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1화 (51/605)

민족 반역자

2018년 10월 2일 10:0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 회의실.

십여 명이 앉아있는 회의실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며칠 전 반민족행위자 이복덕의 장남인 이명본과 한국전력공사 불법주식거래 관련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 완료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사건은 수사권이 없던 반민족행위조사처에서 국가비리암행원에 이명본이 해외로 빼돌린 재산에 대한 조사 의뢰가 신호탄이 되어 한국전력공사 불법주식거래 사건까지 줄줄이 연결되는 대규모 사건이었다. 이런 사건을 여러 기관이 상호 공조하여 10개월 만에 일망타진하였고 특히 국고 환수하게 될 이명본의 재산이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이라 더욱 회의 분위기는 밝았다.

“먼저 이명본 재산에 대해 보고 드리겠습니다. 먼저 로디콜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25%에 해당하는 지분에 대해 법무부와 협조하여 국고 환수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현 주식 가격으로 계산 시 6조7천2백억 원입니다. 또한, 이명본이 살고 있었던 8촌 당숙 명의로 된 한옥 한 채와 부지가 28억 원, 그리고 이명본의 형제와 2남 1녀의 자식들, 그리고 처가 쪽 친인척 사람들 명의로 되어있는 경기도와 제주도의 부지 12만 평과 건물들에 대한 시세 가격 5천6백3십억 원, 마지막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주택 및 부지 3만 평으로 시세가 82억 원으로 파악되어 마찬가지로 국고 환수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이명본의 재산 목록에 회의실에 앉아있던 관료들은 저마다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귀를 기울였다. 이때 오장수 안보실장이 기쁨보다는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살짝 탁자를 치고는 안창길 원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 이런 놈이 광복 후 친일청산 때 빠져나가 지금까지 저리 떵떵거리면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네, 그 부분은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광복 후 이명본의 아버지인 이복덕은 눈치 하나는 빨랐나 봅니다. 이 당시 신부세력으로 떠오른 정치인 중 이승만 세력에 붙어 그동안 악행으로 모았던 재산들을 이승만의 정치자금으로 활용하여 1948년 국회로부터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데 큰 힘을 보탰고 이 보답으로 그 해 출범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명단에서 이복덕의 이름이 빠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역시 나쁜 놈들은 머리도 좋은 듯합니다.”

오장수 안보실장이 혀를 차며 한탄했다.

“생각보다 이명본의 재산이 엄청나군요, 웬만한 기업 총수 부럽지 않을 듯합니다.”

묵묵히 보고를 듣고 있는 대통령이 이명본의 재산 목록 자료를 세세히 읽은 후 한마디 던졌다. 이에 오늘 회의에 참석한 국무총리 산하기관인 반민족행위조사처 김윤 처장이 말을 거들었다.

“2016년 반민족행위조사처가 설립되고 지금까지 48명에 대한 국고 환수를 진행했지만, 그중 재산 규모로는 이명본이 가장 많은 듯합니다.”

“그렇군요. 어쨌든 다행입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반민족행위자들을 잡아 들이고 모든 재산까지 국고 환수하여 나라 재정에 도움을 주니 말입니다. 자! 계속합시다.”

“네, 대통령님, 그럼 다음으로 이명본과 관련된 한국전력공사 불법주식거래 건에 대해 보고 드리겠습니다. 먼저 오만한 전 민정수석입니다. 2015년 9월 8‧15테러 사건 이후 폭락하던 한국전력공사의 지분에 강제 매각하라는 불법적 압력을 행하여 이에 로디콜로부터 380억에 해당하는 지분을 불법 양도받았고 또한, 이명본 명의였던 청평 땅 2천 평도 시세보다 50% 싼 가격으로 매입 후 다시 원 시세로 팔아 30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겼습니다. 이에 불법양도 지분 380억과 부당 이익분 30억 원에 대해 국고 환수 예정입니다.”

“그 양반도 참 대단합니다. 테러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비상체제로 전환된 상황에서 자기 목구멍 챙기려고 그런 짓을 하다니······.”

