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3417413번째 소울라이크 용사-283화 (259/280)

283화. 외전 1―5. 메모리 오브 위치 (5)

수긍한 한수호는 곧바로 이 세상에 적응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디아나와 함께 살아남을 궁리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 궁리라는 게… 일단 정상적인 사고 회로를 탑재한 사람의 발상은 아니었다.

“저기, 아빠.”

“엉, 왜.”

열심히 작업 중인 한수호의 소매를 끌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디아나. 그는 하던 작업을 멈추고 디아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디아나는 어딘지 모르게 불만스러운 나머지 조심스레 물었다.

“있잖아. ‘은행 강도’가 뭐야?”

“갑자기 그건 왜?”

“사람들이 우리보고 ‘은행 강도’라고 불러.”

“그렇구나.”

“좋은 뜻이야?”

“좋은 뜻 같디.”

“우웅… 아니.”

도리질 치는 디아나는 사뭇 시무룩해 보였다.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들은 지금 그들을 보고 은행 강도라고 부르고 있다.

“어이, 거 아가씨. 빨리빨리 좀 합시다? 이 용.사.님께서는 인내심이 그리 넉넉지가 않아.”

뭐 그럴 수밖에. 지금 은행 강도 짓을 하고 있으니까.

한수호는 디아나에게 빌린 에스파다를 은행 종업원 아가씨에게 껄떡거리며, 하던 작업을 마저 했다.

“히, 히잇, 흐흑. 죄,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하면 빨리 담아. 행동으로 보여주라고!”

“네에… 네에.”

“크하하하! 아주 좋아!”

어쩌다 은행이나 털고 앉아있냐고?

별 이유는 없다. 돈이 필요했으니까.

정말 그뿐인 이유로, 대륙에 하나뿐인 통일국가의 은행을 털어먹는 차원이 다른 미친 새끼. 그게 바로 이 시기의 한수호였다.

발단은 약 세 시간 전, 한수호의 사망유희가 끝난 직후로 돌아간다.

“디아나, 너 돈 좀 있냐? 지금까진 어떻게 살았어?”

한수호가 그걸 물어본 건, 지금 땡전 한 푼 없는 빈털터리였기 때문이고, 당장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자고로 숨 쉬는 데까지 돈이 드는 게 타지살이다. 나도 해봐서 안다. 땡전 한 푼 없는 한수호는 당장 먹고살 걱정부터가 들 법도 하다.

그리고 디아나가 해맑게 웃으며 잔고 현황을 이실직고했다.

“헤헷, 교황 아저씨가 매달 돈은 주는데, 이번 달엔 남은 게 한 푼도 없어. 용사님 부를 때 필요한 거 사느라고, 이히히.”

“…그래?”

“응.”

“다음 용돈 받는 날은 언제냐?”

“25일 후!”

“…길구나.”

“웅, 헤헤. 오또카지?”

‘오또카지는 ×발’이라는 쌍욕이 한수호의 표정에서도 보였다.

그렇다고 어쩔 텐가. 아무것도 모르는 디아나한테 쌍욕이라도 박을 건가. 이내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고개를 비장하게 끄덕였다.

영 좋지 못한 결심을 마친 한수호는, 곧 디아나에게 말을 걸었다.

“디아나.”

“응?”

“아까 내가 염통 사시미 뜨일 때도 느꼈는데 말이야. 그 칼, 좋아 보이네.”

“어… 이거? 응! 좋아! 마력 담으면, 용용이 가죽도 슉슉 잘린다?”

디아나는 피범벅의 하얀 칼을 자랑스레 내밀었고, 한수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좀 빌려줄래?”

“어, 좋아. 아빠 가져! 선물이야, 히히.”

디아나는 그 섬뜩한 회백색 칼을 얼떨떨하게 내밀었다.

가까이서 보니 역시나, 내가 사용하던 바로 그 에스파다다. 한발 멀찍이서 지켜보니 감회가 새롭다.

어쨌든 한수호는 손끝으로 검신을 한번 쓰윽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이 세상에는 혹시 은행이 있냐?”

“아, 그 돈 엄청 많은 건물 말하는 거지? 응! 나 알아! 있어! 저기 상가 쪽 골목을 들어가면 바로 맞은편에…….”

“털자.”

“…어?”

그렇다. 한수호는 이미 자포자기 심정이었다.

이세계 소환? ×발, 농담 빠냐? 나도 모르겠다. 오줌 발사다. 될 대로 돼라. 대충 그렇게 자폭하기로 마음먹은 게 아닐까 싶다.

