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결의 힘
2017년 3월 01일 14:30,
서울시 강남구 한국제약공사 본사.
신오제약을 인수한 지 2개월이 지난 한국제약공사 본사는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인 X-17 연구실에서 올라오는 여러 비 임상시험 자료를 정리하여 식품의약안전처와 미국 FDA에 승인을 받기 위한 업무로 인해 그 어느 곳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현재 X-17 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신약으로는 암세포 증식을 소멸시키는 각종 암 치료제와 인류 의학계에서 정복하지 못한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 그리고 첫 안드로겐성탈모증 치료제였다. 현재 개발은 완성 단계에 연구실 내부에서 비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고, 앞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FDA에 승인을 받아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부작용 없이 치료 성과만 이룬다면 정식으로 신약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세계 의학계의 르네상스 시대가 다가오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3상까지의 임상시험까지 걸리는 시간이 적어도 3년이기에 이를 단축하기 위한 자국 책의 한 방법으로 치료제에 대한 논문 발표와 기자회견으로 전 세계 의학계와 암과 에이즈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승인 절차를 줄이려는 방편으로 삼았다.
“이곳은 한국제약공사 본사 앞입니다. 어제 한국제약공사에서 발표한 각종 암과 에이즈에 대한 치료제에 대한 비 임상시험 성공이라는 논문 발표가 있는 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의 언론매체와 암 환자들의 가족들이 방문하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CBS에서 알아본 정보로는 이외 여러 신약에 관한 연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이곳에 와 있는 암 환자 가족 한 분과 인터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CBS 방송국 기자는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암 환자 가족과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이곳엔 어떻게 오셨습니까?”
“저희 아버지가 현재 간암 3기로 5년 동안 고생하고 계십니다. 어제 각종 암에 대한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논문 발표에 기대하고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시군요. 현재 치료제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임상시험 절차를 밟으려면 몇 년이 소요되는데요. 그 점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환자 가족으로서 부탁드립니다. 아버지는 5년 동안 약물과 방사선 치료로 매일 고통을 받고 계십니다. 저는 정식으로 치료제가 제품으로 나오는 절차가 어떤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치료제가 진정 부작용이 없다면 어서 빨리 시제품으로 나와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없애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네, 인터뷰 감사합니다.”
CBS 기자는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카메라를 바라보고 마지막 멘트를 날렸다.
“인터뷰한 환자 가족분처럼 저 또한 어서 빨리 시제품이 나와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 CBS 연우진 기자였습니다.”
비 임상시험 수준의 치료제 개발에 대한 논문 발표가 이 정도로 세계 이슈를 이끌 수는 없었다. 하지만 90% 이상 완치 가능이라는 장담은 발표한 논문의 내용이 이러한 확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유였고, 또한 가용할 수 있는 수많은 언론매체의 힘을 빌려 세계에 보도한 덕분이었다.
3개월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임상시험에 대한 승인이 떨어졌고 이에 암 3기 환자 100명, 암 4기 환자 100명과 에이즈 환자 50명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었다. 1개월에 걸친 임상시험에서 암 3기 환자 100명은 완치가 되었고 암 4기 환자 98명이 완치되었다. 또한, 50명의 에이즈 환자 또한 50명 모두에게 70% 이상 면역능력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보이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제품 인가가 떨어졌다. 하지만 미국의 FDA에서는 인가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국내에서 먼저 암 치료제인 ‘‘Godsend’’라는 제품명으로 정식 생산되기 시작되었다.
또한, 국내에서 효능이 입증되자 세계 표준이라 생각했던 미국 FDA 인증이 안 된 상황에서도 세계 각국에서는 ‘‘Godsend’’ 제품에 대한 공식 수입 요청을 하였고, 이에 한국제약공사의 3곳의 공장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며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의 날개를 펴나가게 되었다. 이후 미국 내에서 암 환자들과 가족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2017년 10월 미국 FDA에서도 정식으로 ‘‘Godsend’’ 인가 승인으로 그동안 눈치만 보고 있던 국가들까지 수출의 활로가 터지며 더욱 한국제약공사의 주식 폭등과 함께 전대미문의 매출을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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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9일 14:3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한국제약공사의 주식 90%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는 대한민국 정부였다. 이에 2017년 7월부터 암 치료 제품이 출시된 후 3개월간의 매출에 대한 보고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다.
현재 한국제약공사 대표이사를 맡은 이상필 사장이 스크린에 표기된 도표를 보며 설명하고 있었다.
“현재 7월부터 9월까지 3분기 실적에 대한 매출 도표입니다. 암 치료제 ‘‘Godsend’’ 출시 후 7월에 매출은 2조5천억 원으로 시작하여 8월에 4조4천억 원, 9월에는 7조8백억 원의 상승 곡선을 타고 있습니다. 이에 3분기 총매출액은 14조 원이며 영업이익으로 보자면 8조4천억 원입니다.”
생각보다 영업이익 높게 나오자 대통령을 포함하여 여러 관료는 놀란 표정을 지우며 손뼉을 치는 관료도 있었다.
“정말 대단합니다. 1분기에 이런 매출 성과를 올리다니요.”
“현재 전 세계 암 환자 수요에 의해 저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암 환자의 수요가 적어져 내년부터는 매출이 분기별 3조 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달에 안드로겐성탈모증에 대한 치료제를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하하하, 제가 그것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미래창조과학부 유승우 장관이 반쯤 벗겨진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에 모여 있던 여러 관료도 재미났던지 함께 웃어버렸다.