기획재정부 윤원진 장관이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한마디 했다.

“다음은 한국전력공사 유기태 전무입니다. 유기태는 오만한에게 불법 청탁을 받고 한국전력공사에서 매각한 25% 지분을 모두 로디콜이 매입할 수 있도록 사내에서 주도한 인물로 그에 대한 보상으로 이명본으로부터 미국 LA 근방에 10억 원 상당의 주택을 받았으며, 유기태 전무에게 포섭되었던 7명의 이사진과 유기태 자신 또한 2016년부터 2년 동안 5차례 걸쳐 각각 0.01%에 해당하는 한국전력공사 지분을 로디콜로 불법 양도받았습니다. 이에 마찬가지로 국고 환수 예정입니다. 이상입니다.”

보고를 끝낸 안창길 원장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보고서를 탁자에 내려놓았다.

“수고했습니다. 그럼 결과적으로 어느 정도의 재산이 국고 환수가 되는 건가요?”

대통령의 재차 질문에 안창길 원장이 또 다른 서류를 집어 들며 말했다.

“반민족 행위에 의한 국고 환수는 7조2천8백8십억 원입니다. 그리고 한국전력공사 불법주식거래 건은 676억 원입니다.”

안창길 원장의 말이 끝나고 회의실은 시간이 멈춘 듯 잠시간 적막이 흘렀다. 나름 큰 금액인 것은 다들 알고 있었지만 합쳐서 말하니, 상상 이상의 금액에 놀랐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적막은 대통령의 말에 오래 가지 않았다.

“실로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일제강점기에 같은 민족의 수많은 사람의 고혈로 만들어진 저 돈을 우리는 최대한 값어치 있게 써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은 앉아있는 관료들을 보며 비장한 말투로 말을 이어가다 법무부 장관을 불렀다.

“이 장관님?”

“네, 대통령님.”

“국고 환수 대상 재산에 대해서 최대한 빨리 처리해 주세요.”

“네, 최선을 다해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리고 기획재정부는 국고 환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2019년 예산에 지금까지 반민족행위조사처에서 진행했던 모든 국고 환수 금액을 그대로 반민족행위조사처에 예산으로 편성하세요.”

2016년 반민족행위조사처가 설립되면서 크게 두 가지 업무로 운영이 되었다. 첫 번째는 반민족행위자 대상자 중 재수사로 국고 환수 결정 여부와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기간 강제 징용자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정확한 신원 파악 그리고 독립투사의 명단과 후손들의 신원 파악이었다.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대답을 듣고는 자리에 벌떡 일어나 양손을 탁자에 걸쳐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진심 담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과거 대한제국은 외세의 힘에 짓눌려 국민을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못해 우리의 젊은 청년들은 일본의 전쟁 총알받이 신세가 되거나 고향에서 쫓겨나 생전 가보지도 못한 타지에서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으며 강제 노역에 시달려 죽거나 불구가 되었고, 우리의 꽃다운 어린 소녀들은 전쟁터로 끌려가 치욕스러운 성노예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애국선열분이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 품을 떠나 타국 만 리 여러 곳에서 목숨을 바치며 독립 투쟁을 한 것을 우리는 절대 잊으면 안 될 것이며, 이젠 국가가 국민에게 희생과 의무만을 강요하지 말고 국가가 국민에게 해야 할 책임부터 생각하는 정책들을 펴나가야 할 때입니다.”

대통령의 말에 감정 반응이 일어났는지 반민족행위조사처의 김윤 처장의 눈시울에는 금방이라도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려 했다. 아마도 어릴 적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일본으로부터 강제징용을 당하여 5년간 지옥 같은 생활을 하고 돌아온 장면이 생각이 나서인지 감정이 복받치는 마음을 누르며 대통령의 말에 보탰다.