나도 처음 시험의 장막에 소환됐을 때는 저런 자포자기 마인드였다. 그러니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아, 아빠. 털자니? 뭐를?”

디아나도 당연히 멍해져서 자주색 눈망울을 끔벅거렸고, 한수호가 그런 디아나에게 빵긋 웃으며 세심하게 설명해 줬다.

“은행 털자. 이 칼로 협박해서. 디아나, 너 속박 계열 마법 쓸 줄 아냐?”

“으응… 쓸 줄은 알아.”

“잘됐네. 계획을 말해줄게. 우선 내가 은행 현관문을 발로 뻥 차고 들어가는 거야. 그다음 소리치는 거지. 엎드려 이 개색기들아! 지금부터 움직이는 쌔기들은 다 범인이야!”

“어… 음?”

“뭔 소린지 모르겠어? 원래 이 업계가 그래. 박력만 있으면 돼. 어쨌든 네가 바로 나와서 사람들을 속박 마법으로 죄다 묶어버린 다음, 내가 유유히 돈만 싹 쓸어다 담고 튀면…….”

“자, 잠깐만, 용사님!”

아니야. 역시 이건 아니야.

루스티카가 하는 말은 항상 옳았다. 그래서 그 아빠가 데려온 새아빠니까, 지금까진 전적으로 믿고 따랐는데… 지금 이 아빠가 하는 말은 뭔가 좀 이상하다!

별안간 두 손을 쫙 내밀며 말을 막는 디아나. 한수호는 눈썹을 틀어 올렸다.

“왜?”

“그, 그건 범죄가 아닐까?”

“맞지.”

“나쁜 짓이잖아!”

“그렇지.”

“내 용사님은 나쁜 짓 같은 거 안 해! 언제나 정의롭단 말이야!”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동심을 설파하는 디아나.

그런데 한수호는 가소롭다는 양 혀를 끌끌 찼고, 이내 디아나에게 고개를 불쑥 들이밀었다.

“디아나, 어리석은 디아나! 거대한 착각을 하고 있구나, 으잉쯧쯔.”

“에?”

오히려 어리석다고 욕을 먹었다. 대체 왜지? 뭐야, 내가 잘못 말한 거야?

인지부조화가 온 디아나는 머릿속이 이미 뒤죽박죽이었다. 한수호는 그 틈을 노렸다는 양 빠르게 첨언했다.

“디아나, 정의라는 건 말이야. 그냥 편 가르기야.”

“편… 가르기?”

“그래, 내 편 네 편. 아군 적군. 용사와 마왕. 뭐 그런 식으로.”

“그게 무슨 소리야, 아빠?”

“쉽게 말해주마, 디아나. 용사가 나쁜 짓을 안 하는 게 아니야.”

“그, 그럼?”

흠칫거리며 물러나는 디아나.

한수호 이 호래자식은 그런 그녀에게 차가운 현실… 아니, 개똥 같은 약팔이를 시전했다.

“용사가 하는 짓이니까, 정의로운 게 되는 거지.”

당당하게 내뱉은 한수호의 개소리에 디아나는 멍한 표정으로 탄성을 흘렸다.

깊은 깨달음이 배어있는 목소리였다.

“그런… 거야?”

“그런 거야.”

“응… 응. 그렇구나. 알았어. 나 힘낼게!”

“그래, 디아나. 정의를 실현하러 가자.”

“응, 아빠!”

자신이 이성을 탑재한 인간이라 자부한다면, 절대 집에서 따라 하지 말자.

어쨌든 그렇게 두 사람은 은행 털러 갔고.

“움직이지 마아앗! 지금부터 움직이는 색기는 다 범인이다아아!”

“에잇! 오스쿠로 카데나!!”

…그렇게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디아나는 저지르면서도 자기가 벌이는 일에 실감이 안 났다. 영문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흐, 후후.”

그러나 어딘가 나사가 빠진, 한수호의 거침없는 행동을 보며,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히히… 아하하하!”

지난 1년간. 성도의 남녀노소에게 차디찬 모멸과 핍박을 받아왔다. 루스티카를 빼앗기고, 발로 차이고, 매를 맞고, 돌을 두들겨 맞았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을 대신해,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린 한수호.

거기서 말초신경이 짜릿해지는 통쾌함과 충족감을 느낀 것이다.

‘루스티카, 아빠가 골라준 새아빠… 최고야!’

이 아빠랑 있으면, 제2의 지옥에 불과했던 이 세상도 앞으로 즐거워질 것 같다.