“유 장관님이 제일 기다리던 치료제였군요?”
옆에 있던 기획재정부 유원진 장관이 유승우 장관을 보며 대놓고 함박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나오자마자 제가 제일 먼저 사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하하하.”
“오상필 대표님 어서 출시하세요. 유 장관님을 위해서라도요.”
“정식 출시는 10월 20일 예정입니다. 현재 완치에 이르는 효과를 보려면 꾸준히 6개월 정도는 복용해야 합니다. 현재 가격 책정은 30캡슐 제품을 30만 원 선으로 잡은 상태입니다. 고로 완치까지 총 180만 원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나성태 비서실장은 탈모증 치료제가 생각보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살짝 놀라고 말했다.
“180만 원요? 너무 비싸지 않을까요?”
“나 실장님, 대머리만 벗어난다면 180만 원이 대수겠습니까? 1,800만 원이래도 살 사람은 다 삽니다. 다른 분들은 대머리의 아픔을 모르십니다.”
대머리 당사자로서 180만 원으로 책정된 치료제에 대한 가격에 대해 문제없음을 유승우 장관이 거들었다.
“현재 가격 책정에 대해서는 각종 심도 있는 조사와 국내외 출시된 제품을 비교하여 책정된 금액이라 문제없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더 올려도 되겠습니다. 한 500만 원으로 올려버리지요?”
“이런, 너무하십니다. 오장수 실장님?”
“하하하, 유 장관님 농담입니다.”
“그런데 에이즈 치료제에 대해선 아직 인가가 안 된 상태인가요?”
저번 기밀 유출 사건으로 안상태 장관이 구속되고 나서 새롭게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된 노진선 장관이 질문하였다.
“네, 현재 에이즈 치료제는 임상시험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임상시험 대상자인 50명 가운데 개인차는 있으나 현재 38명이 완치된 상태이며 나머지 12명도 90%에 육박하는 완치율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음 달이면 임상시험 자료를 정리하여 식약청과 미국 FDA에 정식 인가 승인 요청을 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듣기만 하던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안상필 대표님.”
“네, 대통령님.”
“에이즈 치료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무상 배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윤을 극대화하여 국가 재정 충당이 첫 번째 프로젝트로 실행한 한국제약공사의 에이즈 치료제를 무상으로 제공하자는 말에 오장수 안보실장이 대통령의 말에 거들었다.
“대통령님, 참 좋은 생각인 듯합니다. 다른 치료제도 아니고 에이즈 치료제를 무상 배포한다면 국가지명도는 엄청나게 오를 것입니다.”
“국가지명도 그렇겠지만, 현재 에이즈 감염이 심각한 나라들은 아프리카를 포함하여 후진국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나라에서는 에이즈 치료제가 나왔더라도 돈이 없어 치료하지 못할 것입니다. 대통령님 말씀대로 이러한 나라에 무상으로 제공하신다면 인도적 차원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은 생각도 못 할 만큼 높아질 것입니다.”
국민복지부 김희선 장관의 말에 회의하던 고위 관료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요. 김 장관 말처럼 그게 가장 중요하지요. 요즘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여기 계신 분들 한 번쯤 생각해보시고, 앞으로 우리 국민이 자국에 대해 더는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한발 아닌 두세 발 더 부지런히 움직이며 일해 봅시다.”
“좋은 말씀입니다. 대통령님, 그럼 다음 달에 출시될 에이즈 치료제는 무상 제공 형식으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추진하시고 또한 기획재정부와 국민복지부는 한국제약공사에서 나오는 수익금의 50%를 국민을 위한 복지 관련 정책에 1순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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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0일 10:20,
충북 청주시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X-2 연구실(남궁원 연구실).
남궁원은 아침 책임연구원 회의를 마치고 자기 연구실에 들어와 오늘 오후에 있을 새로운 형태의 발전기를 시범 테스트를 호큘라를 통해 가상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지하연구소가 만들어지고 1년이 돼가는 동안 지하연구소는 확장 공사를 통해 지하 8층까지 만들어졌고 연구진 또한 800여 명으로 늘어난 상태였다.
그중에 남궁원은 이 지하연구소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이유인즉슨 모든 외계 과학 정보를 남궁원을 통해서 자료가 수집되고 이러한 정보는 각 분야 책임연구원들이 받아 가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잘 돌아가는데? 호큘라, 내부 결함은 아직 찾지 못했지?”
-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앞으로 1시간 정도 더 돌려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자.”
- 알았다.
남궁원이 가상으로 테스트 중인 것은 ‘플라스마 초광자발전기’였다.
외계 과학 문명의 도움을 받아 우선순위로 연구하여 개발된 대한민국의 차세대 발전기였다. 이는 현재 방사능의 위험을 감수하며 만들어진 원자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으며 발전기 3기만 건설하여도 전기 걱정 없이 대한민국 모든 전기 수요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고출력 발전기로, 건설비용 또한 현재 원자력발전소 1기의 1/3 수준이었다.
현재 24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영 중이니 플라스마 초광자발전기 1기로 원자력발전소 8기를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플라스마 초광자발전기는 응용력도 매우 다양했다. 플라스마 초광자발전기를 소형화하여 엔진 형태로 바꾸게 된다면 현재 자동차, 비행기, 선박, 그리고 로켓엔진을 대신할 수 있는 신개념 제2 산업혁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