“좋은 말씀입니다. 대통령님, 반민족행위조사처는 힘없는 나라로 인해 억울한 삶을 살았던 모든 분을 조사하여 한 명 빠짐없이 최소한 국가가 국민을 생각한다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김윤 처장님,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분들이 감수해야 했던 고통과 괴로움을 지금 우리 후손들이 고마워하고 잊지 않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윤 처장님만 믿겠습니다.”

대통령은 하얀 백발의 김윤 처장에게 허리까지 숙이며 진정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부탁의 인사를 올렸다. 이에 김윤 처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답례로 허리 숙여 인사를 말했다.

“아닙니다. 대통령님 이렇게 저 같은 노인에게 이러한 뜻깊은 일을 하게 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윤 처장 역시 인생 말년에 뜻깊은 직무를 수행하게 되어 항상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이었다.

★ ★ ★

2018년 12월 30일 16:00,

충북 청주시 봉무산 올림푸스 기지.

9월 1일부터 정상 운영된 올림푸스 기지는 수많은 방위산업 생산시설에서 각가지 군수 물품들이 조립되어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중에 외계 비행선에서 확보한 레이저 라이플은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에서 1년간 연구 개발하여 이곳에선 6가지 모델로 한국인 체형에 걸맞게 제작되어 6층 방산사업체 생산라인에서 하루 2,000정 수량이 생산되고 있었다.

‘1 - KS1 제원(레이저 라이플)’

대상: 장비를 운영하는 특수 보직 병(특수부대, 통신병, 공병) 개인화기

길이: 600mm / 760mm(개머리판 펼친 경우)

무게: 1.2kg

구경: 5mm

출력모드: 저출력 모드

사격모드: 단발, 연발

탄창: 플라즈마 전지 팩 충전방식(탄창 크기에 탈부착 형식)

출력소모: 플라즈마 전지A 팩 1개 기준 500발

유효사거리: 3,000m / 관통력 8mm 철판

사거리: 시야 확보 시 이론상 무한, 하지만 유효사거리 이상은 관통력 감소

‘2 - KS2 제원(레이저 라이플)’

대상: 일반 보병 개인화기

길이: 850mm

무게: 1.7kg

구경: 5mm

출력모드: 저출력 모드, 고출력 모드

사격모드: 단발, 연발

탄창: 플라즈마 전지 팩 충전방식(탄창 크기에 탈부착 형식)

출력소모: 플라즈마 전지A 팩 1개 기준 저출력 500발, 고출력 10발

유효사거리: 저출력 5,000m에서 저출력 관통력 8mm 철판, 고출력 관통력 55mm 철판

사거리: 시야 확보 시 이론상 무한, 하지만 유효사거리 이상은 관통력 감소

‘3 - KS3 제원(레이저 미니 머신 건)’

대상: 분대 지원화기

길이: 930mm

무게: 2.5kg

구경: 8mm

출력모드: 저출력 모드

사격모드: 단발, 연발

탄창: 플라즈마 전지 팩 충전방식(탄창 크기에 탈부착 형식)

출력소모: 플라즈마 전지A 팩 1개 기준 300발, 플라즈마 전지B1 팩 1개 기준 1,000발,

유효사거리: 8,000m / 관통력 15mm 철판

사거리: 시야 확보 시 이론상 무한, 하지만 유효사거리 이상은 관통력 감소

‘4 - KS5 제원(레이저 피스톨)’

대상: 장교 및 기갑병 권총

길이: 190mm

무게: 0.7kg

구경: 5mm

출력모드: 저출력 모드

사격모드: 단발

탄창: 플라즈마 전지 팩 충전방식(탄창 크기에 탈부착 형식)

출력소모: 플라즈마 전지C 팩 1개 기준 200발

유효사거리: 1,000m / 관통력 8mm 철판

사거리: 시야 확보 시 이론상 무한, 하지만 유효사거리 이상은 관통력 감소

‘5 - KS6 제원(레이저 머신 건)’