그런 벅찬 기대를 품는 디아나였다.

* * *

그래서 한수호는 은행 털어먹은 돈으로, 오래오래 디아나와 행복하게 살았냐고?

×발, 그럴 리가 있냐. 당연히 은행털이는 얼마 못 가 발각되었고, 쏜살같이 달려온 벌떼 같은 위병들에게서 발바닥 불나도록 튀어야 했다.

“거기 서라, 이 더러운 범죄자 놈들! 잡아라아아아!!”

“으어, 썩을! 결국 이렇게 되는구만!”

두 사람은 필사의 추적을 피해 신성국 슈엘츠 방방곡곡을 떠돌았다.

쌔벼 온 돈이 있어서 먹고사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삽시간에 두 사람의 현상수배 전단이 전 세계 각지에 돌아버렸다.

뒤늦게 제정신이 돌아온 한수호는 그것을 보며 오열했다.

“아… 찰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런 족같은 결과가……!”

거울 치료가 이런 건가. 일단 질러놓고 나중에 후회하는 모습이 실로 나랑 비슷했다. 내가 다 쪽팔릴 지경이다.

그들은 그렇게 한동안 수많은 시골 마을의 시장바닥을 전전하며 끼니를 해결했고, 하늘을 이불 삼고 돌을 베개 삼아 전국을 유랑했다.

“여기 있다! 극악무도한 강도 놈들이다!!”

그러다 위병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거나, 현상금 사냥꾼에게 발각되면, 푸직, 퍼퍼퍽! 무수한 화살과 날붙이들이 한수호의 온몸에 꽂히고 말았다.

하지만 어떤 공격도 한수호의 도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크으… 이, 정도론… 어림도 없다아아!”

파지지직! 한수호의 상처는 검은 스파크와 함께 부글부글 끓어 금세 치료되어 버렸다.

몇 번의 추격전을 겪고 나자, 한수호는 도주의 달인이 되었다.

“크하하하! 너희들이 나를 괴물로 만들었다, 이 새끼들아!”

급기야 자기 팔뚝을 뽑아 피를 흩뿌려 시야를 방해하거나, 심장에 검을 일부러 박혀서 죽은 척을 한 뒤, 배후를 기습을 하는 작전도 서슴없이 사용했다.

후다닥! 한수호는 디아나를 어깨에 둘러메고 줄행랑을 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오, 와! 꺄하하! 달려, 달려라, 아빠!”

디아나는 어린애들이 비행기 태워주면 으레 그렇듯, 까르륵거리며 재미있어했다.

사실 디아나는 왜 한수호가 도망을 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위병들 따위 자기가 손 한번 휘적거리면 전부 죽일 수 있는데.

‘뭐, 아빠가 알아서 생각이 있겠지! 용사님이니까! 정의니까!’

아무려면 어떤가. 디아나는 대충 그렇게 넘어가고, 일단 아빠의 어부바나 즐기기로 했다.

결국 그런 생활이 몇 달쯤 이어졌을까. 디아나는 교외의 한적한 숲길을 지나가다 물어봤다.

“아빠.”

“응? 왜.”

“아빠는 왜 맨날 나쁜 아저씨들 만나면 도망만 쳐?”

“쪽수에서 밀리잖아. 아무리 불사신이라도, 인마. 포위를 당해버리면 꼼짝없이 호로록 붙잡혀 버려요.”

“포위당하면 뚫으면 되는 거 아냐?”

“그게 됐으면 내가 도망을 가겠냐?”

“엑, 용사님 그거 못 뚫어?”

충격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디아나. 설마 내 새아빠가 그렇게까지 좁밥일 거라곤 도저히 상상도 못 해봐서 그렇다.

황당해 죽겠다는 말투로 디아나가 따지고 들었다.

“아니, 아빠. 그런 주제에 은행 털 생각은 왜 했어?”

“…이건 진짜 미안하게 됐다. 쌈박질도 못 하는 주제에, 잠깐 미쳐가지고 그랬어. 젊은 한때의 치기라고 생각해 줘.”

“으응, 아냐. 미안할 건 없어. 나 지금 아빠랑 여행하는 게 엄청 재밌어! 히히.”

디아나는 근처 나무에서 한 아름 따온 사과를 아삭아삭 씹으며, 대수롭잖게 넘겼다.

한수호는 당연히 모르겠지만, 지금 디아나는 이 세계에 발 디딘 이래, 최고로 밝아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루스티카가 있을 때보다도 하루하루가 즐겁다. 가끔은 너무 즐거워서, 루스티카에게 미안한 기분까지 드는 그녀였다.

