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결의 힘
2018년 1월 02일 15:20,
서울시 강남구 차세대기술협력부 기업지원국 국장실.
성대현 국장은 한국전력공사 임원진과 회의를 마친 후 국장실로 돌아와 두 명의 사내와 은밀한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회의가 생각보다 조금 길어졌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별말씀을요. 그보다 전력공사 임원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성대현 국장의 인사치레보다 오늘 참석한 전력공사 임원들의 반응이 어땠는지가 더 궁금했던 나머지 장 과장은 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예상대로 얼굴에 불만이 가득 한 채로 돌아갔습니다. 외국 투자사 걱정부터 하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희 쪽에서 조만간 전력공사의 외국지분 33%에 대한 실제 소유자의 정보를 파악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임원진들 자주 회의 소집해서 흔들어 주시고 좋은 정보 있으면 여기 옆에 있는 강 팀장에게 연락해주시면 됩니다.”
건장한 체격과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사내가 자신을 소개하자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성대현 국장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이에 성대현 국장 또한 자기 명함을 내밀며 서로 명함을 주고받았다.
“국가비리수사 2과 1팀 강철중 팀장이시군요?”
“네, 성 국장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과에서 가장 유능한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하하하 그러고 보니, TV에서도 몇 번 본 거 같습니다. 이거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강 팀장님.”
“하하하, 제가 부탁드려야죠.”
“요새 국암원 활약 덕분에 저희 집사람도 요즘 세상 살맛 난다며 좋아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매일 TV 뉴스 보는 낙으로 살고 있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공직자로서 맡은 업무에 충실히 할 뿐입니다.”
강인한 인상과 건장한 체격에 맞지 않게 수줍어하는 강철중 팀장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나름 뿌듯한 표정을 지었고 이날 은밀한 회의는 1시간이 지나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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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0일 12:2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21 연구실(로켓엔진 개발).
현재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의 수많은 연구실에서는 하나의 신기술이 또 다른 신기술을 만들고 그런 신기술이 또 다른 신기술을 발전시키는 상호작용 덕분에 한국 과학기술의 수준은 빛의 속도로 높아만 갔다.
그중 X-21 연구실 또한 작년 12월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연구원 20여 명이 추가로 참여하여 기존 연구진과 TF팀을 꾸려 무려 40여 명이 플라스마 초광자발전기의 개념을 토대로 차세대 플라스마 슈퍼 로켓엔진을 개발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했고 1개월 만에 엔진의 개념도 및 설계도면을 만들었다. 당연히 남궁원을 통해 호큘라에서 제공된 여러 플라스마 관련 과학기술 정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러분, 한 달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회의에 앞서 앞으로 개발되는 플라스마 로켓엔진 관련 분야별 브리핑하기 전에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짧게 설명하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X-21 연구실 총괄 책임자인 항공 우주학 박사인 김광래 수석은 마이크를 입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대한민국 우주 시대의 첫 발걸음의 초석이 될 플라스마 로켓엔진은 엔진 추진력 500t급으로 100t 인공위성 3개를 동시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슈퍼급 엔진으로 시험테스트까지 6개월로 잡고 있습니다. X-2 연구실에서 설계도면에 대한 최종 점검이 끝나게 된다면 바로 제작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니 여기 계신 모든 연구진분은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 멋진 작품 하나 만들어 봅시다.”
짧게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마친 김광래 수석연구원이 자리로 돌아가자 브리핑 진행자인 오동기 주임연구원이 마이크를 건네받고 진행을 시작하였다.
“자, 그럼 첫 번째 로켓 항법운용팀에서 브리핑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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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0일 15:0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5 연구실(나노 연구실).
X-5 연구실은 저번에 외계 비행선 1층에서 획득한 스플리스 성인이 입고 있던 슈트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우리 인류가 입은 옷 소재와 비슷해 보였지만, 2개월간 연구한 결과로는 나노 극미세가공 기술로 개발된 10mm 강철판의 방탄능력을 갖춘 신소재 보호 슈트였다. 이에 금속개발을 맡은 X-6 연구실 연구진의 지원을 받아 보호 슈트의 소재 성분 분석, 그리고 극미세가공 기술을 확보하는 데 목표로 연구 총괄 책임자인 연호준 수석연구원을 중심으로 밤낮 가리지 않고 연구에 매진했다. 현재 소재 성분 분석은 마쳤으나, 지구에 없는 몇 가지의 금속기호가 있어, 이를 대처할 성분을 찾아 혼합공식을 찾는 과정에 이르고 있었으며, 또한 호큘라를 통해 극미세가공 기술의 핵심 데이터를 분석하여 설비 설계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 기술들은 앞으로 동아시아 전쟁에서 한국 군인들의 개인 보호 슈트로 지급하여 전장에서 개인 생명을 보호하는데 일등 공신이 되는 대한민국에 있어서 매우 귀중한 신기술 중의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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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0일 15:0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6 연구실(금속공학 연구실).
X-5 연구실은 외계 비행선의 금속 소재에 관한 연구가 주 임무였다. 외계 비행선을 구성하고 있는 금속 소재는 현재 지구상에서 밀도 대비 최고의 강도를 자랑하는 티타늄합금인 60~160kgf/㎟의 7배에 해당하는 420~1,200kgf/㎟ 강도를 보였다. 이에 X-6 연구진은 적어도 티타늄합금보다 3배 이상의 강도와 1/2 수준의 밀도를 가진 새로운 합금을 개발하는데 목표로 잡고 현재 50% 이상의 연구진척을 보였다.
