니라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여 표기하는 피아식별 기능과 2가지의 비전 상태 기능입니다. 적외선 모드는 야간에 대낮처럼 볼 수 있으며, 인버터 모드는 콘크리트 500mm까지 투영하여 건물 내부를 볼 수 있는 비전 모드입니다. 세 번째로 보호 슈트의 제어 단말기와 연결되어 분대, 소대, 중대, 대대 단위를 설정하여 통신할 수 있는 터기온-Xm 무선 통신 기능까지 갖춘 복합 방탄 헬멧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테스트 영상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크린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날 올림푸스 지하 14층 대강당에서는 신개념 기술이 적용되어 개발된 여러 방산무기의 설명이 장장 6시간이 지난 후에야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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