“아빠는 용사님인걸. 아빠는 틀리지 않았어! 언제나 정의롭다고. 틀린 건 아빠를 쫓는 나쁜 아저씨들이야, 그렇지?”

“…어, 어. 그래…….”

디아나가 뒤틀린 정의론을 당당하게 웅변한다. 한수호는 말라비틀어진 건빵을 으적거리며 조심스레 대꾸했다.

디아나는 그 시원찮은 반응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나는 한수호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애한테 안 좋은 거 가르쳤다고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겠지, 아마.

“돈이 없으면 은행 좀 털 수도 있지! 쪼잔하게 그거 가지고 이렇게까지 못살게 굴다니 정말 나빠! 그렇지? 용사님인데 은행 좀 털 수도 있는 거잖아!”

“디아나, 일부러 멕이는 거 아니지……?”

디아나의 선 넘는 억지 실드에 쥐구멍이 시급해진 한수호였다.

한수호는 모른다. 그녀의 신성국 사람들을 향한 증오가 왜 생긴 것인지를. 그래서 모두 본인의 약팔이 탓인 줄 알고 미안해하는 것이다.

그런 한수호의 반응과 아랑곳 않고, 디아나는 자기가 아빠에게 해줄 게 생겼다는 생각에 방방 뛰기 시작했다.

“괜찮아, 아빠. 내가 있잖아! 내가 아빠를 엄청, 어어엄청 세지게 해줄게!”

“응? 네가?”

“응, 잠깐만 기다려!”

사실 이때까지 한수호는 디아나를 ‘나 때문에 황당한 사건에 말려든 불쌍한 마법 소녀’ 정도로 여겼다. 지켜야 할 대상으로 취급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연신 허공에 수인을 맺던 디아나가 주문을 영창한 순간, 그 전제를 완전히 뒤집어엎었다.

“레스렉시온, 인피니타!”

슈르르륵! 디아나의 손끝에서 쏟아져 나온 붉은 문자열이 한수호의 심장을 파고든다. 순간 심장이 거세게 요동치는 소리가 숲을 울렸고, 한수호는 숨을 삼켰다.

콱, 하고 막혀버린 듯한 박동. 정지한 세상. 적막해진 주변.

“오오, 오오오……!”

한수호의 몸에서 붉은 증기가 뿜어 나오고, 눈이 새빨갛게 물든다. 기분이 고양됐는지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온갖 욕구가, 뭐라 형언하기 힘든 짜릿함으로 움찔거리는 얼굴. 디아나의 직속 언데드인 그는 지금… 디아나가 내뿜는 마력과 흉마를, 온몸에 직접 주입받고 있었다.

“우뤼이이이이!”

어느 순간 한수호는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에스파다를 미친 듯이 사방에 휘둘러 댔다.

쿠과과과! 붉은 돌풍이 일어나며 주변의 나무들이 속절없이 쓰러져 나간다. 실로 가공할 위력이었다.

그 뒤로 한수호는 추격대나 현상금 사냥꾼을 만나도 딱히 도망가지 않았다.

“우오오오오!”

디아나의 흉마 뽕을 맞고, 미친놈처럼 괴성을 지르며 적들에게 검을 내질렀다.

그러면 추격자 무리는 식겁해서 전열을 후퇴한다.

“저,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조심해!”

“눈먼 칼에 맞지 않도록 조심해라!”

눈먼 칼. 좋은 비유다.

실제로 지금 한수호의 검격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빠르기만 할 뿐, 나랑 싸울 때의 그 숨 막히도록 절제된 아름다움이 없었다.

기분이 너무 좋다! 생각하는 걸 그만뒀다! 때린다! 부순다! 그런 막무가내 칼질에 불과했다.

“히이하아아!”

즐거운 듯한 한수호의 비명 소리가 들리면, 그때마다 그들의 적대자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간다.

한술 더 떠, 세계관 최강자인 디아나가 옆에서 자잘한 속박 마법이나, 어둠의 광탄으로 보조까지 해준다.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었다.

“으하하! 존나 좋군! 나는 존나 짱세다아아!”

“헤헤, 아빠는 짱세다아!”

디아나가 방방 뛰며 맞장구를 쳐준다. 한수호는 따봉을 치켜들어 그녀의 환호에 화답했다.

쓰러져 있는 무수한 인간들을 지나치며, 디아나는 유쾌해져서 목청을 높였다.

“역시 아빠는, 싸울 때가 제일 멋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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