신소재의 이름은 ‘하이드리늄 합금으로 정했다. 만약 새로운 금속 소재인 하이드리늄 합금의 개발이 성공한다면 가까운 미래,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수상함과 잠수함 등 전쟁 수행에 있어 강력한 방호력이 있어야 하는 모든 군사 장비에 적용할 수 있게 되고, 이 외 모든 산업시설에 활용하여 엄청난 이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문제는 하이드리늄 합금을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원소 소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에 묻혀있는 현재로서는 별로 쓸모없는 지하자원들이었다. 이에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그동안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했던 에티오피아, 남수단, 우간다, 등 여러 국가와 자원 수출 협정을 맺어 값싼 가격으로 필요로 하는 모든 자원을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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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0일 15:0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3 연구실(정보통신 연구실).
X-3 연구실은 현재 남궁원이 개발한 호큘라와 연동하는 프로토콜 프로그램을 한층 뛰어넘는 빛보다 더 빠른 신개념의 터키온-X 무선 통신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었다. 이 터키온-X 무선 통신체제는 크나큰 장점이 있었다. 첫째 현대전에 있어 가장 무섭다는 EMP(전자기펄스) 지대에서도 그 어떠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러한 장점은 전쟁 발발 시 수많은 통신 장애에 있어 원 네트워크로 이뤄진 군 통신 시스템을 보전할 수 있었고 전쟁의 승패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둘째는 터키온-X 무선 통신 시스템은 대한민국 고유 통신망으로 통신망에 대한 해킹이나 감청은 절대 불가능했다. 셋째는 수중에서도 탁월한 전송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넷째는 기존 빛보다 3배에 이르는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이렇게 EMP, 보안, 속도,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전천후 차세대 통신망은 멀지 않아 그 진가를 보여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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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0일 15:0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4 연구실(레이더 시스템 연구실).
X-4 연구실은 플리시스 성인의 레이더 시스템 기술을 그대로 적용한 양자 다영역 레이더 시스템을 연구했다. 현존 모든 국가에서 운영 중인 레이더 시스템은 스텔스 기능이 적용된 전투기와 함정의 반사도가 낮거나 전파 교란으로 탐지가 안 된다. 이러한 취약점을 뛰어넘는 레이더가 바로 양자 다영역 레이더 시스템이다.
양자 다영역 레이더에서 발산하는 양자 파는 탐지하고자 하는 모든 물체의 정확한 외형정보를 스캔하여 실시간으로 저장되는 방식이다. 만약 이러한 레이더가 대한민국에서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현재 우후죽순으로 개발되어 실전 배치된 스텔스 형태의 전투기와 함정 등 지구상에 탐지하지 못할 물체는 없다는 게 연구원들의 주장이었다.
가까운 미래에 양자 다영역 레이더는 한국형 이지스 시스템에 적용되며, 전투기와 대공 무기 등 레이더가 필요로 하는 모든 군사 장비에 각기 모델로 파생되어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의 800여 명의 연구원은 1년이 넘도록 외출도 반납하며 연구의 성과를 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만 매진한 연구원들의 바람은 오직 한가지였을 것이다.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여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작고 초라해져 가는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우자는 자존심, 신념, 그리고 애국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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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0일 15:0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12 연구실(생명공학, 유전공학 연구실).
세간의 화제가 되는 여러 신약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X-12 연구실에서는 신약 개발에 이어 원초적 인간의 유전적 성질을 바꿔, 질병에 강하고 신체적 능력이 향상된 신인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직 초기 단계였지만, 이 연구가 성공하게 된다면,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바이러스와 질병에 대한 강한 면역항체를 간직하고 태어날 수 있게 된다.
또한, 유전자의 변형으로 현재 인간보다 근력은 2배 이상 뛰어날 것이고 뇌활용 역시 2배에서 3배 이상으로 향상되어 모든 인간이 아인슈타인에 버금가는 엄청난 천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직 초기 단계였기에 언제 이 연구가 성공할지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만약 연구가 성공하게 된다면 인류 역사상 최고의 연구 성과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고 안영길 교수를 필두로 X-12 연구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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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0일 15:0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2 호큘라 연구실(남궁원 연구실).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연구실마다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호큘라 통해 취합하여 제공하는 업무를 맞은 남궁원은 가끔 시간이 날 때마다 대학 졸업 후 하고 싶었던 일이 생각났는지 남모르게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그것은 인간의 뇌파와 직접 연결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게임을 하는 일명 뇌파가상게임시스템(EVGS : EEG Virtual Game System)이었다. 현재 증강현실(VR) 게임이 유행이긴 하지만, 남궁원은 정말 자기 자신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게임을 하는 그런 게임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었다. 이에 호큘라의 도움을 받으며 개발 작업을 시작했고 어느덧 30% 정도의 개발 진척을 보였다.
“게임이 개발되면 가장 먼저 내가 테스트를 해보고 이 대리님이랑 같이 해봐야겠다.”
언제 완성될지는 모르지만, 남궁원은 개발이 완료되면 이혜진 대리와 함께 게임 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작업에 몰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