대상: 차량, 기갑 탑재 화기

길이: 1,300mm

무게: 4.5kg

구경: 12mm

출력모드: 저출력 모드

사격모드: 연발

탄창: 플라즈마 전지 팩 충전방식(탄창 크기에 탈부착 형식)

출력소모: 플라즈마 전지D1 팩 1개 기준 1,000발, 플라즈마 전지D2 팩 1개 기준 3,000발

유효사거리: 8,000m / 관통력 20mm 철판

사거리: 시야 확보 시 이론상 무한, 하지만 유효사거리 이상은 관통력 감소

‘6 - KS7 제원(레이저 벌컨)’

대상: 전투기 및 헬기 외 특수 기갑차량

길이: 1,300mm

무게: 22.8kg

구경: 12mm X 6개

출력모드: 저출력

사격모드: 연발

탄창: 플라즈마 전지 팩 충전방식(탄창 크기에 자동 탈부착 형식)

출력소모: 플라즈마 전지D3 팩 1개 기준 6,000발

유효사거리: 10,000m / 관통력 20mm 철판

사거리: 시야 확보 시 이론상 무한, 하지만 유효사거리 이상은 관통력 감소

‘7 - KS8 제원(레이저 미니 벌컨)’

대상: 중갑강습여단 대원

길이: 1,300mm

무게: 18kg

구경: 8mm X 6개

출력모드: 저출력

사격모드: 연발

탄창: 플라즈마 전지 팩 충전방식(탄창 크기에 탈부착 형식)

출력소모: 플라즈마 전지D3 팩 1개 기준 6,000발

유효사거리: 10,000m / 관통력 20mm 철판

사거리: 시야 확보 시 이론상 무한, 하지만 유효사거리 이상은 관통력 감소

‘8 - CS14 제원(대인 저격 레이저 라이플)’

대상: 저격수(스나이퍼)

길이: 850mm

무게: 2.2kg

구경: 8mm

출력모드: 중출력 모드, 고출력 모드

사격모드: 단발

탄창: 플라즈마 전지 팩 충전방식(탄창 크기에 탈부착 형식)

출력소모: 플라즈마 전지S 팩 1개 기준 중출력 100발

유효사거리: 5,000m에서 중출력 관통력 35mm, 고출력 관통력 55mm 철판

사거리: 시야 확보 시 이론상 무한, 하지만 유효사거리 이상은 관통력 감소

그리고 7층 방산사업체 생산라인에서는 K-2 흑표 전차를 베이스로 한 차세대 광자포가 탑재된 K-3 백호 전차가 여러 개의 생산라인을 통해 조립 중이었다. 또한, 10층 생산라인에서는 공군에서 그토록 염원했던 한국형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KF-21P 주작과 KF/A-25P 흑주작이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조립 중이었다. 현재 조립 속도를 보자면 KF-16과 F-15K를 대신에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외 나머지 방산사업체 모든 층 생산라인에서도 현 인류가 상상하지 못한 수많은 방산무기와 부품들이 24시간 지칠 줄 모르고 토해내고 있었다.

“이거 참, 매일 보는 장면인데도 볼 때마다 가슴이 떨리는구먼.”

지하 17층 중앙지휘소의 설치된 수많은 스크린 화면을 보며 오영일 기지장이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이에 옆에 있던 강무진 보안 실장이 들었는지 맞장구치듯 말을 이었다.

“하하하, 기지장님도 그러시군요? 저도 항상 여기서 화면을 주시할 때마다 뭔가 복받쳐 오는 느낌 때문에 죽겠습니다.”

“하하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군. 그래?”

“그럼요. 대한민국 누구든 이런 광경을 본다면 백이면 백, 주체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자긍심과 경이로움에 빠져들 겁니다. 하하하.”

오영일 기지장은 강무진 실장의 말이 백 번 천 번 옳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4살 때 소위로 임관하여 30년을 복무하며 준장 계급으로 제대하게 된 상황에서 그래도 이렇게 마지막 복무지가 이곳이라는 게 너무나 좋고 행복하다는 생각에 미치자 자기도 모르게 살짝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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